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30대에 가능한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은 이민호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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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30대에 가능한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은 이민호

배우 이민호는 오늘 같은 날이 꼭 휴일 같다고 했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시종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낚시광이 낚시 이야기를 하듯 일 이야기를 했다. 지난 드라마에서 배운 것에 대해서, 아름다운 작품들에 대해서, 연기라는 일의 희열에 대해서.

오성윤 BY 오성윤 2022.09.20
컷아웃 디테일의 케이블 니트 톱, 와이드 핏 케이블 니트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크리스털 및 FF 모티브 장식의 네크리스, FF 모티브 장식의 링 모두 펜디.

컷아웃 디테일의 케이블 니트 톱, 와이드 핏 케이블 니트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크리스털 및 FF 모티브 장식의 네크리스, FF 모티브 장식의 링 모두 펜디.

작품 차원에서 민호 씨가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측면을 꼽을 수 있을까요?
제가 이 대본을 처음 보고 가장 끌린 부분은 이 이야기를 해외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미장센도 새로울 수 있고, 어떤 균형감도 있을 것 같았고요. 만약 한국에서 제작해 만들었다면 표현이 굉장히 강해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이삭이 일본 경찰에 끌려가는 신이 있어요.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는 비슷한 상황을 그릴 때 실제로 고문당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파친코〉는 그런 장면을 생략하고, 그냥 차가 멀어져 가는, 가족과의 이별이라는 감정에만 집중시켰죠. 그런 생략과 적정 수준의 묘사가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고 더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면이 좋았어요.
맞아요. 단순히 한쪽을 악마화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기 위해 세심히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일본인 중에도 악랄하거나 인종차별적인 인물이 나오기도 했지만 반대로 지나가듯 등장하는 사람 중에도 인간적인 인물들이 있었잖아요. 하나의 의사와 간호사처럼. 원작 소설에는 없었던 고한수의 과거에 대한 에피소드도 그 인물을 한층 입체적으로 만들었고요.
모두가 사연이 있잖아요. 〈파친코〉 속 한수도 그렇고요. 각자의 사연을 들여다보기 전에 역사적 사실에만 기준을 두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국가와 국가 사이에 벌어진 일에 힘없는 사람들은 각자 생존 방법을 찾아야 했을테니까요. 그 흐름에 더 많이 휘둘린 한수 같은 사람은 좀 더 악한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저나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은 역사에 대해 배우긴 하지만 삶 속에 역사를 되새기며 살았던  세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느끼게 된 부분이 커요. 다른 누군가의 삶을 보면서 분노, 아픔,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며 공감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고, 앞으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FF 로고 안감이 특징인 울 코트, 컷아웃 디테일 니트 톱, 울 팬츠, 힐 부분에 메탈 펜디 오’락 디테일을 장식한 첼시 부츠 모두 펜디.

FF 로고 안감이 특징인 울 코트, 컷아웃 디테일 니트 톱, 울 팬츠, 힐 부분에 메탈 펜디 오’락 디테일을 장식한 첼시 부츠 모두 펜디.

〈파친코〉의 솔로몬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런 메시지였죠.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나아가자’ ‘그냥 더 잘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인데, 결국 할머니라는 창구를 통해 역사를 통감하고 자기도 모르게 말하게 되니까요. “사인하지 마세요” 하고.
맞아요. 반대로 우리도 다른 역사를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시대는 모든 게 극도로 가까워져서, 이제 어느 한 나라의 비극과 역사가 마냥 남의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으니까. 유튜브만 봐도 과거의 유대인 학살부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요. 조금만 더 들여다보고자 하면 이게 얼마나 참혹한 사건인지를 바로 느낄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저도 저절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심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고민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나, 인간이라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거죠.
사실 재일교포의 역사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하잖아요. 시즌1 엔딩에 재일교포 1세대 할머니들의 인터뷰 영상이 나오고, 마지막에 한 할머니가 일본어로 “지루한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데, 그 부분도 정말 기분이 묘했어요.
그래서 저도 시즌2가 정말 기대됩니다. 시즌1이 좀 깊은 감정과 다큐멘터리 같은 방식으로 풀었다면 시즌2는 훨씬 드라마틱해질 예정이거든요.
캐시미어 코트, 펜디 오’락 체인 모노그램 프린트 실크 셔츠, 울 버뮤다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피카부 아이씨유 포티 8 백, FF 모티브 삭스, 크리스털 및 펄 장식 플라워 브로치 모두 펜디.

캐시미어 코트, 펜디 오’락 체인 모노그램 프린트 실크 셔츠, 울 버뮤다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피카부 아이씨유 포티 8 백, FF 모티브 삭스, 크리스털 및 펄 장식 플라워 브로치 모두 펜디.

컷아웃 디테일의 케이블 니트 톱, 크리스털 및 FF 모티브 장식 네크리스 모두 펜디.

