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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 홍진호, 악어 피의 게임 파이널리스트 3명 인터뷰
장동민, 홍진호, 악어가 얘기하는 피의 게임은 그냥 게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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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블랙 스트라이프 재킷, 팬츠 포튼가먼트. 슈즈 트라슈리. 셔츠, 타이, 타이 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장동민) 블랙 벨벳 재킷 송지오 옴므. 워치 론진. 셔츠, 팬츠, 슈즈, 보타이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악어) 화이트 스트라이프 재킷, 베스트 모두 르메테크. 워치 브라이틀링. 셔츠, 팬츠, 타이, 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은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콘셉트가 확실한 화보라, 다들 표정 연기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아요.
악어 형들이 있어준 덕분에 이렇게 찍었지 혼자였으면 못 찍었을 것 같아요.
홍진호(이하 ‘진호’) 전 그래도 좀 해봐서 아주 힘들지는 않았어요.
맞아요. 진호 씨는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동민 씨야 뭐 워낙 프로페셔널이고요.
진호 전 연기 좀 해봤잖아요.(웃음)
장동민(이하 ‘동민’) 그런데 저도 잡지 인터뷰는 한 지가 너무 오래돼서 낯설긴 하더라고요. 한 15년 전인가? 그때 저희 매니저가 잡지 인터뷰를 하도 잡아와서 1년이 넘게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하루 평균 한두 개씩 인터뷰를 하면서 돌아다닌 것 같아요.
그때는 잡지에 나오는 연예인이 광고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매니저가 열심이었나 봐요.
동민 맞아요. 그런 영향이 있었죠.
요새도 종종 그런 경우가 있긴 하더라고요.
동민 그럼 이제 우리 악어도 곧 광고 찍나요?
진호 사실 저나 동민 형의 경우는 광고 쪽으로는 거의 마음을 접었거든요.
돈은 딴 곳에서 벌고 있어서 그런가요? 진호 씨는 포커 게임 상금이 31억원이라는 기사를 봤었는데요.
진호 누적으로 따지면 그렇긴 한데, 그 전체가 제 수입은 아녜요. 게다가 작년에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피의 게임> 시즌 3도 찍고, 돈 쓸 일은 많고 대회에는 못 나가서 그 상금을 다 쓰면서 살았죠.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2022~2023년 2년 동안 홍진호의 승점이 대한민국 톱급이더라고요.
진호 1년 단위로 랭킹이 갱신되는데 제가 그 두 해 동안은 계속 랭킹 1위를 했죠. 작년에 결혼식 준비하느라 대회를 못 나가서 지금은 좀 내려갔는데, 이제 다시 올라가보려고요.
동민 씨도 랭커잖아요.
동민 저도 사실 포커 플레이어로서의 꿈이 있긴 한데, 이게 시간이 나야 나가지 힘들어요. 1년에 많이 나가면 한두 번이라 불가능하더라고요. 저도 한때는 다 때려치우고 진호랑 월드 투어를 다니는 ‘투어 포커 플레이어’를 할까 생각도 했어요.
진호 사실 연예인들 중에 홀덤을 워낙 좋아해서 대회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본업이 있다 보니까 시간에 쫓겨서 못 나가요. 근데 동민 형은 진짜 마음먹고 한번 뛰어들어서 실제로 성적을 낸 케이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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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이라도 예능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투어 플레이어 해보는 건 어때요?
동민 연예계 활동을 그만두고 홀덤에 뛰어든다면, 홀덤의 양질화 또 홀덤의 양지화를 위해서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아직도 사람들이 홀덤이라고 하면 ‘도박’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단 말이죠. 이건 스포츠고 게임이에요. 음지화되어 있는 도박의 이미지를 양지로 끌어올리고 스포츠처럼 양질의 콘텐츠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악어 씨는요? 홀덤 하시나요?
악어 저는 예전에는 조금 했는데 지금은 안 해요. 그런데 이번에 형들이랑 있으면서 우리가 하는 게임들이 정말 두뇌의 근육을 사용하는 스포츠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같은 카드라도 도박과 스포츠의 차이는 그것 같아요. 우리가 낸 판돈을 먹느냐 남이 후원한 상금을 먹느냐. 양지화가 된 마인드 스포츠에는 스폰서가 붙으니까 판돈과 비슷한 개념의 참가비 총합보다 상금이 크지요.
