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여자 기자들이 알려주는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

우리는 왜 섹스는 그냥 잘할 수 있다고 믿었을까? 단 한 번의 연습도 없이 본 경기에 뛰어든 후 오랜 세월 자신의 경기력을 철썩같이 믿어온 섹스 플레이어들을 위해 <에스콰이어>가 누구보다 솔직한 두 여자에게 물어봤다. 한국 남자들 섹스 어떻게 하나요?

BYESQUIRE2021.06.28
 
 

현대 남성을 위한 섹스플레인 

 

FOREPLAY

Q. 거두절미하고 물어볼게요. 전희를 잘하는 남자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성선배(이하 ‘성’) 거의 없어요. 키스하고, 목이랑 귓불에 침 좀 묻히고, 어깨, 가슴 순서로 내려가다가 바로 삽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마치 게임 퀘스트를 수행하는 듯한 자세로요. 문제는 이게 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고 대부분은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퀘스트를 수행하지도 않는다는 점이에요.
이소미(이하 ‘이’) 정말 그냥 ‘쓱쓱쓱쓱’ 내려가서 바로 삽입인 경우가 제일 많아요. 최악인 건 온몸이 침 범벅이 되는 경우죠. 여자들끼리는 ‘와랄랄라’라고 하는데, 혀를 미친 듯이 움직이며 몸에 계속 침을 발라요. 흡연자이기라도 하면 정말 그 냄새를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전희를 잘하는 남자’에 대해 물어봤잖아요. 어쩌면 좋은 전희라는 건, 만난 지 얼마 안 된 관계에서는 ‘조심스러운 전희’일 수 있어요. 저는 정말 전희를 잘하는 파트너와 오래 사귄 경험이 있는데, 그도 처음부터 최고의 전희를 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조심스럽게 그는 나의 반응을 살피고 나는 그의 반응을 살피며 오랜 시간 탐구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서로가 서로에게 맞는 전희를 찾았죠. 그 사람은 늘 새로운 스타팅 포인트에서 시작하고 다른 지점을 자극하려는 노력들을 기울였어요. 원나이트에서 좋은 전희를 완성할 순 없겠지만, 상대의 반응을 살피려는 태도를 갖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조심스러운 자세’가 중요하다니까 말인데요, 첫 섹스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있을까요?
있어요. 원나이트 상대이거나,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데 손가락을 과도하게 쓰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아마도 잘못된 교보재인 포르노로 섹스를 학습했기 때문일 거라고 봐요.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처음 본 남자 혹은 처음 하는 남자가 손가락으로 내 안에 들어온다는 게 엄청 무례하게 느껴지거든요.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싫어요. 사실 제가 그걸 싫어하면 그게 제 표정에도 티가 날 테고, 저한테 좋은지 물어봐서 알 수도 있잖아요. 남자들의 큰 착각 중 하나가 ‘젖었느냐 안 젖었느냐’로 여자가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거예요. 무조건 흥분된다고 젖는 게 아니거든요. 애액의 분비는 피임약 복용 여부, 그날의 컨디션, 생리 주기와도 관련이 있거든요.
저도 그 손가락이 제일 싫어요. 손가락 금지. 특히 서로 익숙하지 않은 관계에서 손가락 금지. 특히 전희의 연장이 아니라 ‘이제 삽입해도 되나’라며 마치 기계를 체크하듯이 손을 가져다 대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안 좋은 습관이에요.
 
 
Q. 그러면 정말 차갑게 식겠어요.
얼음처럼 식어버려요. 그때부터 천장만 보는 거죠. 전희에서 거의 모든 게 판가름 나거든요. 사실 처음 관계를 갖는 사이라면 뭔가 많이 하려 노력할 것 없이 적절한 키스만으로도 괜찮은 전희를 했다고 볼 수 있어요.
맞아요 정말. 키스가 ‘적절’한 게 중요해요. 키스는 입술을 맞추는 행위예요. 혀를 집어넣어서 막 돌리는 게 키스의 주된 임무는 아니거든요. 혀를 강박적으로 길게 대포처럼 막 집어넣으려는 남자들이 있어요. 키스할 때를 보면 삽입의 태도가 좀 예측되기도 해요. 키스를 부드럽게 잘하는 남자들은 높은 확률로 섹스도 잘하더라고요. 혀를 너무 쓰려 하지 말라는 말도 하고 싶어요. 혀보다는 입술로 하는 애무가 더 좋아요. 혀를 아끼세요.
 
 
Q. 또 다른 건요?
오럴도 첫 섹스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게 좋아요. 서로에게 익숙해진 다음에는 괜찮지만, 다짜고짜 아래로 내려가려는 남자들이 있어요. 또 반대로 자기 아래로 내려가달라고 요구하거나요.
심지어 자기가 먼저 오럴섹스를 해주고, ‘나도 해줬으니 너도 해줘’라는 식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죠. 다짜고짜 막 머리를 내리누르려는 남자들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던 적이 많아요.
 
