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 셔츠, 데님 쇼츠, 로퍼, 삭스, 언더웨어, 타이 모두 가격 미정 구찌.
아유, 감사합니다. 아빠가 종종 ‘너는 나 어릴 적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실 때마다 저는 고개를 가로저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제 얼굴에서 점점 아빠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우연히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린 아빠 얼굴을 다시 봤는데 그 안에 지금 제 모습이 담겨 있어서 깜짝 놀랐죠.
화보 촬영에 몰두한 태현 씨를 보고 스태프들도 잘생겼다는 감탄을 연신 내뱉더라고요.
잘생겼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아요.(웃음) 잘생겼다는 말이 아니더라도 촬영 중 피드백에 귀를 많이 기울여요. 만약 포즈가 별로다, 그러면 함께 작업하는 분들이 자세를 바꿔보자고 바로 말해주는 게 저도 더 편하고요. 그래야 결과물도 더 만족스럽게 나오잖아요.
촬영장에 틀어놓은 음악에 맞춰 몸을 살짝 흔들기도 하던데요?
그랬나요? 좋아하는 음악이 나왔었나 봐요. 아까 촬영을 기다리고 있는데 비트가 좋은 음악이 들리길래 얼른 휴대폰을 꺼내서 검색해보기도 했어요.
이번 미니 앨범의 트레일러 영상에 마술 퍼포먼스가 있던데, 태현 씨의 아이디어였나요?
제 어릴 때 꿈이 마술사였는데, 트레일러의 그 부분은 제가 아이디어를 제안해 성사된 건 아니에요. 아이돌이라는 엔터테이너는 춤과 노래뿐 아니라 다양한 걸 두루 잘해야 하잖아요. 저도 그걸 알고 있었지만, 공식 콘텐츠에서 마술까지 소화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웃음) 덕분에 ‘모든 경험은 다 값지다’라는 말을 곱씹게 됐죠.
맞아요. 열심히 준비한 퍼포먼스를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에게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정말 비슷한 것 같아요. 아주 어릴 때부터 제 안에 쇼맨십이 있었던 거죠. 데뷔 쇼케이스에서 처음으로 수천 명 앞에 서서 춤과 노래를 펼쳐 보였을 때 느꼈던 기쁨을 잊을 수 없어요.
타고난 쇼맨십이 있군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긴장도 안 하는 편이에요?
거의 안 해요. 연습만 잘 되어 있다면 긴장할 필요가 없죠. 그동안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연습했던 수준이 10인데 무대에서 11만큼 하려고 하면 꼭 실수가 발생하더라고요. ‘연습한 대로만 하자’라는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무대가 떨리진 않아요. 만약 시간이 없어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연습이 부족했다고 느낄 땐 저도 긴장을 하죠.
트레일러에 소개된 여러 가지 콘셉트의 퍼포먼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뭐예요?
집이 통째로 기울어지는 신이 있어요. 처음 봤을 땐 ‘아니, 무슨 대작을 찍겠다고 이런 세트까지 만들었어?’ 생각하기도 했는데.(웃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영화 촬영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났고요.
개인적으론 모험을 즐겨요. 하지만 최근에 ‘무턱대고 계속 새로운 것만 고집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멤버들과 나눈 적이 있어요. 새롭고 특이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진짜’가 담겨야 멋있다고 생각해요.
(연준 & 태현) 재킷, 셔츠, 데님 쇼츠, 슈즈, 삭스, 언더웨어, 타이 모두 가격 미정 구찌.
BTS 선배님들의 직속 후배여서 가장 좋은 점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선배님들을 보면서 제가 가장 절실하게 느낀 건 경험이 쌓여야만 뿜어져 나오는 오라가 있다는 거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지 않고 그냥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멋짐이 느껴지거든요. 그런 멋을 갖고 싶어요. 동시에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고요. 오라가 생긴다고 한들 팬들이 절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 두 가지가 어우러져야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미 ‘소통왕’으로 불리고 있잖아요. 위버스에 자주 등장해 팬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소문이 자자해요.
응원과 관심, 사랑이 일방적이지 않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도 누군가의 팬이라 모아(투모로우바이투게더 팬덤명)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스포츠를 정말 좋아해서 UFC(종합격투기), F1(모터스포츠)을 챙겨 봐요. 축구를 좋아해서 EPL이랑 챔피언스리그도요. 제가 응원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서 행복했습니다.(웃음) F1에선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 선수를 좋아해요. UFC는 체급마다 응원하는 선수가 있어서 한 명만 꼽기가 어려운데요. 요즘 라이트급의 아르만 사르키안이라는 선수가 눈에 띄어요. 데뷔전 하는 걸 보자마자 ‘와, 이 선수는 크게 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 랭킹 8위인가 9위에 올라 있어요.
