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 "까데호는 정말 미친 사람들이에요. 이게 정말 맞나 싶어요."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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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살 "까데호는 정말 미친 사람들이에요. 이게 정말 맞나 싶어요."

넉살이 인디 신에서 가장 도발적인 잼 세션 밴드 까데호와 함께 돌아왔다. 메트로놈 템포도 맞추지 않고 함께한 이번 작업은 아마 힙합과 인디 신 모두를 뒤집어놓을 것이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5.20
 
개구리 프린트 후디 왓더프로그. 티셔츠, 블랙 데님 팬츠, 캡 모두 에디터 소장품.

개구리 프린트 후디 왓더프로그. 티셔츠, 블랙 데님 팬츠, 캡 모두 에디터 소장품.

 
이번에 공개하는 ‘넉살 × 까데호’의 싱글 ‘알지도 못하면서’를 미리 들어봤어요. 힙합 아니던데요?
까데호 형들이 보통이 아녜요.
엄청 모던하고 로킹한 제임스 브라운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도 형들도 이 음악을 뭐라고 해야 할지는 몰라요.
인트로 가사 라임도 좋아요. “몇 개의 시로 나는 이제 부르주아 몇 개의 시로 어디든 날 불러 주어”.
〈1Q87〉 앨범에 ‘AKIRA’라는 노래 중에 “몇 개의 시로 나는 이제 부르주아”라는 가사를 떼어왔어요. 주변 사람들이 가끔 저한테 ‘또 우려먹냐’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그냥 또 우려먹어 봤어요.
까데호는 인디 신에선 특유의 스타일로 정말 유명하죠. 특히 이태훈의 기타가요.
망나니 기타리스트.(웃음) 장난이고요. 전혀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의 느낌이 있어요. 태훈이 형(이태훈)도, 베이스 치는 재호 형(김재호)도, 드럼치는 다빈(김다빈)도 다들 자유로워요. 보통은 녹음할 때 메트로놈의 클릭 소리를 들으며 템포를 맞추잖아요? 이번에 까데호랑 작업할 때는 클릭을 안 들었어요. 드럼도 클릭 없이 연주해서 bpm이 일정하지 않아요. 리듬은 있지만, 일정한 템포는 없는 거죠.
네? 뭐라고요? 메트로놈 클릭 없이 녹음을 했다고요? 왜요?
진짜로요. 게다가 녹음을 동시에 했어요. 보컬까지 다 같이요. 실시간 연주에 맞춰서 저도 옆에 있는 룸에 들어가서 랩을 했죠. 제가 그래서 물어봤어요. “이렇게 해도 돼?”라고요.
안 되죠, 보통은.
(웃음) 근데 형들이 “까데호는 원래 이렇게 한다. 너도 이렇게 해야 한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다 그냥 완전히 자유롭게 했어요.
제가 태훈 씨랑 친분이 좀 있어서, 거칠게 한 마디만 할게요. 미친 사람들 아닌가요?
(웃음) 정말 미친 사람들이죠. 저도 이게 맞나 싶었는데, 막상 작업은 정말 재밌었어요.
원테이크 녹음을 했다는 거죠. 보컬까지?
대부분을 원테이크로 했고, 수정도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거의 만취 상태에서….
으하하하.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웃음) 녹음을 춘천에서 했거든요. 형들이 서울에 오고 나서야 “아, 이게 이렇게 녹음됐구나” 이러고들 있더라고요. 하하하.
춘천 어디서 했어요?
상상마당에서요. 거기 녹음 시설이 정말 잘되어 있어요.
밴드들의 로망이긴 하죠. 원테이크 합주 녹음이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보통 보컬은 따로 하는데….
저도 똑같이 말했죠. “밴드는 그렇다 치고 나는 그럼 어떻게 하냐. 테이크를 여섯 번 일곱 번 가면 나는 그 노래를 풀로 일곱 번을 다 불러야 하는데, 어쩔 거냐” 그랬죠. 그랬더니 “어 맞다. 다 해라”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박자가 완전히 나간 거나 너무 심하게 실수한 경우가 아니면 고치지도 않았어요. 80%는 원래 소스로 썼으니까요.
(웃음) 하하하.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한데요. 무서운 사람들한테 당한 것 같아요.
저도 제가 뭔가에 좀 홀렸다고 생각해요.(웃음) 제가 제대로 랩하고 가사 쓴 지가 15년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15년 만에 이렇게 재밌게 작업한 건 처음이었어요. 정말 살아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는 느낌이에요. 감정선에 따라 연주가 계속 바뀌거든요.
 
