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 II 시승기

롤스로이스가 새로운 모델 ‘고스트 시리즈 Ⅱ’ 시승 행사를 아름다운 남프랑스 지역에서 열었다.

프로필 by 윤웅희 2024.12.28

‘독보적인’ ‘경쟁자가 없는’ ‘포스’ ‘오라’, 롤스로이스 하면 떠오르는 심상이었다. 다가서기 어려운 이러한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두었던 롤스로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0월 롤스로이스는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고스트의 새로운 모델 ‘고스트 시리즈 II’를 발표했다. 기존 모델을 더욱 강력하고 운전자 지향적이며 우아하게 재현했다는 소개에 호기심과 흥미가 발동할 수밖에. 지난 11월 아름다운 남프랑스 지역에서 있었던 고스트 시리즈 II 시승 행사에 참석했다. 호기심과 흥미는 단박에 친밀함으로 바뀌었고 미지의 영역은 소유욕으로 가득 차기에 충분했다. 함께 발표된 블랙 배지 고스트 시리즈 II도 시승해본 후 롤스로이스에 대해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두 모델에 대해 면밀히 알아봤다.

이번에 새롭게 소개된 비스포크 컬러 ‘머스티크 블루’.

이번에 새롭게 소개된 비스포크 컬러 ‘머스티크 블루’.

우아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보라카이 블루 모델.

우아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보라카이 블루 모델.



GHOST SERIES Ⅱ
롤스로이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차체 전면부 환희의 여신상과 일루미네이티드 판테온 그릴은 고유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헤드램프와 범퍼 하단만 가볍게 다듬었다. 뒤집어진 ‘디귿’자 모양이던 데이라이트가 ‘기역’과 닮은 형태로 바뀌었고 번호판 아래 에어 인테이크 부분도 디테일을 걷어내 한결 간결하다. 리어램프도 마찬가지다. 라이트를 감싼 크롬 장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라이트 패널을 수직 방향으로 교체했다. 자세히 보면 수직 패널 옆에 ‘더블 R 모노그램’을 작게 새겨 넣은 걸 발견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제된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 4만4000가지의 외장 패널 컬러 팔레트에 자신만의 색조를 제작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외장 컬러 옵션이 추가된 것도 돋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머스티크 블루(Mustique Blue)’도 새로운 비스포크 컬러 중 하나. 이 컬러는 롤스로이스 창립자인 헨리 로이스가 직접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차량이자 1930년 비아리츠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명예상을 받은 역사적인 모델 1929년형 경량 팬텀 II 콘티넨탈 프로토타입에서 따온 것.
롤스로이스의 완벽에 가까운 승차감을 표현할 때 흔히 ‘매직 카펫 라이드’라고 말한다. 그 카펫 아래엔 다양한 첨단기술이 숨어 있다. 플래그베어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카메라로 전방 도로의 노면 상태를 파악해 서스펜션을 최적의 세팅값으로 미리 조절하는 식이다. 여기에 GPS 데이터를 활용해 잠시 후 통과할 코너의 곡률을 계산해 기어 변속까지 알맞게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고스트 시리즈 II는 어퍼 위시본 댐퍼, 대용량 에어 서스펜션, 가변식 전자 제어 쇼크 옵서버 등 다른 차에는 한 가지만 적용되어도 놀라운 수준의 장치가 전부 들어 있다. ‘땅 위를 나는 듯한(Flight on Land)’이라는 말밖에는 승차감을 설명할 길이 없다.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다운사이징 추세에도 불구하고 롤스로이스는 고스트에 V12 엔진을 탑재했다. 조용하면서도 여유롭게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후륜 조향 기능 덕에 긴 차체를 손쉽게 다룰 수 있다.
더없이 정숙한 고스트의 실내를 채우는 건 사운드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오디오 시스템의 18개 스피커에서 내뿜는 사운드는 고스트를 움직이는 최고 사양의 청음실로 바꾸어놓기 충분하다. 알루미늄으로 구축한 차체는 그 자체가 하나의 서브우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실내에 위치한 두 개의 마이크는 주파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음질을 모니터링하고 앰프를 조정해 최상의 사운드를 선사한다. 고스트 시리즈 II의 실내를 둘러볼 때 주목해야 할 소재는 ‘그레이 스테인드 애시’다.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장인정신과 혁신의 결합을 상징하기 위해 개발에만 무려 4년을 투자했다고. 풍부한 나뭇결 질감 위에 미세한 금속 입자를 추가해 전에 본 적 없는 독특한 반짝임을 연출했다. 시트 선택사양 중 하나인 천연 대나무 섬유로 만든 ‘듀얼리티 트윌’, 총 51가지의 실 색상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여 직조할 수 있는 비스포크 옵션을 갖고 있다. 대담한 대비든 은은한 단색의 조합이든 자신이 원하는 어떤 스타일도 연출 가능하다.

다양한 컬러 조합으로 비스포크가 가능한 듀얼리티 트윌.

다양한 컬러 조합으로 비스포크가 가능한 듀얼리티 트윌.

섭씨 6℃와 11℃ 두 가지 냉각 모드로 작동되는 샴페인 냉장고.

섭씨 6℃와 11℃ 두 가지 냉각 모드로 작동되는 샴페인 냉장고.

정갈하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인테리어.

정갈하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인테리어.



BLACK BADGE GHOST SERIES Ⅱ
“블랙 배지 시리즈는 과감하게 자신감을 표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롤스로이스 CEO 크리스 브라운리지의 말이다. 이어서 그는 블랙 배지 고스트를 두고 “차량의 독보적인 엔진과 고유의 민첩성을 운전석에서 즐기고 싶은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블랙 배지를 상징하는 블랙 크롬 마감 처리를 유지해 환희의 여신상과 판테온 그릴을 검은색으로 물들였으며 번호판 아래를 좀 더 과감하게 디자인했다. 블랙 배지는 일반 모델보다 최고 출력이 29마력 더 높고 기어 레버에 있는 ‘로’ 버튼을 누르면 변속 로직이 달라져 한결 역동적인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블랙 배지는 운전자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브레이크가 걸리는 지점이 더 빠르고 페달 이동 거리도 줄였다.

럭셔리와 파워의 대담한 조합을 구현하는 블랙 배지 고스트 II.

럭셔리와 파워의 대담한 조합을 구현하는 블랙 배지 고스트 II.

Credit

  • EDITOR 민병준
  • PHOTO 롤스로이스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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