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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 주에가 멜라니 로랑과 함께하는 이유

페리에 주에가 멜라니 로랑과 함께 새로운 캠페인 ‘필 유어 월드 위드 원더(Fill your world with wonder)’를 론칭했다. 우리의 앞에 펼쳐질 더 푸르고 놀라운 세계를 약속하며.

프로필 by 박세회 2023.12.10
 
 페리에 주에의 하라주쿠 팝업 스토어에서 열린 새 캠페인 론칭 행사에 참여한 멜라니 로랑.

페리에 주에의 하라주쿠 팝업 스토어에서 열린 새 캠페인 론칭 행사에 참여한 멜라니 로랑.

 
지난 10월 말 도쿄 하라주쿠의 페리에 주에 팝업 스토어에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멜라니 로랑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페리에 주에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멜라니 로랑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고, 일본 광고계의 신성 야나기사와 쇼 감독이 그녀를 주인공으로 캠페인 영상을 찍었다. 그날은 새로운 캠페인의 전개와 함께 영상을 공개하는 날이었다. 두근두근. 그러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쇼사나로 우리를 눈물짓게 한 멜라니 로랑을 만나기 전에, 페리에 주에가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 ‘필 유어 월드 위드 원더(Fill Your World with Wonder)’의 파트너로 그녀를 택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조금 필요하다.
멜라니 로랑은 프랑스인들에게 무척 특별한 스타다. 열네 살에 배우로 데뷔해 스물세 살에 <잘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로 프랑스의 스타로 떠올랐으며, 스물여섯 살엔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진정한 주인공 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 나치의 학살 속에서 가족 중 홀로 살아남은 프랑스계 유대인 여성으로 독일의 고위간부들을 한 극장에 몰아 넣고 몰살 시키는 쇼샤나 드레퓌스로 분했다. 프랑스인들의 사랑이 폭발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게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인류와 환경의 공존을 위해 이바지한 그녀의 전력이다. 그녀는 2015년 환경운동가 시릴 디옹을 포함한 몇몇 활동가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내일(Tomorrow)>의 제작에 참여했다. 머지않아 지구가 인류의 영향으로 1만1000년 전인 최대 빙하기 이후 가장 큰 격변을 겪을 것이라는, 21명의 과학자들이 <네이처>지에 낸 공동 연구를 보고 촉발된 모임이었다. 멜라니 로랑과 시릴 디옹 등은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기울이는 노력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20만 유로(약 2억8000만원)를 목표로 온라인 펀딩을 시작했는데, 두 달 만에 44만 유로(약 6억3000만원)가 넘는 기금이 모였다. 2016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프랑스 안에서만 71만 명이 관람했으며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 1000만 달러를 넘겼다. 다큐멘터리로서는 엄청난 기록이지만, 숫자가 다는 아니다. 환경운동가로서 멜라니 로랑이 가진 전파력이 그만큼 크다는 점이 중요하다. 멜라니 로랑이 공동 감독을 맡은 이 다큐멘터리는 그해 프랑스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와 UN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멜라니 로랑의 활동은 페리에 주에가 지향하는 브랜드 컬처의 방향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페리에 주에는 샴페인이 포도에서만 만들어진다고 보지 않는다. 페리에 주에는 포도나무의 뿌리와 이를 둘러싼 테루아(토양), 테루아와 그 안에서 식생하는 벌레들, 벌과 나비들이 옮기는 꽃가루, 그 꽃가루로 수정한 꽃과 그 과실들, 이 모든 것 사이의 복잡한 생태계가 한 병의 샴페인 안에 담긴다고 본다. 페리에 주에의 설립자이자 보타니스트였던 피에르 니콜라스 페리에(Pierre-Nicolas Perrier)가 최상의 샴페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메종 페리에 주에의 자연환경을 소중히 지키며 자연과 유기적인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창했던 이유다. 이러한 ‘자연을 예술로 승화해낸 샴페인’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원천인 메종 페리에 주에의 테루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사용, 제로에어(zero-air) 운송 정책, 페리에 주에 포도원 내 무제초제 정책 등을 통해 제품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운송 단계까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멜라니 로랑은 “페리에 주에와 동행하면서 우리가 공유한 자연에 대한 비전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우리가 가진 변화를 향한 의지와 추진력은 동일한 것으로서, 미래 세대에게 진정으로 긍정적인 것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처음 공개된 ‘필 유어 월드 위드 원더’의 캠페인 영상은 야나기사와 쇼가 감독을 맡았다.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겠으나 그가 디렉팅한 다른 영상을 보면 ‘아! 이 영상’이라며 탄식을 흘릴 것이다. 여자 고등학생이 벚꽃을 배경으로 파도처럼 굽이치는 교정을 뛰어가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컴퓨터 그래픽 없이 원테이크로 찍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로 그 포카리 스웨트 광고의 감독이 야나기사와 쇼다. 그의 스타일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번 페리에 주에 광고의 카메라 무빙이 얼마나 아름답고 또 어려울지 보지 않고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캠페인 영상 제작의 비하인드 신 역시 공개됐는데, 멜라니 로랑은 촬영 현장의 고행이 생각난 듯 재치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이런 영상은 절대 찍지 마세요!”라고.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 페르노리카 코리아
  • ART DESIGNER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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