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정채연이 스스로를 '단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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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정채연이 스스로를 '단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그녀 안에는 꼬인 게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을 ‘프로 긍정러’라 말하는 정채연을 보고 확신했다. 그녀는 크게 빛날 것이라고.

김현유 BY 김현유 2022.11.22
 
니트 베스트, 스커트,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니트 베스트, 스커트,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몸은 좀 괜찮아요? 〈금수저〉 촬영 중에 크게 다쳐서 수술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아주 좋아요. 아직 재활 치료 중이긴 한데, 처음보다 팔이 훨씬 많이 움직여요. 사실 그렇게 큰 수술을 받아본 게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어요.(웃음)
말은 이렇게 해도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촬영 끝난 지 얼마 안 됐을 텐데, 요 근래엔 뭐 하고 지냈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유지하던 일상을 다시 찾고 있어요. 이미 촬영은 9월 말에 끝났는데, 이상하게 끝난 것 같지 않고 싱숭생숭해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올해 1월에 대본을 받고 2월부터 리딩을 시작했으니, 올 한 해 내내 〈금수저〉에만 몰입해 있어서 그랬나 봐요. 요즘은 집에서 혼자 요리도 해 먹고, 장도 보러 다니고, 강아지랑 산책도 하고… 조금씩 원래 삶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중이에요.
혼자 장을 보거나 산책하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지 않아요?
알아보실 때도 있긴 한데, 사실 다들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장 보는 것에 집중하시잖아요?(웃음) 강아지랑 산책하다가 산책 나오신 어머님들이랑 잔디밭에 앉아서 수다를 떨기도 해요. 견주들끼리 서로 ‘꿀팁’을 공유하는 시간이죠. 강아지 빗은 이게 좋더라, 저건 별로더라 하면서요. 연예인인지는 모르시는 것 같아요.
그냥 ‘예쁜 견주구나’ 하는 걸로.(웃음) 그때 다치는 바람에 다이아 완전체의 마지막 무대에 서지 못했는데, 많이 속상했겠어요.
여러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속상했던 게 다이아 무대를 못 한 거였어요. 멤버들끼리 마지막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거든요. 무려 지난 2월부터요. 5월에 저희 집에 다 같이 모여서 컴백 무대 관련 회의도 했고요. 저희도 저희지만, 팬들께도 아쉬움을 드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커요.
촬영은 진작 끝났지만, 이 인터뷰가 공개될 때쯤이면 〈금수저〉도 종영을 하죠. ‘나주희’로 지낸 시간들은 어땠나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촬영을 마친 후에도 이상하게 끝난 것 같지가 않고, 내일 당장 촬영하러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만큼 재미있게 촬영해서 그랬을 거예요. 저랑 주희는 굉장히 밝고 긍정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보통 촬영 후반으로 갈수록 지치는데, 주희 덕분에 저도 더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죠.
주희는 굉장히 정의롭고 뚝심 있는 인물이잖아요. 채연 씨도 그런 면이 있나요?
사람이라면 주희 같은 선택을 하기 쉽지 않죠.(웃음) 맨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 작가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주희는 끝까지 지금의 가치관을 지키는 올곧은 인물이니까, 그 모습을 잘 살려주면 좋겠다고요. 사실 주희는 변함없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계속 성장해나가고 있었어요. 한결같은 와중에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어요.
그동안 작품을 통해 다른 직업을 체험해본 경험은 별로 없어요.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캐릭터는 방송작가였던 〈금수저〉의 주희가 처음이었죠.
사실 개인적인 기대가 컸어요. 예능이나 드라마 출연하면서 작가님들을 뵐 일이 많으니까, 저도 주희를 연기하는 동안 작가님들처럼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죠.(웃음) 그런데 주희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파헤치는 데 집중하다 보니 방송작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신은 적더라고요. 그래도 사원증을 받게 된 건 좋았어요! 목에 걸고 다니니까 괜히 신나고요. 제가 이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예요. 취업 준비생이었다가, 작가였다가,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프린지 디테일 트렌치코트 록. 실크 슬립 드레스 앤아더스토리즈. 이어커프, 링 모두 포트레이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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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직업을 넘어 〈연모〉에서는 중전도 돼봤잖아요.
아, 그렇네요.(웃음) 하경이도 주희처럼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였어요. 첫 사극이었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대본을 받아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아는 사극 말투가 없었거든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복숭아 꽃다발을 주질 않나, 궁궐에서 뛰어다니질 않나… 대본을 쭉 보니 이야기가 무거워지다가도 하경이가 등장하면 분위기가 밝아지더라고요. 그런 점에 착안해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어요.
비슷하지만, 저는 주희보다는 하경이가 채연 씨랑 더 비슷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둘 다 연기해본 입장에서 어때요?
맞아요. 하경이는 저처럼… 단순해요.(웃음) 그러니까 세상을 꼬아서 보지 않아요. 하경이에게 세상은 마냥 예쁘고 풍요로운 곳이죠. 그런데 저 역시 부정적인 생각을 거의 안 하거든요. 둘 다 ‘프로 긍정러’예요. 그런 부분이 비슷해 보인 게 아닐까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채연 씨에 대해 많이 찾아봤는데, 굉장히 순수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경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죠.
순수하고… 단순하죠.(웃음)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잖아요. ‘꼬아 보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요즘 데뷔하는 후배들과 비교하면 많이 어린 나이에 데뷔한 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19세에 데뷔했으니 일찍 사회에 나오긴 했죠. 사실 아빠한테 투정을 부리거나 엄마한테 기대도 되는 나이였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애어른이 됐던 거죠. 그래서 지금은 일부러 더 철들지 않으려고 해요.(웃음) 철없이 행동한다는 게 아니라, 말씀하신 것처럼 ‘꼬아 보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려는 거죠. 친구들 덕이 커요. 어른스럽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는, 정말 편한 친구들이 있거든요. 수다 떨고 웃다 보면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그 덕분에 힐링도 되고, 긍정적인 마음도 유지할 수 있죠.
어릴 때 친구들인가 봐요.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에요. 제가 연기를 하고 싶어서 예고에 진학했거든요. 입학했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반이 그대로 유지됐어요. 3년 내내 동고동락한 거죠. 그러다 보니 지금도 만나면 열일곱 살로 돌아간 것 같아요. 몇 달 뒤면 스물일곱인데!(웃음)
예고 친구들이면 같은 목표를 가진 사이였을 텐데, 시간이 흘러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도 어린 시절 그대로라니 흔치 않은 이야기네요.
다 같은 꿈을 꿨던 친구들이고, 지금도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친구들이거든요. 서로 시너지를 주는 사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끔 직업적으로 지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친구들에게 토로하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친구들도 힘들 때 저를 보면서 힘을 얻고요. 사실 저는 운이 좋아서 먼저 데뷔했고 연기도 할 수 있었던 건데, 그 와중에 친구 사이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더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친구들에게 항상 고마워요.
같은 공부를 했던 사이인 만큼, 연기를 처음 했을 때도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겠어요.
〈혼술남녀〉 때였죠. 부담이 정말 컸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어리고, 낯을 많이 가리던 시기이기도 했어요. 감독님이랑 작가님께 많이 여쭤봐야 하는데, 질문을 할 때 하더라도 더 잘 알고 더 잘하는 상태에서 질문해야만 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도움을 많이 요청했죠. 다들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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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뛰어난 미모'라는 수식어에 대한 정채연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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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현유
    PHOTOGRAPHER 송시영
    STYLIST 김경선
    HAIR 이혜영
    MAKEUP 진주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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