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롤스로이스의 출현, 블랙 배지 스펙터

지난 3월 바르셀로나 외곽 파르크모터 서킷(Parc Motor Circuit)에서 있었던 고속주행 시승 현장. 제로백 4.3초라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었던 스피리티드 모드 주행, 그 아찔함이 사진에서 다시 한번 느껴진다.

2023년 말 세상에 나온 롤스로이스 순수 전기 모델 스펙터는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롤스로이스의 초호화 라인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롤스로이스는 고객의 사용 패턴을 면밀히 분석하고 스펙터가 그들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스펙터를 선택한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7대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고 대부분 이미 롤스로이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다양한 상황에 맞춰 차량을 선택하는 성향을 보였으며 그중에서도 스펙터는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스펙터는 단순히 소장용이 아니라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자동차였다. 스펙터의 오너들은 연간 20회 내외의 완전 충전이 필요한 약 6400km를 주행했고 대부분 자택에서 간편하게 충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주행이 오너 단독으로 이루어지며 동승자가 있는 경우는 전체 주행의 25%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오너들이 어떤 자동차보다 스펙터를 가장 자주 이용하며 직접 드라이빙을 즐긴다는 사용 패턴을 보여준다. 스펙터가 본격적인 ‘운전자의 차’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스펙터의 인기는 상당하다. 작년 한 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기도 했고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비스포크 맞춤 제작 수요가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이러한 스펙터의 큰 성공은 블랙 배지 모델 출시로 이어졌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롤스로이스’라는 타이틀을 얻은 ‘블랙 배지 스펙터(Black Badge Spectre)’가 올해 2월 공개되었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롤스로이스의 순수 전기 모델 스펙터를 고성능화한 버전으로 대담한 개성과 독창적인 비전을 추구하는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모델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구현한다. 최고 출력 659마력, 최대 토크 1075Nm의 압도적인 성능, 매스큘린한 외관과 선명한 인테리어 디테일, 다양한 비스포크 옵션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블랙 배지 스펙터의 탁월함은 고객의 요구를 세심하게 반영한 결과에서 비롯된다. 롤스로이스는 블랙 배지 스펙터 엔지니어링 과정에서 실제 고객 경험을 반영하기 위해 일부 고객의 익명화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십만 킬로미터에 걸쳐 분석했다. 그 결과 블랙 배지 고객들은 장거리 주행보다 짧은 순간의 최대 출력을 더 자주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고 이러한 성향에 맞춰 가장 강력한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를 탄생시켰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블랙 배지 특유의 타협 없는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과 고객 피드백, 고객의 주행 스타일을 융합하여 개발된 모델이다. 내부 개발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차량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일부 고객을 위해 극비리에 소량의 블랙 배지 스펙터를 제작해 제공했다. 그들은 매우 만족했고 롤스로이스와의 긴밀한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롤스로이스 엔지니어링 디렉터 베른하르트 드레슬러의 소개에서 넘치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4만4000가지의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컬러 팔레트에서 색상을 고르고 조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비스포크 디자이너와 협업해 자신만의 독점적인 컬러를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컬러든 고를 수 있다는 얘기다.

블랙 배지 스펙터의 압도적인 성능은 두 가지 혁신적인 드라이빙 모드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의 전설적인 멀린 항공기 엔진에서 영감을 얻은 인피니트 모드(Infinity Mode)와 스피리티드 모드(Spirited Mode)는 이 차량의 넘치는 힘을 온전히 느끼게 해준다.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인피니티 심벌에 대한 찬사를 담은 인피니티 모드는 스티어링 휠의 ∞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되며 659마력 최고 출력과 즉각적인 페달 반응을 제공한다. 폭발적인 가속을 경험할 수 있는 스피리티드 모드는 브레이크와 액셀을 동시에 밟으면 시작되며 햅틱 및 시각적 반응이 나타난다. 이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순간적으로 최대 토크가 1075Nm까지 증가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3초 만에 도달하는 놀라운 가속력을 발휘한다. 물론 파워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코너링 시 차체 롤링을 최소화하고 개선된 댐퍼로 차체 제어력을 높여 가속이나 감속 시 차체 앞뒤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더욱 몰입감 있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으며, 롤스로이스만의 매끄러운 컨트롤, 부드러운 승차감, 완벽한 균형이 구현하는 ‘매직 카펫 라이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외장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새로운 컬러 ‘베이퍼 바이올렛(Vapour Violet)’이다. 검은색과 보라색이 조화를 이루는 독창적인 컬러로 1980~1990년대 클럽 문화의 네온 컬러에서 영감을 받았다. 새롭게 선보이는 23인치 5-스포크 단조 알루미늄 휠은 부분 광택 또는 올 블랙 마감으로 제공되며 정교한 기하학 형상을 띤다. 블랙 배지 모델의 상징인 검정 미러 광택 마감은 판테온 그릴, 환희의 여신상, 더블 R 배지, 도어 핸들, 측면 창 프레임, 범퍼 악센트 등에 적용되어 블랙 배지 특유의 어둡고 강렬한 캐릭터를 살렸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롤스로이스가 선보인 차량 중 가장 강력한 존재감과 목표 의식을 지닌 모델이다. 개발 초기부터 고객들의 대담한 표현 욕구에 집중했다. 엔지니어들은 타협 없는 캐릭터를 갖춘 모델을 완성했고 디자이너와 장인들은 정교한 디테일과 현대 공예를 통해 개성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했다.” 롤스로이스 CEO 크리스 브라운리지의 간결하지만 자부심이 느껴지는 소개말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