스포츠 이야기 하니까 눈이 반짝거리네요.(웃음) 음악 작업 중에선 어떤 쪽에 제일 관심을 두고 있어요?
놓칠 수 없는 건 단연 노래요. 노래가 주는 매력이 저에겐 진짜 커요. 노력을 온전히 쏟아봤기 때문에 애정이 남다르죠. 그런데 지금 가수로 활동하는 사람은 ‘보는 음악’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잖아요. 노래를 잘하고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만큼이나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스쳐 지나가는 표정이나 제스처 같은 것들이요.
제 음악을 소개하고 싶어요. 여태껏 만들어놓은 음악이 꽤 많아요. 팀 활동으로는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음악적 목마름이 있거든요. 물론 팀 색깔과 너무 동떨어진 장르나 콘셉트를 무작정 선보이는 건 부적절할 수 있기 때문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서사와 이미지를 깨지 않으면서 저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예를 들면 믹스 테이프 같은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고요. 회사랑도 꾸준히 논의하고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중이에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주로 톱라이닝을 해요. ‘톱 라이너’라고 할 수 있는데, 트랙을 받고 그 위에 멜로디랑 가사를 써 내려가는 식으로 작업해요. 아이디어를 제안할 순 있지만 비트를 직접 찍는 건 아니란 소리죠.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제가 부족한 부분은 저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 소통의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고요.
이번 미니 앨범을 소개하는 문구에 ‘흔들리는 청춘의 모습’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지금 태현 씨를 흔드는 건 무엇인가요?
사실 전 잘 안 흔들리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어떤 유혹이나 흔들림이 있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휩쓸려본 경험은 없어요. 다만 체력적으로 힘들 때 무기력해지는 순간은 있어요. 머리로는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몸이 거부하는 상황이요. 이럴 때 느끼는 감정을 가사로 표현해보기도 했는데, 그게 곡에도 반영돼 이번 앨범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레더 재킷, 셔츠, 쇼츠, 네크리스, 지오메트릭 보스턴 백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화보 결과물이 흡족했나 봐요. 좀 상기되어 보이네요.
제가 화보 촬영 자체를 좋아해요. 찍다 보면… 약간 자신감이 살아나는 느낌?(웃음) 그래서 기분이 좋습니다.
워낙 옷을 좋아하기도 하잖아요. 마냥 편안해 보이는 스타일보다는 좀 더 드레시한 느낌, 캐릭터가 확실한 스타일을 선호하니까, 화보 시안 보면서 연준 씨가 좋아하겠다 싶었어요.
이번 시즌 구찌를 예전에 공항에서도 한 번 입은 적이 있는데, 되게 예쁘고 세련된 것 같아요. 아까 보니까 태현이 착장에는 치마 같은 것도 있던데, 제가 또 치마를 좋아하거든요.
네. 최근에 하나 또 사기도 했고, 춤 스케줄 없는 날 종종 입어요. 좀 꾸미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날에요.
연준 씨에게 패션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했어요. 단순히 예쁜 걸 좋아하는 건지, 팬들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인지, 아니면 한순간에 전달되는 그 사람의 취향이나 태도라는 측면에서 좋아하는 건지.
그 모든 게 포함되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기도 하고요. ‘리미트’가 없다는 거. 패션이든 음악이든 표현에서 끝이라는 개념이 없잖아요. 계속해서 고정관념을 깨고, 틀을 벗어나는 그 가능성들이 너무 좋아요.
‘댄스의 정석(연준이 진행하고 있는 위버스 라이브 콘텐츠)’에서도 몸 풀면서 간단하게 프리스타일을 할 때 유독 즐거워 보였어요.
맞아요. 제가 프리스타일을 잘하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그런 면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 마음 가는 대로 곡을 표현해볼 수 있고, 결과적으로도 그 곡에 다른 사람이 춤을 췄다면 나오지 않았을 저만의 해석이 나오고. 다 다르잖아요.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큰 것 같아요.
연준 씨는 팔다리가 길면 춤을 잘 추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죠.
