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앰버서더가 된 스트레이 키즈 리노의 첫 인터뷰, part 1
반짝반짝하는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 사람들을 향한 애정과 스스로를 위한 간격, 자랑스러운 과거와 알 수 없는 미래. ‘진심이 아닌 말은 잘 못 한다’고 밝힌 스트레이 키즈 리노가 지하 깊은 방에서 천천히 들려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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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예전에는 스포츠센터였다나 봐요.
아, 그래요? 재미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얼마 전에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한 번 찍었거든요. 그래서 반갑기도 했고요.
리노 씨 화보 촬영하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여기서 춤추는 영상을 하나 찍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미 제대로 된 걸 찍었군요.
(웃음) 맞아요. 그때도 참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또 다른 느낌으로 재미있었어요. 무엇보다 오늘은 혼자였잖아요. 맨날 멤버들 8명이서 함께 촬영하다가 이렇게 혼자 화보를 찍으면 모든 이목이 저에게 집중된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오늘 촬영의 재미는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끝까지 잘 해냈다는 뿌듯함과 속 시원한 감정이 큰 축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 같은 날 긴장을 좀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8년간 일해온 경험이 있어서 모든 일정에 긴장을 하는 건 아닌데요. 아무래도 혼자 해야 하는 화보 촬영을 앞두고는 안에서 요동을 치는 부분도 있죠.
멀리서 지켜보기에는 바다처럼 고요해 보였어요.
그건 아마… 오늘 화보 콘셉트 때문 아닐까요?(웃음) 밝은 무드를 원하시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제 나름으로는 열심히 했거든요.
평소에도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 같던데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쭉 관찰해보니 기본적으로 평상심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어요.
그런 적정선을 찾은 느낌이 있죠. 사실 제가 예전에는 감정 기복이 꽤 심했거든요. 어떤 일이 벌어질 때마다 기분도 컨디션도 오락가락하고, 그래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좀 했어요. 완전히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정한 선을 유지하려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는 기복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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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번 화보를 함께한 구찌의 앰배서더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사실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로운 게, 제가 데뷔하고 처음으로 직접 가서 본 패션쇼가 구찌 패션쇼였거든요. 그때 놀랐어요.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그래서 줄곧 제 안에서는 구찌가 남다른 브랜드였고 앞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앰배서더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온 거죠. 솔직히 부담감도 있지만 기왕 하는 거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려고 합니다.
오늘 구찌 2025 F/W 착장을 처음 입어본 거죠? 실제로 입어보니 어떻든가요?
일단 오늘 입은 것들이 샘플 착장이었잖아요. 그래서 첫 번째로 든 생각은 ‘모델들 정말 말랐구나’였어요.(웃음)
(웃음) 리노 씨가 평소에 약간 크게 입는 스타일이시니까.
그리고 제가 겉보기에는 말라 보여도, 요즘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다 보니 벌크업이 되는 바람에 고민인 부분도 있거든요. 하다 보니까 빠져들게 되고, 빠져드니까 먹는 것도 잘 챙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체격이 점점 커져요. 줄일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든 생각은, ‘옷 정말 예쁘다’였어요. 눈으로 보는 것보다 입어보니까 더 예뻐요. 지금 보시다시피 제가 사복은 되게 편한 스타일로 입는 편이거든요. 이렇게 입고 있다가 구찌 의상으로 바꿔 입으니까 뭐랄까… 연예인 된 기분?
하하하. 연예인 맞잖아요.
그러게요. 오래됐는데도 저는 새삼스럽게 그런 생경함을 느끼곤 하는 것 같아요. 특히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확실히 평소에 프리한 스타일이긴 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스트레이 키즈 출국 기사가 났잖아요. 다른 멤버들 포토뉴스 제목은 다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있는데, 리노 씨만 결이 달랐어요. ‘부스스’ ‘잠에서 깨는 중’ ‘언제나 편한 스타일’….
(웃음) 사실 저도 예전에는 평상시에도 좀 꾸며야 하나 생각했거든요? 일단 주변에 꾸미는 걸 좋아하는 애들이 많으니까.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까, 무대나 레드카펫이 아닌 곳에서 화려하게 입고 선글라스 끼고 있는 게 저한테는 맞지 않더라고요. 제 성격 자체가 편하게 입어야 마음도 편해지는 스타일이라서. 그래서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편한 사복을 고수해온 부분이 있는데, 이제는 좀 꾸미려고 노력해야죠. 구찌라는 브랜드와 이렇게 연결점이 생겼으니까.