동민 그렇죠. 그렇죠. 골프도, 마라톤도, 다 참가비를 내고 그 돈으로 우승자들에게 상금을 주지만, 양지화되어 있으니 스폰서가 붙어서 참가비를 다 합친 것보다 상금이 훨씬 크지요.
생각해보니까 <피의 게임>이야말로 마인드 스포츠 종합대회였네요. 출연료를 받으면서 참가해 우승자는 상금 1억원을 차지했으니까요. <피의 게임> 시즌 3가 지난해 웨이브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가 유입된 프로그램이라면서요?
악어 그런데 그건 시즌 1,2 때도 그랬대요.
동민 이번 시즌이 좀 다른 게 있다면 시즌 3 때문에 시즌 1,2가 역주행을 시작했다는 것 정도인 듯해요. 일주일에 한 화씩 공개가 되니까, 시청자들이 그걸 못 참고 지난 시즌을 역주행해서 보기 시작한 거죠.
악어 사실 시즌 1과 시즌 2는 완전히 다른 포맷의 서바이벌이었거든요. 그런데 시즌 3는 시즌 1과 시즌 2를 합쳐놓은 것 같아서 그런 점이 큰 매력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제 시즌 1과 2를 합치고 거기에 <더 지니어스>를 한두 방울 곁들였죠.
악어 맞아요. 정치뿐 아니라 두뇌를 쓰는 게임들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정확하게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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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동민 씨한테 가장 유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정치보다는 두뇌를 쓰는 <더 지니어스>류의 게임에 가장 강하지 않나 싶어요.
진호 제가 봤을 때 동민이 형은 사람이 많을수록 유리해요. 사람들을 잘 이용해 먹더라고요. 다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게임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요.
동민 다음 대선에 나갈 생각입니다.(웃음)
어! 대선에 나가는 것도 중요한데, 어떤 색인지가 궁금하네요.
동민 (웃음) 혼자 한번 해보겠습니다. 무소속.
일단 지금 하는 인터뷰는 <피의 게임> 시즌 3가 다 끝나고 나가요. 그래서 결과를 중간에 스포일링하셔도 괜찮습니다.
동민 결과는 얘기 못 해요. 계약 위반입니다.
아니, 이 인터뷰에선 얘기하셔도 돼요.
진호 지금은 진짜로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뭐 기자님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혹시 모르니까요.
(어리둥절) 아니, 뭐 그건 괜찮은데요. 그럼 인터뷰를 하다가 얘기하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으면 살짝 밝혀주세요. 그나저나 <피의 게임> 시즌 3는 본방송 외에도 리뷰 방송이나 소셜미디어 콘텐츠들이 참 많았어요. 바이럴에 성공했다고 봐야겠죠.
진호 그렇더라고요. 많은 출연자가 리뷰 방송도 올리고, 피드백도 자기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해요. 그런데 저는 그런 걸 올린 적도 없고, 실은 본방을 모니터링한 적도 없어요.
동민 (진호에게) 하나도 안 봤어? 몰아 보려고?
진호 응. 몰아 보려고. 근데 그 이유도 있지만, 전 이번 <피의 게임> 시즌 3가 제가 지금껏 한 모든 방송 중에 가장 힘들었거든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랬어요. (방송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게 싫더라고요. 어느 정도였냐 하면, 녹화 끝나고 나서 기흉 걸려서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 후 한 달 뒤에 퇴원했고, 원형탈모가 생겨 한 달 동안 주사를 맞았어요.
아이고….
진호 많은 분이 문자나 메시지를 통해 ‘홍진호는 뭐하냐’라고 궁금해하시더라고요. 방송 중인데 아무 말도 없으니까요. 근데 저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또 제가 지금 육아도 하고 있잖아요. 더는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조금 미루고 있어요.
