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팬데믹 이후, 우리의 섹스 라이프는 어떻게 달라질까?

미국판 <에스콰이어>가 <코스모폴리탄>, 킨제이연구소와 함께 시대의 중요한 한 단면을 파헤쳤다. 팬데믹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BYESQUIRE2021.05.28
 

포스트 코로나 보고서: SEX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오늘날 당신의 섹스 라이프는 어떤가? 팬데믹 때문에 도무지 할 기분이 나지 않았나? 사람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치명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바이러스 때문에 이전만큼 많이 하지는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정반대였을 수도 있고. 집 안에 갇혀서 예전보다 더 자주, 더 큰 즐거움을 추구한 사람도 있을 테니까. 어느 쪽이었든 이 사태는 분명 당신의 섹스 라이프를 바꿔놓았을 것이다. 사실 팬데믹이 사람들의 섹슈얼한 행동에 끼친 영향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깊고 광범위하다. 1년 전, 우리 모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맞닥뜨렸다. 삶과 일상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중요한 것과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그런 문제. 이제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1년이 흘렀고,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섹스 혁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에스콰이어〉와 〈코스모폴리탄〉 미국판의 에디터들은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벌어질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는 팬데믹 이후 캐주얼 섹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람들은 억눌려 있고, 그것이 원나이트 스탠드를 포함한 온갖 성적 욕망의 대축제로 연결될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변화는 우리의 추정과는 달랐다. 우리는 저명한 우리의 친구 킨제이연구소와 함께 미국 전역의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는 꽤 놀라웠다.
 
사람들은 단지 더 많은 섹스가 아니라 더 나은 섹스, 더 과감한 섹스를 원하고 있었다. 싱글이든 커플이든, 혹은 더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든. 심지어 개중에는 좀 ‘덜’ 하기를 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런 변화 양상에 따르자면, 우리의 섹스는 문자 그대로 엄청나게(fucking) 좋아질 예정이다.
 

우리는 원나이트에 흥미를 잃을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바꾸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팬데믹은 정말 흔치 않은, 기존 시스템 전체를 삐걱이게 한 충격이었죠.” 데이팅 앱 ‘힌지’의 연애과학 디렉터 로건 우리의 말이다. 다시 말해, 지난 몇 년 동안 일회성 만남을 연결해주는 데이팅 앱은 점점 활기를 띠고 있었으나 팬데믹이 리셋 버튼이 되었다는 것이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보낸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었다. 데이팅 앱을 통해 ‘목적’을 이루려고 했을 뿐, ‘만족’을 위해 노력한 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캐주얼 섹스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없어요.” 섹스연구가 자나 브랑갈로바 박사의 설명이다. “누구도 원나이트 스탠드를 하면서 잠자리를 잘하기 위해 열정을 쏟거나, 친밀감, 혹은 더 좋은 스킬을 가지려는 등의 노력을 하지는 않는 거죠.”
 
그게 아마도 원나이트 스탠드가 위기에 처한 이유일 것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원나이트 스탠드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4%는 동시에 여러 명의 파트너를 갖는 데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대략 비슷한 수의 응답자가 다시 바깥에서 자유롭게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어도 짧은 만남보다는 깊은 관계를 찾는 것을 우선하겠다고 답했다. 마치 전 세계가 비참한 테러를 맞고 그 후로 1년이 지나며, 인류가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한 본능의 일환으로 성적 파트너와 감정적 파트너가 동일인이기를 바라게 된 것 같다고나 할까.
 
