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섭 "<사내맞선> 성공요인은 억지 갈등 없는 편안한 전개"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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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섭 "<사내맞선> 성공요인은 억지 갈등 없는 편안한 전개"

지금은 안효섭의 날이다. 그리고 안효섭은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걸 아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7.21
 
SB 멀티버튼 코트, LV 페인트 캔 백 모두 루이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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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로 시작한 시청률이 11%까지 상승한 데는 어떤 점이 주효했다고 생각해요?
입소문을 탄 것 같아요. 거기엔 넷플릭스 덕도 좀 있었어요. 거의 실시간으로 풀리면서 1, 2화 이후에 일본, 홍콩 등 비영어권 20여 개국에서 1위에 글로벌로는 2위까지 올랐죠. 이런 반응들이 기사로 나오면서 국내 시청자들이 다시 찾아보기 시작하신 것 같아요. 넷플릭스에서 지난 화를 보고 TV로 실시간 대열에 합류한 분들이 있을 거예요. 또 저희 드라마가 무겁지 않고 어떤 장면이든 충분히 재밌어서 중간 유입이 힘들지 않은 드라마였다는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나 싶어요.
맞아요. OTT로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실시간 방송의 시청률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죠. 그런데 저는 ‘편하다’는 점이 가장 신선했어요. 이 드라마는 큰 갈등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큰 악역도 없지요.
강태무는 신하리를 거의 처음부터 좋아하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사랑해요.
맞아요.(웃음) 그나마 악역이 할아버지(극 중 ‘강다구’, 이덕화 분)였는데, 할아버지도 위협적이지 않죠.
재벌이랑 연애하면 당연히 엄마나 아빠가 나타나 돈 주면서 꺼지라고 하고 싸대기 한 대 때리는 장면이 나와야 하는데…
하하하하. 할아버지가 하리에게 사직하라는 말을 하긴 하죠.
그런데 그것도 하리가 자신이 회사에 한 기여를 나열하고 “사직 못 합니다”라며 직진으로 돌파해버리잖아요. 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는 어느 정도 정해진 갈증의 틀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상 그런 틀을 다 지웠어요.
그래서 12부가 아직 안 나왔을 때 세정이한테 이렇게 얘기했어요. “우리 그냥 결혼하겠지?”라고 요.(웃음) 저도 사실 큰 갈등이 없다는 부분이 좀 걱정되기는 했어요. 갈등이 있고 해결하는 극적인 요소들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예쁜 거죠.
제 말이 그겁니다.
저도 이 작품 이후에 ‘생각보다 많은 시청자가 예쁜 걸 보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는 점이 흥행의 요인인 것 같기도 해요.
스컬프처 재킷, 셔츠, 스키니 팬츠, LV 바로크 더비, 타이 모두 루이 비통.

스컬프처 재킷, 셔츠, 스키니 팬츠, LV 바로크 더비, 타이 모두 루이 비통.

그나저나 이제는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있잖아요. 효섭 씨가 영어를 쓰는 배역을 맡으면 어떨까 싶어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재밌을 것 같긴 해요. 좋은 역할인데 영어를 쓰는 배역이면 해보고 싶어요. 아직 영어로 연기를 해본 적이 없긴 하지만요. 그러나 ‘무조건 해외로 진출하고 싶다’는 마음은 아니에요.
영어로 연기를 하는 건 많이 다르겠죠?
일단 말이라는 게 안 쓰다 쓰면 진짜 어색해요. 계속 쓰다 보면 금방 또 괜찮아지긴 하거든요. 가끔씩 행사나 예능에서 갑자기 영어로 하라고 하면 굉장히 당황스러운 이유죠. 발성의 위치가 너무 달라서 그런 이유도 있어요. 혀도 근육이거든요. 한국어를 주로 쓰면서 훈련된 위치가 있는데 영어를 쓸 때는 그게 상당히 뒤로 밀리거든요. 갑자기 하려면 꼬이죠.
클래식 셔츠, 엠브로이드 팬츠 모두 루이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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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너의 시간 속으로〉지요.
맞아요. 아직 촬영 중이고, 아마 내년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예상해봅니다.
워낙 크게 성공한 〈상견니〉의 리메이크작이죠.
전 그 작품을 보진 않았어요. 리메이크작이라는 것만 알고 있죠.
〈에스콰이어〉는 같이 출연하는 전여빈 씨 역시 무척 사랑한답니다. 두 번이나 모셨었죠.
누나가 정말 착하고 배려심도 많아서 굉장히 잘 지내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이 효섭 씨한테는 착한 거 아닌가요?
그런 게 어딨어요.(웃음) 남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은 요새 현실 세계에는 드물지 않나요? 제가 모르는 걸까요?
아직 제작 중이라 자세히 대답하기 곤란할 것 같으니, 차기작 얘기는 그만 물어볼게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 중 후속편을 찍어보고 싶은 게 있나요?
〈낭만〉의 3편을 해보고 싶어요. 그 드라마가 생존에 관련된 거긴 한데, 그냥 육체적인 생명에 관한 것만 다루는 게 아니라 병원이나 개인이 얽힌 상황과 그때의 감정들이 그 생존에 잘 융합되어 있어서 정말 재밌어요.
작품 활동 말고는 어디에 시간을 써요?
유튜브를 많이 봐요. 유튜브로 영화도 많이 보고요. 최근에는 자레드 레토가 나오는 〈미스터 노바디〉를 봤어요. 넷플릭스엔 없고 유튜브에 있어요. 당연히 유료고요. 〈이웃집에 신이 산다〉 감독의 차기작이에요.
그냥 유튜브 영상은 어떤 걸 주로 봐요?
대중없는데, 굳이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긍정적인 사람들의 채널을 주로 봐요. 예를 들어 음식 하나를 먹어도 마냥 많이 먹기만 하는 게 너무 감사해하고, 맛있게 음미하며 먹는 영상을 보는 식이죠. 여행 유튜버라면 큰 소리로 흥분하는 사람이 아니라 부드럽고 조용하게 여행하는 사람들 영상을 봐요. 제가 보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영상을 찾는 편이에요.
화내고, 짜증 내고, 슬퍼하는 걸 보면 스트레스를 받나요?
받아요. 그래서 굉장히 감동적인 몰래카메라 영상들, 혹은 사회 실험 영상들이요. 누군가를 몰래 도와주고 그 반응을 찍거나, 힘든 상황에 처한 연기자를 행인이 구해주는 영상 같은 걸 보는 것도 좋아해요. 저 혼자만으로 인류를 바꿔놓을 수는 없겠지만, 전 인류를 응원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인류의 선을 믿는다는 건가요?
선하다고 할 수는 없고, 우리는, 인류는 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이라는 개념이 좀 애매해요. ‘인류는 행복할 수 있는 존재다’라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말이 좀 이상하죠?
SB 멀티버튼 코트, 디스트로이드 카펜더 데님 팬츠, LV 바로크 레인저 부츠 모두 루이 비통.

