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만나야 할 보석같은 스파클링 와인들 | 에스콰이어코리아
FOOD

올 여름 만나야 할 보석같은 스파클링 와인들

브랜드 샴페인과 펫낫 사이, 당신이 잘 몰랐던 섬세하고 아름다운 버블들에 관하여.

박세회 BY 박세회 2023.05.27
왼쪽부터 오귀스탕 테르 2018 6만원대, 레카르도 테레르스 브뤼 2018 6만원대, 거스번 에스테이트 블랑 드 블랑 2016 13만원대.

왼쪽부터 오귀스탕 테르 2018 6만원대, 레카르도 테레르스 브뤼 2018 6만원대, 거스번 에스테이트 블랑 드 블랑 2016 13만원대.

조금 이상한 편견이 있다. 스파클링은 역시 샴페인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카바(Cava)라고 하면 샴페인 전통 방식, 메소드 샹프누아즈로 만든 가성비 좋은 스페인 와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레카르도의 와인을 마셔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상파뉴 지역 대부분의 와인이 다른 밭에서 키운 포도나 다른 포도농장의 퀴베(1차 추출 와인)를 사들여 표준화된 제조 공법으로 균일한 맛을 창조해내는 것과 달리 레카르도 패밀리는 자신들의 밭에서 제초제도, 살충제도 뿌리지 않고 자연 유래 비료만을 사용해 키운 포도만으로 스파클링을 만든다. 장기 숙성에 적합한 과실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수의 샴페인이 당을 추가로 주입하는 도자주(dosage) 과정을 거치는 반면, 레카르도는 이 과정을 하지 않았다. 테레르스 브뤼 2018은 단맛이 없으니 다른 감각들이 날카롭게 두드러진다. 은은하게 채워주는 달콤한 과실의 향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나무와 흙의 정취는 정말이지 신선하고 우아한 충격이다. 다른 농장의 포도나 퀴베를 섞어 만드는 샴페인을 네고시앙 마니퓔랑(NM, Negociant-Manipulant), 줄여서 NM 샴페인이라 한다. NM 샴페인들 중엔 하우스의 특성을 담은 우아한 브랜드들도 있지만, 다수는 테루아를 제대로 담지 못한 채 비슷한 맛과 표준화된 향에 그치고 만다. 그 반대에 레콜탕 마니퓔랑(RM, Recoltant-Manipulant)이 있다. 상파뉴 지방의 단일 포도밭에서 직접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해 양조하는 샴페인으로, 오귀스탕이 여기에 속한다. 역시나 가당을 전혀 하지 않은 오귀스탕의 테르 2018은 입에 넣는 순간 과실이 씹히듯 진한 사과와 옅은 서양배의 향이 우아하게 풍긴다. 갓 구운 브리오슈의 고소한 향과 살짝 콤콤한 쓴맛이 주는 대비는 기존의 NM 샴페인에서는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자유로움이지만, 펫낫의 방탕함과는 결이 다르다. 한편 정면으로 승부하는 영국의 스파클링 하우스도 있다. 거스번 에스테이트 블랑 드 블랑 2016을 글라스에 따라 코끝에 가져다 대는 순간 청사과와 브리오슈, 구운 견과류 향이 모든 호흡기를 가득 채운다. 우아한 산미와 절제된 단맛 그리고 입안을 가득 채우지만 과하지 않은 스파클링들이 점잖고 상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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