힘을 주고 빼는 부분이 명확한 것 같아요.
일단 ‘아이돌’ 하면 많은 분이 반짝반짝하는 이미지를 기본으로 받아들이시는데, 저는 ‘반짝반짝하는 순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다’는 걸 기본 전제로 삼고 있어요. 제 직업과 관련된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힘을 빼는 거죠.
그런 완급 조절에서 오는 집중력과 파워도 있을 테니까요.
네. 무엇보다 직업에 제 전부를 의탁하지 않고, 다른 한편에 제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언젠가 한번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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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 키즈 멤버들이 리노 씨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있잖아요. 저는 그걸 보고 ‘좀 괴짜 같은 측면이 있는 냉미남’ 이미지를 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직접 만나니까 사려 깊고 따뜻한 사람 같아서 약간 놀랐어요.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무서울 줄 알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몇 번 얘기를 나눠보면 저를 불편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너 버릇 없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네?’ 그런 얘기를 해주시는 분도 있고요. 모르겠어요. 제가 좀 차갑게 생겨서 그런 오해를 사는 게 아닐까 싶어요.
거리감에 따른 차이도 있겠어요. 애정 표현 방법이 ‘괴롭히기’라고 하셨으니 멤버들이 유독 ‘희한한 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웃음) 사람들한테 좀 짓궂게 구는 면이 있죠. 사실 제가 누굴 좋아한다고 해서 다정하게 대하거나 잘 해주지는 못 하겠어요. 다정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냥 심보가 못됐나 봐요.
못된 심보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냥 뭐랄까… 고양이 같달까?
그런 말도 자주 들었어요. 고양이 같다고. 어릴 때부터 고양이들과 지내서 그럴까요? (리노는 순이, 둥이, 도리 세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좀 이상한 말이긴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고양이를 키우게 된 것도 제 성격과 맞는 부분이 있어서였던 것 같거든요. 함께 있어서 좋긴 하지만, 서로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죠. 저도 제 바운더리가 굉장히 확실해서 누군가 확 다가오면 약간 선을 그어버리게 되곤 해요.
반면에 리노 씨 어머니는 리노 씨를 ‘아기’라고 부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엄마한테는 애교가 좀 있는 편인가요?
전혀 그렇지는 않고요.(웃음) 어머니 눈에는 제가 아직도 어린아이로 보이나 봐요. 낳고 키우셨던 순간들이 눈에 선한데, 제가 또 자취를 일찍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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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과 워낙 오랜 시간 함께 지냈잖아요. 멤버들에게서 받은 영향도 있을까요?
많죠. 사실 멤버 한 명 한 명에게서 다 영향을 받았어요. 찬이 형(방찬)의 경우 뭘 하나 맡으면 무조건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 자기도 힘들 텐데 어떻게든 모두를 챙겨서 끌고 가는 면모. 창빈이는 뭔가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판단하는 측면. 현진이의 열정. 저도 사람이니까 약간 지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현진이는 그런 게 없어요. 늘 불타고 있어요. 지성이(한)의 아티스트 같은 마인드셋, 승민이의 꾸준한 성실함도 인상적이고. 그리고 용복이(필릭스)는 정말 천사죠. 전에 인터뷰로 만나보셨으니 알겠지만 용복이의 티 없이 맑은 영혼이 햇살처럼 주변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게 있잖아요. 이엔이(아이엔)의 엄청난 자기관리도 빼놓을 수 없죠. 꼭 ‘저 사람처럼 되어야겠다’ 하고 생각하게 하는 게 아니더라도 가까이에서 감명을 받는 것만으로 큰 영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멤버들은 리노 씨의 어떤 점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을까요?
저한테서요? 음… 제 입으로 말하려니까 약간 쑥스럽네요.(웃음) 얼마 전에 촬영하면서 애들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되게 안정적인 사람 같다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 안에서는 많은 풍파가 있었고 이제야 어떤 적정선을 찾은 건데, 그걸 저희 멤버들도 다들 느끼나 봐요. 이런 부분도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옆에 그렇게 초연하고 단단한 사람이 있으면 안정을 갖거나 용기를 내는 데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데요.
그런 사람이 한번 터지면 진짜 크게 터지는 법인데 말이죠.
아, 언제 한번 터질 예정인가요?
저요? 아뇨, 아뇨. 아직은 예정 없습니다.(웃음)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성하영
- FEATURE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안주영
- STYLIST 서수명
- HAIR 김종근
- MAKEUP 한아름
- ASSISTANT 송정현/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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