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Part1. <더 시즌즈>에서 AKMU가 처음 등장했을 때 관객들이 눈물을 보인 이유?
이찬혁이라는 스펙트럼과 이수현이라는 스펙트럼을 섞을 때 나올 수 있는 것들. AKMU라는 무한한 팔레트의 가장 짙은 컬러와 가장 투명한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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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화기애애한 촬영 현장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수현(이하 ‘수’) 아, 그래요? 저희는 늘 이렇게 화기애애합니다. 오래도록 함께 일한 스태프가 많아서 뭐랄까, 저희를 조카나 아들딸처럼 여겨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외부 매체와 일할 때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분위기가 따뜻하고, 환영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요.
활동하는 곡의 느낌에 팀 분위기가 따라가는 부분도 있으려나요? ‘Love Lee’가 워낙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곡이라서, 활동 전반의 분위기도 조금 더 밝아진 부분이 있다거나.
찬혁(이하 ‘찬’) 저한테는 확실히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기본적으로 늘 화기애애한 편이긴 한데, 왜 노래 분위기를 따라 웃으면서 촬영하다 보면 저절로 엔도르핀이 나오기도 하잖아요. ‘Love Lee’가 제가 가진 무드와 그렇게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 활동을 하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즐거움을 많이 경험한 것 같아요.
그럼 지금이 찬혁 씨 삶에서 가장 밝고 러블리한 시기라고 볼 수 있겠군요.
찬 그런… 그런 것을 이제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수 (찬혁이 입고 있는 티셔츠에 프린트된 찬혁의 얼굴 사진들을 순서대로 짚으며) L, O, V, E.
아무리 봐도 찬혁 씨 티셔츠에 그런 문구가 쓰여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수 (웃음) 얼굴에 있잖아요. 얼굴 그 자체가 ‘LOVE’.
‘Love Lee’는 수현 씨가 즐길 수 있는 음악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 작업한 곡이라고 했죠. AKMU의 데뷔곡인 ‘200%’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라고도 했고요. 평소 작업 방식과 좀 달랐을까요?
찬 이전에는 좀 일방적이었죠. 제가 ‘이제 이런 스타일로 해야 해’ 하고 수현이가 그냥 따라와주길 바란 거죠. 그런데 저번 앨범을 내면서 제가 수현이한테 약속을 하나 했거든요. 다음에는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한번 내보자고요. 그래서 ‘Love Lee’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수현이한테 많이 물어봤죠. 지금 이 노래가 좋게 느껴지냐고. 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하고 있다가 왔다 갔다 하려다 보니 제 자신을 새롭게 세팅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잖아요. 또 수현이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을 잘 아는 편이기도 해서 많이 물어보면서 작업했죠.
수 ‘200%’의 연장선이라는 것도 이런 의미예요. 사실 예전에 만들어놓은 곡들을 저희가 같이 한번 쭉 들어보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들어볼수록 그걸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10년 전에 만든 옷을 억지로 입기보다는 그때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지금 우리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무조건 새로 써야 해’ 하고 작업을 한 거예요. 우리가 지금 이 나이 때만의 즐거움과 사랑스러움을 말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뭘까를 생각하면서요.

화이트 퍼 재킷 H&M. 선글라스 프라다 by 에실로룩소티카.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동안 곡에 새로운 의미가 깃들기도 하잖아요. 활동이 마무리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Love Lee’가 두 분에게 어떻게 남았을지도 궁금해요.
찬 저는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제가 작년 한 해는 이를 악물고 ‘내 것’을 보여주려 노력했거든요. 올해는 그와 상반되게 제 자신을 다 내려놓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자 다짐하고 나왔죠. 이런 음악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호기심 정도는 있었지만, 사실 이게 저에게 즐거움을 줄 거라는 큰 기대는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막상 나와보니까 이게 저한테도 즐거움이 되더라고요.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네’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네’ 하고.
수 저한테는 ‘Love Lee’ 활동이 다시 한번 제 존재를 확인받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꽤 오랫동안 쉬기도 했고, 쉬는 동안 다시 활동하면 어떤 느낌일지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이번 활동을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저는 생각이 많았어요. 뮤직비디오나 티저 포스터, 라이브 콘텐츠처럼 사전에 하는 촬영들이 많잖아요. 그걸 하는 내내 ‘이게 맞는 걸까’ 불안했던 거죠. 그런데 곡이 공개되니까 사람들이 저희를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는 거예요. 우리를 정말 많이 좋아해주신다는 게 느껴져서 활동 내내 되게 행복했어요. 오빠가 저한테 ‘활동하면서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게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요.
최근에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의 공동 MC도 맡게 되셨죠. 두 분이 첫 회 오프닝 곡을 부르면서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놀란 게 객석에 눈물을 보이는 분들이 보이더라고요.
수 그러게요. 저희 첫 등장을 보면서 감격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이유는 저희도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아마 반가움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희가 함께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솔로로 각자 활동하는 것도 굉장히 응원해주시지만 저희 두 사람이 붙어 있을 때 좀 더 애틋함을 느끼는 거죠.
