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남성의 정신 건강을 위한 8가지 조언 | 에스콰이어코리아
LIFE

현대 남성의 정신 건강을 위한 8가지 조언

과거에 비해 현대 남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인 편이지만, 그럼에도 정신 건강과 관련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확률은 여성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 더 많은 남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기 전 알아두면 도움이 될 8가지를 정리했다.

ESQUIRE BY ESQUIRE 2022.02.14
 

① 마음의 문을 열어둬라

불과 몇십 년 전의 남성들과 비교해보면, 오늘날의 남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편이다. 이제는 많은 남성이 자신의 감정을 터놓고 말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일주일에 한 번씩(또는 한 달에 두 번, 삼 주에 한 번 정도) 내면의 동굴 탐사에 나서는 걸 주저하는 남성들이 여전히 많다. 그것이 우리가 이 기사를 준비한 이유다.
 
남성이 정신 건강에 대해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할 확률은 여성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특정 국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인종, 민족, 연령에 상관없이 그렇다. 대부분의 남성은 내면의 불편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치유하기보다는 어떻게든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감정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떤 남성들은 마약과 알코올을 선택하기도 하고, 세상과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으며, 아주 나쁜 행동 - 이를테면 범죄 행위 - 을 통해 스릴을 찾는 사람들도 그 숫자가 적긴 하지만 존재한다.
 
모든 남성이 치료를 마냥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약물중독이나 범죄 행위 등에 빠진 극단적 사례는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게 할 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남성은 치유를 원한다. 그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내면의 공포와 의심, 어두운 순간들을 공유할 마음이 있다. 다만 그 과정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하길 바랄 뿐이다.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내보이는 것이 어려운 남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의 치유는 거부감을 키울 뿐이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는 방식을 어떤 식으로 전문의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치유를 바라는 남성들이 존재함에도 정신과의 문턱이 높기만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심리 상담에 회의적이거나 망설이고 있는 이들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길 바란다. 정신과의 높은 문턱을 넘어서게 하고 싶다. 우리는 기사를 통해 경험자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이걸 읽는 당신의 마음이다. 당신은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되었는가?
 

② 오만함을 버려라 by_ 드루 매거리(심리 상담 경험자)

나는 항상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나는 내게 정신적인 상담이 필요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저녁 식사 시간에 식탁에서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면서도, 이건 모두 아내와 내가 차려준 식사에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 탓이라고 생각했다. 붐비는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내 생각보다 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 다음 자리로 돌아와 화를 낸 건 빌어먹을 카페테리아 시스템과 다른 고객들 때문이라고 불평했다. 식기세척기 아래칸에 도저히 들어가지 않는 파스타 볼에 화가 나 그 자리에서 박살을 내버린 건 디자인을 조잡하게 만든 파스타 볼 업체의 잘못이었다. 이런 식으로 나의 분노는 항상 정당화됐고, 나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비극적인 뇌출혈을 겪고 보름가량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한쪽 귀의 청력까지 잃어버린 나에게 세상은 좀 더 연민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온갖 종류의 문제를 일으켰다. 내겐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소리다. 실제로 말도 안 되는 생각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전혀 그렇게 판단하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불평불만뿐이었지만, 사실 그건 말쑥하게 치장한 핑계에 불과했다. 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임상적으로 뇌 손상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얼마든지 스스로 알아채고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는 정신 건강에 대해, 특히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남자가 갖는 지긋지긋하고 뻔한 태도 중 하나다. 많은 남성은 멀쩡하지 않은 게 분명할 때에도 자신들이 정상이라고 멋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이 “네게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라고 조언할 때도 너무 오만해서 들으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 직접 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믿고 맡기지 못한다.
 
