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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asse The Pearl Pelegrina
480 x 480 x 1280mm (1ea) | 90kg | 4050만원
카바세의 스피커들이 이토록 ‘SF적인’ 생김새를 가진 건 단순히 시각적 재미를 추구한 결과가 아니다. 1700년대부터 클래식 악기를 제조하고 1950년대부터 오디오를 만들었던 이 프랑스 브랜드는 오히려 올곧게 음향 설계에 천착해왔다. 그 와중에 동축 드라이버(유닛들을 하나의 축으로 놓는 드라이버 설계)와 구체 캐비닛이 ‘왜곡이나 착색 없이 정확하고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2018년 선보인 더 펄 컬렉션은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가 동일선상에 있는 세계 최초의 삼축(Tri-Coaxial) 드라이버를 갖고 있으며, 단 70조만 생산해 선보이는 플래그십 모델 더 펄 펠레그리나는 여기에 후면 30cm 우퍼까지 연동해 무려 ‘쿼드 동축 라우드 스피커’처럼 작동한다. 각 대역별 유닛을 위한 총 4개의 앰프가 스피커별로 3700W의 출력을 내며, 최대 134dB에 달하는, 이륙하는 비행기 수준의 볼륨까지 뿜어낸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이토록 유구한 역사의 산물이면서도 그 외관만큼이나 미래지향적이라는 것. 앰프에 네트워크 플레이어까지 품고 있어 별도의 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전용 앱에서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을 지원하며, 버튼 하나로 순식간에 TV에 연동시킬 수도 있다.
525 x 525 x 525mm | 45.5kg | 2500만원
이탈리아의 브리온베가 역시 1945년에 설립된 유구한 역사를 지니 오디오 브랜드다. 그 내력은 카바세와 정반대지만. 이들이 추구해온 극단은 가구 혹은 오브제의 영역에서,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최고의 오디오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실이 떨어질 거라 속단하면 곤란하다. 데이비드 보위도 브리온베가의 라디오포노그라프 모델을 ‘뮤지컬 펫’이라 부르며 애용하기도 했으니까. 브리온베가는 몇 년 전 이 걸작을 오늘날의 환경에 맞도록 리뉴얼해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 가능성에 눈을 떴는지 이번에는 토템을 재단장해 내놓았다. 큐브 형태의 보디 상단을 펼치면 날개처럼 스피커가 등장하는 기존 디자인에 라디오, 턴테이블, 블루투스 기능까지 담아 진정한 올인원 뮤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의 설명에 따르면 “내가 구현하려 했던, 정육면체 안에 숨겨진 ‘음악적 소명’을 우리 손으로 열어내는 콘셉트가 새로운 기술을 만나 순수한 향수와 환생을 동시에 이룬 것”이라고. 아무렴 음악을 틀 때마다 선물을 언박싱하는 듯한 감흥을 느끼고 보면, 이렇듯 시적인 예찬도 영 과장은 아니지 싶다. 우퍼, 미드 우퍼, 트위터를 품은 양 날개는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자부에도 부족함 없는 소리를 들려준다.
440 x 243 x 232mm | 6.5kg | 160만원
B&W는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모니터링 스피커로 사용된다는 자부심, 지난 30년간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놓친 적이 없다는 자부심을 가진 브랜드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다. 오디오 애호가는 물론 편의성과 스타일에 민감한 대중까지 한 번에 사로잡겠다는 꿈을. 포메이션 시리즈는 그 원대한 꿈이 성큼성큼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 6종의 스피커 라인업은 독자적인 전송 기술 ‘포메이션 와이어리스’와 내장 앰프로 무선 환경에서도 놀라운 음질을 구현한다. 해당 기술은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구성이든 몇 대든 집 안 곳곳에 두고 한 번에 제어하기도 간편하다. 그중 포메이션 웨지는 B&W 제플린의 DNA를 계승한 모델로, 이동이 간편한 1채널 스피커이면서 동시에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한다. 120도로 넓게 펼쳐진 곡면에 5개의 유닛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스트레오 사운드를 추구한 것이다. 쐐기(wedge)처럼 생긴 후면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B&W는 포메이션 웨지를 ‘룸 필링(room filling) 오디오’라고 소개하는데, 실제로 방 어느 구석에 두든 1대의 우퍼, 2대의 미드레인지, 2대의 트위터, 그리고 그 각각에 달린 5대의 파워앰프가 방을 꽉꽉 채우는 소리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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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 Vuitton Horizon Light Up Speaker
180 x 180 x 140mm | 1kg | 361만원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루이 비통에 남긴 가장 큰 자취. 그건 ‘무엇을 내놓아도 이상하지 않은 브랜드’라는 역동적인 이미지 아닐까? 제품 범주에서나 디자인 측면에서나 한계를 사방팔방 넓혀 놨으니까 말이다. 그의 생전 행보나 패션 관련 뉴스를 좀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루이 비통에서 포터블 스피커를 내놨다고 해도, 심지어 그 스피커가 온몸에 모노그램이 잔뜩 박힌 팽이 모양이라고 해도 별로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사진으로 볼 때까지는. 호라이즌 라이트업 스피커는 최고급 가죽, 폴리시드 스테인리스스틸,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키치하면서도 더없이 우아한 디자인의 스피커로, 음악을 틀면 그야말로 ‘발광’한다. 상단의 23개 플라워 모노그램과 테두리의 12개 알파벳이 비트에 맞춰 조명쇼를 벌인다는 뜻이다. 그것도 7가지 컬러, 3가지 애니메이션으로. 팽이 모양은 사실 루이 비통의 뚜삐 핸드백을 모티브로 한 것인데, 그 형태에도 나름의 당위를 넣었다. 똑바로 세워두면 소리를 사방으로 뿜는 무지향성 스피커로 작동하고, 한쪽으로 기대면 방향을 인지해 그쪽으로 집중된 소리를 들려주게끔 설계한 것이다. 3인치 우퍼와 0.75인치 트위터 2개, 30W 앰프 2개를 탑재했으며 완전 충전하면 최대 15시간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