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마이 라이프> 김지은은 스스로가 '굉장한 욕심쟁이'라고 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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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마이 라이프> 김지은은 스스로가 '굉장한 욕심쟁이'라고 했다

배우 김지은은 이제 두려운 게 없다고 했다. 그저 앞에 놓인 가능성들이 궁금할 뿐. “내가 다음엔 뭘 또 할 수 있을까?”

오성윤 BY 오성윤 2022.04.22
 
 
화보 시안을 따로 출력해서 보셨나 봐요.
(프린트 파일을 소파 옆으로 옮기며) 아, 네. 봤어요. 시안도 보고 사전 질문지도 봤고요. 제대로 준비하고 싶어서, 공부를 좀 했습니다.
공부까지요.
사실 뭐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요. 시간 날 때마다 보고 또 보고 했던 거죠. 특히 질문지는 딱 한 번 봤어요. 이번에 인터뷰를 생각나는 대로 솔직하게 하고 싶어서.
요즘 촬영 때문에 바쁘지 않아요? 내일도 드라마 대본 리딩이 있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그래서 어제도 좀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어요. 대본 보느라고. 그런데 아무리 바빠도 제가 뭔가를 앞두고 미리 준비를 못 하면 불안해하는 성격이거든요. 제가 또 일정 여유가 없을 때 오히려 시간을 잘 분배해서 뭘 하는 편이라, 다행히 잘 준비한 것 같습니다.
욕심쟁이인가요?
굉장히 욕심쟁이입니다.
굉장한 욕심쟁이란 어떤 것일까요. ‘살면서 나만한 욕심쟁이는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
(웃음)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요. 그냥 늘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뭘 하면 잘하고 싶고, 기본적으로 그런 욕심이 있죠. 챙기고 싶은 사람도 많고. 욕심만큼 몸이 따라주지는 않지만요.
 
 
몇 마디만 나눴는데도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사실 화보 촬영하면서 느끼기에는 그냥 타고나기를 재능이 넘치는 사람인가 보다 했거든요.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진심이에요. 포토그래퍼랑 스타일리스트도 지은 씨 너무 잘한다고 계속 감탄했고요. 그래서 미리 말씀드린 것보다 몇 착장 더 촬영했잖아요. 다들 신나서.
그러니까요. 너무 재밌어서 저도 즐겁게 촬영했어요. 사실 오늘 내내 촬영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거든요. 저녁 6시에 촬영 시작이네. 늦게 하네. 난 빨리 하고 싶은데, 지금, 12시에 하고 싶은데.(웃음) 계속 그러고 있었어요.
너무 잘하더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재미있었다는 답으로 살짝 돌리셨네요.
(웃음) 제가 칭찬에 약해서요. 이번 화보 콘셉트의 시작점이 김지은이었잖아요. 시안에 ‘표정이 풍부하고 표현을 겁내지 않는 배우 김지은의 매력을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써두셨더라고요. 사실 제가 화보 촬영할 때 긴장을 많이 해서, 원래는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준비를 하면 오히려 어색해질 것 같더라고요. 그냥 카메라 앞에서 스태프들이랑, 우리 친구들이랑 놀듯이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게 좀 수월했던 것 같아요.
사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문했다고 비일상적인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큰 재능이죠.
감사합니다. 오늘 되게 부끄러운데요.(웃음) 스태프들이 다 친한 사람들이라 다행이었어요. 저보고 예쁘다 예쁘다 해주는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
칭찬받는 거 익숙하지 않아요? 드라마 메이킹 영상들만 봐도 ‘컷’ 하면 바로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지은 씨 칭찬을 쏟아내던데요.
제 생각에는, 어린 친구가 열심히 하니까 그냥 격려해주시는 것 같아요. 따로 얘기할 때는 쓴소리까지는 아니어도 제가 듣고 배울 만한 얘기도 진짜 많이 해주시거든요 선배님들이.
특히 남궁민 씨는 거의 함께 촬영하는 신마다 칭찬을 했잖아요. 제가 몇 달 전에 남궁민 씨를 인터뷰했었는데요. 〈검은 태양〉 끝났을 때.
봤어요. 〈에스콰이어〉 인터뷰.
아, 그걸 봤어요?
네. 선배님이 그렇게 자랑을 하셔서요.
자랑을?(웃음) 정말 신기한 분인 것 같아요. 종잡을 수 없는 사람.
(웃음) 그쵸.
아무튼 남궁민 씨도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한 배우잖아요. 그런데 인터뷰 때 그러더라고요. 연기를 잘하는가 못하는가보다 연기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 거라 생각한다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볼 때도 자세를 더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다고요.
네. 제 경우에도 제가 좀 열심히 하려고 하는 편이고, 선배님이 그걸 캐치하고 봐주신 듯해요. 사실 저희가 처음 만난 게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때였거든요. 선배님이 주인공이고, 저는 거의 단역이었고. 같이 나오는 건 딱 한 신뿐이었죠. 그런데 그때 이름 물어봐주시고 계속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시더라고요. 저는 ‘우와 남궁민 선배님이 나보고 열심히 한다고 했어. 더 열심히 해야지’ 감격했고요.
진심이 느껴지는 격려였나 보네요.
맞아요. 그러다가 오랜 뒤에 광고 촬영장에서 또 한 번 뵀는데, 그때도 선배님이 먼저 알아봐주시더라고요. 뭐 하고 지내냐고 물으시길래 그냥 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니까 ‘요새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잘 지내나 했어’ 하셨고요. 그런데 사실 저는 열심히 하는데도 오디션에 계속 떨어지고 잘 안 풀려서, 나중에는 본가에 내려갈까 생각도 했거든요.
 
