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천석 / @chrishobby11
물을 바라보는 ‘물멍’과 숲을 바라보는 ‘숲멍’도 좋지만 난 ‘불멍’에 빠졌다. 불멍에 빠진 사람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진다. 화로대와 화목난로다. 보통 화로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화로대가 화목난로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무게도 가벼우며 사용 방법도 간단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토리 캠프에서 만든 미니 DD3 화목난로를 보자마자 구매를 결심했던 건, 시선을 잡아끄는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 때문이다. 일단 제품을 손에 넣는 것부터 간단하지 않았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인데도 품절되기 일쑤다. 오직 스테인리스만으로 만든 다부진 화로와 연통 그리고 지지대가 플라스틱이나 패브릭을 사용하는 다른 경량 아웃도어 아이템과 대비되며 멋을 뽐낸다. 백미는 굴뚝같이 생긴 연통에 압축 연료인 펠릿을 넣어 위에서 아래로 불을 뿜어낼 때다. 이렇게 하면 아래에서 위로 타오르는 일반적인 불의 모양과 다른 ‘불의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연소 후 발생하는 가스를 텐트 밖으로 배출하는 배기 흡출기 ‘ZP2’도 함께 사용 중이다. 프로펠러 날개를 티타늄으로 만들어 높은 열을 지속적으로 가해도 변형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최진범 / @lamacamper
‘오버랜딩라이프’라는 캠핑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거의 매주 산과 들로 쏘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사용하는 장비가 부쩍 늘었다. 그중에서도 슈퍼 크래프트의 의자를 ‘최애’로 꼽은 건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이 아닌 원목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멋스럽기 때문이다. 늘 함께 사용하는 테이블도 마찬가지다. 천연 목재로 만들어 질감과 무늬가 독특하다. 테이블 다리가 접이식이 아니라 조립식이라 수납 시 부피를 덜 차지하고 파손 위험이 적다. 체어와 테이블이 서로 다른 브랜드 제품이지만 마치 세트처럼 잘 어울려 항상 같이 사용하고 있다. 원목 제품을 잘 관리하기 위해선 습기를 조심해야 하는데, 타폴린 소재를 사용한 텐트 백이 제격이다.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릴 때 침낭 같은 부피가 크고 젖으면 안 되는 아이템을 마구 집어넣어도 좋을 만큼 넉넉한 크기를 자랑한다. 자주 사용하진 않지만, 반달 모양 나이프야말로 ‘간지템’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앞서 소개한 테이블과 나이프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만 손에 넣을 수 있는 핸드메이드 제품이다.


김명수 / @myoungsoo
캠핑을 나서면 움직일 일이 많다. 차에서 장비를 꺼내고 옮기고 설치하는 건 기본이고 요리를 하거나 불을 지필 때, 화장실에 갈 때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때 무지향성 스피커이자 은은한 빛을 발하는 모리모리 랜턴 스피커가 유용하다. 텐트 앞쪽에 하나, 뒤쪽에 하나 툭 걸어놓고 페어링을 하면 분주히 오가는 중에도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레트로한 디자인 덕에 방 안에 놓고 쓰는 것도 가능하다. 루메나 랜턴도 마찬가지다. 고리에 연결해 나뭇가지에 걸어놓거나 스탠드를 연결해 세워놓을 수 있으며, 특정 부위만 비추는 손전등 모드도 지원한다. 다양한 디자인의 액세서리를 추가 구매해 개성을 드러내는 용도로도 손색없다. 워터 저그의 경우 평소 귀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꽃이 만발하는 봄과 위글위글 특유의 팝한 디자인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꼽았다. 카키, 블랙, 베이지같이 차분한 색깔이 대부분인 다른 아웃도어 아이템들 사이에서 밝은 컬러의 알록달록한 저그는 훌륭한 포인트 아이템이다.

박재현 / @campingman_official
냉장고가 아닌 쿨러를 사용하면 얼음을 가득 채워야 하는데 그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무게도 무겁다. 크기가 크고 성능이 좋은 쿨러의 경우 가격이 비싸게는 70만~80만원까지 올라간다. 매번 얼음을 사는 비용도 아까웠다. ‘이럴 바엔 그냥 냉장고를 사지’라고 생각했던 이유다. 그래서 도메틱 CFX3 55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데 4년째 한 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텐트 밖에 두고 눈비를 다 맞았는데도 말이다. 역시 ‘메이드 인 저먼’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자연을 즐기는 것만큼이나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영하 18℃까지 설정할 수 있는 CFX3 55 덕에 예전과 달리 쿨러 속 얼음이 녹을 때마다 식재료가 상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무엇보다 만족스럽다. 냉장고와 함께 애용하는 아이템은 ‘에어건’이다. 에어건을 사용하면 불을 피울 때 부탄가스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옷이나 장비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낼 때도 쓸 만하다.

이용일 / @double_dragon_
처음부터 빈티지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2014년 처음 장비를 구매하기 시작했을 땐 ‘가성비’ 위주로 정보를 찾아보고 구매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아이템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샘솟았다. 그렇게 구입하게 된 게 ‘집디(ZipDee) 체어’다. 미국 브랜드인 집디는 캐러밴과 연결해 사용하는 어닝(가림막)을 전문으로 제작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의자에 사용된 ‘선브렐라’라는 원단은 쫀쫀하면서도 오염에 강한 게 특징이다.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속칭 ‘꾼’들만 알아보는 수준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좋다. 엉덩이 부분에 3개의 스프링이 달려 있어 릴랙싱 체어만큼은 아니지만 꽤 말랑한 쿠션감을 선사한다. 이후 비슷한 스타일의 아메리칸 빈티지 캠핑 체어 2개를 이베이 경매를 통해 추가 구매했다. 1980년대에 생산된 제품이라 낡긴 했지만 요즘 제품 못지않게 가볍다. 체어 외에도 야후 재팬에서 구한 빈티지 황동 가스랜턴이나 1960년대에 만들어진 부쉬 라디오 등 희소성 있는 빈티지 아이템을 차곡차곡 모으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