컷아웃 디테일의 케이블 니트 톱, 크리스털 및 FF 모티브 장식 네크리스 모두 펜디.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에 이어서 〈파친코〉 시즌2까지…. ‘이민호필름’(이민호의 유튜브 채널)의 업데이트는 앞으로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겠네요. 기다리는 팬들이 많던데.
그러게요. 올해와 내년은 계속 촬영 스케줄이 있어요. 만나는 분들마다 뭐 안 찍냐고 물어보시는데, 정말 찍을 여유가 없습니다.(웃음) 그래서 차라리 시나리오 같은 게 있으면 그런 걸 그대로 영상화하는 편이 빠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걸 이제 나만의 해석으로 좀 찍어본다거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생각해둔 것들은 있는데 그걸 언제 집중해서 찍고 올릴 수 있을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30대에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목표가 또 생겼기 때문에.
30대가 배우로서 가장 다양한 변주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싶어요. 20대 때 담지 못한 메시지까지도 담을 수 있는 나이대이기도 하고. 물론 40대는 또 40대만이 낼 수 있는 느낌이 있겠죠. 그래도 아무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30대에만 할 수 있는 걸 많이 남기고 싶어요. 저는 사실 〈상속자들〉도 ‘그래, 이 작품이 아니면 이젠 교복을 입을 수 없겠다’라는 생각으로 한 작품이었거든요. 비슷한 느낌인 거죠.
〈더 킹〉도 ‘백마 탄 왕자 이미지에 이제 마침표를 찍자’라는 생각으로 선택했다고 했죠.
그렇죠. 의도치 않게 언젠가부터 저한테 ‘백마 탄 왕자’ 이미지가 생겼고, 그게 10년 이상 지속되니까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거다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럼 아예 왕까지 해보자’ 하고요.(웃음) 저는 작품 선택 기준이 심플한 편이에요. 대본의 질이 좋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바가 있다면, 최종 결정은 그냥 그렇게 단순한 마인드로 하죠.
이제 동화 같은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는 안 하게 될 것 같다고도 했어요.
그래 놓고 또 막상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도 보면….(웃음)
‘한다면 좀 다른 사랑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단서를 달기도 했어요. 동의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하게 될 거라고요.
맞아요. 〈별들에게 물어봐〉는 우주가 배경이지만 그렇다고 판타지적인 로맨틱 코미디는 아닌 것 같거든요.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 강한 로맨틱 코미디죠. 우주라는 배경으로 펼쳐져서 조금 더 깊이 있게,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인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도 그렇고 비현실적인 설정도 그렇고, 그런 것을 시청자에게 설득하는 건 아무래도 이민호라는 배우의 장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사실 그 부분이에요. 얼마나 설득력 있게 비쳐질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요. 대본을 처음 볼 때도 그것부터 생각하게 되는 것 같고요. ‘이 인물이 대중이 보기에 설득력이 있을까 없을까?’ 사실 고한수의 경우도 어떻게 보면 기존의 이민호가 가진 느낌만 생각하면 애 셋 딸린 유부남이 바람피우는 역할이잖아요. 그 요소만 놓고 보면 제가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나 대중이 생각하는 제 이미지와는 매칭이 안 될 거라 생각해요. 상상이 안 되는 캐릭터지만 다른 어떤 지점들로 어떻게 설득력 있게 표현해서 이해시킬 수 있을지, 그런 점들을 가장 먼저 고려하죠.
리버서블 캐시미어 코트, 컷아웃 디테일 니트 톱, 울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메탈 소재 펜디 오’락 로고 장식의 미니어처 카드 케이스, 크리스털 및 FF 모티브 장식의 네크리스 모두 펜디.

리버서블 캐시미어 코트, 컷아웃 디테일 니트 톱, 울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메탈 소재 펜디 오’락 로고 장식의 미니어처 카드 케이스, 크리스털 및 FF 모티브 장식의 네크리스 모두 펜디.

펜디 오’락 체인 모티브 프린트의 실크 셔츠, 울 버뮤다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FF 모티브 삭스, 이어 플랩과 스트링이 달린 레더 해트, 메탈 펜디 오’락 모노그램 장식의 펄 소재 브레이슬릿 모두 펜디.

펜디 오’락 체인 모티브 프린트의 실크 셔츠, 울 버뮤다 팬츠, 펜디 패스터 스니커즈, FF 모티브 삭스, 이어 플랩과 스트링이 달린 레더 해트, 메탈 펜디 오’락 모노그램 장식의 펄 소재 브레이슬릿 모두 펜디.

〈별들에게 물어봐〉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일단 첫째는 누구나 했을 법한 고민에 대한 거였어요. ‘우리는 왜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태어났는가’. 해답은 아니더라도 그 고민들은 담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제 캐릭터도 직업이 산부인과 의사에 생명윤리에 대해 집착이라고 할 만큼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가 얼결에 우주 관광을 떠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부분, 인간의 존재에 대한 부분 그리고 저는 부성애라는 측면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심오한 작품이네요.
사실 작품 자체가 그렇게 심오하다거나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그냥 제 안에서는 그렇게 출발한 작품인 거죠. 공개됐을 때 누군가는 그냥 ‘유쾌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네’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군가는 더 깊이 몰입해서 볼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제가 대본을 보고 느꼈던 것처럼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할 수도 있겠죠.
전해질지 아닐지는 몰라도 배우는 한 발짝 더 들어간 생각을 갖고 임하는 거군요.
네. 작품에서 반드시 전해져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그게 전해진다면, 저와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다면 저는 희열을 느끼겠죠. 저한테는 배우라는 직업이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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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고동휘
    FEATURES 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홍장현
    STYLIST 정혜진
    HAIR & MAKEUP 장해인
    ASSISTANT 이정민/송채연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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