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IFC몰 2층에 자리한 티쏘 국내 첫 단독 부티크.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시대. 그런데도 아직 많은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에 공을 들인다. 아마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프라인 매장 고유의 체험과 경험이 귀해서일 거다. 요즘 SNS 피드를 도배하는 수많은 팝업 스토어의 태생도 다 이 같은 이유에서다. 티쏘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지역인 여의도 그리고 IFC 몰 2층에 국내 첫 단독 부티크를 오픈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터. 아무리 온라인 샵에서 강세를 보이는 티쏘라 한들, 자고로 손목시계는 손목에 직접 올려봐야 아는 거니까. 더군다나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닌 국내 첫 단독 부티크다. 손가락 스크롤 한 번에 휙 넘어가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두고두고 찾을 수 있는 매장인 셈이다.
시계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외관부터 티쏘의 정체성이 녹아 있음을 알아챌 거다. 단정한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쉽게 잊히지 않는 레드가 그렇다. 안으로 들어가면, 약 30여평에 달하는 내부는 마치 정돈된 책장처럼 보기 쉽게 여러 구역(존)으로 나뉘어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정면에는 공상 영화에서 볼 법한 유리문, 세이프가 자리한다. 세이프 존으로 부르는 이곳은 시기적으로 가장 주력하는 모델을 전시한다. 현재는 씨스타 컬렉션이 빼곡히 채워져 있지만, 후에는 어떤 컬렉션으로 채울지 눈여겨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이 세이프를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한 전시용 쇼케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티쏘의 진보된 진열 방식을 대변하는 하나의 조형물이자 아이콘이다. 실제로 보면 휴대폰을 꺼내 촬영할 수밖에 없는, 국내에서 가장 큰 세이프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여의도 IFC몰 매장만의 장점이다. 세이프를 기준으로 왼쪽 벽면은 NBA 타임키퍼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스포츠 존, 오른쪽 벽면은 브랜드의 장구한 역사를 담은 헤리티지 존, 매장 안쪽은 요즘 가장 트렌디한 모델인 PRX를 모아둔 PRX 존 등 지루할 틈 없이 알차다.
스트랩 교체를 손쉽게 체험할 수 있는 스트랩 존.
그중에서도 시계 애호가라면 유독 마음이 가는 두 가지 존이 있다. 첫 번째는 스트랩 존이다. 흔히들 다이얼을 시계의 얼굴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스트랩은 그 얼굴을 지탱하는 몸이라고나 할까.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듯, 어떤 스트랩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시계의 스타일도 좌우된다. 티쏘는 이를 잘 알기에 직접 체험하는 강점을 살려 시계 다이얼 별로 스트랩을 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진열창 안에는 위, 아래로 다양한 스트랩이 정렬돼 있고 가운데에 자리한 시계 케이스를 바로 움직여가며 쉽고 재미있게 옷을 입혀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아틀리에 존이다. 일반적인 시계 매장은 줄 교체, 세척 정도의 서비스만 제공한다. 혹은 이조차 불가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숙련된 테크니션을 통해 배터리, 스트랩 교체, 간단한 세척, 무브먼트 상태 점검, 방수 개스킷 교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현장에서 곧바로 받을 수 있다.
간단한 점검 및 부품 교체가 가능한 아틀리에 존
티쏘의 첫 단독 부티크는 일반적인 시계 매장이 가진 공식을 과감히 깬 곳이다. 손을 대면 안 될 것 같은 진열창에, 손목시계임에도 손목에 한 번 얹혀보는 게 어렵고 눈치 보일 때가 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시계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들어와 이것저것 둘러보고 만져보는 그야말로 체험하는 공간이다. 적어도 티쏘가 제시한 시계 매장의 새로운 비전과 브랜드의 청사진은 그렇다. 그러니 많은 이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경험하길 바란다. 이곳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을 때 더욱 생기를 얻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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