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새삼 느껴요" | 에스콰이어코리아
PEOPLE

조보아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새삼 느껴요"

샹냥하고 싹싹한 배우로만 생각했다면, 고쳐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드라마에서 군검사 역할을 맡은 조보아가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2.25
 
 
예능 〈신세계에서〉 영상을 보니 넷플릭스 작품을 다 꿰고 있던데요.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들까지도 챙겨 보던데.
엄청 많이 봐요. 저는 배우로서 연기를 중점적으로 보기보단 시청자로서 스토리를 우선적으로 봐요. 스토리텔링이 있는 영상물을 좋아하거든요. 〈블랙미러〉 〈버드박스〉 〈더 스웜〉 〈프랙처드〉 〈굿걸스〉 〈너의 모든 것〉 〈뤼팽〉 〈조용한 희망〉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OTT는 자극적이고 스릴 있고 상상의 여지가 풍부한 작품이 많잖아요. 장르로 치자면 스릴러를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극과 극을 오가는 상황이 마음을 흔들어요.
스릴러를 해보고 싶진 않아요?
하고 싶어요. 항상 하고 싶었어요. 놀라는 역할도 좋지만 겁주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데뷔한 지 만 10년이 됐어요. 지금은 배우 조보아에게 어떤 시기인가요?
시작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여유도 생겼고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이 생겼어요. 20대의 조보아는 세상을 잘 몰랐지만 30대의 조보아는 조금 더 세상을 알고 성숙해졌고, 도와줄 수 있는 지원군들이 잔뜩 있어요. 누군가 10년 전으로, 20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요. 제 답은 ‘절대 아니다’예요. 열심히 살았고, 후회도 없어요. 현재에 만족하고요.
 
 데님 뷔스티에 가니. 실버 네크리스 로아주. 이어링 앤아더스토리즈.

데님 뷔스티에 가니. 실버 네크리스 로아주. 이어링 앤아더스토리즈.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 좋네요.
치열하게 즐겁게 살았지만 지금이 더 좋거든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보다는 지금 30대, 앞으로 40대, 50대, 살아갈 날들에 대한 기대가 커요.
지금은 더 욕심이 나나요? 아니면 초연해졌나요?
후자요. 서른 접어들면서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됐어요. 20대에는 아등바등 살아왔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죠. 모든 20대가 그렇듯이. 30대는 여유로워요. 그게 진짜 여유가 생겨서 여유로운 게 아니라, 스스로 여유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못 잡은 것, 놓친 걸 속상해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에요. 할 수 있는 걸 좋게 만들자는 마음이죠. 그렇다고 욕심이 없어진 건 아녜요. 잘하고 싶은 욕심은 평생 있을 거예요.
지금 당신이 가장 갈망하는 건 뭐예요?
〈군검사 도베르만〉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재미있게 찍고 있거든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고, 다 함께 만들어나가는 작품이에요. 감독님이 의견을 많이 경청하고 수렴하시거든요. 대사 한 마디, 눈짓 하나라도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말을 꺼내죠. 서로 대본에 없는 제안도 많이 하고,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리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요. 저희가 재미있게 찍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재미를 주고 싶어요. 욕심 많네요, 저.(웃음)
슬럼프를 맞닥뜨릴 때면 어떻게 통과하나요?
크고 작은 슬럼프는 항상 찾아오죠. 그럴 때 너무 우울해하기보다는 ‘이거 난관이 다시 찾아왔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고 느슨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요. 문득 떠오른 건데, 작품 티저가 나와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정말 많은 사람에게 보내고 있더라고요.(웃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게 사랑을 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새삼 느꼈어요.
사랑이 많은 사람이군요.
맞아요. 저는 감정 표현을 굉장히 많이 해요. 그때그때 긍정적인 감정이 들면 바로 이야기하죠. 이를테면 헤어 선생님께서 헤어스타일링을 너무 잘해주셔서 제가 늘 “진짜 너무 좋다”는 말을 남발하거든요.(웃음) 그리고 누가 보고 싶으면 바로 연락해서 “그냥 보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하죠. 성향이 다른 분들은 좀 놀라시기도 하는데, 저는 그렇게 좋은 감정을 빨리빨리 가감 없이 표현해야 상대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승무원을 꿈꿨고 실제 항공과에 입학했지만 배우가 됐어요.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맞나요?
열아홉 살 때까지는 그랬죠. 온실 속 화초처럼 엄마 아빠 품속에서만 살다가, 스무 살이 되어 서울로 올라오면서 의지가 강해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걸 알게 되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싶다고 말할 줄도 알게 되고. 운 좋게 배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죠. 그 후로도 기회를 놓치기도, 잡아보기도 하면서 성장해왔어요.
착한 아이였을 것 같아요.
착한 척하는 아이.(웃음) 남들에게 착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되게 커요. 지금도 그래요.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싶거든요. 신인 시절 누군가 저를 안 좋아하거나 무시하면 그게 너무 속상해서 어떻게든 작품 끝나기 전까지 친해지려고 노력하곤 했죠. 제게 그런 이상한 구석이 있더라고요. 모든 사람에게 예쁨받고 싶은.
 
