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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튀르키예 코니아에 가야만 하는 이유
튀르키예 코니아는 12월 중순만 되면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으로 붐빈다. 75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 ‘세마(Sema)’ 의식을 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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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 의식은 루미가 창시한 것으로 750년간 이어져 내려온 역사 깊은 전통문화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코니아라고 적지만 튀르키예 현지인의 발음은 ‘콘야’와 ‘꼰야’의 중간이다. 우리나라에선 코니아로 향하는 직항편이 없어 먼저 이스탄불로 간 후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게 가장 빠르다. 수도 앙카라에서 약 220km 남쪽에 위치한 코니아는 중앙 내륙 지방에 속한다. 튀르키예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지만, 관광객들에겐 이스탄불과 앙카라는 물론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튀르키예의 작은 휴양도시들, 예를 들면 안탈리아, 페티예, 쿠사다시 같은 곳보다 덜 알려져 있다.
코니아가 어떤 도시인지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도시의 역사 측면에서 경상북도 경주와 비슷하다. 경주가 과거 신라와 통일신라의 수도였던 것처럼 코니아 역시 오스만제국 시대로 들어서기 전, 튀르키예 최초의 무슬림 왕조인 셀주크제국의 수도였다. 오래된 모스크와 유적이 많아 튀르키예 내에서도 ‘역사도시’로 꼽힌다. 과거 코니아는 무역도시로도 유명했는데 동쪽으로는 멀리 중국과 중앙아시아, 남쪽으로는 아라비아반도와 이집트에서 건너온 무역품이 코니아를 거쳐 유럽으로 향했다. 11~13세기 무렵의 일이다.
성과 교회를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되어온 오래된 여러 유럽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코니아도 셀주크 궁전 안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알라딘 모스크’를 기점으로 도시가 방사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1155년, 셀주크 술탄 메수드 1세의 명으로 공사가 시작된 알라딘 모스크는 1235년에 완성됐으며 8명의 술탄이 묻혀 있다. 형형색색의 타일과 대리석으로 장식된 모스크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모스크에 오르면 코니아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외국인 관광객 외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현지인 커플도 자주 찾는 명소다.

잘랄 아드딘 루미의 관이 모셔져 있는 메블라나 모스크.
앞서 언급한 세마 의식의 창시자가 루미다. ‘세마젠’이라고 부르는 세마 의식자들은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바라보게 한 후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까지 쉬지 않고 빙글빙글 돈다. 메흐메트는 세마가 춤(dance)이 아니라 의식(ceremony)이라는 걸 강조했다. “세마는 반복된 동작을 통해 육체를 초월해 정신적으로 신과 교류하기 위해 하는 종교적 행위입니다.” 매년 12월 중순 루미의 서거를 기념해 약 일주일간 열리는 ‘루미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밤을 ‘세비 아루즈 나이트(Seb-I Arus Night)’라고 부르는데, 이 밤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세마다. 수염이 희끗희끗한 세마잔부터 이제 막 어린이 티를 벗은 앳된 세마잔까지 약 40명의 세마잔이 차례대로 무대에 올라 전통음악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회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저렇게 계속 돌 수가 있지?’라는 호기심을 넘어 일종의 존경심마저 든다.
10년 넘도록 세비 아루즈 나이트에 올라 세마 의식을 선보이고 있다는 현지에서 만난 ‘퀴에 이스켄데르(Cure īskender )’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매번 의식에 참여할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과 깨달음이 다릅니다. 어지럽지 않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당연히 어지럽죠. 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저는 세마가 명상과 같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고 신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련의 일종으로요”라고 말했다.

차탈회위크에선 1만 년 전 신석기 인류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코니아는 내륙에 위치해 해산물보다 육류를 이용한 음식이 잘 발달했다. 특히 튀르키예의 대표 음식 케밥은 사용하는 고기의 종류와 조리 방식에 따라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혹시 양고기와 향신료 냄새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순무 주스(Salgam Suyu)’를 추천한다. 동치미 국물을 떠올리게 하는 맛 때문에 주스만 마실 땐 ‘이게 뭐야’ 싶을 수 있지만 기름진 케밥과 함께 번갈아 곁들이면 궁합이 잘 맞는다. 지방을 분해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어 실제로 튀르키예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 중 하나다.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 게티이미지스코리아
- ART DESIGNER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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