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NEW LUXURY

럭셔리 위스키 그 중심에는 로얄살루트와 레드브레스트가 있다.

프로필 by 오정훈 2024.01.26
 
 
프레스티지-럭셔리 위스키 시장 트렌드

지금 프레스티지 위스키 브랜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어디일까? 미국? 중국? 놀랍게도 한국 시장이다.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용감함을 그 이유로 꼽는다. “그저 그런 술 여러 잔이 아니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내 취향에 맞는 좋은 위스키를 찾아 마시려고 해요.” 자칭 ‘위스키 마니아’인 지인의 말이다.
프레스티지 위스키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난 것도 위스키 시장 성장에 한몫했다. 내 취향의 위스키를 찾을 수 있는 멘토링 클래스부터 다양한 위스키를 시음할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까지. 마음만 먹으면 위스키에 한발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국내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6884톤으로 2022년 1만1189톤과 비교하면 50.9% 증가했다. 프레스티지 위스키의 선두 주자 로얄살루트는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 럭셔리 위스키 브랜드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라인업을 내세우는 이유다. 오랜 세월 숙성한 위스키라든가 싱글 팟 위스키 같은 진귀한 위스키들도 속속 한국으로 진출하는 추세다. 위스키 춘추전국시대이다 보니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로얄살루트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리차드 퀸과 협업한 ‘로얄살루트 21년 리차드 퀸 에디션’부터 전 세계 200병 한정인 ‘로얄살루트 하우스 오브 퀸 바이 리차드 퀸’까지 출시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는 양태오 디자이너와 협업한 ‘로얄살루트 30년 스페셜 리추얼 키트’를 출시했다. 위스키는 단순한 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프레스티지 아이리시 위스키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단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리시 위스키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 좀체 만날 수 없었던 ‘미들턴 베리 레어 사일런트 디스틸러리 컬렉션(Middleton Very Rare Silent Distillery Collection)’이라든가 ‘레드브레스트 드림 캐스크(Redbreast Dream Cask)’와 같은 희귀한 위스키가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궁극의 프레스티지 위스키 로얄살루트
 
로얄살루트는 ‘궁극의 프레스티지 위스키’의 대표 주자다. 1953년 6월 2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 헌정되며 로얄살루트의 여정은 시작된다. 영국 왕실을 뜻하는 ‘로얄’과 왕실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21발의 축포를 쏘는 ‘건 살루트’를 합친 이름에서 로얄살루트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다.
‘왕의 예포’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로얄살루트는 최소 21년 이상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다. 21년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와 블렌디드 그레인 위스키부터 30년, 38년, 52년 등 하이엔드 컬렉션까지 궁극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최고 숙성 기간으로 21년을 내세우는 다른 위스키 브랜드와 차별화된 로얄살루트만의 비기다. 로얄살루트를 설명하는 한 가지 단어는 ‘시간’이다. 한 병의 로얄살루트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2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시간은 로얄살루트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로얄살루트를 만드는 증류소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가동되는 증류소 중 가장 오래된 증류소로 꼽히는 스트라스아일라 증류소(Strathisla Dstillery)에서 로얄살루트가 만들어진다. 로얄살루트 위스키만을 위한 특별한 저장고인 로얄살루트 볼트(Royal Salute Vault)에는 수십 년 이상 숙성한 원액부터 영국 왕세자가 태어난 날에 증류한 원액 같은 진귀한 위스키들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훌륭한 곳에는 응당 뛰어난 인물이 있다. 변하지 않는 맛과 향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로얄살루트에 헌신한 마스터 블렌더 샌디 히슬롭, 위스키를 술이 아닌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 바르나베 피용 등 수많은 장인이 있다.
로얄살루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세계를 화려한 비주얼 아트로 표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9년 7월에는 로얄살루트만의 왕실 정체성이 그대로 담긴 비주얼 아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가 크리스트자나 윌리엄스(Kristjana S. Williams)가 일러스트로 표현한 로얄살루트의 세계는 그야말로 환상과 몽환에 가깝다. 영국 왕립 동물원인 로열 메나주리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 패키지 디자인에는 ‘풍요로움과 여유, 영국식 위트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로열 메나주리에 있었던 코끼리, 타조, 영국을 지켜준다는 의미를 가진 런던 탑 까마귀 등을 통해 영국 왕실과 로열 메나주리에 대한 경외심을 더했다.
로얄살루트는 눈으로도 즐기는 술이다. 21년 시그니처 블렌드, 21년 몰트, 21년 블렌디드 그레인의 패키지는 영국 왕실의 고급스러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극적인 예다. 로얄살루트의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금빛 문 장식에는 왕실의 휘장을 상징하는 로얄 새시(Royal Sash) 디자인을 그려 넣어 품격을 더했다. 상자를 열었을 때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끝없이 펼쳐지는 영국 왕실의 로열 메나주리 문양을 비주얼 아트로 표현한 것이다. 또 영국 로얄 궁전을 포함한 왕실 자선단체를 지원하고 ‘왕의 스포츠’라 불리는 폴로 대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매년 특별한 폴로 에디션을 선보이는 등 왕실과 관련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로얄살루트 62건 살루트, 영국 왕실의 최고 경의
 
