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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앰버서더가 된 스트레이 키즈 리노의 첫 인터뷰, part 2

반짝반짝하는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 사람들을 향한 애정과 스스로를 위한 간격, 자랑스러운 과거와 알 수 없는 미래. ‘진심이 아닌 말은 잘 못 한다’고 밝힌 스트레이 키즈 리노가 지하 깊은 방에서 천천히 들려준 이야기들.

프로필 by 오성윤 2025.07.22
페이턴트 레더 코트, 비스코스 립 터틀넥 니트 톱, 울 크롭트 포멀 팬츠, GG 모티브 스털링 이어링, 컷아웃 인터로킹 링, 치오도 스털링 실버 링 모두 가격 미정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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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 씨는 요즘 보기 드문, 데뷔하기 전에 사회생활을 해본 아이돌이기도 해요. 거기에 의미 부여를 하나요?

네. 저는 그 경험들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지금도 그 시절이 저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해요. 그때는 막내였으니까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고, 형들이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챙기는 역할을 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눈치와 사회생활을 배웠다는 게 큰 것 같아요.

어떤 얘긴지 알 것 같아요. 저도 사실 본격적으로 취직하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도 참 좋은 경험 같거든요. 매일 몇 시까지 어디에 가서 누구의 일을 도와 몇 시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그 약속을 직접 겪어보는 게.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거죠. 저도 적극 추천해요. 저도 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으니까요. 전단지를 돌리기도 하고, 고깃집에서 일하기도 했는데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사장님이 된장찌개를 끓여 다 같이 먹었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런 유대감도 너무 기분 좋았고, 무엇보다 월급을 받으면 용돈이랑은 기분이 달랐어요. 학생 때는 5만원도 큰돈이잖아요. 그걸 제 힘으로 벌었다는 게 너무 뿌듯했던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지만 댄스 팀에 소속된 프로 댄서이기도 했죠.

제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좋은 추억이죠. 자부심이기도 하고요. 함께했던 팀원들 중에서 지금 유명해진 분들이 많거든요. 저도 모르게 괜히 뿌듯한 그런 거 있잖아요.(웃음)

팀 생활을 함께했던 바타 씨나 바다 씨와는 함께 챌린지를 찍기도 했죠.

그런 순간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져요. 어릴 때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 다 좋은 위치에 가서, 서로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가 함께 만나서 협업도 하고. 느낀 만큼 표현은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정말 좋았어요.

포플린 테크 코트, 트윌 포멀 셔츠, 울 크롭트 포멀 팬츠, 엠보싱 레더 오버 솔 부츠, 호스빗 레더 라지 크로스 보디 백, 타이, GG 모티브 스털링 이어링 모두 가격 미정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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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 씨는 JYP의 ‘기본기 안무’ 최단기 합격자로도 유명해요. 보통 2, 3년이 걸리고 역대 2위도 몇 개월이라고 알고 있는데, 리노 씨는 2주 만에 통과했죠.

그건 사실 제가 바로 통과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제가 있었던 댄스 팀은 기본기만 몇 시간 하고 연습을 시작하는 그런 팀이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됐던 것도 같고요.

‘댄서였기 때문에 춤 테스트를 빠르게 합격했다’고 하면 좀 당연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JYP 기본기 안무 테스트는 오히려 춤을 오래 춘 사람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춤에 일가견이 있을수록 몸에 밴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다행히 그 테스트의 그런 부분이 제 지향점이랑 맞았던 것 같아요. 자기 스타일을 완전히 빼고도 춤을 출 수 있어야 멋있는 댄서 아닐까, 저는 늘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럼 지금 리노가 지향하는 춤은 어떤 스타일일까요?

저는 사실 춤을 추려고 운동을 시작했어요. 해외 댄서들 보면 정말 무게감 있는데 동작 하나하나가 딱딱 잡히고, 잔 움직임 하나 없는 그런 면들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같은 동작을 해도 ‘쿵’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꿍’ 하면서 다음 동작으로 부드럽게 연결할 수 있는 느낌에 반한 거죠. 요즘은 그런 스타일을 많이 추구하는 것 같아요.

좀 놀란 게, 사실 저는 리노 씨의 춤에 대해 정반대로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아이솔레이션 딱딱 정확하게 하고 강세 선명하게 표현해주는 그런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물 흐르듯 유려하게 계속 연결하는 스타일 아니었나요?