이런 설문 결과는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새로운 종족의 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스와이프(데이팅 앱의 매칭) - 술 한잔하기 - 만났으니까 잘 수도 있지(브랑갈로바 박사의 표현을 발췌)’로 연결되는 흐름 대신, 다음 몇 년 동안은 ‘스와이프 - 서로 잘 맞는지 탐색 - 일단 대화를 길게 해보죠’로 이어지는 시대가 될 거라는 뜻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35%는 데이팅 앱을 쓰더라도 첫 만남을 갖기까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답했다. 그리고 37%는 첫 섹스를 위해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결국 브랑갈로바 박사의 말처럼, 우리는 경험을 통해 “한동안 섹스를 하지 않고 사는 것이 가능하며 그래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킨제이연구소와 함께한 조사의 데이터 역시 결론을 재확인시켜준다. 팬데믹 기간 동안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영상 채팅을 해봤다는 사람 중 70%는 팬데믹 이후에도 실제 데이트 약속을 잡기 전에 영상 채팅을 하며 시간을 갖겠다고 답했다. 첫 대면 데이트가 마지막 데이트가 될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모든 종류의 섹스를 다 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우리는 약속된 진지한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록다운으로 많은 부부가 갇힌 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그중 많은 커플이 서로를 견디지 못해 이혼했으리라 예측하곤 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가학적인 상상이었던 것 같다. 우리 대부분이, 심지어 지난 1년간 연인의 간드러지는 업무 통화, 화상 미팅 목소리를 견뎌야 했던 사람들조차도, 여전히 서로 약속된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가장 놀라운 전망은 어쩌면 이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령 파트너와 헤어지는 상상을 했던 사람이라도 그중 오직 7%만이 실제로 결별 의도를 갖고 있었다.
 
팬데믹 기간에 커플이었던 이들 중 절반 정도는 자신들의 관계(파트너에 대한 애정과 섹스 라이프의 만족도)가 더 나아졌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4%는 전반적으로 서로 약속된, 진지한 연애 관계를 갖는 것이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이전 단락의 결론과도 연결될 것이다. 우리는 관계를 덜 망치기 위해 첫 데이트 때부터 노력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더 많은 실험을 할 것이다

이것만큼은 분명히 해두자. 캐주얼 섹스가 줄고 진지한 관계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사뭇 청교도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게 곧 미래의 섹스가 지루해질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팬데믹은 이미 진지한 관계를 갖고 있던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만들었다. 또한 잠재적 파트너를 찾기가 어려워진 싱글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더 절실히 찾게 만들었다. 브랑갈로바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모든 종류의 섹스를 다 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의 말에 따르면 팬데믹은 은연중에 우리에게 우리 존재의 ‘필멸성’을 깨닫게 한 것이다. “’지금 당장이 아니면 안 된다’고 느끼게 된 거예요.” 연인이나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점점 더 탐사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19%가 언젠가는 ‘독점적이지 않은 열린 관계(open relationship)’를 시도해볼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46%는 포르노 등을 활용해 파트너와 함께 자위해보기, 섹스 토이 사용해보기 등 예전보다 더 많은 성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히 섹스 토이 업계는 호황을 맞을 준비를 하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 중요한 건 업계가 누구를 타깃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더 성찰하고, 더욱 포용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가 겸 팟캐스트 〈섹스의 미래(Future of sex)〉의 진행자 브리오니 콜은 섹스 테크놀로지의 다음 시대는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바이너리인 사람들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이 질문의 핵심에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있다. 바로 더 넓게 포용하는 시대가 펼쳐지리라는 점, 지금보다 섹스를 더 ‘잘’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일단 섹스를 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 이상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싱글 52%가 다음 만남은 진지한 연애를 추구하고자 한다.
남성 응답자의 21%는 팬데믹 기간 동안 파트너와 헤어지는 상상을 해봤지만 실제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8%는 심각하게 결별을 고민했지만 결국 헤어지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27%는 지난 한 해 동안 옛 애인에게 다시 연락해보았다.
팬데믹 기간 중 옛 애인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양성애자 남성과 동성애자 여성이 가장 많았다. (32%)
이성애자 남성 7명 중 1명은 팬데믹 기간 동안 스스로 ‘바람피운다’고 말할 만한 행동을 했다. 그것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남성 23%가 팬데믹 기간 동안 싱글이었다면 더 즐거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성 14%도 그렇게 생각한다.
록다운 동안 실험적으로 섹스 토이를 사용해본 경험이 가장 많은 그룹은 양성애자 여성이었다. (39%)
양성애자 남성은 영상 채팅 데이트를 가장 많이 한 그룹이었다. 34%가 단지 한 번 시도해본 것을 넘어 만족했으며, 앞으로도 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의 29%가 록다운 기간 중 애인에게 섹시한(?) 음성 메시지를 녹음해 보냈다. 
이성애자 남성 43%가 1년 전보다 지금 더 많은 섹스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성애자 여성 중 오직 31%만이 같은 답을 했다. 알아서 계산하시길.
응답자의 68%가 전보다 바람을 피울 것 같은 느낌이 덜 든다고 답했다.
이성애자 남성의 5%가 록다운 기간 동안 또 다른 젠더나 성적 지향으로 관심을 넓혔다고 말했다. 동성애자 여성의 0%가 같은 답을 했다.
 
