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강해림이 바라는 완벽한 오후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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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강해림이 바라는 완벽한 오후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넷플릭스 <썸바디>에서 건진 가장 소중한 보물 중 하나는 강해림이다. 어느 완벽한 오후를 그녀와 함께 나눴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3.01.21
 
 
해림 씨는 외로움을 느껴요?
저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외로움은 또 그렇게 타지 않아요.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 오래 있는 건 좀 힘들어요. 저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나 봐요.
지금은 긴장하고 있나요?
지금도 아마 그럴 거예요. 집에 가면 뻗지 않을까요? 그런데 또 지금 느낌은 정말 편하거든요.
섬이는 왜 윤오를 직접 죽였을까요? 위험하잖아요.
전 그게 윤오에 대한 소유욕이라고 생각했어요. 섬은 자신의 소유가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걸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녜요. 윤오는 썸바디를 통해 계속 살인을 저지를 게 뻔한 사람이라는 걸 확신하고 난 후엔, 아마 용서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자신의 손으로 윤오를 처단한다는 건 오히려 온전하게 윤오를 소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정지우 감독 역시 해림 씨와 김섬이 꽤 닮았다고 말했죠.
아마 말투나 자주 쓰는 표현 또는 행동이 생각했던 섬의 모습과 좀 많이 닮아서 그렇게 얘기하신 것 같아요.
‘자주 쓰는 표현이나 말투’란 건 뭘까요?
저도 정확하게 얘기할 순 없는데, 친구들이 〈썸바디〉를 보고 그러더라고요. ‘이건 그냥 강해림인데?’라고요.
사투리를 잘 쓴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이렇게 조곤조곤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부산 사투리는 상상이 잘 안 되네요.
(웃음) 하하하하하.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다는 아니지만, 부산 사람들 중에 화통이 큰 사람들이 많죠. 제가 엄마, 할머니랑 같이 살거든요. 예전부터 엄마랑 할머니랑 대화를 나누실 때면 전 기가 죽어서 혼자 구석에 쭈그려져 있곤 했어요. 두 분 목소리가 워낙 크셔서.(웃음)
부산에서도 이 목소리 크기로 말했어요?
맞아요. 그래서 중학생 때부터 친구들에게 “너는 말을 왜 그렇게 조곤조곤하게 하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죠. 반대로, 부산 남자들은 말투가 거치니까 서울에 올라와서 서울 남자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왜 이렇게 다정하지?’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더라고요.
원래는 피아노 전공이었죠? 피아노로 대학까지 들어갔으니, 정말 오래 친 거죠.
엄마가 피아노를 전공하셔서 어릴 때부터 엄마가 시켰죠. 사실 ‘난 이게 너무 좋아서 꼭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피아노를 치진 않았어요. 피아노가 좋긴 한데, 오래 앉아 연습하는 걸 못했죠. 기악은 연습량이 곧 실력이거든요.
미스 울산으로 뽑힌 후에 곧바로 연기 데뷔를 했으니, 사실상 정규 교육기관에서 연기 교육을 받은 적은 없는 거네요.
전혀 없어요. 회사 들어오고 나서야 처음으로 연기 학원에 다녔거든요. 그게 처음이죠.
〈연애의 참견〉 재연 배우 시절부터 이미 미모의 재연 배우로 유명했잖아요. 그때 재연한 이야기 중에 기억 남는 러브 스토리가 있나요?
두 번째로 맡았던 이야기가 생각나요. 당시에 제가 맡은 역할들이 대체로 돈이 없어서 연애하면서 남자 친구랑 돈 때문에 다투는 역할들이었어요. 여자는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해요. 그런데 남자는 또 자기 딴에는 배려해준다며 알바를 같이 해주겠다고 나서죠. 여자는 자격지심 때문에 화를 내요. 맛있는 걸 사줘도 ‘왜 이렇게 비싼 데를 왔느냐’며 화를 내죠. 결국 사고가 터져요. 같이 다니는 학교에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여자가 돈이 없어서 못 가겠다고 하니까 남자 친구가 ‘나도 안 가겠다’며 여행을 포기해요. 여자 친구는 그 얘기를 최악의 사람에게서 전해 들어요. 남자 친구를 좋아하던 모임 안의 다른 여자애가 여자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요. “너랑 같이 있으면서 네 남친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라면서요.
 
턱시도 재킷, 포플린 셔츠, 울 커브 턱시도 팬츠, 레더 버클 플랫폼 샌들 모두 알렉산더 맥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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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 났겠군요. 그런데 마치 자신의 흘러간 연애 얘기를 하듯 재밌게 잘 푸는군요.
(웃음) 저도 재연 배우 끝내고 이렇게 얘기 꺼내본 게 처음이라 재밌네요. 그런데 전 그 세 명의 심정이 다 이해가 돼요. 여자 친구는 자신이 가난한 걸로 동정받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남자는 여자 친구와 함께 고난을 견디고 싶었겠죠. 그리고 남자 친구를 짝사랑하는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웬 여자를 만나더니 안 해도 되는 알바를 하고, 다 함께 가는 여행에도 빠지니 속상했겠죠.