동민 저도 뭐 이런 류의 서바이벌을 많이 해봤지만 이번 <피의 게임> 시즌 3는 진짜 최강이었어요. 제 몸무게가 보통 72kg 정도 나가요.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73kg이고, 좀 힘들었다 싶으면 71kg, 그 정도를 왔다 갔다 해요. 저희가 합숙을 총 12일을 했는데, 다 끝내고 집에 가니까 아내랑 어머니가 깜짝 놀라더라고요. 대체 뭘 하고 왔길래 얼굴이 그 모양이냐고요. 그래서 바로 몸무게를 재봤더니 63kg이더라고요. 근 10kg이 불과 12일 만에 빠진 거예요. 맨날 컵밥이나 컵라면 먹고 있으니 살이 찌겠어요. 고등학생 때 몸무게가 되어버려서 저도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요.
아니, 거기 뷔페가 있던데요.
동민 그거 뭐, 매번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거 먹을 시간이 어딨어요.
진호 그니까요. 잘 안 줘요. 그것도 나는 좀 억울한 게, 전 거기서 스트레스 받아서 과자를 먹은 건데, 사람들이 쟤는 왜 저렇게 과자만 먹고 있냐고 욕을 하더라고요.
악어 근데 동민이 형은 유독 안 먹기는 했어요. 이게 저희가 동민이 형을 중심으로 팀이 되자마자 형이 한 말이 있거든요. “그래도 이거 방송이다. 다 녹화하고 있고 언제 우리가 대화하는 게 나갈지 모른다. 우리가 뭐 먹으면서 얘기하는 장면이 나가면, 그건 시청자가 보기에는 ‘쟤는 왜 회의를 하는데 뭘 자꾸 먹고 있어’라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동민이 형이랑 팀 하면서는 안 먹게 되더라고요. 일단 팀장이 안 먹으니까 얘기할 때는 먹을 수가 없어요.
그렇네요.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부장님이 밥을 안 먹는 상황이군요.
악어 형이 여러 가지 조언을 했어요. 어디까지나 촬영이니까 중요한 얘기 할 때는 테이블에 음료수병이나 과자 봉지 등 너저분한 것들은 좀 치우는 게 좋고, 얘기하면서 먹지 말고 등등이었어요. 저는 모니터링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형 말 듣길 잘한 것 같아요.
동민 진호는 이제 나이도 있고, 말해봐야 뭐 듣지도 않을 테니까 그냥 먹으라고 내버려뒀어요. 근데 애들한테는 좀 얘기를 했죠. 먹으면서 얘기하면 시청자들이 우리가 진지하게 얘기하는 걸로 보지 않는다고요. 근데 정말 너네 팀에 가면 진짜 계속 먹고 있더라.
진호 방송 보면, 나만 겁나 먹는다더라고.
악어 씨는 성범 씨랑은 좀 어때요? 제가 지난 주에 본 화에서는 성범 씨 때문에 화가 많이 났던데요.
동민 그래 맞아. 저도 방송 보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제가 데스매치 후보가 된 사이에 엠제이킴이랑 허성범이랑 악어 사이에 그런 얘기가 오갔는지는 정말 몰랐어요.
방송에서는 허성범 씨가 장동민과 악어 씨를 동시에 배신했죠. 악어 씨에게는 ‘동민 형을 구하기 위해 투표권을 사서 서출구를 찍자’고 했어요. 악어 씨는 2000만원짜리 투표권 7장을 추가 구매해서 서출구를 찍었는데, 허성범 씨는 그렇게 하자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추가 투표를 하지 않았어요.
악어 저는 진짜 동민 형 팀에서는 형의 충신이었거든요. 정말 형이 하라는 대로 뒤에서 이상한 작당도 안 했어요. 팀한테도 대놓고 얘기했어요. 제 돈은 팀을 위해 쓸 테니까 언제든 말해달라. 그때도 동민 형이랑 유리사 둘을 보내면 팀에 손해라고 생각했고, 또 유리사가 게임을 워낙 잘하니까 혹시라도 동민 형이 떨어질까 봐 서출구한테 투표했던 거거든요.
동민 그러니까. 저는 그 과정을 나중에 알았어요. 지금은 악어가 우리 와이프가 제일 좋아하는 플레이어예요.
허성범 씨가 악어 씨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이 좀 있었죠.
