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성우가 <인생은 아름다워>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고 한 이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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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가 <인생은 아름다워>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고 한 이유

옹성우는 스스럼없이 말한다. 아쉬움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하여. 변화와 그 앞에서 떠오른 고민들에 대하여. 그 모든 게 끝내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로 들리는 이유는 그것들이 옹성우의 세심하고도 단단한 언어로, 그의 나직하고도 확고한 목소리로 나왔기 때문이다.

오성윤 BY 오성윤 2022.03.24
 
 
 (커피 주문을 마치면서) 바닐라 라테를 시키셨네요. 캐러멜 마키아토가 아니라.
(웃음) 제가 캐러멜 마키아토를 굉장히 좋아했죠. 그런데 그것도 계속 마시다 보니 너무 달더라고요. 그래서 순화됐달까, 여전히 달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덜한 거로 찾게 된 게 바닐라 라테 같은 메뉴예요.
사실 궁금했어요. 드라마 〈커피 한잔 할까요?〉를 하면서 커피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했을 텐데, 그게 성우 씨 취향에 영향을 끼쳤을까 하고요.
확실히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커피 맛으로 유명한 곳에 가면 드립 커피를 시키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또 잘 모르는 카페에서 맛있는 드립 커피를 기대하기는 힘드니까, 상황에 따라 다른 거죠.
그런데 또 그 드라마가 커피에 대해 심도 깊게 다루면서도 오렌지 카푸치노, 아포가토 같은 메뉴까지 포괄했잖아요. 이른바 ‘순수령’ 같은 기조를 가진 작품이 아니라서 좋았어요.
맞아요. 실제로도 요즘은 커피 마니아들 중에 드립 커피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달콤한 커피 좋아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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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더 세련된 태도가 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왜 귀하다는 위스키로 대수롭지 않게 하이볼을 만들어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더 멋있어 보이는 것처럼.
그렇죠. 그런데 커피도 각 메뉴에 어울리는 원두가 따로 있잖아요. 그것처럼 위스키도 하이볼로 마시기에 어울리는 게 있는 것 같긴 해요. 좋은 위스키는 향이나 풍미가 강하니까 저도 최대한 스탠더드한 위스키로 먼저 시작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요.
위스키 좋아해요?
좋아하는 것까진 아닌데요. 그냥 마시다 보니까 (위스키도) 좀 먹게 되더라고요. 다음 날 숙취도 적고 깔끔해서. 제가 술을 맛으로 즐긴다기보다는 분위기로 즐기는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위스키를 선호하게 됐죠. 위스키로 뭐 술 게임을 하지는 않잖아요. “야, 잔 비워” 그런 식으로 마시지도 않고. 위스키를 마실 때의 그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해요.
사실 우리 2년 전에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네. 지하에 스튜디오 있는 건물 2층에서 인터뷰했었잖아요. 경치 좋은 테라스 있는 데에서.
기억하시네요. 제가 머리도 많이 길었고 마스크도 끼고 있어서 못 알아보실 줄 알았는데.
기억나죠. 그때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얘기도 하고, 앨범 〈LAYERS〉 활동 막바지일 때라 앨범 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요.
제가 그때도 나름 옹성우 씨에 대해 많이 찾아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자꾸 몰랐던 측면을 발견하게 되네요.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위스키를 좋아할 줄이야.
(웃음) 계속 새로운 걸 받아들이면서 나름 진화해가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저는 정말 촬영만 하면서 보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딱히 바쁘게 보낸 것도 아니지만요.
작품을 꽤 많이 했던데요?
꾸준히 하긴 했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한 작품 한 작품 연기에 온전히 에너지를 쏟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그래서 다른 것들에 신경 쓰지 않고 작품에만 집중했거든요. 또 이렇게 말하려면 결과물이 좋아야 할 것 같은데.(웃음) 어쨌든 제가 원래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집중이 도움이 됐어요.
바깥에서 보기에는 바빠 보일지 몰라도 성우 씨는 예전부터 해온 게 있으니까.
네. 상대적인 거죠. 앨범 활동을 할 때는 그로 인한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잖아요. 그걸 소화해야 하고요.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경우에는 한 작품을 위해서 함께 한 걸음씩 달려가는 느낌이 있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바쁘게 느껴지기보다는 편안하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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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공개 예정인 영화만 세 편이더라고요.
맞아요. 〈인생은 아름다워〉 〈정가네 목장〉 〈서울대작전〉. 특별출연 한 넷플릭스 영화까지 합하면  4편이에요.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우연히 시기가 맞아떨어지고, 미뤄진 것도 있고.
〈인생은 아름다워〉는 2년 전 인터뷰할 때도 곧 개봉할 거라고 얘기 나누고 그랬었죠.
제작 발표회까지 했잖아요. “다음 주에 극장에서 만나요~” 그랬는데 (웃음) 아직도 못 나왔네요.
이런 시대가 올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그 영화는 또 작품이 좋아서 못 내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적당히 타협해서 공개해버리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라서?
네. 그렇게 알고 있어요 저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거든요. 일단 뮤지컬 영화잖아요. 사방에서 채워지는 사운드로 감상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상황이 좀 나아지고, 극장 분위기가 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해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휴대폰 속의 요만 한 옹성우가 노래 부르며 춤추는 걸 보는 거랑 극장에서 배우들이 나를 에워싸고 춤을 춘다는 느낌을 받는 거랑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겠죠.
물론 제가 제작진의 의도를 다 알지는 못하죠. 그런데 선배님들이 녹음을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춤을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시는지, 그런 걸 봤잖아요. 개인적으로는 큰 극장의 대화면과 사운드로 압도하면서 몸과 마음을 탁 감싸주는 순간을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첫 공개는 극장에서 좋은 시기에 잘 해야 하지 않나, 자꾸 안타까워하게 되는 것 같고요.
〈정가네 목장〉은 어땠어요? 시놉시스로 보기에는 배우 옹성우가 처음으로 극의 배경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숲이 되어주는’ 역할을 맡은 것 같던데요.
맞아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 제게 너무 좋은, 너무 필요했던 경험이었어요. 사실 제가 부족하지만 연기를 주연 배우로 시작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물론 주연 캐릭터만 작품을 이끌고 가는 건 아니지만 주연이 그 캐릭터성을 가지고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하면 생명력이 없는 인물이 되어버리잖아요. 그러지 않기 위해 호흡을 만들고 캐릭터를 창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가네 목장〉에서 정훈을 연기하는 게 좋은 경험이었죠.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같이 호흡해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도, 인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캐릭터를 연기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필요했던 경험’이라는 표현이 귓가에 남네요.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요. ‘에너지를 뱉는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하는 방향성을 좀 잡게 되기도 했고요. 제가 말을 할 때 소리가 안으로 먹는 편이잖아요. 뱉어내는 게 아니라. 배우로서는 안 좋은 습관인데, 그게 사실 어떤 캐릭터에는 도움이 되기도 했었어요. 준우(〈열여덟의 순간〉)나 이수(〈경우의 수〉) 같은 캐릭터를 표현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었던 거죠. 둘 다 막 발산하기보다는 자기 안의 상처나 마음에 집중한 채 표현해야 했던 캐릭터였으니까. 그런데 정훈이는 막 뱉어내고,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인물이거든요. 처음으로 그런 걸 해본 거죠. 어렵기도 했지만 그래서 진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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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오정훈
    FEATURES 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박현구
    STYLIST 최진영
    HAIR & MAKEUP 엄정미
    ASSISTANT 송채연/권혜진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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