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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 거리에 희망을 풀어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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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레이트 푸퍼 재킷, 다미에 모크넥 니트, 시어링 베스트, 커프드 팬츠, LV 스케이트 스니커즈 모두 루이 비통.
오늘 촬영은 어땠나요? 렌즈 뒤에는 마리오 소렌티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이기 때문에 부담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예요. 처음 느껴보는 분위기와 촬영 방식이었기에 신선하면서도 재밌었어요. 평상시 제이홉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도 담긴 것 같아서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루이 비통 앰버서더가 된 뒤 제대로 된 첫 화보 콘텐츠여서 긴장도 좀 했던 것 같아요.
루이 비통과 소렌티라는 조합 덕에 발견한 제이홉의 새로운 모습이 있었나요?
기존에 제이홉이 가지고 있었던 바이브를 더 잘 보여주기도 했었던 거 같고, 다양한 구도와 분위기를 통해 그간 제이홉에게서 볼 수 없었던 느낌의 얼굴과 포즈를 잘 담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오른쪽 얼굴이 나오는 앵글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런 부분을 소렌티 작가님이 분위기 있게 잘 캐치해주셔서 그 각도마저 멋지게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오늘 루이 비통의 룩 중에는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말 누가 봐도 화려한 옷이 있었어요. 루이 비통 로고가 빛나는 위아래 셋업 데님 룩이었는데, 고저스(gorgeous)란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착장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번 파리 쇼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옷인데 그 옷을 입고 촬영할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마치 인간 루이 비통이 된 느낌이랄까요.(웃음)
지난 3월에 나온 싱글 얘기를 좀 할게요. 너무 할 얘기가 많아서요. 피처링이 제이콜입니다. 무려 제이콜이에요. 롤라팔루자에서 만난 게 처음이었죠?
아니요. 제 꿈속이요.(웃음) 늘 꿈속에서 염원하며 만난 사람이 제이콜이었거든요. 실제로 본건 롤라팔루자 때가 처음이었던 게 맞아요. 운명적이었죠. 작년 솔로 앨범 프로모션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인데, 운명처럼 저의 뮤즈였던 제이콜이 헤드라이너였고, 그때부터 모든 게 시작됐죠. 그와 만나고 이야기하고 함께 작업하면서도 그 모든 현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장면이 디즈니 플러스의 다큐멘터리 <제이홉 인 더 박스>에 실렸죠. 전 그때부터 피처링이 약속되어 있었던 건 아닐지 의심했어요. 우연이라기엔 정말 너무 운명적이라서요.
전혀 아녜요. 제 진심을 전하기에 바빴던 거 같아요. ‘당신은 어렸을 때부터 나의 뮤즈였다’는 것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 만나고 나서 느꼈죠. ‘나의 드림 콜라보를 뽑자면 바로 이 사람이겠구나!’ 그 후로는 제이콜이라는 아티스트만 생각하며 곡 작업에 매진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탄생된 게 ‘On the Street’라는 곡입니다.
그 뒤로 두 사람이 함께한 이 멋진 싱글이 나오기까지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해요.
제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일단 콜에게 전달했죠. 정말 다행스럽게도 콜 형의 반응이 긍정적이었어요. 연말에 영상 메시지도 보냈어요. 그만큼 제 진심을 많이 전달한 거 같아요. 그 이후 콜 형의 벌스를 기다리며 희망고문의 순간이 있었죠. ‘곧 (연락이) 올 거다’라는 기대와 기다림의 순간들이요. ‘이제 포기해야 하나’ 싶은 순간에 콜의 벌스가 왔어요. 그 이후 정말 일사천리로 여러 일들이 진행됐어요. 콜 형이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도 만나자마자 곡에 대한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더라고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 중에 기억에 남는 사소한 이야기가 있나요?
사실 제가 영어를 잘했더라면 현장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했을 텐데 아쉬워요. 아쉬운 마음을 콜에게 문자로나마 많이 표현한 거 같아요. ‘이제 곧 병역 의무를 한다고 들었다. 건강을 기원하고, 잘 마무리하기를 바란다’라는 메시지도 줬고, 정말 사소하게는 ‘이번 ‘On the Street’ 뮤비가 ‘Simba’라는 자신의 곡 뮤비를 오마주한 게 맞는지’ 물었어요. ‘너무 신기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문자도 왔어요. 저 역시 콜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너무 신기해서 그 마음을 다 적어 보냈죠. 모든 게 사소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전혀 사소하지 않은 의미를 지닌 특별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다큐멘터리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Hope on the Street’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지요. 그리고 바로 그다음에 공개된 싱글이 ‘On the Street’였어요. 너무 절묘해요. 팬 송이기도 한 이 노래를 제이콜 씨와 꼭 함께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제이홉이라는 아티스트가 챕터 1을 마무리하고 챕터 2로 넘어가기 위한 큰 원동력과 중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던 거 같아요. 결국은 저의 뿌리였던 춤, 춤으로 음악을 접하면서 시작하게 된 랩, 그 랩을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좋아하게 됐던 아티스트가 바로 제이콜이었다는 점을 다시 떠올렸죠. 그 모든 것이 그때의 시점에 정확하게 맞아들어간 거 같아요. 제가 성장해오는 데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들을 돌이켜보고 공부하며 또다시 저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그게 이번 ‘On the Street’의 음악적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줬어요. 어렸을 때 춤추면서 들었던 로파이(Lo-fi)한 붐뱁의 틀을 밑바탕에 두고, 콜의 목소리가 더해질 때의 결과물을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제이콜이라는 아티스트가 갖고 있는 진취적인 가사와 그 무게감이 이 곡을 더욱 빛나게 해줄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결국 음악적으로 큰 영감을 준 콜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은 곡이 탄생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이번 싱글은 여러 다른 의미로도 읽히죠. ‘판도라의 상자’랑 엮어서 생각하면 재밌어요. 마치 희망이 세상에 나와버린 것 같기도 해요. 우리는 뭔가의 아귀가 맞아떨어질 때 ‘이야기가 되네’라고 하잖아요. 제이홉의 행보는 모든 게 이야기가 돼요. 이걸 다 언제부터 어떻게 누구와 생각한 걸까요?
