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Part2. 이찬혁과 이수현은 각각의 이유로 'Love Lee' 활동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찬혁이라는 스펙트럼과 이수현이라는 스펙트럼을 섞을 때 나올 수 있는 것들. AKMU라는 무한한 팔레트의 가장 짙은 컬러와 가장 투명한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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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타이 셔츠 H&M. 스커트 듀이듀이. 블랙 로퍼 캠퍼. 이어링 스와로브스키.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와. 두 분이 방금 서로 농담하고, 말을 받고, 캐치하고, 확장하는 걸 들으면서 새삼 느꼈어요. 서로에게 가진 친분이나 호감을 떠나서 두 사람의 ‘케미’는 정말 최고라고.
수 맞아요.
찬 (거의 동시에) 그런 것 같아요.
수 세상에 정말 다양한 종류의 케미가 있잖아요. 저희가 가진 케미는 그 안에서도 좀 흔치 않은 종류라고 생각해요. 실제 가족인,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 남매가 함께 음악을 하고, 좋은 시너지를 내면서도 둘이 같이 있으면 영락없이 현실 남매 같고. 그게 저희를 내 사촌처럼, 아들딸처럼 생각해주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저희 둘이 있을 때의 모습이 진짜 가족의 모습이기 때문에.
그런데 또 찬혁 씨는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 ‘티키타카’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계속되면 사람들이 지겨워할 거라고, 한 번씩 보여줘야 좋은 것 같다고요. 그걸 들으면서 저는 생각했죠. ‘자기 판단이 정말 객관적이다.’ 그리고 ‘이 사람 진짜 T(MBTI의 ‘사고형’)구나.’
수 (웃음) ‘찐 T’죠. 제가 오빠한테 “그렇게 살지 마”라고 진지하게 말한 부분 중 하나가, 스스로를 3인칭 시점으로 보면서 살아요. 저는 무조건 1인칭이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밥을 먹고 있으면 제 시선에서 보이는 밥이 중요한 대상인 거잖아요. 그런데 오빠는 제3의 시선으로 ‘밥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을 보는 거예요. 밖에서 보는 자기 모습이 엄청나게 객관화가 되어 있는 거죠. 뭐든 다 그런 식이에요.
찬 T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제가 프로듀싱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음악이라는 범주를 넘어 제 삶을 프로듀싱하고 AKMU라는 팀과 제 솔로를 구성하고 있는 이 세계관을 형성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찬혁 씨의 그런 ‘자기 연출’, 바꿔 말해 독특한 행보나 무대 매너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수현 씨가 그랬죠. 그전에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옆에서 봤기 때문에 오히려 응원한다고요.
수 맞아요. 많은 분이 제가 당황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그게 불안 요소였던 기간은 생각보다 굉장히 짧아요. 그게 오빠 스스로에게도 돌발 행동이 아니라 음악을 더 즐기는 방법을 터득한 거라는 걸 알게 된 후로는 전혀 걱정이 없었죠. 오히려 저도 영감을 받기도 했고요. 저희 둘 다 많이 어렸을 때 방송에 처음 나왔고, 그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잖아요. 사람은 당연히 성장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의 나’가 오랜 세월 동안 받아들여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던 거예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과 표현하고 싶은 것 사이의 괴리감이 컸던 거죠. 오빠는 제가 봐도 정말 ‘왜 저렇게까지 하지’ 싶을 정도로 거센 파도와 수없이 싸우면서 본인이 추구하는 걸 쟁취했는데, 지금 보면 대단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오빠가 없었을 테니까요.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프로듀싱한 거죠.

레더 코트 베르사체. 슬리브리스 톱 릭 오웬스.