 
Q. 그럼, 좋은 전희는 어떻게 익혀야 할까요?
모든 여자가 성감대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잖아요. 그러니 파트너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세요. 거듭 말하지만, 파트너의 리액션을 살피는 일, 상대가 어떤 기분인지를 궁금해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해요. 섹스라는 건 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니니까요.
맞아요. 남자인 친구들을 보면 아는 형들한테 섹스에 관한 조언을 얻는 경우가 있어요. 심지어 어디서 서커스 같은 체위 얘기를 듣고 와서는 아까 말한 것처럼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퀘스트를 깨듯이 시도하죠. 제발 형들이 하는 말을 듣지 마세요. 여자를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을 왜 남자한테 배워요.
 
 

PLAY

Q. 그런데 섹스에 동참하는 남녀가 함께 오르가슴을 경험하려면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야 하잖아요. 결국 남자들이 이 클리토리스라는 기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얘기해보면 여성의 모든 쾌감이 클리토리스에서 나온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아직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지스폿의 존재를 믿는 사람도 있고, 잘못된 곳을 지스폿이라고 오해하기도 해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삽입으로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경우가 99%라는 걸 아는 일 같아요. 특히 여자가 처음 하는 남자와의 섹스에서 오르가슴을 느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요.
클리토리스는 정말 중요해요. 체외로 돌출된 부분은 정말 작지만 몸 안쪽으로는 남자의 성기에 비견될 만큼 큰 기관이 클리토리스거든요. 심지어 이 클리토리스에는 남자 성기의 3배에 달하는 감각기관이 모여 있어요. 이 기관을 적절하게, 진득하게 자극하는 게 오르가슴에 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파트너가 클리토리스를 어떤 식으로 자극받기를 원하는지 살피고 물어보세요.
맞아요. 남자들이 클리토리스 자극하는 법을 하도 모르니까 여자들이 여성 상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우리도 위에서 하면 힘들어요. 힘들지만, 힘들면서도 쾌감을 느끼려고 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Q. 생각해보면 삽입 섹스는 남자 성기를 자극하기에는 적절한 방식이지만,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에 최적의 방식은 아니죠.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녜요. 대부분의 경우엔 옆으로 움직이는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하지만, 간혹 피스톤 운동으로 받는 압력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다양한 체위로 여러 가지 자극을 주고받아보며 서로의 성감대를 자극하는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적절한 체위와 상대에게 적절한 체위가 일치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를 수밖에 없긴 해요.
 
 
Q. 삽입 섹스에서 느끼는 오르가슴이란 질을 체내에서 둘러싸고 있는 클리토리스가 흥분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봐야 하겠죠?
그렇죠. 그런데 그런 일은 정말 드물게 일어나요. 어느 정도냐 하면 여자들끼리 있는 단톡방에서 정말 가끔 누군가가 ‘제가 어제 오선생님(오르가슴)을 만났습니다’라고 하면 모두들 진심으로 부러워하며 박수를 쳐줄 정도의 분위기랄까요?
많은 남자가 하는 오해가 모든 오르가슴이 비슷한 느낌이라는 거예요. 여자의 오르가슴에는 정말 많은 결이 있어요. 몸 밖으로 드러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 오르가슴을 느끼는 건 정말 쉬워요. 자위를 하면 순식간에 다다를 수 있죠. 그런데 삽입으로 느끼는 오르가슴과 자위로 느끼는 오르가슴은 다르거든요. 똑같이 클리토리스로 느끼는 감각이지만, 그 감각의 총량과 결이 다르죠.
 
 
Q. 적어도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지스폿’을 찾겠다며 이상한 곳을 자극하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네요.
그건 정말 재앙이에요. 손가락을 활용한 그런 이상한 애무 역시 잘못된 교보재인 포르노 때문에 시작된 것 같아요.
 
 
Q. 그러면 어떻게 파트너에게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얘기하는 게 가장 나을 것 같아요. 일단 상대방에게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욕심을 버리세요. 아니, 나도 내 오르가슴에 욕심을 안 내는데, 어떻게 내 몸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남자가 내게 오르가슴을 느끼게 할 수 있겠어요. 그날의 컨디션과 분위기, 두 사람이 오랜 시간을 거쳐 대화하며 익힌 서로를 자극하는 기술 등 수많은 요소들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니까요.
 
 
Q.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한 번의 섹스에서 삽입 전의 행위를 전희라고 하기도 하지만, 여러 번의 섹스를 통해 서로의 몸에 익숙해지는 긴 과정이 큰 의미에선 전희라고요.
그렇죠. 테니스를 생각해보세요. 두 사람의 초보 테니스 플레이어가 멋진 랠리를 주고받으려면, 오랜 연습의 시간이 걸리겠죠? 일단 두 사람이 서로가 치기 좋은 위치에 공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길러야 하니까요. 멋진 섹스를 하려면 마찬가지로 여러 번 서로 몸을 맞추며 연습이란 걸 해야죠.
또 명심해야 할 건 상대방에게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주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일도 아니란 점이에요. 느끼지 못한 경우라도 친근한 남자와 살을 닿게 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충족되는 쾌락이 분명히 있거든요. 랠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는 과정도 충분히 재밌다는 얘기죠.
 