저만의 플랜을 짜고, 기획을 할 때 ‘이런 게 멋있는 거니까 그냥 이렇게 하자!’라고 결정하는 방식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전 제가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진심이 담긴 부분들을 작업에 녹이면서 멋있게 다듬어가는 스타일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는군요.
직접 제작하는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작품에 진심이 담겨야 떳떳하게 할 말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결과물을 내고) 나중에 다시 되돌아보고 배우고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뭔가를 깨닫는 건 그냥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의 것을 보며) 뭐가 좋은지를 학습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늘 제가 걸어가는 행보와 저의 인생이 곧 제 음악과 콘텐츠, 퍼포먼스가 될 것이고, 앞으로도 유기적인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동력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사담이지만, 은근히 스토리와 큰 그림을 만드는 걸 즐기는 거 같기도 하고요.(웃음) 이 일에 저도 10년을 종사하다 보니, ‘K-콘텐츠’의 스타일이 몸에 배었다고나 할까요?(웃음) 물론 다른 멋진 프로듀서분들과 견주어 비교하기엔 아직 부끄럽고요. 앞으로도 그냥 재밌게 창작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롤라팔루자는 시카고 그런지가 탄생한 페스티벌이기도 합니다. 그런 무대에서 그런지스러운 편곡으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어요. 롤라팔루자 역대 최대 티켓 판매 기록을 갈아치워버리기도 했고요. 지금 그날을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그날의 공기, 온도, 습도 다 말해주세요.
저에게 페스티벌은 많이 낯설어요. 방탄소년단의 멤버로서 그렇게 수많은 무대에서 공연을 했음에도 그래요. 페스티벌에는 페스티벌에만 흐르는 뭔가 다른 묘한 ‘날것’의 느낌이 있거든요.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잠 한숨 못 자고 준비했고, 공연 전날까지도 부담감이 정신을 지배해서 잘 먹지도 못했어요. 그만큼 좀 피폐한 상태를 견뎌내며 준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Jack in the Box> 앨범을 작업할 때부터 ‘아! 이 곡들은 분명 무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작업을 하면서도 무대 위에서의 제 모습을 그렸던 거죠. 그런 그림들이 저번 롤라팔루자에서 고스란히 그려졌던 거 같아요. 제겐 아직 낯선 페스티벌이라는 공간에서 제 거친 음악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 공간의 전형성과 맞아떨어지는 이번 음반의 음악들이 멋지게 어우러졌던 것 같아요. 롤라팔루자는 정말 제 음악 히스토리에 있어 잊을 수 없는 한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무척 야박한 편인데, 그때의 제 자신에게는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웃음)
이번엔 디지털 음원으로만 발매했던 앨범 <Jack in the Box>의 1주년을 기념해 피지컬을 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처음 결과물을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누구에게 가장 먼저 결과물을 보여주었는지 궁금해요.
<Jack in the Box>를 작업할 땐 정말 고민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와 제이홉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도 걱정이 많았고, 그 시절에 겪었던 시련들, 깨우침이 늘 제 마음을 건드는 시기였거든요. 당시의 음악과 활동에서 보시다시피, 좀 ‘흑화’가 많이 돼 있었던 거 같아요. 이런 과정을 보고, 앨범을 처음 들으며 응원해준 친구는 역시 RM이었고, RM이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됐어요. 기획을 하면서도, 작업을 하면서도, 활동을 하면서도, <Jack in the Box>라는 앨범은 저에게 정말 큰 교훈을 준 앨범이고 자식 같은 앨범입니다. 배움의 끝은 없다는 걸 절감하게 해준 작품이죠. 얘기하신 것처럼 그런 앨범이 1주년을 기념해 피지컬로 나오게 됐어요. 제 진심 어린 메시지들이 앨범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인생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인생은 정말 신기함의 연속이 맞습니다. 광주 토박이었던 어린아이가 방탄소년단 멤버로 데뷔해 큰 성공도 하고, 솔로 활동도 해보며 제이홉만의 음악들도 펼쳐보고요. 또 이렇게 루이 비통 엠배서더가 돼서 <에스콰이어>와 인터뷰도 하고 있잖아요.(웃음)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죠. 앞으로도 신기하게 살고 싶네요! 느낄 때마다 정말 짜릿하거든요! →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
- FEATURES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mario Sorrenti for Louis Vuitton
- STYLIST Ibrahim Kamara
- HAIR 박내주
- MAKEUP 김다름
- ART DIRECTION Lucie Matussiere
- TRANSLATOR 강혜련
- ART DESIGNER 김대섭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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