 블랙 원피스 오프화이트. 레더 부츠 바이미나. 이어링 쥬디앤폴. 네크리스, 체인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원피스 오프화이트. 레더 부츠 바이미나. 이어링 쥬디앤폴. 네크리스, 체인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 욕심이 스스로를 힘들게 할 때는 어떻게 해요?
‘나를 싫어하면 나도 싫고 말지’ 하는 쿨한 마음이 저는 잘 안 돼요. 툭툭 털어내는 게 안 되죠. 이런 성격이 스트레스였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그 성격 덕에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었거든요.
대중이 조보아에 대해 좀 더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나요?
〈군검사 도베르만〉으로 제게 이런 단단한 모습, 진지한 모습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마냥 밝기만 한 사람은 아니라고요.(웃음)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다음에 해보고 싶은 장르는 스릴러와 멜로. 그리고 함께 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요?
저는 감독님보다는 어떤 작품인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감독님들은 어디서나 만날 수 있거든요. 이번 드라마의 진창규 감독님은 〈몬스터〉 B팀으로 같이 만난 인연이 있는 감독님이에요.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죠. 꼭 유명한 감독님이 아니더라도, 신인 감독님이더라도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좋은 연기를 끌어내주실 수 있는 분이라면 저는 좋아요.
조보아는 언제 가장 행복해요?
가족들이랑 수다 떨면서 커피 마실 때.
가장 두려울 때는요?
변화가 닥칠 때. 지난 한 해 동안 변화가 많았어요.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 헤어지고 주변 환경도 많이 바뀌는 상황이었죠. 잘해낼 수 있을까 두렵더라고요. 가까운 이들에게 투정을 부리다 보니 해결됐지만요.(웃음)
‘사람’이라는 키워드로 조보아를 설명할 수 있겠어요.
맞아요. 저는 스스로 해결하는 게 없어요.(웃음) 남들에게 의지하면서 답을 찾아가죠. 그만큼 제 주변 사람들이 기대고 싶을 때 곁을 내주고요.
조보아는 뭘 믿어요?
좀 유치하게 말해도 되나요? 엄마 말이요.(웃음) 어릴 때부터 엄마 말을 잘 들었어요. 날씨가 쨍쨍하고 일기예보에도 비가 안 온대도 엄마가 우산 들고 나가라고 하면 무조건 비가 왔죠. 지금은 엄마랑 친구 같은 관계인데, 여전히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관계에서 갈등이 있으면 엄마는 항상 “네가 먼저 다가가봐라”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져봐라” 같은 적극적인 해답을 주세요. “나는 못 했으니까 너는 이렇게 해봐”라고 하실 때도 많죠. 그렇게 하면 항상 일이 수월하게 풀려요. 믿음직한 인생 선배죠.
어느덧 3월이네요.
군복만 입고 드라마를 찍는데, 군복이 너무 얇아서 아직 너무 추워요. 우리나라를 지키는 분들인데 옷이 이렇게 얇아서 되겠어요? 시정해야 합니다.(웃음) 발도 시려요. 군화에도 기모를 좀 넣어야겠어요!
오는 봄에는 뭘 할래요?
꽃을 보러 가고 싶어요. 에버랜드 같은 곳에서 튤립과 장미가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나이가 들수록 꽃이 좋네요. 최근에는 집에서 리시안셔스를 키우고 있어요. 열심히 물을 주고 있습니다. 향기를 맡으면 봄이 온 것 같아요. →

Keyword

Credit

    FREELANCE EDITOR 이예지
    PHOTOGRAPHER 이준경
    STYLIST 박지혜
    HAIR 임철우
    MAKEUP 곽혜령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최지훈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