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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살루트 30년 산에 '키 투 더 킹덤'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

여왕의 탄생을 위해 태어난 로얄살루트가 보내는 헌사.

프로필 by 박세회 2022.12.25
로얄살루트 30년 키 투 더 킹덤 100만원대 페르노리카코리아.

로얄살루트 30년 키 투 더 킹덤 100만원대 페르노리카코리아.

밤 동안 런던 타워의 문을 잠그는 ‘열쇠의 의식’은 700년 동안 이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리추얼 중 하나다. 런던 타워 ‘요먼 경비대’의 대장이 밤 10시쯤 런던 타워의 키를 들고 메인 게이트 2개를 잠그는 의식이다. 이 의식에서 타워의 가드와 경비대장은 마치 연극을 하듯 매일 같은 말을 주고받는다. 가드가 “멈추어라. 거기 누구냐?”라고 물어보면 경비대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키다.” 아! 잘못됐다. 지난 2022년 9월 8일 전까지는 이렇게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은 “찰스 3세의 키다”라고 대답해야 한다. 중요한 건 영국 모든 국성의 주인은 영국의 군주이며 ‘키’가 그 가장 중요한 상징이라는 점이다. 찰스 3세가 즉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를 방문해 ‘열쇠 의식’을 거행한 것이다. 즉위 직후인 9월 12일, 찰스 3세는 에든버러 홀리루드하우스 궁전을 찾아 에든버러의 키를 건네받았다. 시장인 앨버트 앨드리지가 에든버러의 열쇠를 건넸고, 찰스 3세는 이 열쇠를 다시 앨드리지에게 맡겼다. 왕인 내 대신 에든버러를 잘 다스려달라는 의미다. 런던 타워의 의식은 매일 치러지지만,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홀리루드하우스 궁전의 열쇠 의식은 보통 1년에 한 번 치러진다. 엘리자베스는 매년 7월 홀리루드하우스를 찾았고, 열쇠 의식을 치른 후 여름을 그곳에서 보냈다. “나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여왕이며 우리는 영국이란 이름 아래 하나”라는 메시지가 그렇게 매년 열쇠를 주고받는 의식을 통해 전해진 것이다.  
시바스 브라더스는 70년 전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를 기념해 당시로도 지금으로도 최상급인 21년산 이상의 원액들만을 모아 로열패밀리의 예포 숫자를 달고 ‘로얄살루트 시그니처 21년’을 선보였다. 이 위스키의 역사가 엘리자베스 2세 치세의 역사인 셈이다. 엘리자베스 2세가 세상을 떠난 후 로얄살루트는 자신들의 정규 라인업에 30년산을 추가했다. 이 위스키의 이름은 ‘로얄살루트 30년 키 투 더 킹덤’이다.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하진 않아도 좋을 것 같다. 희귀하고 또 희귀한 30년산 이상의 위스키 원액만을 블렌딩해 마치 미니멀리즘 미술 작품 같은 모던한 달콤함,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럭셔리한 훈연의 풍미를 표현해냈다. 마셔보지 않았다면, 섞일 수 있다고 믿지 못했을 두 풍미, 마치 섬세한 부르고뉴 피노 누아에서 강렬한 보르도의 느낌이 나는 듯한 감각이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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