꼭 편견은 아닌 게, 팔다리가 길면 춤을 잘 추기가 좀 힘든 것 같기는 해요. 뻗는 동작을 하나 해도 긴 사람들은 그걸 다 뻗어줘야 하니까. 좀 더 둔해 보이는 느낌이 있죠. 제가 처음 춤을 췄을 때 키가 175cm 정도였거든요. 점점 키가 크면서 몸이 무거워지는 게 제 스스로도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나마도 그땐 날렵했는데 지금은 또 나이를 먹으니까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웃음)
그런 성장기의 변화를 겪으면서도 연습생 시절 내내 소속사 평가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던 거네요.
그렇죠. 하지만 항상 1등을 했다고 해서 침체기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에요. 늘 1등을 했지만 좋은 피드백은 거의 받은 적이 없고, 1등이니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괴롭혔죠. 그 당시에는 1등이라는 게 앞으로 내려갈 일밖에 없는 거잖아요. 한번씩 부담감이나 실력에 대한 고민이 너무 깊어지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군요. ‘빅전연(빅히트 전설의 연습생)’이라는 별명이, 연습생 때와 데뷔 초기, 지금의 연준 씨에게 조금씩 다른 의미가 될 것 같은 표현이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그래도 결국은 완전 마음에 드는 별명이에요. 부담이 된 건 사실이지만 저에게 원동력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 타이틀이 있으면 사실 뭐든 대충 할 수가 없잖아요. 어떤 방향으로든 저한테는 좋게 작용한 거죠.
하긴 그 별명이 언급될 때면 지겨워하거나 너스레 떠는 기색 없이 늘 당당하게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노래 1등, 춤 1등, 랩 1등, 그렇게 개별 분야에서 모두 1등이어서 붙은 별명이니 자랑스러워할 만하죠. 더구나 곡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이번 미니 앨범에는 직접 작곡한 노래가 실리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네. 3번 트랙인 ‘Happy Fools(feat. Coi Leray)’라는 곡인데요. 그게 사실 〈꿈의 장: ETERNITY〉 앨범 작업할 때 만들었던 거예요. 그런데 앨범 콘셉트와 안 맞아서 ‘나중에 개인 활동으로 해도 되겠다’ 하고 쟁여두고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 들어가게 된 거죠. 갑자기 들어가게 된다고 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멜로디 전체를 작업한 케이스라고 들었는데, 곡 작업에 참여도를 높여가는 데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뭐든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제 사람들이 연준 씨의 작곡 능력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잖아요.
글쎄요. 적어도 ‘Happy Fools’에 대해서는 부담이 하나도 없어요. 누가 들어도 좋아할 곡이니까.
자신이라기보다 감인 것 같아요. 요즘 음악 트렌드를 생각해볼 때 많은 분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어렵지 않고 그냥 가볍게 듣기에 좋은 곡이거든요.
곧 공개될 미니 5집 〈이름의 장: TEMPTATION〉 전반에 대한 연준 씨의 생각은 어때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앨범 중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진짜 명반이라 생각하고, 타이틀곡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너무 좋았어요. 제 스스로도 굉장히 기대되는 앨범이에요.
저는 신곡 뮤직비디오도 기대돼요. 그간 뮤직비디오들 보면서, 연준 씨 연기에 탁월한 지점이 있다고 느꼈거든요. 해당 곡의 느낌을 한순간의 표정이나 액션으로 굉장히 잘 전달한달까요.
감사합니다. 저도 제 연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그런데 이번 뮤직비디오는 좀 새로운 종류의 표현을 해야 해서 그런지 어려웠어요. 몽환적인 느낌이라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뭐, 결과적으로는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었죠. 그래서 카메오(드라마 〈라이브온〉에 출연한 적이 있다)도 해봤는데, 연기라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본업에 좀 더 집중하고 나서 생각해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정리한 상태입니다.
언젠가 본인만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한 적도 있어요.
그것도 그 당시에 정말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죠. 패기만 넘쳐서 그게 어떤 크기의 일인지도 모르고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라고 말한 거잖아요.(웃음) 지금 생각하면 좀 부끄러워요. 계속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 생각도 바뀌고 있는 거겠죠. 점점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지금도 패기는 넘치지만, 어느 정도 그 분야에서 기반을 다진 다음에 그런 꿈을 말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꿈도 있을까요? 또 나중에 후회하게 되더라도, 패기 있게 말해본다면?
지금 저는 다른 꿈은 없고요, 이 일로 끝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네. 제 본업도, 가장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도 사실 음악과 무대잖아요. 제가 워낙 욕심도 많고 야망도 넘치지만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 무엇보다 요즘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