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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이 소울에 끊임없이 몰두하는 이유

나얼은 항상 진심이었다. 나얼의 음악세계부터 <놀면 뭐하니> 출연, 전시까지. 영혼을 가득 담아서.

BYESQUIRE2021.07.23

NAUL IS SOUL

 
코로나 19속에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새로운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전과 똑같이 지내고 있어요. 일어나서 성경 말씀이 적힌 조그만 카드를 만들고, 운동하고, 음악도 듣고, 작업도 하고요. 새로운 일이라면 작년 12월에 시작한 유튜브 채널 ‘나얼의 음악세계’ 정도가 있겠네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많은 사람이 놀랐죠.
사실 처음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이었어요.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점, 음악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고요. 그걸 기록으로 제대로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시작했는데 썸네일도 만들어야 하고, 엔딩 크레딧도 작업하는 등 할 일이 생각보다 많네요.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도 추천해 주고, 취향을 공유할 수 있으니 즐겁게 이어가고 있죠.
 
댓글도 읽으시나요?
하나하나 다 읽는 편인데, 음악에 관한 댓글이 많이 없어 아쉬워요. 엔딩 크레딧에 그날그날의 점심 리스트를 은근슬쩍 끼워 넣는데 그것을 발견한 재미에 대한 댓글이 더 많으니까…(웃음) 조금 더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나얼만의 방식이 있다면?
첫 곡과 마지막 곡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써요. 시작이 좋아야 일단 음악을 듣게 되니까. 마지막 곡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죠. 전체적으로는 누가 들어도 좋아할 만한 곡을 골라요. 다양한 장르를 섞기보단 비슷한 무드로 구성하는 방식이 좋아요. 또 웬만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찾으려 애쓰기도 하고요. 한 번에 완성하려면 너무 힘들기 때문에 평소 떠오르는 곡이 있을 때마다 테마 별로 정리해 두기도 해요.  
 
그렇게 완성한 플레이리스트가 벌써 30개가 넘었어요. 이중 특히 편애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요.
16번째로 올라온 플레이리스트. 사실 플레이리스트 이름인 ‘Earlsome Mix’는 영화 〈가디언즈 갤럭시〉의 OST 앨범 〈Awesome Mix〉를 패러디한 것인데요. 16편은 ‘내가 이 작품의 음악 감독이라면?’이란 상상을 베이스로 구성했어요.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 R&B 풍으로 구성한 24편이 기억에 남아요. 자넷 잭슨(Janet Jackson)의 ‘Where Are You Now’로 끝이 나죠.
24편! 저도 좋아해요. 엔딩에 공을 특히 많이 들였는데. 예전에 좋아하던 엉클 샘(Uncle Sam) 노래를 담은 32편에도 제 취향이 가득 담겨 있어요.
 
LP에 대한 관심, 뉴트로의 부흥으로 Earth, Wind and Fire나 Marvin Gaye 같은 가수들의 인지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어요. 이런 흐름에 대한 감상이 궁금해요.
사실 특정 음악 장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기보다는 LP를 접해보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가 아날로그적인 문화에 대해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아요. 예쁜 기계, 예쁜 스피커, 예쁜 앰프처럼 인테리어 소품으로 말이죠. 정작 음악 자체에 대한 관심이 있는 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웃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LP를 사서 공들여 관리하는 사람도 많이 못 봤고요.
 
LP, 카세트테이프, CD 등 레트로한 오브제를 예전부터 모아왔죠.
여전히 수집은 하고 있죠. 대부분 컬렉터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요. ‘레어템’을 보면 갖고 싶고, 사고 싶고. 그렇지만 죽으면 모든 것을 다 놓고 떠나야 하니 하나하나에 아주 큰 미련이 있진 않아요.
 
나얼과 정상동기 멤버들

나얼과 정상동기 멤버들

최근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도 모습을 비추었어요.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정상동기)(이하 ‘정상동기’)’의 데뷔곡을 만들었죠. 흔치 않은 방송 출연에 ‘나얼이 드디어 큰 결심을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던데.
어떤 엄청난 결심이 있던 건 아니에요. 연락이 왔고 곡을 드렸을 뿐이죠(웃음). 곡만 드리려 했는데 제작진분들께서 그래도 디렉팅하는 장면에 잠깐이나마 출연해줄 수 없겠느냐고 하셔서 모습도 비추게 된 거고요.
 
