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지창욱 "그래서 사막을 달릴 수 있는 바이크를 샀지요."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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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지창욱 "그래서 사막을 달릴 수 있는 바이크를 샀지요."

지창욱과 차기작 얘기를 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린 연기라는 기예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진짜라는 걸 믿는 게 중요하다고.

박세회 BY 박세회 2022.05.24
 
 
수영 씨하고 호흡은 어땠어요?
너무 좋았죠. 수영이에겐 항상 너무 고마워요. 만나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주변 지인들 모두가 수영이 칭찬을 엄청 많이 했어요. 어느 정도 좋은 사람인 줄은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이렇게 좋은 사람과 작품을 같이 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마음이 들 정도였어요. 연기를 잘하는 건 물론이고, 현장에서의 애티튜드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 배우로서 현장에 임하는 태도까지 모든 게 좋았고 멋졌어요.
최근에 지창욱 씨의 유튜브를 열심히 봤어요. 전작인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나오는 은오와 재원이의 라이프스타일이 거의 그대로 등장하더군요. 캠핑이며 서핑 등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요.
연유가 있어요. 사실 그 작품의 박재원이라는 캐릭터가 제가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현실의 지창욱을 투영한 인물이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현실에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박재원이라는 캐릭터가 좋아하는 캠핑과 서핑으로 꾸미려고 해봤어요. 팬들이 극 중 박재원과 현실의 지창욱 사이에서 조금 헷갈려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군요! 전 오히려 반대로 작가님이 현실에서 캠핑을 하고 서핑을 즐기는 지창욱 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박재원의 캐릭터를 설정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정현정 작가님이시잖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이죠. 〈연애의 발견〉도 무척 재밌게 봤고요.
 