가까운 사람들의 조언을 믿게 될 때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자 변화는 빠르게 시작됐다. 나는 집에서 1km 남짓 떨어진 상담센터에서 개비라는 상담사를 만나기로 했다. 그와 첫 상담을 한 후, 마치 처음으로 내 시력에 맞는 안경을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제야 나는 진정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왜 그런 행동을 하세요?” 교육을 잘 받은 낯선 사람인 개비의 질문에 내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그 어떤 말도 전부 부질없게 느껴졌다.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가끔은 불편하기도 할 정도로.
몇 번의 상담 세션 이후 나는 가까운 사람들이 보는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세상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건 내가 맨 처음부터 했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세상에 억울하고 속상한 내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요구만 할 뿐이었다.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난 뒤에야 나는 더 이상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내가 완전히 ‘치료된’ 건 아니다. 지금도 나는 매달 개비를 만난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개선의 여지는 있다. 나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다. 과거의 나는 상처가 깊었고, 분노가 컸기에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걸 알려준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나처럼, 더 많은 사람이 진심 어린 조언에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 당신에게 상담을 받아보라는 조언을 한다면, 혹은 당신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실제로 상담센터를 방문할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면, 일단 시도하길 바란다. 일단 가보자. 당신이 미처 몰랐던 새로운 사실에 엄청나게 놀라게 될 수도 있으니까.
 

③ ‘정신과 진료’라는 거부감에 대처하라

자신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가? 자신의 감정과 단절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가? 괜한 기분이 아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병리학적으로 말하자면, 그건 그냥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다. 남성성과 우울증에 대한 40건에 가까운 연구와 이와 관련해 최근 공개된 리뷰에 따르면, 남성들은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부정하고 주위에 전혀 도움을 구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남성적 규범을 따르는 남성일수록 괴로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치료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남성들은 최악의 상태일 때 스스로를 학대하고 타인에게 폭력적으로 행동한다. 미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4분의 3은 남성이며, 살인 사건의 80% 이상은 범인이 남성이다. 지난해 미국 가정폭력 핫라인에는 64만 건에 달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기존 의료계가 남성을 바라보는 시각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한 리뷰는 “연구자들과 임상의들은 그런 남성들을 ‘병리학적 타깃’, 즉 ‘비정상’으로 보고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개선 가능한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고 지적했다. 아마도 이런 시각 때문에 수많은 남성들은 정신과 문을 두드리길 더욱 꺼렸고, 상태가 악화되도록 내버려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남성들이 상담센터에 방문하기를 꺼린 보편적인 인식과는 별개로, 최근의 남성들은 도움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응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다만 그 도움은 ‘쉽게 접할 수 있고, 적절하고, 호감이 가는’ 것이어야 한다. 해당 리뷰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다소 미묘하다’면서도,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치료법을 제시했는데 바로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다. 인간의 여러 가지 측면 중 ‘인지’, 즉 사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통해 심리적 문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시작된 치료 방법이다. 단기적이며 문제 해결이 중심이 되는 가장 대표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다. 내담자의 상태에 따라 방법은 조금씩 달라지겠으나, 전반적으로는 내담자의 인지를 재구성하고 동시에 행동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리뷰에 따르면 도움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응하겠다는 응답과는 별개로, 남성들은 ‘상담 치료’나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는 말 자체에는 큰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수동적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것보다는 스스로 정신 건강을 챙기고 있다는 점 자체에 집중해주길 바랐다. 또 상담사와 동등한 관계일 때의 상담을 가장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협력하는, 이를테면 ‘파트너십’ 같은 상담을 말이다.
 
이처럼 상담을 거부하는 남성들을 병리학적 타깃으로만 여겨온 의료계도 여러 연구를 통해 남성 심리 치료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있다. 그만큼 남성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상담의 길은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친구여, 문 밖으로 발을 내디뎌보자. 자기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④ 잘 맞는 상담사를 찾아라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다면, 여러 상담센터를 돌아다녀봐야 한다. 이른바 ‘상담 쇼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쇼핑은 마냥 즐겁진 않다. 맞는 사람을 찾는 데에는 온전히 스스로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리스트를 정리한 목록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광고만 나올 뿐 제대로 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심리 상담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고, 얼핏 봐서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약자로 구성돼 있어 쭉 읽다 보면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음료를 들이켜는 듯한 기분이 들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CBT 외에도 ACT(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수용전념치료), BT(Behavior Therapy, 행동요법), DBT(Dialectical Behavior Therapy, 변증법적 행동치료),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 요법), IPT(Interpersonal Therapy, 대인관계치료), PE(Prolonged Exposure, 지속적 노출치료) 등 다양한 약자의 치료법이 가득하다. 각각의 치료가 정확히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지 알고 싶다면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된다. 그 의미를 잘 알게 될수록, 적합한 상담 방법을 찾게 될 가능성도 커지긴 할 테니까.
 
