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싼타페 디자인 비하인드 스토리

프로필 by 박호준 2023.10.01
 

HYUNDAI SANTA FE 

지난 8월 14일 출시된 신형 싼타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그들의 갑론을박에 말을 보탤 생각은 없다. 미에 대한 기준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대신 현대자동차가 어떤 목적으로 차를 디자인했는지는 설명할 수 있다. 개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나면 차가 달라 보일 것이다.
시작은 신형 싼타페를 만들기 시작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자동차는 도심형 SUV로 만들었던 4세대 싼타페와 달리, 5세대는 SUV 본연의 기능인 실용과 아웃도어를 콘셉트로 잡았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차박’ 열풍이 불기 전 이야기다. 신차 디자인의 콘셉트를 잡을 땐 보통 운전석이나 전면부가 우선이지만 싼타페는 반대였다. 트렁크가 있는 후면부를 중심으로 그려나갔다.
네모반듯한 뒷모습이 탄생한 이유다.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트렁크 폭은 145mm, 높이는 49mm 늘었다. 덕분에 약 15% 늘어난 기본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트렁크가 커졌으니 당연히 테일게이트도 역대급으로 커졌다. 문제는 크고 무거워진 테일게이트를 열고 닫는 방법이었다. 비슷한 뒷모습을 가진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는 위가 아니라 옆으로 열고 닫는다. 레인지로버처럼 중간이 갈라져 위와 아래로 각각 열리는 ‘클램셸’ 형태의 테일게이트도 있다. 싼타페는 세 번째 방법을 택했다. 문을 여닫는 ‘가스 리프터’를 수직으로 길게 설치한 것이다.
 
종합하면, 넓은 트렁크 때문에 테일게이트도 덩달아 커졌고, 커진 테일게이트를 트렁크 공간 침해 없이 여닫기 위해 수직형 가스 리프터가 들어갔고, 그 결과 가스 리프터에 밀려 리어램프가 하단으로 옮겨졌다. 트렁크를 연 상태에서도 방향지시등이 보여야 한다는 국내 법규에 따라 방향지시등은 뒤 범퍼에 위치할 수밖에 없었다. “공간을 최우선으로 두고 만들었습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한 김충은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신형 싼타페의 3열은 헤드룸과 숄더룸이 넉넉하다.
차체 옆면에 달려 있는 ‘히든 어시스턴트 핸들’도 실용과 아웃도어에 충실한 장치다. 지붕 위 공간에 물건을 탑재할 때 오르고 내리기 쉽도록 손잡이를 마련해놓았다.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평소에는 차체 안쪽으로 숨겨져 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식이다.
싼타페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어느새 흔해진 도심형 SUV가 아니라, 실용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SUV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모델이 탄생한 후 처음으로 미국 싼타페에서 신형 싼타페의 글로벌 언베일링 행사를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라인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도심형 SUV 포지션은 투싼과 팰리세이드가 담당하고, 싼타페는 보다 터프한 이미지를 가지고 가겠다는 의중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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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조혜진
  • ASSISTANT 안정환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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