대리 연애하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요. 연애할 땐 어때요? 보통 단둘이 있을 때 애교 섞인 목소리로 바뀌는 커플이 있고, 아닌 커플이 있죠.
흠… 생각해보니 전 애교 부리는 편은 아닌가 봐요. 전 좀 차가운 편이고 오히려 남자 친구들 쪽이 애교가 많았어요. 그런데 또 모르죠. 제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어느 정도는 애교를 부렸을지도?
아무리 차가운 사람도 어느 정도는 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왜 금전적으로 부족한 여자 친구의 역할만 들어왔을까요? 손에 물 한 번 안 묻히고 금이야 옥이야 컸을 것 같은데요.
아녜요. 저희 아버지도 가족도 저를 금이야 옥이야 키우지 않으셨어요. 특히 부산 아버지들은 딸들을 정말 강하게 키우세요. 손에 물도 많이 묻히고 체육 전공인 동생이랑 치고 박고 싸우면서 컸어요. 그런 역할만 한 건 아마 우연일 거예요. 그 프로그램이 진짜 시청자들의 제보를 받아서 그걸 바탕으로 각색을 하는데, 제가 출연하는 회차 때마다 그런 역할이 들어왔던 거죠.
아버님 얘기를 들으니, 약하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도시라는 얘기를 부산 출신 친구에게 들은 기억이 났어요.
맞아요. 그런데 요즘 사투리 쓰는 역할을 너무 해보고 싶어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깨발랄한 여고생 역할?
제 안에 그런 모습이 있거든요. 정말 그런 역할 너무 해보고 싶어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고등학생이라니, 너무 귀엽잖아요.
귀여워요? 무서울 텐데….
실제로 만나면 무섭겠지만, 스크린 안에 있으니까요. 또 어떤 작품을 하고 싶어요?
요즘은 공포스러운 장르를 좋아해요. 괴물이 나오는 영화 말고 연쇄살인마나 귀신이 나오는 스릴러나 호러물이요. 예전에 진종서 씨가 나왔던 〈콜〉을 정말 재밌게 봤어요. 티빙 오리지널인 〈몸값〉도 정말 재밌게 봤고, 웨이브의 〈약한 영웅〉도 재밌었죠.
배우는 선택받아야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직업이라는 고민도 있겠어요.
그게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작품을 했더라도 그 뒤로 몇 년 동안 작품이 안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한 번 거절했다가 다음 작품이 안 들어올까 봐 졸작을 거절 못 하는 경우도 있지요. 요즘 그 무엇보다 관계 유지가 중요한 산업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죠. 관계가 정말 중요하죠.
그런데 OTT 오리지널을 주로 봤군요.
〈약한 영웅〉은 원래 웹툰이거든요. 제가 웹툰 마니아이기도 해서 예전부터 읽었던 웹툰 원작 드라마예요.
또 어떤 웹툰이 재밌었어요?
〈비질란테〉라는 웹툰이 있어요. 말 그대로 자경단이 나오는 웹툰이죠. 엘리트 경찰이 법망을 빠져나간 나쁜 놈들을 죽이는 내용이에요. 악한 자들을 폭력으로 처단하는 아주 착한 모습으로 잘 포장된 남자가 주인공이죠.
난 너무 좋았는데, 빛을 못 보고 있는 작품도 혹시 있나요?
넷플릭스에 있는 태국 드라마 중에 〈그녀의 이름은 난노〉라는 게 있어요. 주인공인 난노는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죽어도 아무렇지 않게 되살아나는 여자의 형체를 한 신적인 존재예요. 주로 악인들의 욕망을 자극해 자멸로 이끌어 처단하죠. 재밌어요.
시간이 나면 뭘 하는 게 가장 즐거워요?
소설 읽는 거, 웹툰 보는 거 그리고 웹툰 그리는 거요.
우와! 그리기도 해요? 보여줘요.
(폰에 저장된 그림을 보여주며) 어제 그리던 그림인데, 아직 완성본은 아녜요.
이런 톤을 뭐라고 하나요?
저희끼리는 ‘반실사’라고 얘기해요. 완전한 실사 비율로 그린 건 아니고, 또 그렇다고 캐릭터 그림체도 아니라는 의미로 ‘반실사’라고 하지요.
엄청 잘 그리는군요. 자신만의 완벽한 오후를 디자인해본다면?
집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시켜놓고 딸기 라테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의 모습.(웃음) 계절도 요일도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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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강해림 "〈썸바디〉가 여성 킬러의 탄생이라는 해석에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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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김신애
    STYLIST 윤지빈
    HAIR 김결
    MAKEUP 한마음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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