네 명의 정상동기 멤버들이 중창단으로서 음악중심에 데뷔한 무대를 보며 과거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어떤 순간이 떠오르진 않았나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브라운 아이드 소울로 무대에 오르던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컴백 무대를 보며 첫 시작의 신선한 떨림, 설렘, 감동 같은 감정들이 떠올랐어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통해 생경한 조합의 사람들이 노래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고, 연습에 몰두하고, 멋지게 데뷔한다는 게, 마치 만화책 속 이야기 같았죠. 저도 만화책 속 등장인물 중 한 명으로 이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정상동기 멤버들이 중창단을 경험하면서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고요.
 
영준과 함께 부른 ‘나를 아는 사람’ 가이드의 완곡 편집 버전이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알고 계신가요? 정식 음원은 정말 기대하기 힘들까요?
물론 알고 있죠. 아쉬운 목 상태로 완성한 가이드인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음원은 글쎄요…생각보다 목이 안 좋은 상태라 조금 기다려 봐야죠.
 
나얼이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성격상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순간은 없었던 거 같아요. 매 순간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타입에 가까워서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면 2018년 콘서트 ‘Soul Walk’에서 엔딩 곡으로 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의 ‘End of The Road’를 불렀을 때. 제게 의미 있는 곡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연습했던 노래인데 오랜만에 멤버들과 함께 화음을 맞추니 맞닥뜨리는 뭉클함이 있었어요.
 
혹시 다음에 나올 앨범에 대해 귀띔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 작년에 솔로 곡으로 녹음해 둔 곡이 3개 정도 있어요. 2곡은 1990년대 R&B 스타일로, 1곡은 1980년대 Modern Boogie 스타일로 만들었는데, 제 취향을 가득 담았죠. 언제, 어떻게 발매될지는 모르겠어요.
전시 〈SOUL/ SE7EN ANGLES〉전시 〈NAMMSE Music Industry〉전시 〈NAMMSE Music Industry〉
 
최근 전시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어요. ‘나얼의 음악세계’를 시각화한 전시 〈Music Industry〉에 이어 전시 〈SOUL/ SE7EN ANGLES〉가 폴스타아트갤러리에서 열렸죠. 어떤 계기로 꾸린 전시인가요?
작가분들이 ‘소울’이란 주제로 전시를 열고 싶었는데 제가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A Soul Singer〉나 〈Body & Soul 2〉, 〈Son Of Man 13〉 같은 신작과 전에 만든 작품 1개를 함께 전시했죠. 대부분 드로잉과 콜라주 기법을 섞어 완성했는데요, 모두 소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번 전시에서도, 과거 인터뷰에서도 꾸준히 ‘소울’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요. 이 키워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제 이름에 ‘소울’이라는 뜻의 ‘얼’이 들어가기 때문에? (웃음). 물론 제가 계속하고 있는 음악이기도 하고요.
 
소울이라는 음악적 장르는 1960년대 흑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외침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나얼의 소울은 지금 어떤 메시지를 외치고 있나요?
성경에서는 소울을 명백하게 ‘혼’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인간은 하나님을 빼닮은 혼이고, 우리가 음악, 미술과 같은 창작 행위를 거듭하게 된 것도 창조주인 하나님을 닮아서죠. 저도 마찬가지로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창작을 계속하고 있는 거고요. 과거 흑인들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던 것처럼.
 
최근 루이 비통 2021 F/W 컬렉션을 입은 영상을 공개했어요. 베레모나 안경 등 즐겨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많고요. 평소 패션에도 관심이 많죠?
옷을 잘 안다고 하긴 민망하고, 그냥 예쁜 것이 보이면 사는 정도에요. 빈티지한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빈티지 의류도 좋아하게 된 거 같고. 예전 스타일의 옷, 1980년대 미국풍의 옷 좋아해요.
 
나얼 다운 스타일링은 무엇인가요?
스타일링이라고 말하기엔 민망하고, 한 가지 아이템에 꽂히면 줄기차게 입는 경향이 있어요. 최근에는 베레모에 빠졌어요. 그냥 그 독특한 형태가 좋더라고요. 여름에는 티셔츠에 울 소재의 베레모를 매치하는 게 좋아요. 티셔츠에 비니를 쓰는 것처럼. 전에는 낚시 조끼에 꽂혀서 한동안 그것만 입기도 했고.
 
과거 〈Sound Doctrine〉 앨범 발매 시기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이에 걸맞은 앨범을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나얼의 지금에 걸맞은 음악은 무엇인가요?
옆집 아저씨 같은 음악? 아무래도 이제 연륜이 있으니까. 40이 넘은 사람으로서 제가 세상을 경험했던 기억과 감정으로 위로와 격려를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적절하게 무르익은 열매 같은 음악?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