레더 재킷 앤아더스토리즈. 드레스 YCH.
찬혁 씨는 그 과정이 고통스럽지는 않았어요?
찬 전쟁터에 나가는 장군의 심정이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전투력이 막 샘솟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저는 철저하게 계산했고, ‘이건 내가 완성해야 할 작품이다’ 생각하고 매번 무대에 임했죠.
수 저는 오빠의 솔로곡인 ‘파노라마’의 무대들을 찾아보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호랑나비 춤 같은 걸 추는데 정말 자유로운, 진짜 한 마리 호랑나비가 되어서 춤을 추더라고요. 행복에 젖은 표정으로. 저까지 행복해지는 모습이었죠. 그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거, 그리고 많은 사람이 저와 같은 마음으로 오빠를 봐주고 있다는 거, 그걸 생각하면서 오빠가 해온 그 모든 싸움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요.
좀 다른 방식이었지만 수현 씨도 자아 탐구를 많이 하셨잖아요. 연기도 하고, 라디오 DJ도 하고, 예능도 다양한 종류를 섭렵했죠. 찬혁 씨는 그중에서 어떤 걸 유의 깊게 봤어요?
찬 저는 수현이가 라디오 DJ를 한 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그 정도 나이대에 고정으로 매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수현이는 제가 봐도 되게 잘했어요. 그리고… 다른 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AKMU에 속해 있는 수현이를 되게 가슴 깊이 소중하게 생각해요.(웃음) 다른 이수현은 알아서 잘 하겠죠.
수 관심이 없어요.(웃음) 본인을 3인칭으로 보는 것만 해도 벅찰 거예요.
수현 씨의 솔로곡인 ‘ALIEN’도 찬혁 씨가 프로듀싱을 했죠.
수 오빠가 군복무로 자리를 비웠을 때 제 솔로곡을 계획했는데요. 사실 되게 자신 있었고,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작 하려니까 너무 어려운 거예요. 오빠가 늘 리딩을 해줬고 저는 거기에 부스터를 다는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갑자기 선장을 해야 하니까. 뭐든 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뭘 꼽아야 할지 모르겠는 거죠. 그래서 길을 헤매다가 결국 오빠가 전역할 때가 됐고, 그제야 도움을 청한 거예요. “프로듀서 님!” 하면서.
찬 사실 그 곡도 ‘내가 바라는 이수현’의 방향성을 따라서 프로듀싱한 거였죠. 저는 수현이가 팝 스타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톤도 그렇고, 춤도 꽤 잘 추니까. 그런데 그건 제가 보는 수현이의 측면들이었지 수현이의 성향과는 안 맞더라고요. 제가 <ERROR>(이찬혁의 솔로 앨범) 활동을 할 때만큼 수현이가 솔로 활동을 즐겼을까 싶어요.

데님 재킷, 링 모두 H&M. 블랙 티셔츠 럭키 슈에뜨. 선글라스 돌체앤가바나 by 에실로룩소티카. 스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찬혁 씨가 이번 싱글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게 정말 많나 보네요.
수 이전까지는 저라는 악기를 오빠가 연주하고 싶은 대로 연주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그 악기 고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거죠. 그래서 제 결론은, ‘진작에 했어야 했다’.(웃음)
찬 사실 이번 싱글 같은 활동을 생각한 건 꽤 오래전부터였어요. 사람들이 왜 계속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냐고 물을 때도 “결국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할 건데,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한 후에 그 위에 쌓고 싶다”고 했죠. 만약 저희가 이런 스타일의 곡만 계속 냈다면 사람들이 이 정도의 관심을 안 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부터 철저한 계산이 있었군요.
찬 힘들었던 건 이런 부분이었죠. 생각해보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고 해놓고 주목을 못 받으면 좀 그럴 것 같더라고요. 그건 그냥 감을 잃은 거잖아요. 프로듀서로서 제 정체성에 대해 좀 헷갈리기 시작할 것 같았어요. 결국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죠.
수 제가 최근에 생각해보니까, 이번 ‘Love Lee’ 활동을 하는 동안 제가 너무 잘한 거예요. 그래서 대기실에서 자다가 문을 벌컥 열고 나와서 말했거든요. “오빠, 이거 봐. 내 말이 다 맞았어. 내가 하고 싶은 색깔로 곡 작업을 하고, 오빠가 나한테 허락받고 한 노래 ‘Love Lee’ 지금 1위했지, ‘후라이의 꿈’도 너무 사랑받지.”
찬 허락은 너무 과한 표현이고.(웃음)
수 조용히 해. 조용히 해봐. 제가 나가자고 한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프로모션들도 굉장히 잘됐거든요. 이슈도 많이 됐고. 그래서 저한테도 이번 싱글은 의미가 커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선언했죠. “이제 AKMU는 내가 이끌겠다.”(웃음) “AKMU는 이제 내 거다.”
찬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화이트 슈트 돌체앤가바나. 부츠 H&M.
Credit
- FASHION EDITOR 최아름
- FEATURES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박배
- STYLIST 시주희
- HAIR 정미영(수현)/김세영(찬혁)
- MAKEUP 이은경
- ASSISTANT 박서현/송채연
- ART DESIGNER 주정화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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