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적인 200주년을 맞은 더 글렌리벳이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혁신의 여정을 기리기 위해 출시한 한정판 ‘더 글렌리벳 12년 200주년 에디션 (The Glenlivet 200 Year Anniversary Limited Edition 12-Year-Old)’. 가격 미정.
순조가 왕위에 오르자 피바람이 불었다. 열한 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순조는 허수아비에 불과했고, 순조의 할아버지 정조의 계비였던 정순왕후가 대왕대비가 되어 수렴청정을 시작했다. 정순왕후는 노론 세력과 함께 ‘야소의 천주학’이 삼강오륜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천주교 신자들을 처벌하며, 정적인 남인계 인물들을 싸잡아 숙청했다. ‘글렌리벳’은 바로 이 순조 24년, 1824년에 탄생했다. 글렌리벳은 하일랜드 지역 전체 그중에서도 위스키 증류소가 가장 많이 밀집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증류면허를 받은 최초의 합법 증류소다. 뭐든 하나 유행하면 예나 지금이나 모조품이 성행하기 마련. ‘원조’라는 걸 티 내기 위해 정관사 ‘The’를 붙일 수 있는 상표등록 인증을 받아 지금의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이 되었다. 올해는 더 글렌리벳의 탄생을 기념하는 200주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출시된 ‘더 글렌리벳 12년 200주년 에디션’은 더 글렌리벳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스페이사이드 싱글 몰트의 가장 큰 매력은 섬세하고 우아한 부케와 벌꿀과 서양배의 과즙이 떠오르는 고급스러운 달콤함 그리고 바닐라와 아주 옅고 부드러운 타닌이 만들어내는 오크통의 캐릭터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에디션은 퍼스트필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된 원액만을 담았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오크 통, 예를 들면 셰리 캐스크 등은 셰리 와인을 숙성할 때 사용한 캐스크를 위스키 회사에서 재구입해 사용하는 것이다. 소위 ‘캐스크 당근’으로 불리는 이런 과정은 위스키업계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고급 와인을 담았던 캐스크들, 예를 들어 샴페인 캐스크 등은 매우 비싼데, 이보다 더 비싼 게 있으니 바로 당근이 아닌 ‘새것’이다. ‘퍼스트필’이란 바로 아무것도 담지 않았던 첫 오크를 말한다. 오크 통은 참나무를 쪼개 형태를 만든 후 그 안을 토칭해 만든다. 그 과정에서 나무의 여러 성분 특히 바닐린과 여러 형태의 탄수화물 등이 불에 그을리며 다양한 향미 물질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화이트 스피릿을 숙성하면 그 안에 향미 물질들이 녹아들며 우리가 아는 위스키의 캐릭터를 형성한다. 아주 단적으로 말하면, 당연히 중고로 산 셰리 캐스크나 샴페인 캐스크보다 퍼스트필 오크에 훨씬 많은 향미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에디션이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과일 향과 달콤하고 강렬한 풍미, 특히 잘 익은 배의 과즙, 달콤한 오렌지 마멀레이드, 코코넛, 크리미한 바닐라, 구운 아몬드 등의 다양한 캐릭터를 듬뿍 담고 있을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