PEOPLE

곽동연은 오늘도 바른 길을 간다 part.2

곽동연은 언제나 바른 길을 간다. 유쾌하고 상냥하게.

BYESQUIRE2021.05.24
 
 

What a Nice Boy!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혼자 살았다고 들었어요. 굉장히 어린 나이인데, 유머가 생존 전략이었던 셈인가요?
나름대로…(웃음) 사실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고 연예계에서 일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막연하게 갖고 있던 바람이 있었어요. 방송이나 드라마 같은 데서 그려지는 연예인의 모습은 대부분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고 자기밖에 모르잖아요. 실제로 그런 분들이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 미디어에서 접한 그런 모습이 별로 보기 좋진 않더라고요. 나중에 연예인이 되면 저런 악행을 일삼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모든 작품이나 이런 화보 촬영은 연예인에게도 일이지만, 스태프에게도 똑같이 일이잖아요. 저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더 즐겁게, 더 웃으면서 작업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늘 하거든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일뿐만 아니라 제 주변 사람들도, 제 팬들도 한 번씩 더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렇게 유머 감각을 익혀온 것 같아요.
 
메시 슬리브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크리스 포트레이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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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한데요. 연예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이나 일에 대한 자세를 꾸준히 생각해온 모양이에요.
저는 너무나 운이 좋게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항상 느껴왔어요. 좋지 못한 것, 안 좋은 모습은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어린 나이부터 판단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저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아마 부모님의 교육도 있었을 것이고, 어린 시절부터 좋은 어른들을 만난 덕분도 있었겠죠. 어쨌든 그런 행운 덕분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 절대 해선 안 될 행동들을 미리부터 자연스럽게 파악한 것 같아요.
원래 나이보다 더 높은 연배의 역할만 맡은 건, 이렇게 철든 면모 덕분이기도 하겠어요.
엇나갈 수도 있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많이 통제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행운이죠. 나중에 연기 활동을 시작하고,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하게 생기면서 더더욱 처신을 잘 하자는 생각을 늘 했고요. 종종 자신의 커리어와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준 사례들을 접하잖아요. 연예계에만 있는 일도 아니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더더욱 경각심이 생겼고, 성숙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동시에 어리다고 무시당한 경험이 많다 보니, 더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었고요.
tvN 〈빈센조〉에서 맡은 ‘장한서’ 역할이 지금껏 동연 씨가 맡은 배역 중 가장 나이가 많았어요. 닭띠로 묘사됐으니 스물아홉 살이죠. 그래도 이제 동연 씨 나이가 스물다섯 살이니 점차 본인 나이랑 맞춰지는 모양새인데, 좀 더 시간이 지나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면 어색할 것 같진 않아요?
그렇진 않을 것 같아요. 오늘처럼 일할 때 모습, 친한 형들과 있을 때 모습, 친구들과 있을 때 모습, 다양한 모습이 제 안에 있거든요. 어떤 역할이든, 그 역할을 맡으면 역할에 맞는 제 특성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이질감 없도록 표현해야죠. 그게 제 일이니까요.
 
