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마토 처리한 브리티시 그린 레더 마이스터스튁 컬렉션 메신저백 206만원, 블랙 글래시어 패턴 다이얼에 몽블랑의 메르 드 글라스 빙하를 새긴 41mm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552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SEFR. 톱 아크네 스튜디오. 팬츠 OAMC. 로퍼 브루넬로 쿠치넬리.
최근에 몽블랑 마이스터스튁의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LA에 다녀왔지요. 분위기가 궁금해요.
일단 장소부터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페러무어 에스테이트’(Paramour Estate)라는 로스앤젤레스 실버레이크에 있는 호텔 겸 이벤트 장소였는데, 기구한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저택이었어요. 딱 봐도 한 100년은 돼 보이는 거대한 저택인 데다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것이 제 성향과 딱 맞아떨어지더군요. 부지 내에 있는 나무들이 누가 봐도 한 100년은 족히 된 듯 마치 정령이 깃든 것처럼 보였어요. 분명 미국인데 건축양식도 마치 지중해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특이했죠.
이번 마이스터스튁 100주년 기념 캠페인은 웨스 앤더슨이 총감독을 맡았죠. 정말 특이한 세트장에서 찍은 걸로 알아요.
맞아요. 베를린에서 찍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웨스 앤더슨을 만나지는 못했어요. 이 캠페인에 정말 많은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웨스 앤더슨은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거라 제가 찍는 날 현장에는 오지 않았죠.
지난번에 장도연 씨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베를린에 촬영하러 갔다가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베토벤 7번을 들으러 갔다. 행복이 아주 어렵지는 않구나 생각했다”고 말한 바로 그 촬영이기도 하죠?
맞아요. 그때 간 거였죠. 솔직히 그날 베를린 필하모닉을 보러 갈 수 있는 시간의 프로그램도 모르고 예약한 거였거든요. 그런데 1악장이 시작하는 순간 익숙한 멜로디가 들리는데 정말 감동적이고 행복하더라고요.
마이스터스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리진 컬렉션 두에 클래식 만년필 236만원, 익스트림 3.0 #146 노트 10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코스.
저희 지난번에는 한참을 최자 씨와의 인연과 힙합과 랩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때는 진욱 씨가 클래식을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어요.
꽤 오래된 취미예요. 10대 때부터 좋아했고, 20대 때 피아니스트 김정원 씨랑 친해지면서 더 빠져들기 시작했죠. 왜 주변에 뭔가를 아주 많이 잘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영향을 받게 되잖아요.
맞아요. 정원이 형이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하면서 연주를 병행하고 있을 때 그 형을 따라 유럽 연주 여행을 같이 다녔어요. 드라이버로 다닌 셈이죠.
그때 지금은 관광지로 어마어마하게 유명해진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도시에서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기념 연주회가 열리는데, 정원형이 거기에 초청 연주자로 참여했어요. 저도 같이 가서 공연도 보고 오래된 섬에서 하는 파티와 연회에도 참석했던 기억이 있어요.
드라마를 막 시작했던 20대 후반이니까….한 스물일곱쯤 됐겠네요.
그렇죠. 뭔가를 표현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는데, 다만 그때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예술적인 일들을 다 이해하는 수준이 안 돼서 조금 아쉽죠. 무엇보다 재밌었어요. 제가 20대 중후반 형이 30대 초반이었으니까 재밌는 걸 찾아다니느라 정신없었죠.
몽블랑 아카이브 그래픽 패턴을 새긴 웜 옐로 익스트림 3.0 142 라지 백 222만원, 몽블랑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워치 552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로에베. 팬츠 제냐. 로퍼 브루넬로 쿠치넬리.
베토벤 7번의 2악장을 좋아한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또 어떤 클래식 곡을 좋아해요?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콘체르토 2번, 말러의 심포니 5번을 좋아해요. 특히 말러 5번을 최근에 참 좋아하는데, 듣고 있으면 부드러운 뭔가가 떠올라요. 뭐랄까, 뚜렷하게 생각나지도 않는 혹은 있지도 않았던 과거의 어떤 막연한 그리움 같은 게 떠올라요. 이를테면, 전생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감정들이죠. 또 교과서에도 나온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2번인 ‘몰다우’도 좋아해요. 저도 어릴 땐 제가 이 곡을 좋아할 줄 몰랐어요.
좋아하는 곡들이 다들 서정적인 면들이 있네요. 현악기가 주를 이루는 악곡들을 좋아하는가 싶기도 하고요.
꼭 그런 건 아닌데, 그러고 보니 현악기가 들어가는 곡들을 좋아해요. 연주자의 감성에 따라 가장 다르게 전달되는 악기가 현악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들이 모두 전달되니까요.
보통 이 정도면 오디오도 엄청 신경 쓰실 것 같아요.
스피커는 JBL 랜서 101 도리안 씁니다. 빈티지죠.
저런 스피커를 진공관 앰프에 물리면 현악기뿐아니라 피아노 소리도 정말 따듯하게 나거든요.
아까 현악기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듣다가 떠올랐는데요, 예전에 한 지휘자에게서 현악 파트들과의 소통에 대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요. 예전에는 좀 추상적으로 ‘이 부분에는 부모의 사랑처럼 깊은 감정을 담아서’라고 얘기했던 부분들을 요새는 ‘1/3플랫 깊이로 1박자에 8번 반복되는 비브라토를 해줘’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하더군요. 전 조금 놀랐어요.
소통할 때 아주 정확한 언어로 하는 거죠. 시대의 흐름이 그렇기도 하고요. 맞는 걸로 따지면 그게 맞는 거죠. 효율적이고. 그런데 그게 맞기도 하지만, 또 감성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마이스터스튁 컬렉션 블랙 미디엄 쇼핑 백 238만원, 그린 다이얼 버전 1858 오토매틱 데이트 제로 옥시전 워치 459만원 모두 몽블랑. 셔츠 보디. 쇼츠 브루넬로 쿠치넬리. 슈즈 로에베.
연기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달라졌어요.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까요? 예전에는 기본적인 발성이라든지 딕션이라든지 연기의 기본 틀 같은 게 있었다면 이제는 그런 것보다 개성이 더 중요해요.
하긴 작게 말해도 녹음 기술이 하도 좋아져서 다 들리니까요. 굳이 발음이 안 좋아도 자막이 다 있고.
그렇죠. 전 오히려 그러면서 연기가 실생활과 점점 더 밀접해지고 있고, 실생활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옛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소위 말하는 정극 톤의 느낌이 굉장히 부자연스럽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