그러나 제대로 된 심리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해서 심리학개론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 과거부터 진행돼온 많은 연구에 따르면, 상담의 성공 유무는 내담자와 가장 잘 맞는 상담사를 찾는 것에 달려 있다. “아무리 대단한 상담사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상담사와 성향이 잘 맞아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고 또 상호 간에 신뢰를 보일 수 있을 때 상담의 결과물이 가장 크죠.” 컬럼비아대학교 임상 정신의학과의 존 마코위츠 교수의 말이다.
 

⑤ 배우자와 함께 하라 by_에스콰이어 US의 익명 스태프(부부 상담 경험자)

살면서 수많은 결혼식에 방문했고, 나 역시도 결혼식을 올린 경험이 있다. 결혼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결혼식은 보통 신랑과 신부가 함께 행진 후 키스를 하며 마무리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거기서 마무리되지 않는다. 결혼 생활이란 더럽게 힘든 일이다. 식장에서 키스를 할 동안은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그리고 나 역시 그랬지만,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입장에선 진심으로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혼 생활이 더럽게 힘들어지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상호 의존, 커뮤니케이션 문제, 감정노동, 서로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건강하게 교환하는 법, 넘어서는 안 될 각자의 선을 인지하고 성인답게 대처하는 법, 그 밖에 장기간에 걸친 관계에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많은 것. 하지만 그 모든 걸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가이드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 없는 가이드북 대신 내가 택한 건 부부 상담이었다. 팬데믹이 막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부부 상담을 받기로 했다. 세상이 멈췄고, 우리는 집에만 있어야 했다. 서로에게 힘든 상황이 될 거라는 점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우리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우리의 가치를 공감해주는 상담사를 찾아야 했다. 이른바 ‘코드’가 맞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부부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결혼 생활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진 않는다. 뻔한 비유지만, 스포츠를 생각해보자. 팀에 전술 전담 코치가 있는 게 좋은가, 없는 게 나은가? 그 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이다. 우리 부부의 상담사는 내 자신과 나의 부부 관계에 꼬인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냈다. 그리고 그 문제를 내가 감당할 정도의 수준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줬다. 해묵은 문제들과 관련된 감정 자체를 표현할 언어를 얻게 된 기분이었다.
 
어떤 때에는 상황이 아주 나아진 것 같기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느낀 시간도 분명 있었다. 여유를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상담사의 역할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들은 당신이 틀렸다거나 당신의 배우자가 옳았다고 판단을 내리기 위해 우리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다. 상담사의 말을 빌려 배우자를 공격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부부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그들의 일이라는 걸 반드시 기억해두자. 코치 없이 언제라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원팀’이 되기 위해 상담을 받는 것이니까.
 