설문조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에스콰이어〉, 〈코스모폴리탄〉 에디터들이 킨제이연구소의 섹스 및 연애 연구자들과 협업해 미국인 2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주제는 ‘2020년에 했거나 하지 않았던 섹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섹스를 하게 될 것 같은가’였다. 조사 방식은 자체적으로 고안했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거의 같았으며, 전체 응답자의 1%는 논바이너리 혹은 젠더 비순응자(gender nonconforming)였다. 전체 응답자의 94%는 스스로를 시스젠더로, 5%는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했다. 1%는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86%는 스스로를 이성애자로, 4%는 동성애자로, 9%는 양성애자로 정체화했다. 1%는 스스로가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 연애 상태에 대해서는 다양한 답이 나왔으며 응답자들은 대체로 한동안 그 상태를 유지해온 편이었다. 싱글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69%는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싱글이었다. 파트너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84%는 해당 파트너와 동거 중이었다. 그리고 파트너와 동거 중인 이들의 86%가 파트너와의 관계가 1년 이상 지속되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정확히 절반이 자녀를 두고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자녀가 없었다.
응답자의 대략 절반 정도가 풀타임 잡을 가진 직장인이었다. 나머지는 학생, 파트타임 노동자, 프리랜서였다. 정확히 19%가 실직 상태였고, 1%가 퇴직 상태였다. 그 외의 정보는 아래와 같다.
 
survey 1. 인종
 
survey 2. 관계 
 
 

 
 

코스모폴리탄의 견해

〈코스모폴리탄〉 미국판의 동료들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아래와 같은 해석을 내놨다.
 
섹스팅이 주목받고 있다
남자들이 자기 성기 사진을 좀 더 많이 보내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여성 응답자의 3분의 1 정도가 팬데믹 기간 동안 실제로 섹스팅을 해봤다고 답했다. 31%가 싱글, 29%는 연애 중이었다. 중요한 건 그중 절대다수가 나중에도 섹스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것. 그러니 손가락 좀 풀어두시길. 연애 중이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여성의 즐거움을 위한새로운 실험을 하고있다
응답자의 4분의 1이 지난해 파트너와 새로운 성적 실험을 했다. 섹스 토이를 처음 사본 이들도 있었고, 커플 관계인 사람들 중 27%가 둘 사이에 새로운 사람을 초대해보기도 했다. 섹스 토이로 자주 즐거움을 얻는 사람들로서 이 결과에 대해 코멘트할 부분이 있다. 바로 그거야, 남자들아.
 
섹스 팁: 더 하라
많은 섹스가 항상 더 나은 섹스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2020년의 경우 여성의 30%는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섹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29%는 섹스 라이프가 지금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럼 올해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횟수를 늘리자!

Keyword

Credit

  • EDITOR ELIZABETH KIEFER
  • PHOTOGRAPHER JOAO MARQUES
  • HAIR & MAKEUP ANDY DYO
  • TRANSLATOR 박수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