앞서 설명했듯 로얄살루트는 ‘왕의 예포’라는 뜻이다. 영국 해군이 국왕 주관 행사에서 왕실과 군주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21발의 축포를 쏘는 ‘건 살루트(Gun Salute)’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이름이다. 영국 왕실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의를 표할 때는 ‘타워 오브 런던(Tower of London)’에서 62발의 예포를 발포한다. ‘로얄살루트 62건 살루트’는 여기서 영감을 얻은 술이다. 4대에 걸쳐 로얄살루트의 품질과 맛을 책임져온 마스터 블렌더들이 40년 이상 숙성한 위스키 원액으로만 블렌딩했다. 그만큼 희소성과 장인정신이 돋보인다.
40년 이상의 귀한 위스키를 아무 곳에나 담을 수는 없다. 영국의 크리스털 웨어 명가 다팅턴의 장인이 빚어 만든 크리스털 보틀은 이 특별한 액체에 권위를 더한다. 마개와 로고는 24캐럿 금으로 도금했다. 그야말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향만 맡아봐도 로얄살루트 62건 살루트가 왜 특별한 위스키인지를 알 수 있다. 잘 익은 자두와 체리가 뒤섞인 달콤한 향과 다크 초콜릿의 쌉싸래한 향, 날카롭고 매캐한 계피 향이 뒤따른다. 맛은 어떨까?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의 고소한 맛과 오크통 숙성을 통해 느껴지는 은은한 나무 향이 무척 잘 어울린다. 40년 이상의 세월과 마스터 블렌더의 인내와 열정, 노력으로 만든 이 귀한 위스키는 지금같이 차가운 계절에 아주 잘 어울린다.
 
 
 
아이리시 위스키와 프리미엄 아이리시 위스키 

1800년대에 전 세계를 호령하던 아이리시 위스키는 미국의 금주령과 영국의 무역전쟁, 제2차 세계대전, 아일랜드 내전 같은 각종 큰 위기로 기세가 많이 꺾였다. 그랬던 아이리시 위스키가 요즘 다시 뜨고 있다. ‘제임슨’으로 대표되는 품질 좋고 대중적인 아이리시 위스키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런 추세를 뒷받침한다. 지난 10년간 증류주 카테고리 내에서 아이리시 위스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스카치 위스키와의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위스키의 발상지’라 불리는 아일랜드에서 생산하는 아이리시 위스키는 주로 발아 보리와 곡물을 이용해 만든다. 세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친 후 오크통에서 최소 3년 동안 숙성을 거치는데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스카치 위스키와는 맛과 향이 다르다. 스카치 위스키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운 풍미, 그리고 스모키한 아로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위스키 시장에서 아이리시 위스키의 대중화를 이끈 공신은 제임슨이다. 세계 1위 아이리시 위스키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됐다. 지난해 제임슨의 팝업 이벤트에는 무려 17만 명 이상이 방문했는데, 이는 아이리시 위스키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사례다.
제임슨이 대중적인 아이리시 위스키의 상징이라면 프리미엄 아이리시 위스키의 선봉장에는 ‘레드브레스트’가 있다. 2022년 한국에 새롭게 론칭한 프리미엄 아이리시 위스키 레드브레스트는 그 옛날 아이리시 위스키를 만드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브랜드로 명성이 높다.
 
 
 
프리미엄 아이리시 위스키의 기폭제 ‘레드브레스트’ 

프리미엄 아이리시 위스키의 성장세에 기폭제 역할을 한 위스키가 바로 레드브레스트다. 1800년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위스키 제조 방식인 ‘싱글 팟 스틸’을 고수해 만든다. 싱글 팟 스틸은 발아 보리와 곡물을 혼합해 만든 여느 아이리시 위스키와는 다르게 발아 보리와 생보리를 사용한다. 발아 보리는 달콤한 향이 나고, 생보리는 고소한 풍미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싱글 팟 스틸 방식으로 제조된 레드브레스트만의 독특한 풍미는 이 과정에서 나온다. 이후 총 세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과 복합적인 향을 낸다.
레드브레스트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아이리시 위스키인 만큼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월드 스피릿 컴페티션(San Francisco World Spirits Competition)에서 금메달을 연속 수상했다. 2014년에는 얼티메이트 스피릿 챌린지(Ultimate Spirits Challenge)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두 개의 위스키 중 하나로 선정되는 등 싱글 팟 스틸 아이리시 위스키로는 세계에서 수상 이력이 가장 많다. 국내에서는 ‘레드브레스트 12년’과 ‘레드브레스트 15년’을 만날 수 있다. 레드브레스트 12년은 세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친 후 아메리칸 버번 캐스크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12년 이상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다. 각기 다른 캐스크에서 나온 원액을 섞어 만든 만큼 복합적이고 풍부한 오크 향이 인상적이다. 레드브레스트 15년은 레드브레스트 12년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증류 과정은 비슷하지만 원액을 숙성하는 오크통에 차이가 있다. 최상급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에서 15년 이상 숙성한 원액을 섞어 딸기와 체리 같은 상큼한 과일 향과 은은한 오크 향이 난다.
위스키 평론가이자 작가인 데이브 브룸(Dave Broom)은 “만약 내가 타고 있는 배가 침몰한다면 내 떨리는 왼손으로 레드브레스트 한 병을 잡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고의 아이리시 위스키를 경험하고 싶다면 주저 없이 레드브레스트를 택하기를 권한다. 

Credit

  • EDITOR 오정훈
  • WRITER 백문영
  • PHOTOGRAPHER 정우영
  • PHOTO ROYAL SALUTE / REDBR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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