악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전까지 성범이랑 제가 직접적으로 부딪힌 건 없거든요. 제가 실은 참고 참다가 세미 파이널 때는 성범이가 형까지 견제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 되겠다 쟤는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예 저격했어요.
진호 둘이 뭔가 그런 게 있었구나. 완전 처음 알았네.(웃음)
저 또 궁금한 게, 합숙이 12일이잖아요. 그 사이에 들락거릴 수는 전혀 없어요?
악어 전혀요. 그런 거 절대 없어요. 애초에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바운더리 안이 촬영장인데, 그 밖으로 절대 못 벗어나요.
아니 그래도 방송이면 야외 취침이라도 따듯한 데서 자다가 한 20분 전에 와서 야외 취침한 척하고 그러잖아요.
동민 그런 게 없더라고요. 이 제작진 놈들이 얼마나 철두철미하냐면, 차량으로 이동할 때마다 눈을 가려요. 예를 들면 처음에 저희 출연진들이 다 의자에 묶여 있던 오프닝을 찍은 곳이 충주인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 방송의 주 촬영지인 ‘낙원’이 있는 곳은 춘천이었단 말이죠. 두 시간이 넘게 걸려요. 그런데 안대를 쓰고 차에 탔는데, 계속 쓰고 있으라는 거예요.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도 대답을 안 해. 아예 들은 척을 안 해요. 그래서 제가 공황이 왔어요.
진호 나도 그때 공황 왔어. 처음엔 몰랐는데, 차가 움직이고 안대를 쓰고 한 10분, 20분 지나면 진땀이 막 흘러요.
동민 그런데도 그걸 절대 안 벗겨주려고 하더라고요. 두 시간이 넘게 걸리니까 찾아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닌데, 대체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어요.
독하네요. 형들은 그래도 방송 경험이 있으니까 좀 나을 텐데, 악어 씨는 깜짝 놀랐겠어요.
악어 그렇죠. 저는 정말 모든 게 다 처음이라 계속 놀랐어요. 근데 저까지 그렇게 막 따질 필요는 없었던 게 옆에서 동민 형이 화를 계속 내주셨거든요. 저희가 또 같은 차였어요.
동민 근데 아무리 화를 내도 제작진이 대답을 안 해.
진호 피디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겠지. 절대 대답도 하지 말라고.
그럼 바로 앞에서 카메라 들고 있는 사람한테 말 걸어도 말을 안 해요?
동민 안 해요. 아무도 말을 안 해요.
진호 ‘저기요, 작가님’ 하고 부르면 그냥 본 척도 안 하고 지나가요.
동민 아주 조직적으로 그 정도로 미친 짓들을 하고 자빠졌으니, 공황이 오죠.(웃음)
악어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개입한 것 같다’고 말하는데, 저는 제작진들이 너무 개입을 안 해서 솔직히 화가 좀 많이 났어요. 케어가 필요한 상황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안대는 낙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잔해와 저택이 있어서 서로의 존재를 나중에 알게 하려고 그런 건 아니었을까요?
동민 그게 방송을 보면 그냥 걸어갈 수 있는 거리처럼 보이죠? 그런데 그게 차를 타고도 몇십 분을 가야 하는 거리에 있어요. 그 상황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그런 걸 수도 있지만, 하여튼 독해요 독해.
게임이고 상금이고 뭐고 그냥 뛰쳐나가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요?
악어 전 잔해에 있을 때 그랬어요. 나지의 폐허 같은 건물에 물이 줄줄 세는 그 상황이 정말 다 리얼이에요. 거기서 먹고 자고 해야 하는 거예요. 전 너무 충격을 받았던 게 잔해에서 하루에 한 번 유령 카지노가 열리잖아요. 그런데 게임할 때가 아니면 스태프들이 거기를 쓰거든요. 그래서 거기에만 에어컨이 있었는데, 저희가 너무 더워서 거기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에어컨을 꺼버리고 다 막아놓더라고요.
동민 잔해에 있을 때는 인터뷰도 (에어컨이 안 나오는) 바깥에서 했어요. 제가 거기서 너무 덥고 힘들어서 인터뷰를 하는데,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니까 카메라 감독님이 ‘끊었다 가야겠다’고 할 정도였다니까요.
