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 중 뭄바이에서부터 요코하마까지의 여정을 담은 마이스터스튁 80일간의 세계 일주 두에 클래식 만년필 216만원, 그린 글래시어 패턴 다이얼의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워치 488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아미. 팬츠 르 917 옴므.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결혼백서>에서 다시 <로필2> 시절 이진욱의 웃음을 봐서 너무 좋았어요. 이진욱이 사랑을 하는 남자로 돌아오니까 반갑더라고요.
<결혼백서>의 준형(이진욱 분)은 신지훈이랑 좀 닮았어요.
준형은 다정하고 순수하지만, 요령이나 눈치가 조금 모자라는 사람으로 그려지죠.
정말 좋은 남자거든요. 근데 원래 진짜 눈치가 빠른 사람은 눈치 없는 것처럼 보여요. 군대 가면 배우잖아요.
연기하면서 좀 어리둥절하기도 했겠어요. ‘요새 결혼이 정말 이런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겠고요.
감독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라 현실 반영이 그럴싸하게 되어 있었는데, 저 역시 여러 부분에서 놀랐어요. 전 상황을 매우 단순하게 인식하는 사람이라 ‘이런 게 문제가 된다고?’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한편 함께 촬영한 이연희 배우는 당시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그런지, 많이 공감하더라고요. “정말 이렇다니까. 이것보다 더한 경우도 많아”라는 얘기를 자주 했어요. 결혼한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더군요. 그 드라마처럼 극적인 상황을 겪는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기혼자들은 일단 상견례 자리를 지켜 보는 것부터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도 결국은 행복해지지요. 행복이라는 걸 연기할 때의 마음이 좀 궁금해요.
전 행복을 생각하면 ‘편안한 상태’가 먼저 떠올라요. 편안한 순간이 제겐 행복인 거죠. 아주 단순해요. 편안하면 행복해요.
조던 시리즈를 손에 넣는 게 행복한 거 아닌가요?
좀 달라요. 조던 시리즈를 어렵게 손에 넣는 순간이 행복한 게 아니라 조던을 신고 내적으로 편안한 만족감을 느낄 때, 그럴 때가 행복인 것 같아요.
블랙 카프스킨 레더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소프트 24/7 백 266만원, 41mm 스틸 케이스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워치 445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팬츠, 슈즈 모두 르메르.
아까 좋아하는 스니커즈는 두 개씩 산다고 했지요. 하나는 소장용으로 또 하나는 신기 위해서요. 그러니까 신기 위해 산 신발을 마음 편하게 신었을 때가 행복하군요.
그렇죠. 물론 모든 신발을 다 그렇게 사는 건 아니고 요즘은 막 사 모으는 편도 아녜요.
저도 아주 비슷하게 너무 좋아하는 소설책이 있으면 닳거나 잃어버릴까 봐 한 10권을 사요.
저도 약간 비슷해요. 그런데 저는 책을 사서 주변 사람들한테 나눠줘요.
잭 런던 <야성의 부름>이 기억나네요. 짧고 읽기 편하고, 주인공이 개고, 개의 입장에서 쓴 소설이에요. 이야기도 정말 재밌어서,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반드시 눈물을 흘리죠. 원래도 동물을 좋아하긴 하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개가 사람으로 보이더라고요. 그거 아세요? 개만이 유일하게 동족보다 인간과 교감하기를 더 원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이요. 개만이 개가 아닌 인간에게 더 집중하고 사랑하고 충성하죠. 그 책에 쓰인 내용이 물론 실제는 아니겠죠. 작가가 상상해서 쓴 거니까요. 하지만 정말 멋있어요. 개가 정말 멋있어요.
만년필 닙 모양 디테일을 더한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소프트 미디엄 메신저백 188만원 몽블랑. 셔츠, 팬츠 모두 펜디.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세모라는 강아지고, 이렇게 생겼어요.(휴대전화로 사진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행복한 연기를 할 때 세모를 생각하면 되겠어요. 방금 그 짧은 순간 세모 사진을 고르는데 아빠 미소가 스치네요.
멋있는 남자는 다 개를 키우고 있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 한 여자 후배로에게서 들었는데, 진욱 씨를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개를 키운다는 건 자신이 아닌 다른 생명체를 돌볼 수 있는 공감 능력과 여유 그리고 좋은 성품을 갖추고 있는 방증이라는 거죠.
일정 부분 동의하게 되는 얘기네요.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요. 전 불가피하게 부모님께서 세모를 맡아주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길게는 몇 개월씩 집에 못 들어오니까, 아예 데리고 다닐까도 생각했는데 그것도 세모한테는 스트레스니까요. 그럴 때면 부모님 댁에 보내는데, <스위트홈>과 <불가살> 등 작품 촬영이 길어지면서 어머님과 제가 바뀐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아무리 오래 못 봤어도 제가 있으면 저한테만 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어머니께서 저희 집에 세모를 두고 어디 가시려고 하면 안절부절못하고 난리가 나요. 원래는 그 반대였거든요.
어느 순간, 그렇게 되더라고요. 서운함이 좀 있죠.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소프트 라운드 케이스 63만원, 그린 다이얼 버전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워치 488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아미. 팬츠 르 917 옴므. 재킷, 슈즈, 타이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음 작품은 꼭 정통 로맨스 드라마를 하면 좋겠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어른 남녀가 미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데이비드 린의 <밀회>나 좀 더 현대적으론 <그녀(Her)> 같은 격정 로맨스 드라마요.