롱 재킷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셔츠, 플립플롭, 타이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쇼츠 김서룡. 캡 카사블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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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이야기를 해볼까요. 한서는 처음에는 악당 같았지만 점차 비굴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맨 마지막에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복합적인 캐릭터였어요.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처음 한서를 만났을 때 어떤 생각이었어요?
저는 오히려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한 인간 안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게, 배우로서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거든요. 연기하면서 얻을 수 있는 힌트가 많은 거죠. 한서를 연기할 때는 일부러 계산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어요. 대본상 매 순간 한서가 처한 상황에 집중해서 원초적인 방식으로 연기했어요.
아까 연기를 할 때 역할에 맞는 본인의 특성을 극대화한다고 했는데, 한서와의 공통점을 꼽자면 어떤 게 있었어요?
없는 것 같은데… 그나마 고르자면 승부욕일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아무리 승부에서 이기고 싶어도 한서처럼 총을 쏴대지는 않을 거예요.(웃음)
한서와 실제로 만난다면 친해질 수 있을까요?
못 친해지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는 망나니 같은 그런 놈이랑 어떻게….(웃음) 어느 시점의 한서냐에 따라 조금 다를 것 같긴 한데,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시점에 따라 다르다는 건 한서가 성장형 캐릭터였기 때문이겠죠.
그렇죠. 사실 한서는 악행을 일삼은 인물이 맞잖아요. 사람을 죽였다는 것 자체가 용서받을 수 없는 악인인 거죠. 하지만 한서가 죽을 땐 되게 슬펐어요. 빈센조(송중기 분)가 조금만 일찍 나타났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안 됐을 텐데, 그런 생각을 했고요. 죽음이 억울하다기보단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게 안타까웠어요. 내가 얼마나 잘못 살아왔는지를 죽기 직전에야 깨달았다는 게 분하기도 했죠.
한서의 죽음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해피 해피’라는 글을 남긴 건 왜 그랬던 거예요?
시청자들이 한서의 죽음을 많이들 예측하시길래 혼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웃음) 단지 그것만으로 말장난한 건 아니고, 한서라는 인물만 봤을 땐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 같았어요. 한서는 살아남더라도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안고 무너져가는 회사를 지탱해나가야 하는 거잖아요. 어쨌든 처음으로 한서를 사람 노릇 하게 해준 빈센조를 구했고, 친형 장한석(옥택연 분)에겐 평생 당했던 수많은 수모에 대해 거칠게 한 마디 내뱉고, 많은 것을 해소하며 죽음을 맞이했죠. 그런 점에서 한서에게는 나름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했어요.
 
재킷, 셔츠, 팬츠 모두 설밤 by 아데쿠베. 로퍼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네크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셔츠, 팬츠 모두 설밤 by 아데쿠베. 로퍼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네크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전 인터뷰에서 캐릭터에 과하게 몰입해 벗어나지 못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지금 한서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여전히 그런 것 같네요.
아직까지 분리가 안 될 정도로 몰입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제 내공이 부족하거나 방식이 다른 걸 수도 있지만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한서처럼 누구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한 적은 없으니까요.(웃음)
다행이네요.(웃음) 평소에 ‘형 복’이 많은 배우로 꼽혀요. 박보검, 유승호 등 작품을 함께한 형들의 명단이 어마어마하잖아요. 〈빈센조〉에서는 송중기, 옥택연이라는 또 다른 형들을 얻었고요.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활동하다 보면 점점 역할이 본인 나이와 비슷해질 테고, 그럼 또래 친구들이나 동생들과 함께 작업할 일도 생길 텐데 형들 대하는 것과 차이가 있을까요?
차이가 클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사실, 제 주변에 저보다 동생인 경우가 전무했거든요. 동갑 친구도 정말 없었고요. 형들을 대하는 것보다 친구나 동생을 대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앞으로 길게 호흡해야 하는 작품에서 그런 동료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낯선 느낌이…(웃음) 그때 가면 또 잘 적응하도록 노력해봐야겠죠.
‘형 복’이 상대 배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요즘은 ‘형님 팬’들도 정말 많더라고요.
아, 너무 좋아요. 우리 형님들께서 이렇게 동생을 응원해주시고, 이뻐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하죠. 저는 형님들께서 최애로 다른 여성 가수나 배우들을 좋아하셔도 전혀 괘념치 않습니다. 다녀오실 때 다녀오시고, 저 활동할 때만 열렬히 응원해주세요.(웃음)
 
*곽동연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6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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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연은 오늘도 바른 길을 간다 part.1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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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고동휘
  • FEATURES EDITOR 김현유
  • PHOTOGRAPHER 윤지용
  • STYLIST 김영진
  • HAIR 유다겸
  • MAKEUP 이안나
  • ASSISTANT 이하민/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