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진화로 나아가는 제냐 | 에스콰이어코리아
STYLE

혁신과 진화로 나아가는 제냐

제냐는 제냐의 길을 간다.

ESQUIRE BY ESQUIRE 2022.03.09
 
 
제냐는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해왔다. 클래식 남성복의 범주에 갇히지 않고, 더 넓고 다양하며 동시대적인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어떤 결기가 빚어낸 변화다. 특히 ‘제냐’라는 심플한 브랜드명과 함께 선보인 모던한 새 로고는 큰 결심 같았다.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한 새 로고를 발표한 이후 첫 공식 컬렉션인 2022 F/W 컬렉션을 취재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의 제냐 본사를 찾았다. 
 
 
팬데믹 이전, 쇼의 웅장함으로는 어떤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던 제냐가 전 세계 극소수 프레스만 초청한 작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시대를 통감할 수밖에 없었다. 프레젠테이션은 팬데믹 이후 진행됐던 지난 몇 시즌처럼 패션 필름 형식의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제냐의 뿌리,눈 덮인 오아시제냐로부터 시작된 런웨이는 미래적인 스튜디오와 경이로운 자연 풍광을 번갈아가며 이어졌다. 뷰포인트를 드라마틱하게 변주하며 클로즈업과 풍경을 병치하는 형식으로 몰입감을 주는 영상미에 알레산드로 사토리의 전매특허인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한 색감이 더해져 광활한 자연과 미니멀한 스튜디오를 채색하듯 퍼져나갔다. 영상 중반 이후 상징적인 퍼포먼스로 전환됐다. 프랑스 안무가 사덱 와프(Sadeck Waff)의 지휘로 제냐의 상징인 비쿠냐 컬러를 입은 수십 명의 안무가들이 손을 이용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퍼포먼스의 말미에는 마치 그래픽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손이 일렬을 이루었다. 대담한 스트라이프로 표현된 안무가들의 손은 비쿠냐 컬러 위에 블랙 스트라이프가 가로지르는 제냐의 새 시그니파이어를 형상화한 것. 사덱 와프의 퍼포먼스는 곧 알레산드로 사토리가 이어받았다. 오아시제냐로부터 밀라노로. 두오모 광장을 배경으로 사토리와 모델 군단은 다시 제냐의 시그니파이어 형상으로 군집을 이뤘다. 이 시그니파이어는 그야말로 1910년부터 이어진 제냐의 길, 여정을 의미한다. 피에몬테 오아시제냐를 가로지르는 65km의 232번 도로는 제냐의 여러 업적을 잇는 상징적인 장소로 자연을 사랑하고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던 창립자의 의지가 담긴 곳이다. 제냐의 역사와 사명을 상징하는 이곳이 제냐의 시그니파이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제 이 길은 남성복에 관한 제냐의 명확한 아이디어를 상징한다. 사토리는 현재 제냐의 미학과 윤리, 성능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와 기능의 레퍼토리들을 유기적인 언어로 정착시키는 과정에 있으며, 그 언어는 시간과 함께 변화하며 생동하는 중이다.
 
 
영상이 끝나고 사토리의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컬렉션이 세밀하게 소개됐다.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젠틀하면서도 현대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는 것. 기능적이고 개별적이고 편안하지만 또 순응적이지 않고, 야외와 실내를 아우를 수 있는 포멀리티에 관해 깊게 생각한 결과물이었다. 기능성 실크 소재의 테이퍼드 이너와 함께 매치한 트라페즈 셰이프의 코트, 울 소재 립스톱 아노락, 단독으로 혹은 블레이저와 입을 수 있는 정갈한 레더 셔츠, 아우터로 활용할 수 있는 풀오버와 두꺼운 점퍼처럼 형태와 기능을 레이어링하고 융합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이너웨어와 아우터의 경계가 흐릿할 정도로 변주를 준 점이 흥미로웠다. 소재는 컬렉션의 주제와 기능을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했다. 기존 원단을 재활용하여 제작한 제냐의 지속 가능성 #UseTheExistingTM 개버딘, 스쿠버 울, 테크니컬 실크, 울 데님 그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오아시 캐시미어 같은 소재는 다양한 색채로 레이어드되어 풍성한 텍스처를 드러냈다. 솔트, 프로스트 화이트 및 슬레이트 그레이 같은 밝은 컬러와 에보니 블랙, 마호가니 브라운 등 무거운 컬러, 제냐의 상징인 비쿠냐 컬러, 빈티지 브라스, 보랏빛 쿼츠 등으로 악센트를 준 컬러 팔레트도 무척 드라마틱했다. 이 외에도 날염 효과와 제냐의 새로운 시그니파이어인 자카르 스트라이프 디자인, 아웃도어적인 액세서리 매칭, 칼라와 포켓, 잠금장치 등 새로운 디테일이 섬세하게 적용돼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토리가 지난 몇 시즌 동안 실행해온 콘셉트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새로운 제냐적 콘텐츠로 자리 잡은 듯했다. 제냐의 묵직하고 명확한 변화는 이렇게 컬렉션에 진정성 있게 스며들고 있었다.  
 

Keyword

Credit

    EDITOR 고동휘
    PHOTO 제냐
    ART DESIGNER 주정화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