 
Q. 그런데 삽입 섹스로 오르가슴을 느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통계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정말 적어요. “몇 번 느껴봤어?”라고 물어봐야 하는 정도가 아니라 “느껴본 적이 있어?”라고 물어봐야 할 정도예요.
심지어 그런 쾌감을 느껴본 것 자체가 여자들 사이에서는 특권처럼 느껴질 정도죠.
 
 
Q. 매번 삽입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주지는 못하니까 차라리 자위로 느끼는 정도의 오르가슴이라도 느낄 수 있게 기계의 힘을 빌리는 노력은 어때요?
너무나 괜찮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삽입 섹스를 하면 남자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건 쉽지만, 여자가 느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요. 함께 하면 참 좋은 친구죠.
그런데 기계를 쓰자고 하면 자존심 상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요. “내가 있는데 이게 왜 필요하냐”는 마음인 거죠.
그런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오르가슴의 남녀 차이는 우리 몸이 이렇게 되어 있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거잖아요. 본인은 사정을 했지만, 아직 절정에 다다르지 못한 상대를 배려하며 기계로 어시스트를 해주는 마음은 갸륵하고 아주 예쁜 마음이에요.

 
 
Q. ‘우리의 피스톤 운동은 기계를 이길 수 없다’는 걸 명심하고 헛된 러다이트 운동은 이제 그만둬야겠네요. 삽입 중에 애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눈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머리와 등을 쓰다듬고, 몸이 서로 많이 닿도록 할 때 쾌감이 생겨요.
그렇다고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건 또 이상하고요. 적절한 아이 컨택이 중요하죠. 사실 가장 중요한 건 키스인 것 같아요. 섹스의 시작도 키스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오직 쾌감만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기관 클리토리스의 전체 모형. 체외로 드러나는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오직 쾌감만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기관 클리토리스의 전체 모형. 체외로 드러나는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AFTERPLAY

Q. 섹스의 끝은 남자의 사정으로 봐야 하나요?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Q. 그런데 그 뒤도 중요하잖아요?
사실 많은 남자가 섹스가 끝난 뒤에 안고 싶어 하는데, 의외로 커들링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제 경우엔 차라리 나른하게 누워서 얘기를 나누며 필로 타임을 갖는 게 좋아요. 바로 씻으러 가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별로죠.
맞아요. 대부분 끝나고 안고 싶어 하는 건 남자 쪽 마음인 경우가 많아요. 전 제가 만난 남자 거의 전부가 사정을 하고 나서 저를 안고 싶어 했어요.
 
 
Q. 섹스가 끝나면 안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착각이군요.
그렇죠. 연애를 오래 한 경우가 아니면, 섹스를 하고 난 다음에 사랑한다든지, 뭐 그런 갑작스러운 고백도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는데, 뭐랄까 할 말은 없고 자기 자신에게 취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하는 것 같아요. 이십대 초반의 미숙한 남자들이 자주 그랬어요.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든지, 스마트폰 게임을 켜는 것도 해선 안 될 행동이죠.
 
 
Q. 뭔가 오늘 우리가 나눈 얘기들이 전부 섹스를 위한 관계와 진지한 관계를 나눠서 생각하게 하네요.
맞아요. 섹스도 어떤 면에선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니까요. 처음 만난 사람끼리는 예의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죠. 지속적인 관계라면 섹스가 끝나고 나서 그 섹스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해요. 어떤 애무가 좋았고, 어떤 체위가 싫었는지 얘기를 나눠야 그 다음번 섹스가 더 좋아지니까요. 원나이트 상대와는 그런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없죠.
전 좀 다른데, 전 곧바로 그런 얘기를 하지는 않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하는 편이에요. 이건 여자들끼리도 갈릴 것 같네요.
 
 
Q. 오늘의 주제는 이거 같아요. 당신에게 최고의 섹스 선생님은 지금 만나고 있는 파트너다.
맞아요. 제가 섹스에 대해 가장 많이 알게 된 건 연인이 아니라 친구인데 섹스를 즐기던 상대였어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의 케이스였는데, 서로의 섹스에 대해 정말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말해주며 서로의 교보재 역할을 톡톡히 했죠.
상대를 궁금해하라는 말도 꼭 하고 싶어요. 사정을 위한 섹스가 아닌, 상대와 함께하는 섹스는 정말 즐겁거든요.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데) 실패하더라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자세로 즐기다 보면 운이 아주 좋으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도 있겠죠.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듯, 온 우주가 나의 오르가슴을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니까, 절대 실망하지 마세요.
 

 
성선배
전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디지털 디렉터로 러브&섹스 칼럼을 쓰고, 성 고민 상담 팟캐스트 ‘옆방주의’를 진행했다. 현재는 OTT 서비스업계에서 소셜 콘텐츠 제작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오늘만 사는 여자〉가 있다.
 
이소미
〈코스모폴리탄〉과 〈맨즈 헬스〉 등에서 섹스 관련 기사를 비롯한 다방면에 글을 써왔다. 현재는 지면과 디지털을 오가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Keyword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 게티이미지스코리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