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고잉홈 프로젝트'에 진심인 까닭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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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고잉홈 프로젝트'에 진심인 까닭

흩어진 음악가들이 모였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7.26
이번 '더 고잉홈 위크'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이번 '더 고잉홈 위크'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올 여름의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성공리에 마친 손열음 예술감독이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클래식 연주회 〈더 고잉홈 위크(The Going Home Week)〉에 피아니스트로 참여한다. 손 감독의 주도하에 해외의 실력파 떠돌이들로 구성된 악단 별칭 ‘고잉홈’이 이 프로젝트의 모태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고잉홈 위크 사이 잠시 시간을 내 손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고잉홈 프로젝트에는 손 감독의 애정이 각별하죠.  
그럼요. 제가 추진한 건 아니지만, 제 아이디어가 모태가 되었으니까요. 
그 과정을 살짝 설명해주세요.  
지난 2018년, 그 해 처음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고 나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악장·수석·단원 등을 한국으로 불러모아 오케스트라를 꾸렸어요. 그때 꾸린 오케스트라가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인데, 이 악단의 별칭이 바로 ‘고잉홈’이었어요. 그런데, 당시에 악단에 있던 모두가 음악적으로 너무 잘 맞는다고 느꼈고, 같이 모여서 연주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기 시작했죠. 되든 안되든 음악가들끼리 모여서 뭔가를 만들어보자는 그런 마음이요.  
첼리스트 김두민.

첼리스트 김두민.

프로젝트를 추진하신 분들이 이제는 클래식 계의 새로운 선생님들이 되셨죠.  
당시에 고잉홈 악단에 참여했던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호르니스트 김홍박, 첼리스트 김두민 이렇게 네 분이 사실 이번 고잉홈 프로젝트를 주도한 분들이세요. 재밌는 건 2018년에 이 악단이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분들 중 교직에 계신 분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한 분만 빼고는 다들 한국으로 돌아와 교편을 잡고 계세요. 어쩌면 교편을 잡으시면서 서울로 돌아와 계셨던 게 연주를 향한 열망을 더 키웠을 수도 또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갈 추진력이 되었을 수도 있겠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현대의 클랙식 연주가들이야 말로 진정한 디아스포라들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맞습니다. 저희가 처음 평창에 모였을 때 우리가 모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조인혁 선생님이 한 말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가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참 감사한 일이지만, 반대로 이런 훌륭한 연주자들이 해외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생각해봐야 한다.”라는 얘기였죠.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어떤 의미일까요?  
클래식 연주자로서 만약 한국에 더 많은 기회가 있었다면, 한국에서 활동했을 거라는 뜻이죠. 음악가가 필요한 수요가 다르거든요.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면 독일은 마을 단위로 그 마을의 악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심지어 그 마을의 악단이 연습하고 연주하는 음악당도 갖춰져 있어요. 클래식을 향유한 역사가 다르니 그걸 탓할 수는 없겠으나, 다만 한국에서 연주하고 싶어도 못 하는 연주자들이 있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 마음이 이 프로젝트의 중심이기도 하고요.  
손열음 감독님의 책에도 나오지요. 사실 연주자들의 일상은 화려하지 않다고. 악기를 들고 기차를 타고 세계를 떠도는 인생을 산다고요.
싱가포르에서 지난 이틀 간의 연주를 마치고, 어제 밤 비행기를 타고 오늘 아침에 한국에 도착했어요. 연주자들은 교통수단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많아요.
해외에서 악장과 수석을 맡으신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점에도 놀랐습니다.  
그렇게 된지는 정말 오래 되었어요. 우리에겐 아무래도 솔리스트의 독주회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악단이나 앙상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기회가 아직은 좀 부족했던 것 같아요.  
7월 30일, 〈더 고잉홈 위크〉의 첫날 공연인 ‘봄의 제전’은 지휘자가 없이 연주할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가운데 있을 때,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지휘자를 모시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악단의 모태가 된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연주자들이 베토벤의 3,5,6,7,8번 교향곡을 지휘 없이 연주해낸 전력이 있어요. 그때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물이 나왔던 걸 다들 경험해본 거죠. 지휘자 한 사람의 음악성이 아닌, 단원들이 다 같이 만들어나가는 음악적 경험은 굉장히 신기하고 또 신선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또 해보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연주회를 꾸리신 분들도 같은 생각이셨나봐요. 그러나 저 역시 ‘봄의 제전’을 최종 낙찰하리라고는 생각 못했죠.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오보이스트 함경.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오보이스트 함경.

이 곡을 고른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논의가 많았던 걸로 알고 제 의견도 물어보긴 했어요. 저 역시 후보로 이 곡을 떠올리긴 했는데, 그 이유는 이 곡이 태어날 때부터 문제작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탄생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에요. 그 무모함 또는 용감함이요. 여러분들이 익숙해하는 곡이라는 점도 영향을 줬겠죠? 이번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여러 후보곡들 중에 오히려 이 곡이 친숙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모든 단원들이 스코어를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프로페셔널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사실 직장인인지라 리허설 시작하는 날 악보를 처음 펼쳐보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모든 단원들이 지금 철저하게 악보를 예습하고 있으니, 보통 열정이 아닌 거죠.  
그렇죠. 저도 일이 아무리 많아도 일요일에 미리하진 않지요. 하하하. 감독님은 첫 공연에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함께 합니다. 마치 재즈 같은 느낌을 주는 곡이죠.  
제가 워낙 좋아하는 곡이에요. 쇼스타코비치를 좋아하기도 하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대비가 되면서 비슷한 시대에 쓰여진 곡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호르니스트 김홍박.

호르니스트 김홍박.

트럼펫이 앞으로 나서는 곡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이 곡은 특히 피아노와 트럼펫의 비중이 6대4 정도로, 그만큼 트럼펫이 중요해요. 알렉상드르 바티의 훌륭한 연주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연주회에서 유독 눈이 가는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전부 연주자들이 합심하고 공들여 만든 프로그램이지만, 역시 ‘봄의 제전’이 기대돼요. 프랑스의 어떤 악단이 지휘자 없이 연주한 전례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으니까요. 8월 2일에 하는 ‘볼레로: 더갈라’에서 연주하는 라벨의 볼레로도 기대됩니다. 두 개의 선율이 번갈아 가면서 총 16번 반복되며 커지는 곡이에요.
'더 고잉홈 위크' 연주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인 악단의 모습. '더 고잉홈 위크' 연주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인 악단의 모습. '더 고잉홈 위크' 연주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인 악단의 모습. '더 고잉홈 위크' 연주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인 악단의 모습. '더 고잉홈 위크' 연주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인 악단의 모습.
 
'더 고잉홈 위크'의 공식 포스터.

'더 고잉홈 위크'의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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