맞아요, 맞아요. 다만 그건 지향점이라기보다는 몸에 밴 습관 같은 거죠. 댄서 때는 길어봐야 1분, 짧으면 30초 정도 춤을 추잖아요. 리듬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물 흐르듯이 이어가는 게 많았던 거죠. 지금 스트레이 키즈 안무는 좀 끊어서 춰야 하는 종류가 많은데 제 몸에 익은 춤이 이런 스타일이다 보니 이렇게 부드럽게 추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어떤 춤이 가장 멋있는 춤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좀 이상한 대답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춤이라는 건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고, 각자의 머릿속에 가장 멋있게 생각하는 춤이 다 따로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춤’이 가장 멋있는 춤이라고 생각해요. 특정한 스타일의 춤이 아니라, 그 순간에 미쳐서 각자의 안에 있는 이상적인 움직임이 제대로 표출됐을 때.

더블 코튼 울 재킷, 트윌 터틀넥 톱, 더블 코튼 울 포멀 팬츠, 호스빗 레더 로퍼, GG 캔버스 더플백 모두 가격 미정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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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가 느껴지는 멋진 답이네요. 요즘은 또 리노 씨가 춤뿐만 아니라 보컬에서도 주목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아, 보컬이요. 노래는 일단 재미있어요.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죠. 사실 어릴 때는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아, 정말요? 어릴 때 친구들이랑 노래방 같은 곳 안 다녔어요?

사실 노래방을 싫어했어요.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생각만 해도 너무 창피했거든요. 그때는 제가 내성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춤은 그렇게 시원하게 추면서.

춤은 외향적인데.(웃음) 잘 모르겠어요. 춤은 그냥 연습한 대로만 보여주면 되는 거고 넘어지면 뭐 넘어지는 건데, 노래는 남 앞에서 부르다가 음 이탈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싶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춤은 스스로의 가능성과 경계를 정확히 아는 분야고, 노래는 아직 모르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죠.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노래도 이제 자신감이 생기면서 재미있어지는 걸 수도 있죠. 제가 춤으로 회사에 들어왔고 JYP에 들어와서야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스트레이 키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레이 키즈>를 통해 결성되고 데뷔했다) 하면서 한동안 레슨을 제대로 못 받았거든요. 그래서 서바이벌도 힘들었죠. 막 떨어지고.(웃음) 그래서 이후로도 노래에 대해 별 흥미를 못 느꼈는데, 승민이랑 아이엔이 다니는 학원에 같이 한번 가봤다가 거기서 좋은 기회로 다시 배우게 된 거예요. 선생님이 제가 노래에 자신이 없는 편이란 걸 아니까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잘 맞는 분 만나서 배워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미래를 생각했을 때에도 제가 노래라는 강점이 하나 더 생기면 좋잖아요. 예를 들어 어디를 약간 다쳐서 춤을 못 추게 됐다거나. 그럴 때도 노래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좋은 거니까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거군요.

저는 그런 편인 것 같아요. 긍정적인 미래도 많이 생각하지만, 부정적인 미래도 생각하죠. 그래서 실제 미래가 그 중간 어디쯤으로 향한다면 좋은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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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스트레이 키즈가 세계 유수의 어워즈, 리스트에 오르거나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뉴스가 많았어요. 가장 의미 있게 느꼈던 건 뭘까요?

모두 의미 있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런 소식들이 몸으로 와닿지는 않아요. 저희도 똑같이 인터넷으로 그런 소식들을 보면서, ‘오 그렇구나’ 하고 남 일처럼 놀라거든요.(웃음) 저희가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건 공연 때예요. 몇 만 명의 스테이(스트레이 키즈의 팬덤명)가 모여 있는 공연장에 서면, 안 보일 것 같지만 다 보이거든요. 한 명 한 명의 표정이. 무대에 올라가면 소리를 질러주시는데 그게 정말 전율이 되어서 몸에 찌릿찌릿 흘러요.

리노 씨는 백업 댄서로 활동하면서 ‘나도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돌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죠. 그리고 여기까지 왔군요.

실제로, 제가 백업 댄서였을 때 고척돔에서 공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스트레이 키즈로서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게 된 거예요. 한창 공연을 하다가 어느 순간 제가 센터에 서게 됐는데, 그때 문득 옛날 기억과 겹쳐지면서 새로운 감동이 밀려왔어요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는 미처 몰랐던, 직접 겪어보니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보다 더 반짝반짝한 순간들도 있을까요?

네. 저는 있어요. 공연 시작하기 전에 대기를 하고 있으면, 스테이가 저희 노래를 따라서 불러주거든요. 해외 스테이도 마찬가지고요. 무대 뒤에서 기다리며 그렇게 저희 노래를 불러주는 걸 듣고 있으면 반짝반짝해요. 그건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죠.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성하영
  • FEATURE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안주영
  • STYLIST 서수명
  • HAIR 김종근
  • MAKEUP 한아름
  • ASSISTANT 송정현/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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