악어 전 잔해에서 알레르기가 잔뜩 올라와서 피범벅이 되기도 했어요.
와 진짜 독하네요. 이 정도면 상금이 1억원일 게 아니라 인당 출연료를 1억원씩 받아야겠어요.
동민 그 정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악어 전 잔해에 다녀온 뒤 낙원에서 자면서 가위에 눌렸을 정도예요. 자고 있는데 귀신이 보이더라고요.(웃음)
진호 그냥 진짜 너무 힘든 환경에 몰아넣었을 때 나오는 그런 표정 같은 걸 찍고 싶었나 봐.

그레이 레더 재킷, 베스트 모두 존 바바토스. 링 트렌카디즘. 셔츠, 워치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마지막 질문이에요. 스티브가 얼마 전에 올린 9화 비하인드 리뷰가 큰 화제를 모았어요. 제작진이 출연자들에게 줬던 ‘룰북’에 ‘필담 금지’라는 항목이 있는데, 서출구와 스티브예 등이 게임 중에 필담을 주고받은 장동민 팀을 전부 퇴소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12시간 동안 촬영을 중단하고 토론했던 건이었죠. 뭐 이제는 전말이 다 공개된 상황이지만, 힘들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진호 둘 다 완전 급발진을 했고, 제작진도 너무 힘들어서 저를 찾아와서 스티브를 좀 말려달라고 했었죠. 그때 두 사람은 ‘룰북을 어겼으니 퇴소’라며 녹화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룰북은 방송 촬영을 위한, 방송을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한 룰북이었단 말이죠. ‘귓속말을 하면 안 된다’ ‘필담을 하면 안 된다’ 등의 룰이 있는 이유는 필담을 하면 방송에서 시청자가 그 정보를 이해하기 힘들어서고, 귓속말을 하면 방송에 말소리가 잘 안 담기기 때문인 것이죠. 우리 모두 귓속말을 했고, 그전에도 필담을 계속 해왔어요. 이게 방송을 위한 룰북이 아니라 올림픽 규정집이었으면 저도 같이 우겼을 거예요.
동민 이런 관점도 있어요. 농구 경기엔 미는 걸 금지하는 푸싱 파울이 있잖아요. 그런데 심판이 선수들끼리 부딪칠 때마다 파울을 주느냐. 그게 아니란 말이죠. 방송의 심판은 제작진이에요. 저희가 쪽지를 주고받는 걸 녹화하면서 다 본 제작진이 ‘이 정도 필담은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하다’라고 판단한 거란 말이죠. 예를 들어 제가 유리사에게 아주 긴 내용의 쪽지를 전달하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제작진이 “그렇게 긴 내용을 쪽지로 전달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 얘기를 다 듣고 나니까 10화에서 동민 씨가 스티브를 탈락시키려고 한 이유가 설명이 되네요.
동민 그렇죠. 저는 솔직히 그날은 이 방송에서 스티브 얘를 아예 들어내야겠단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진짜 최종 순위는 어떻게 됐어요? 이 기사가 최종화가 끝난 뒤에 나가서 얘기해줘도 괜찮다니까요. 악어 씨가 말해줘요.
악어 말해도 되나요?
동민 말하지 마! 이 기자 양반이 누구 사주를 받았을 줄 알고 말해. 안 돼요. 저희 이거 출연 계약서에 누설 금지 조항이 다 있어서 말하다 걸리면 바로 꼬투리예요.
아니, 여기 웨이브 홍보팀 과장님도 계시고, 진짜로 이 자리에서만큼은 다 말해도 상관없다니까요.
진호 저 사람이 웨이브 직원인 줄 어떻게 알아요?
동민 넷플릭스 아냐? 이거 다 넷플릭스에서 보낸 스파이 아냐? (배석한 웨이브 홍보팀에게) 명함 좀 봅시다.(웃음) 농담이고. 우승은 제가 했고 그 밖엔 순위랄 게 없지만 굳이 따지면….
악어 제가 아마 점수상으로는 2등일 거예요.