SB 멀티버튼 코트, 디스트로이드 카펜더 데님 팬츠, LV 바로크 레인저 부츠 모두 루이 비통.

아까부터 느낀 건데, 좋은 의미로 10대 같아요. 청년, 맑은 사람, 파란색.
하하하.
이번에 '더 프레젠트 컴퍼니'를 공동 설립했어요. 작명을 보니 〈미움받을 용기〉에서 정말 많은 영감을 받았나 봐요.
맞아요. 그 책의 가르침 중 하나인 ‘현재를 살아라’라는 데서 따왔어요. 그 책에 핀조명을 받고 있는 것처럼 살라는 말이 나와요. 핀조명이 제 위로 떨어지면, 주변에 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놓인 자신에게만 집중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스포트라이트’라는 단어를 쓰고 싶었는데, 이미 있더라고요. 여러 옵션들을 많이 고민했는데, 결국 가장 진심이 담긴 담백한 걸 고르게 됐어요. 프레젠트에는 선물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있으니까요.
스포트라이트 아래 있다고 생각하면, 세상의 많은 문제가 굉장히 심플해지겠군요.
맞아요. 사실은 과거에 얽매이는 게 굉장한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내가 지금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미래고 현재를 살아야 하니까요.
미래를 위해 사는 것도 좀 스트레스가 되겠죠.
나중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잖아요.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효도해야지’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모순적인 건 행복이라는 건 지금 이 순간밖에 못 느낀단 말이죠. 지금이 아니면 행복이라는 건 존재조차 하지 않아요.
욜로(YOLO)랑도 비슷하네요.
굉장히 비슷한 맥락이긴 해요.
카르페 디엠도요.
카르페 디엠이기도 하죠. 사실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고민하지 말고 ‘지금’ 실행에 옮기라는 뜻을 내포하니까요.
스카프 롱 오버 셔츠, 와이드 팬츠 모두 루이 비통.

스카프 롱 오버 셔츠, 와이드 팬츠 모두 루이 비통.

최근에 감명 깊게 읽는 책이 있나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있어요.
엄청난 고전을 읽고 있군요.
어려워요.(웃음) 사랑에 대해 아주 근본적으로 접근하거든요. 전 사랑의 기술이라고 해서 굉장히 아름다운 말이 적혀 있는 책일 줄 알았는데 과학적이고 냉정해요. 사랑이 제일 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랑도 습득해야 하는 거라는 게 마음에 남았어요. 보통은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랑은 할 수 있는 사람만 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사랑도 노력해야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아서 좋았어요.
저도 요즘 그 생각 많이 해요. 사랑하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공감 능력이 좋아야 하거든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누군가의 힘든 일에 공감을 잘 하려고 하지만 잘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억지로 쥐어짜서 공감하는 척은 또 잘 못해요.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던지는 건 정말 못하는데, 저랑 성향이 맞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본인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요.
보이지 않는 지렛대에 두 명이 서서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너만의 행복도 아니고 나만의 행복도 아니고 서로의 행복을 위해 신뢰를 계속 쌓아가는 거죠.
시소의 양쪽에 두 사람이 서서 밸런스를 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맞아요?
비슷해요. 내 행복을 찾자고 더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뒤로 가지도 않고, 딱 그 지점에 서서 균형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 그러려면 신뢰를 쌓아가는 게 중요하고요. 사랑도 우정도 그래요.
오늘의 인터뷰를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낸다면, 제목을 뭐로 하고 싶어요.
그날, 지금 이 순간의 안효섭. 그런 뉘앙스를 주고 싶은데요. 저 이런 질문 받으면 진지하게 고민하는 성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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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임건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채대한
    STYLIST 이민규
    HAIR 김승원
    MAKEUP 김주희
    SET STYLIST 박주현
    ASSISTANT 송채연/권혜진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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