찬 사실 저희가 어떤 콘셉트로 나와도 ‘다리꼬지마’(AKMU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처음 불렀던 노래)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떠올리시는 것 같기도 해요. 쟤네가 그렇게 어린 친구들이었는데 이렇게 컸구나, 그러면서 그 시간의 흐름을 다시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거죠. 어리고 순수하기만 했던 그 친구들이 자라서 MC를 보는구나, 저희를 가족 보듯이 봐주신다면 그런 감정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요.
수 하지만 정작 우리 엄마 아빠는 울지 않았지.
저도 그 부분이 계속 궁금했어요. 관객들이 받는 저 감격은 AKMU라는 존재의 힘일까, 그때 불렀던 ‘오랜 날 오랜 밤’이라는 노래가 가진 힘일까, 두 사람의 가창력의 힘일까 하고요.
수 ‘오랜 날 오랜 밤’에 그런 힘이 있긴 해요. 개인적으로 오빠의 작곡 능력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해피 새드’라고 하죠. 굉장히 행복하면서도 슬픈 느낌의 곡들이 사람 마음 깊은 곳을 터치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데님 재킷 H&M. 블랙 티셔츠 럭키 슈에뜨. 선글라스 돌체앤가바나 by 에실로룩소티카.
<비긴 어게인> 촬영 때 수현 씨가 나폴리에서 버스킹으로 그 곡을 불렀을 때도 거리 사람들이 굉장히 행복해했죠. 춤까지 추는 사람도 있었고. 얼마나 슬픈 노래인지 가사를 모르니까요.
수 맞아요. 행복하고 아련했던 추억이 있는데, 그때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슬픔과 함께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치면서 울컥하는 부분이 있는 노래죠. 제가 부르면서도 그 포인트가 어떤 부분인지는 알 것 같긴 해요.
찬 (혼잣말처럼) 알 것 같긴 하다는 게 무슨 말이야.
수 그럼 뭐라고 해?
찬 ‘알 것 같아요’도 추측이고 ‘긴 해요’도 추측이잖아. ‘알 것 같아요’ 하면 되지.
수 두 번 정도는 추측할 수 있지 않아?
찬 세 번도 네 번도 해도 되지. 그런데 말은 그렇게 할 수 없지.(웃음)
찬혁 씨 지적이 문법적으로는 정확한데요. 저는 덕분에 수현 씨의 마음을 좀 더 정확히 ‘알 것 같긴’ 했어요.(웃음) 팬들의 마음이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 아주 조심스럽게 가늠하는 거죠.
수 감사합니다. 맞아요. 어렴풋하게 알 것 같기도 하다는….
찬 모르는 거 아냐? 그 정도면?
수 아주 살짝 아는 거야. 아주 살짝만. 대충 넘어가.
가창력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제 가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수 (웃음) 가창력 때문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만약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같은 곡이었다면 그런 가능성도 생각해보겠는데, ‘오랜 날 오랜 밤’을 들으면서 가창력 때문에 우는 분은 없을 것 같거든요.
AKMU의 노래는 워낙 청아한 스타일이라 ‘노력’을 느낄 여지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도 궁금했어요. 오직 타고난 가창력인지, 아니면 그렇게 안 보일 뿐 실제로는 혹독하게 노래 연습을 하고 있는 건지.
찬 (수현을 보면서) 맨날 게임만 하던데요.
수 이건 모함이고요. 저는 노래 연습을 끊임없이 합니다.
찬 수현이가 남들보다 즐기면서 하는 편이긴 한 것 같아요. 딱 ‘이건 연습이야’ 하면서 부담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수 그냥 제가 아직도 노래하는 걸 좋아해요. 제가 오래전에 노래를 부르기가 싫어졌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몇 달 동안 노래를 듣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았어요. 한 3개월쯤 지났나. 그러고 있다가 ‘설마 몇 개월 안 불렀다고 노래 실력이 나빠졌겠어’ 하고 연습실에 갔는데, 그새 음역대가 낮아진 거예요. 충격이었죠. 이래서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하는 거구나. 그게 꽤 오래된 일인데, 그때부터 연습을 놓은 적이 없어요. 연습실도 자주 가고, 못 가면 차로 이동할 때도 계속 노래 연습을 하죠.
찬 저희가 같은 차에 못 타는 이유 중 하나예요. 수현이가 연습을 하면 너무 시끄럽거든요.

벨벳 슈트 잉크. 선글라스 프라다 by 에실로룩소티카. 골드 이어커프 모두 톰 우드. 주얼 장식 이어커프 스와로브스키. 블랙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Credit
- FASHION EDITOR 최아름
- FEATURES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박배
- STYLIST 시주희
- HAIR 정미영(수현)/김세영(찬혁)
- MAKEUP 이은경
- ASSISTANT 박서현/송채연
- ART DESIGNER 주정화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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