아…역시. 또 난리가 나겠네요. 2030 남성들 중엔 장동민을 추앙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동민 그게 예전과는 좀 달라진 것 같아요. 10년 전에 <더 지니어스>에서 우승했을 때 제가 서른여섯 살이었거든요. 그때도 제가 참가자 중에 나이가 많은 축이었어요. 당시에 제가 가진 대표성이라면 30대 중반의 고학력자가 아닌 보통의 아저씨였죠. 제가 우승하니까 3040 아저씨들이 제일 좋아해줬어요. 그런데 요새 저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오히려 어려진 것 같아요. 그게 아마 콘텐츠를 어떤 기기로든 쉽게 접할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애들이 옛날 서바이벌도 다 챙겨 보더라고요.
주변에서 어린 팬들을 만난 적도 있어요?
동민 세윤(유세윤)이 아들이 이제 중학생이고 사춘기거든요. 걔가 이제 부모 말도 잘 안 듣고 그래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저한테 “동민 삼촌, 존경합니다” 그러더라고요. 아빠 말은 안 듣는데, 제가 얘기하면 무릎 꿇고 들어요.
<더 지니어스> 시즌 1의 홍진호도 정말 대단했죠.
진호 그냥 처음에 좀 잘 풀린 거죠.
동민 아냐 아냐. 전 이런 서바이벌이 인기를 끌 게 된 게 홍진호라고 생각해요.
홍진호에겐 장동민과 또 다른 매력이 있죠. 유리사 씨에게 속는 그런 인간적인 면이 홍진호 플레이의 매력이에요.
진호 그건 정말, 이 형이 시켜서 그렇게 된 건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진짜 얄미운 게 뭐냐면, 전반부에 계속 저희 팀이 붙기만 하면 지고 있었잖아요.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어서 촬영이 끝나고 같은 방을 쓰는 동민이 형이랑 한밤중에 카메라 없는 데서 얘기를 좀 했어요. 촬영도 아니니까 각자의 팀 얘기를 정말 솔직하게 했죠. 그런데 그날 제가 한 얘기는 다 진짜였는데 동민이 형이 한 얘기는 다 구라였더라고요.
악어 동민이 형이 저한테도 ‘홍진호에게 접근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였어요. 그래서 저도 진호 형한테 가서 “저 동민이 형이 독재자 스타일이라 같이 게임하기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했죠. 그때부터 진호 형이 갑자기 잘해주시더라고요.
진호 씨는 유비, 동민 씨는 조조 같아요.
악어 동민 형은 정말 빡세요. 그리고 동민 형은 술수를 하나로만 쓰지 않아요. 유리사 작전을 위해서 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까지 다방면으로 진호 형을 공략하도록 걸어뒀어요. 그러는 걸 보고 정말 놀랐죠.
시청자들을 위해 또 뭔가 해주고 싶은 말 없나요?
동민 있죠. 서바이벌 프로그램 할 때마다 느끼는 거예요. 이번 방송은 12일 합숙을 24시간 촬영했어요. 하루가 한 화라고 치면, 24시간을 2~3시간으로 축약해서 편집해 내보내는 거죠. 그런데 생각해봐요. 저희는 처음에 18명이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18명의 24시간을 3시간에 다 구겨 넣는 거예요. 출연자들도 시청자들도 그걸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진호 맞아. 그러니까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모든 사람의 서사를 다 담을 수가 없어요. 누가 보기에는 내 얘기가 충분히 이해 가능한 정도로 담기지 않을 수밖에 없죠.
악어 그런 점에서 동민 형한테 배운 게 있어요. 제작진 입장을 생각하고 녹화를 하라는 거였죠. 그러니까 사후 인터뷰를 할 때도 임팩트 있게, 강하게 말하지 않으면 나의 서사는 방송에 담기지 않아요. 동민 형은 평소에는 친절하고 교양 있게 말하다가도 인터뷰를 할 때면 일부러 좀 상스럽고 엄청 거칠게 화도 내고 그래요. 그러니까 동민 형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는 다 이해가 되게 담기더라고요. 그걸 납득했어요. →
Credit
- PHOTOGRAPHER 채대한
- STYLIST 안리엔
- HAIR & MAKEUP 스텔라심
- ASSISTANT 남가연
- ART DESIGNER 최지훈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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