블랙 원피스 비뮈에트. 스웨트 팬츠 아더에러. 그린 스틸레토 힐 세르지오 로시.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원피스 비뮈에트. 스웨트 팬츠 아더에러. 그린 스틸레토 힐 세르지오 로시.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활동을 멈추려고 했군요.
이러다가는 정말 힘들어질 것 같아서 좀 쉬고 오자 했던 거죠. 그런데 〈검은 태양〉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이 그러는 거예요. 만약 지은 씨가 최종 캐스팅이 되면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고요. 결국 오디션을 서너 번 더 보고 나서야 정말 본가에 내려가기 직전에 기적적으로 출연이 결정 됐고, 그때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가 있다고. 감독님도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서 저라는 배우를 알고는 있었는데, 존재를 다시 상기시켜준 사람이 있었다는 거예요. 그게 남궁민 선배님이었던 거죠. 유제이 역을 신인 배우로 하고 싶어서 여럿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선배님이 제 얘기를 했대요. 이런 친구도 있으니까 어떤 역할이든 고민할 때 한번 같이 봐주세요 하고.
그랬구나. 몰랐어요.
네. 저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얘기를 언급하는 게 처음인데요. 혹시나 선배님께 예상치 못한 누를 끼칠 수도 있잖아요. 제가 워낙 그런 부분에 조심스러워서. 그런데 또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남궁민 선배님한테 항상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기도 했고요. 그때의 저처럼 열심히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서요. 저는 그랬거든요. 어떤 순간에는 세상이 저한테 ‘안 돼. 열심히 살아도 안 돼 너는. 최선을 다해도 안 돼. 그런 사람도 있어’ 하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혼자 엄청 울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제가 나중에야 깨달은 걸 전해주고 싶은 거죠. 열심히 하면 될 거라고. 정말로 최선을 다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도와줄 거라고요.
지은 씨에게는 그게 남궁민 씨였고요.
나도 꼭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 후배가 보이면 어떻게라도 이끌어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줘야겠다고. 그래야 그때의 저 같은 배우가 포기를 안 할 테니까요.
이유는 물어봤어요? 지은 씨를 기억하고 추천한 이유가 뭐였는지?
네. 촬영하는 동안 제가 선배님한테 연기에 대한 걸 정말 많이 물었거든요. 그러다 대뜸 그런 질문도 한 거죠. “그런데 선배님은 왜 저를 추천해주셨어요?” 그때 그러시더라고요. 저를 보면서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요. “열정도 넘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정말 최선을 다하는데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고 환경도 도와주지 않는 것 같고. 그랬던 예전의 내가 생각이 났어.” 저한테는 그게 정말 큰 칭찬으로 느껴졌어요.
〈닥터 프리즈너〉 때 워낙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잖아요. 지금도 배우 김지은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이 회자하는 연기인 것 같고요.
맞아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기억해주시더라고요. 정말 작은 역할, 그냥 이렇게 지나가는 역할이었는데도.
오민정이 극의 흐름에서는 사실 게임의 판세를 뒤집는 일종의 ‘변수’ 정도로 제시되는 캐릭터였죠. 그런데 동시에 데이트 폭력 피해자라는 무거운 인물 설정을 갖고 있기도 했잖아요. 주요 인물들의 동기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불쑥불쑥 등장하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오민정이 겪고 있는 끔찍한 감정이 전달돼서 저는 그게 참 놀라웠어요.
맞아요. 그런 역할을 하는 캐릭터였죠. 그런데 어쨌든 제가 맡은 건 오민정이라는 사람이고, 저는 그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믿었던 사람, 연인에게 배신을 당했고, 끔찍한 일을 당했고, 그걸 누군가에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사람에게조차 배신을 당했고. 그랬을 거라 생각하니까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표현이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감독님께서 커트를 해주실 거라 믿고 그냥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추가 촬영으로 몇 번 더 출연시켜 주기도 했고요. 오민정이라는 친구는 짧게 나왔지만 저도 생각이 많이 나는 친구예요.
 
슬리브리스 톱 알렉산더 왕. 플라워 패턴 팬츠 문선. 슬링백 펌프스 미우미우. 실버 네크리스 이스트인디고 x 아몬즈. 펄 네크리스 세라보니또 x 아몬즈. 링 센티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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