 페인트 로고 프린트 후디 왓더프로그. 데님 팬츠 언어펙티드 by 이스트로그. 티셔츠 에디터 소장품.

페인트 로고 프린트 후디 왓더프로그. 데님 팬츠 언어펙티드 by 이스트로그. 티셔츠 에디터 소장품.

 
정말 무척 기대됩니다.
저희만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여 있어요. 형들도 그래요. “야, 이거 우리만 좋아하는 거 아니냐”라고요.
까데호랑은 어쩌다 만났어요?
좀 오래됐어요. 제가 아직 20대였던 7, 8년 전에 제 친구를 통해 지금은 제주도에 가 있는 전 까데호 드러머 규철이 형(최규철)을 알게 됐어요. 규철 형 보러 갔다가 태훈 형을 처음 보게 됐죠. 재호 형은 사실 그보다도 더 전에 음악 하는 다른 친구가 소개해준 적도 있었고요.
까데호 노래에 피처링도 한 번 했었잖아요.
맞아요. 까데호의 ‘Cyber Holiday’란 곡이죠. 제 2집에 있는 노래 ‘AKIRA’의 연주를 까데호가 해주기도 했고요.
이번에 밴드 사운드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AKIRA’ 작업을 하면서, 어떤 꿈이 있었어요. ‘나도 밴드랑 같이 해보고 싶다’는 꿈이요. 그 밴드가 콘서트 때 연주만 해주는 세션 밴드가 아니라, 진짜 밴드, 나와 함께 음악을 만드는 밴드였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평소 까데호 음악 팬이라 같이 해보면 재밌겠다 싶었죠. 그래서 만나서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해본 적이 있어야 할 텐데, 밴드 사운드와 해본 적이 없으니 안 되더라고요.
하하하. 그렇겠죠.
작업 방식이 너무 다르니까요. 같이 술도 마시고 시간도 보내면서 점차 동화되고 익숙해졌어요. 까데호의 완전 자유로운 스타일에 동화되면서 힙합을 하며 제가 규정짓고 있던 어떤 규칙들을 하나하나 다 무너뜨리는 작업을 하게 됐어요. 어떤 파트는 촘촘하게 박자를 쌓아야 하고, 어떤 파트는 레이어를 쌓아서 풍성하게 만들어야 하고, 뭐 그런 방법론 같은 게 있었는데, ‘내가 들어서 좋은 게 최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처음에 우리를 감동시킨 그 연주와 사운드 또 그 생동감이 결국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런 식으로 사고방식이 바뀌었죠. 그렇게 작업하다 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밴드랑 한번 해보고 싶다’의 수준을 넘어선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지더라고요.
근데 까데호는 원래 잼 세션(즉흥연주)을 하는 밴드잖아요. 잼은 계속 변하는 거라, 노래나 랩을 붙이기 힘들지 않나요?
처음엔 제가 쓴 벌스의 느낌을 말해주며 시작해요. “형들 이건 뭔가를 때려 부수는 방식으로 가줘”라든지 “와장창하고 시작해줘”라든지의 방식이죠. 그럼 그 느낌에 맞게 재밍을 하면서 휴대폰으로 녹음해뒀다가 좋은 구다리들을 편집해요. 예를 들면 첫 번째 잼의 A 구다리와 두 번째 잼의 B 구다리를 붙이는 식이죠.
까데호라는 밴드의 본능과 우연을 좀 말이 되게 편집했군요.
이 까데호라는 팀은 그런 식으로 작업한 지가 오래된 팀이라, 그게 자연스럽더라고요.
이거 이거… 딱 보니 록저씨들의 마음을 흔들겠는데요? 예를 들면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들이 아주 좋아하겠어요.
어, 맞아요.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저도 들으면서 ‘한대음 스타일이다’라는 생각을 살짝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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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S EDITOR 박세회
    FASHION EDITOR 임일웅
    PHOTOGRAPHER JDZ 정
    HAIR & MAKEUP 윤혜정
    ASSISTANT 이하민/송채연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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