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태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방 ‘그래픽’과 함께 가볼 만한 공간은?

최근 경리단길에 주목할 만한 공간이 생겼다. 독특한 건물의 외관을 보면 카페 또는 다이닝 바를 연상되겠지만, 이곳은 3월에 문을 연 그래픽노블 전문 서점 ‘그래픽’이다. 서점 건물답게 외벽을 자세히 보면 종이의 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픽은 만화와 술을 사랑하는 건축주의 공간인지라 서점과 술집의 중간 어딘가처럼 느껴진다. 내부 공간 곳곳에 책이 꽂혀있으면서도, 큼직한 JBL 스피커를 설치한 것이 이질적이면서 독특한 광경을 만들어낸다. 가장 독특한 점은 위스키를 판매한다는 것. 심지어 웬만한 바들 못지않은 라인업이다. 책과 음악, 술의 조합을 집이 아닌 공간에서 경험하고 싶다면 그래픽을 방문하자. 입장료 만 원을 내면 비치된 음료도 맘껏 먹을 수 있다.
 
 
지금은 단독주택 사이에서 영업 중인 요리주점이지만, 본래는 ‘시장골목’이란 이름답게 경리단길 초입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곳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경리단길에서 편하게 술을 먹고 싶을 때 찾기 좋은 곳이다. 주로 외국 음식을 소주, 맥주와 어울리도록 변형시킨 메뉴들이 많다. 시장골목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소고기 찌개’는 토마토 스튜를 변형시켰고, ‘과카몰리’에는 다진 마늘을 왕창 넣어 한국인의 입맛에 쏙 맞게 만들었다. 여기에 재밌는 점이 또 하나 있다. 이곳의 사장님은 사실 15년 경력 이상의 소믈리에 출신으로 와인에 대해 빠삭하다는 점. 예상외로 다양한 와인 리스트가 준비돼 있다. 가게의 요리와 어울리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와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어떤 술이라도 편하게 먹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경리단길은 유행의 파도가 한번 휩쓸고 간 자리인지라, 생각보다 오래된 가게들이 많지 않다. 번 라운지 시가 바는 이곳에서 몇 없는 10년이 넘은 가게다. 11년을 시가 바로만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경리단길의 인기가 꺾이고 코로나가 창궐해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 Hal 대표의 이름을 따 ‘Burn In Hal’이라고도 불리는 만큼, 바에는 항상 외국인이 즐비하다. 시가의 품질만큼은 독보적이라는 평도 받고, 종종 재즈 공연도 들을 수 있어 서울에서 이국적인 느낌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프리랜스 에디터 윤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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