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art 1. 요즘 대학생이 생각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
20대 대학생 360명에게 물었다.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각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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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이 흐른 2024년, 한국의 대학생들이 꼽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누굴까? <에스콰이어 코리아>는 시간과 돈과 품을 들여 정치·경제·사회, 패션, 스포츠, 올드미디어, 뉴미디어, 그리고 문화의 6개 분야를 나누고, 해당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본격적인 설문에 나서기 전 대학생 30명(남성 14명, 여성 16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윤곽을 잡아나갔고,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리서치 기관인 오픈 서베이에 의뢰해 19세부터 29세 사이 대학생 250명(남성 125명, 여성 125명), 그리고 구글 닥스를 통해 같은 나이 대학생 110명(남성 34명, 여성 76명)에게 해당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물었다. 각 분야에서 3명을 고르는 복수 응답 설문 방식으로 순위별 차등은 두지 않고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순으로 나열해봤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매체를 접해온 이른바 ‘Z세대’들은 취향이 세분화되고 파편화되었다는 분석이 각종 언론을 통해 나온 게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때문에 이들이 꼽는 영향력 있는 인물들 역시 분야별로 다채롭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Z세대의 대학생들을 가장 잘 아는 매체인 <대학내일>이 지난해 Z세대의 트렌드로 ‘트렌드가 없는 것’을 꼽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막상 받아본 결과는 의외였다. 다양한 인물이 언급되긴 했으나, 분야별 순위가 확고하게 나뉠 정도로 단연 ‘대세’인 인물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홍익대에 재학 중인 이은서(23) 씨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영상을 자주 볼 텐데, 뜨는 콘텐츠들이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일 거예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 것들이 대체로 같으니까요.” 정화예대에 다니는 김영빈(21) 씨도 같은 의견이었다. “제가 재미있게 본 영상은 다른 친구들도 이미 그 내용을 다 알고 있더라고요. 어릴 때는 텔레비전을 통해 다들 비슷한 채널과 프로그램을 시청했는데, 매체만 바뀌었을 뿐 접하는 콘텐츠가 비슷하다는 점은 그대로인 거죠. 알고리즘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느낌이랄까요.”
분야별 영향력 있는 인물을 묻기 전에, 현재의 대학생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분야와 영향력 자체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봤다. 우선 은서 씨와 영빈 씨의 말을 뒷받침하듯, 대학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영역으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모두 포함한 ‘뉴미디어’(83%)를 꼽았다. 드라마와 영화 등의 문화(64%)가 뒤를 이었다. TV와 신문, 잡지 등으로 대변되는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 대학생은 6%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3개를 고르는 복수 응답 설문이었음에도 그랬다. 낮은 수치는 놀랍지 않았지만, 오히려 올드미디어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속마음이 궁금해졌다. 무려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TV, 신문, 잡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니, 대체 어떤 이유로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된 걸까? “저도 당연히 TV보다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많이 보죠. 그런데 제가 자주 보는 영상은 <유퀴즈>나 <태계일주>같이 TV에서 방영된 영상을 편집한 콘텐츠거든요. 그런 점에서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다고 생각해요.” 동덕여대 최은선(23) 씨의 설명이다. 즉 매개로서가 아닌 공급된 콘텐츠를 두고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이 높다고 본 것이다. 대화를 나누던 중 의도치 않게 <에스콰이어 코리아>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얼마 전 주변 친구들 몇 명이 <불안의 서>라는 책을 거의 동시에 구매했거든요. 알고 보니 배우 한소희가 잡지 인터뷰에서 그 책을 추천했더라고요. 유명 연예인의 깊이 있는 인터뷰는 여전히 여러 부분에서 화제가 되는 셈이죠. 그런 점에서 잡지도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강릉원주대 김현선(24) 씨의 말이다.
어떤 인물의 영향력을 판단하는 척도로는 화제성(62%)과 인지도(58%)를 꼽은 이들이 다수였다. 다음으로는 수상 경력 등의 업적(42%)과 호감도(32%) 순서였다. SNS 팔로워 숫자가 주요 척도라고 답한 이들은 5% 정도로 많지 않았다. 이른바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SNS 스타들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고 느끼지 않는 모양이었다.
인기와 영향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연관이 있다고 답했다. 두 가지가 별개라고 답한 이들은 18%에 불과했다. “아이돌 멤버들이 라이브 방송에서 잠깐 보여준 물건이 방송 이후 품절 사태를 겪곤 하잖아요. 인기가 높은 아이돌일수록 더더욱 그렇고요. 그런 점에서 정확한 인과를 따질 순 없어도, 인기와 영향력을 따로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충남대 정용훈(21) 씨의 분석이다. 이화여대 손민경(23)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줄 정도의 인물이라면 부정적인 면 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될 텐데, 그런 사람이 유명하기까지 하다면 사랑받지 않는 게 이상할 거예요. 결국 인기와 영향력은 양의 관계를 그리겠죠.”
만인에게 사랑받고, 긍정적인 영향까지 줄 수 있기 때문일까?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고 싶다는 응답은 84%에 달했다. 대학생들이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고 싶은 이유로는 돈을 많이 벌고 싶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9%로 가장 높았다. 해당 분야의 리더가 되고 싶어서라는 답변은 18%,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16%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이들은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책임감의 부담을 토로한 이들이 37%, 개인적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이 31%였으며 성가신 일이 늘어날 것 같다는 반응은 19%였다.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돌아오는 반응이 훨씬 크겠죠. 영향력이 있는 만큼, 모든 행동을 조심해야 할 거예요.” 한국외대에 다니는 김찬유(21) 씨의 말이다.
그렇다.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라면 자나 깨나 스캔들을 조심해야 한다. 스캔들의 종류는 다양하다. 음주 운전이나 폭행과 같이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건도 있고, 불륜이나 과거의 학교폭력 등 윤리적으로 타격을 주는 일들도 있다. 실력이나 활동 부족이 논란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이념을 언급해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무려 68%가 ‘법적 논란’이 가장 영향력에 치명타를 미친다고 봤고, ‘도덕적 논란’이 23%로 뒤를 이었다. 둘을 합치면 91%에 달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법적, 도덕적 논란을 피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영향력이 없는 일반인들도 법을 잘 지키고 사는데, 영향력 있는 사람이 법을 어기면 곤란하겠죠.” 국민대 김윤종(21) 씨의 일침이다. “모든 논란을 아우르는 건 결국 도덕성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법 역시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하잖아요. 물론 논란을 일으켰다고 해서 완전히 ‘나락’으로 보내버리는 건 과하지만, 적어도 그 인물이 잘못을 인지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후에는 영향력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겠죠.” 이화여대 김한비(22) 씨의 말이다.
지금까지 영향력을 주는 매체와 인기, 그리고 영향력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을 살폈다. 그렇다면 2024년의 사회상을 담고 있을, 대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들의 면면은 어떻게 될까? 다음 페이지에서 확인해보자.
Credit
- EDITOR 김현유/박호준
- PHOTO 게티이미지스코리아
- (박찬욱/봉준호/일론머스크/이상혁/오타니 쇼헤이/김은숙/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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