뭐 말하는지 알아요. 너무 해보고 싶죠. 정말 너무 해보고 싶은데, 감독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은 그런 작품이 수요가 없대요. 로맨스 드라마도 10대나 20대들이 좋아하는 하이틴풍이거나 아예 막장이어야 먹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제 정통 로맨스가 다시 나올 때가 됐다’는 생각도 해요. 저도 어른 사랑을 해보고 싶거든요. 이제 그게 뭔지 알 것 같은 나이기도 하고요. 어려서는 사랑이 뭔지 잘 몰랐어요. 지금도 안다고는 말 못 하지만 이해 가능한 영역 안에 들어와 있거든요.
그동안 겪어온 수많은 감정의 데이터가 표현력도 한층 넓혀줬을 거고요.
연주자로 따지면, 멜로디를 마음속에 그리기만 하면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이는….(웃음)
지퍼 포켓을 장식한 부드러운 레더 소재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소프트 백팩 258만원,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워치 417만원 모두 몽블랑. 재킷, 팬츠 모두 르 917 옴므.
<스위트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그 작품을 최근에 다시 봤어요. 그때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주연급이 된 배우가 7명이나 나오더군요. 함께한 후배들이 이렇게 대단하게 될 줄 몰랐죠?
아뇨, 알았어요. 일단은 이응복 감독을 믿었죠. 보통 분이 아니시잖아요. 그분이 신인들을 잔뜩 데리고 뭔가를 찍는다면 그냥 신인이 아니라는 거겠죠. 그리고 후배들이 연기를 잘하더라고요. 저희 때 신인과는 달랐어요. 완전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었어요. 무엇보다 드라마에 대한 믿음이 있었죠. 제작비 측면에서도 그렇고, 다른 드라마보다 복지 측면에서 월등한 제작 환경이긴 했으니까요. 물론 힘들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그랬어요. “이 작품이 끝나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있을 테니, 힘들어도 입 다물고 하자”라고요.
상향평준화라…오래전에 데뷔한 아이돌들이 2000년대생이었다면 데뷔가 힘들었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요.
그래서 오히려 이제는 능력보다 매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생각해요. 능력은 다 있어요. 기본이죠. 문제는 매력이 관객에게 가닿느냐 아니냐죠.
시대와 상관없이 이진욱이 지난 15년 동안 주연을 맡고 있는 이유도 결국 매력이죠. 매력이라는 건 어쩌면 운명 같은 것일지도 몰라요.
노력으로 커버가 분명히 가능해요. 그런데 특출한 재능이나 매력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은 2000배는 힘든 것 같아요. 10배 100배가 아니라 2000배요.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이 들어가죠.
가끔 후배들이 자신의 매력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을 때가 있어요. 전 그럴 때면 조금 차갑게 대답해주는 편이에요. 그냥 나답게 버텨보라고 말해요. 사람은 다 다르거든요. 100명이면 100명이 다 달라요. 개개인이 다 특별해요. 그러니까 나답게 살면 결국에는 특별해져요. 특별해지면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전 제가 운이 좋았다는 건 인정해요. 인정합니다.(웃음)
그레이 글래시어 패턴 다이얼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워치 417만원 몽블랑. 셔츠, 팬츠 모두 르메르.
마지막 질문인데요, <스위트홈> 시즌 1에서 정의명(김성철 분)이 편상욱의 몸을 빼앗으며 끝나잖아요. 그럼 시즌 2에선 빌런이겠군요.
그렇죠. 정의명의 본체가 흘러 들어가고 편상욱의 얼굴에서 상처가 사라지는 장면이 있지요. 그런데 제가 인간이든 아니든, 빌런이든 아니든 그것보다 이 드라마에서 더 중요한 건 종말 후의 세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살면서 얽히고설키는 감정의 선인 것 같아요. 결국은 사람 얘기거든요.
<워킹 데드>도 결국 좀비랑 싸우는 것보다 사람들 얘기가 더 재밌죠.
좀비가 와서 사람 물어뜯고 감염되는 이야기는 사실 새롭지 않잖아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고 질서를 찾고 어떤 감정들이 싹트는지가 중요한 거죠.
예전에 또 다른 인터뷰에서 “연예인은 정말 안 맞는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배우라는 직업과 셀럽의 경계를 확실히 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는 말이었죠. 니시 쿠마라는 영국의 코미디언은 자신은 콜드플레이의 드러머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그 얘기 알아요. 제가 하는 말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얘기죠. 콜드플레이의 드러머가 누군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아무도 모르지만, 콜드플레이라니 대단하죠.
가능하다면 콜드플레이의 드러머를 하고 싶나요?
저는 간절히 원해요. 뼛속까지 그런 사람이 되기를 추구해요.
그럼 잘못된 재능이네요.(웃음) 이런 얼굴을 가지고는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아, 정말 록밴드의 드러머나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소프트 24/7 백 266만원, 마이스터스튁 80일간의 세계 일주 두에 클래식 만년필 216만원 모두 몽블랑. 재킷, 베스트, 셔츠, 팬츠 모두 아미.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