⑥ 남성 산후우울증에 유의하라

‘남성’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기사인데, 산후우울증이라니? 아이를 직접 낳는 것도 아니고,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닌데 ‘산후’에 우울증이 온다고? 실제로 미국 기준, 정신 건강 장애를 분류하는 기준인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에 남성의 산후우울증에 대한 섹션은 없다. 그러나 남성들에게도 산후우울증은 실재하는 증상이다. 흥미나 에너지 상실, 우울한 기분, 수면이나 섭식 패턴의 변동, 집중력 저하, 반복되는 자살 충동 등을 포함한 산후우울증 증상은 여성에게만 나타나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난 뒤 첫 한 해 동안 10%가량의 남성들이 비슷한 증상을 겪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남성성에 대한 문화적 기준 때문에 슬픔을 표현하는 등 우울증 증상을 여성에 비해 덜 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정신의학과 시언 피셔 조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억눌린 상황에서 드러나는 ‘남성적 우울증’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감정적 괴로움에 대처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거나, 과도한 성욕 또는 공격성을 띠거나, 현실도피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남성 산후우울증’이 아내가 아기의 기저귀를 가는 동안 침대에 누워 게임이나 하고 있는 남성들을 위한 핑계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산후우울증이 ‘쌍으로’ 찾아온다는 점에 있다. 한쪽이 감정적으로 엉망인 상태라면, 배우자 역시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산후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는 배우자가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가의 여부이다. 이 문제를 무시하고 자신의 고통만을 앞세울 경우 서로가 가장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사람, 즉 아이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아버지의 정신 건강은 어머니와 아이의 정신 건강에도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많고요.” 피셔 조교수의 말이다.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거나 산후우울증에서 회복되었다고 해도 아버지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아이의 건강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만큼 아이가 태어났다면, 본인이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남녀를 막론하고 증세를 초기에 감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⑦ 상담사도 사람이라는 점을 인지하라

상담사는 우리의 감정적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훈련받은 전문가이지만 그들 역시 사람이다. 우리만큼의 감정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시기다. 현재의 상담사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많은 문제를 겪고 있다. 최근 미국심리학회에서 심리 상담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자.
 
43% 43%가 전보다 많은 환자를 만나고 있다.
7/10 대기자 목록이 있는 상담사 10명 중 7명은 팬데믹이후 대기자가 늘었다. 이후 대기자가 늘었다.
46% 46%가 번아웃을 느낀다.
 
 

⑧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라 by_애비 클라인(뉴욕 소마틱 세라피 임상 디렉터)

상담사로 꽤 오랜 시간 일해오면서 더 많은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좋지 않았던 한 번의 경험 때문에 심리 상담 전반에 등을 돌리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담은 자기 자신과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하는 것이고, 상담사는 그 과정에서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줄 뿐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끊어낼 수 없잖아요?
 
상담은 더 나은 당신의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항상 최선의 상태를 유지시키는 마법은 아닙니다. 옛날에는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상담사를 탓할 수도 있겠죠. 실제로 그건 상담사 탓일 수도 있습니다. 상담 자체가 과도하게 실용성에만 집중했을 수도, 반대로 너무 비실용적이었을 수도 있고요. 해결책에만 매달리거나 문제의 근본 원인에만 집착했을 수도 있죠.
 
어쩌면 상담의 실패 원인은 내담자, 즉 당신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자주 상담 요청을 해서 상담사가 관심을 잃고 건성으로 임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반대로 당신이 상담 중 거짓으로 말했거나, 어떤 감정을 숨겼거나, 상담과 상담 사이 기간에 상담사가 내준 과제에 충실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든 간에, 당신이 그런 벽에 부딪혔다면 당신의 상담사와 헤어질 때가 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이별을 직감했나요? 그렇다고 해도 문자 메시지로 이별을 고하지는 마세요. 아니,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문자를 보내도 괜찮아요. 잠수를 타지만 않으면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담사에게 솔직히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혹시 그만두겠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최근 상담에 불만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다”고만 말해도 괜찮습니다. 좋은 상담사라면 이런 말에 능숙하고 품위 있게 대응할 테니까요. 훌륭한 상담사라면 당신이 실망을 느낀 부분을 고려해 더 나은 치유 시간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당신의 마음도 돌릴 수 있을 것이고요. 뭐, 그렇지 않았다면 결론이 난 거지만.
 
가장 최악의 대처는 상담사가 언짢아할까 봐 이 같은 대화를 피해버린 채 계속 잘못된 방식으로 상담을 유지하거나 잠수를 타버리는 겁니다. 그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어요. 반드시 제대로 된 감정을 전하고, 대화가 잘 이뤄진다면 다음 상담에서는 갈등 회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만약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다른 상담사를 찾아야겠죠.
 

Keyword

Credit

    PHOTOGRAPHER BEIA BORSODI
    DIGITAL DESIGNER 김희진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