 
셔츠 아미리 by 분더샵. 슬리브리스 톱 CMMN SWDN by 분더샵. 쇼츠 아크네 스튜디오 by 분더샵. 네크리스 에르메스. 슈즈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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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은 정말 명작이죠.  
정말 현실에 있는 사람들의 연애 같잖아요.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어요. 박재원의 극 중 직업이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원래 건축가가 아니었어요. 동네 사람들과 굉장히 가깝게 지내면서, 하루 종일 업장에 붙어 있어야 하는 인물이었죠. 그런데 작가님이 제가 캐스팅된 뒤 건축가로 바꾸셨더라고요. 원래 대본보다 훨씬 세련된 인물로 바뀐 셈인데, 막상 연기하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왜 바꾸셨는지.
그 드라마를 정말 좋아하는군요.
맞아요. 되게 좋아해요. 애착을 가진 작품이에요. 회당 30분짜리 드라마라는 점도 그렇고, 페이크 다큐처럼 중간중간 인터뷰가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요. 얼마 전 큰 인기를 끈 〈하트 시그널〉도 비슷한 형식이잖아요.
유튜브에 올라온 것 중 재원이가 즐기지 않을 법한 유일한 취미가 바로 바이크죠. 바이크 타는 영상을 보면서 바이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궁금했어요. 많이 다르죠?
다르긴 하지만 바이크 탈 때 생각보다 풍경을 많이 느끼지는 못해요. 위험해서요. 느껴지는 건 많이 다르죠. 바람을 직접 맞으며 바퀴가 두 개밖에 달리지 않은 기계에 매달려 가는 느낌은 정말 달라요.
승용차가 2D라면, 바이크는 4dx 느낌이겠어요.
그렇죠. 훨씬 자유로워지는 느낌이에요.
바이크도 종류가 다양하잖아요. 무슨 종류를 가지고 있어요?
동네 마실용 스쿠터가 한 대 있고, 네이키드 바이크가 한 대 있는데, 사실 이것도 동네에서나 타는 녀석이에요. 마지막으로 진짜 오프로드를 달리는 허스크바나가 있지요.
정말로 오프로드를 달려요?
거기에 맛 들리면 이런 도로에서는 못 탈 정도로 매력적이에요. 오프로드 바이크를 처음 탄 이유가 있어요. 바이크로 사막을 달려보고 싶었어요.
바이크로 사막을 달릴 수가 있어요?
달릴 수 있어요. 훈련을 좀 하긴 해야죠. 허스크바나로 오프로드 바이크를 시작하게 된 이유예요. 사막을 달릴 수 있는 바이크거든요.
엄청 낭만적이네요.
그런 게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종류의 감성 말이에요. 자유로운 게 좋아서 찾아다니고, 그 과정에서 겪는 감성적인 장면에 감동을 받아요.
보헤미안이네요.
보헤미안의 성향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보헤미안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하죠.
맞아요. 제가 아는 지창욱은 유튜브에선 보헤미안 같지만, 10년 동안 일을 쉰 적이 없는 사람이죠.
쉬는 날은 있었지만, 계속 작품을 했죠. 이십대를 다 보내고 생각해보니, 제 생일을 치른 적이 없더라고요. 이십대의 생일에는 항상 촬영을 했어요. 일이 싫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고 그래요. 원래 사람이 다들 그렇지 않나요? 일 많으면 쉬고 싶고 일 없으면 일하고 싶고. 욕심도 나고 지치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몸 관리를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했어요. 오늘 몸의 근육과 색이 참 아름답게 나왔어요.
요즘에 차기작 때문에 한창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어떤 차기작인가요?
액션이 좀 있다는 것 말고는 아직 밝힐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베스트, 팬츠 모두 리바이스. 슬리브리스 톱 렉토. 슈즈 에르메스. 네크리스 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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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액션을 한번 험하게 한 후로 좀 꺼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아,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예전에 〈THE K2〉라는 작품 때 액션 장면을 찍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하긴 했어요. 그 작품을 한 뒤로 한동안 액션은 좀 삼가고 싶었죠. 그런데 또 안 하다 보니까 ‘다시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 액션 얘기만 하면 한 주연급 배우가 해준 말이 기억나요. “전 스턴트를 쓸 수 있으면 무조건 써요. 스턴트 없이 주연배우가 액션을 전부 다 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영웅적으로 그려져서는 안 돼요”라는 말이었어요. 투자자와 제작진을 위해서라도 배우는 스턴트를 최대한 적게 해야 한다는 의미였죠. 혹시라도 다치면 비용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버리니까요.
배우가 다쳤을 때 들어가는 시간이나 금전적인 손실을 생각하면 그게 가장 합리적이죠. 이득보다 손해가 훨씬 크니까요. 전 제가 직접 했을 때 효과적인 장면들과 대역을 썼을 때 효과적인 장면들을 좀 나눠서 생각하는 편이에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무술팀이나 액션팀보다 잘할 수는 없거든요. 어떤 액션은 제가 하면 아무리 잘해도 박진감이 떨어지죠. 반면 잘 못 하더라도 제가 직접 했을 때 리얼한 감각이 살아나는 장면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떤 장면인가요?
몸 전체를 풀샷으로 잡는다거나 얼굴이 정면으로 나오는 장면들은 직접 해요. 사실 요즘에는 대역을 쓰고 페이스 체인지를 쓸 수도 있긴 하거든요.
페이스 체인지가 그렇게 많이 쓰이나요?
제가 나오는 드라마에서도 쓰인 적이 있어요.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서 프로급으로 서핑을 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재원의 캐릭터가 서핑을 정말 잘하는 인물이라 정말 열심히 배웠거든요. 그런데 그게 한두 달 배워서는 원하는 수준으로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날 파도나 바람의 상황에 따라, 오랜 시간 서핑에 익숙해진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멋이라는 게 따로 있는 법이죠. 제가 해보기도 했는데, 그다지 좋지 않았어요. 결국 프로 서퍼분이 대역을 해주시고 페이스 체인지 기법을 썼죠. 그럴싸하게 나왔어요.
그 외에도 반드시 대역을 쓰면 좋은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60대 슈퍼스타들이 액션 신을 직접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주먹질 하나도 너무 느려서 못 봐주겠어요. 동작이 너무 굼뜨다고 해야 할까요?
맞아요. ‘관객이나 시청자가 보기에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 가장 완성도가 높은가’라고 생각하면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죠.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사람 몸에 센서를 붙여서 근육의 움직임을 따고 목소리 연기만 녹음해서 가상 캐릭터에 입혀 영화 한 편을 완성해내는 일도 이제 곧 가능할 것 같아요.
그렇겠죠. 나중에는 또 그런 다른 시장이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가끔 해요. 가상의 캐릭터들끼리 주연 경쟁을 하는 거죠. 물론 아직 그 정도까지 기술이 발달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배우가 가진 고유의 오리지낼리티를 따라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전 방금 기자님이 말한 것처럼 사람이고 배우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모습보다 실제가 주는 감동이나 쾌감이 더할 것이다’라고 믿거든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진짜라고, 진심이나 희망을 믿는 거죠.
믿는 게 중요하지요.
그런데 또 때로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간혹 소름이 돋긴 해요. 요새 애니메이션은 정말 잘 만들더라고요. 이러다가 내 직업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라고 생각은 하면서도요.(웃음)
 
재킷, 셔츠 모두 토즈. 쇼츠 세븐피겨스. 이너 쇼츠 렉토.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벨트, 볼캡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네크리스 더 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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