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2025 S/S 패션쇼 리뷰
그리스 아테네 근교 대리석 채석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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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S 시즌 코스(COS) 패션쇼가 그리스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던과 미니멀을 추구하는 그들의 선택이 다소 의아했지만, 전 세계를 종횡하며 훌륭한 패션쇼를 선보인 전례를 떠올리니 기대감이 앞섰다. 이번 쇼의 무대는 아테네 외곽의 다이아노시스마블 채석장(Dionyssomarble Quarry). 파르테논과 같은 고대 그리스 신전에 사용한 펜텔릭(Pentelic) 대리석의 산지다. 수직으로 절단한 대리석이 형성한 산줄기는 자연적이면서도 인공적인 느낌을 동시에 자아냈다. 차가운 석벽에 다가가면 마블링의 섬세한 결이 드러났고, 그 신비로운 자태에 빠져들었다. 예술과 건축에서 영감을 얻는 코스가 이번 베뉴와 컬렉션을 어떻게 연결 지을지 더욱 궁금해졌다. 대리석 채굴로 생긴 거대한 동굴은 패션쇼를 위한 완벽한 무대로 변모했다. 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린 구스타프손(Karin Gustafsson)은 이번 컬렉션을 ‘새로운 르네상스’라 명명했다. 정제되고 균형 잡힌 아름다움의 결정체이자 클래식한 요소의 현대적인 재해석. 마치 과거 르네상스 시대처럼 말이다. 영화 <브루탈리스트> 속 대리석 채석장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해리슨의 장면을 떠올릴 즈음, 첫 번째 모델이 철제 계단을 따라 등장했다. 플루이드 더블브레스티드 울 블레이저와 시스루 톱, 여유로운 핏의 팬츠를 입은 여성 모델. 초콜릿 컬러의 룩은 이전 컬렉션에 비해 클래식하면서도 한층 우아한 인상이었다. 그 뒤론 드레이핑이 돋보이는 셔츠와 드레스, 비대칭으로 연출한 스카프 디테일, 유려한 실크 소재의 아이템이 등장했다. 르네상스 회화 속 그리스인들의 옷차림이 떠오름과 동시에 코스 특유의 절제미가 느껴졌다. 독창적인 프린팅은 대리석의 마블링에서 착안한 것으로 고대와 현대를 잇는 시각적 장치로 활용했다. 남성복은 보다 간결하고 실용적인 접근을 택했다. 슬리브리스 리넨 블렌드 블레이저, 두 개의 포켓을 강조한 유틸리티 보머 재킷, 레더 에비에이터 재킷 등. 디테일을 최소화한 구성 안에서 실루엣의 변주를 선보였다. 심플한 옷들을 지루하지 않은 컬렉션으로 완성도 높게 연출한 공은 하우스의 장인정신 덕분이다. 튜닉을 연상케 하는 톱에 쇼츠를 매치한 룩이나 넉넉한 핏의 실크 셋업을 통해 고대 그리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슈즈는 끝이 뾰족한 뮬, 리브드 삭스 부츠, 레더 피셔맨 샌들 등 미니멀한 것들로 구성했다. 2025 S/S 컬렉션의 컬러 팔레트는 자연과 조응하는 것들을 주로 사용했다. 오프 화이트부터 베이지, 테라코타, 딥 브라운, 네이비까지. 대리석, 흙, 나무, 하늘을 닮은 색들이다. 35벌로 구성한 피날레가 끝난 후, 객석으로 눈길이 향했다. 2025 S/S 캠페인의 얼굴인 애드리언 브로디를 비롯해, 샤론 스톤, 젬마 찬 등의 글로벌 아티스트가 대거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배우 정소민과 이상헌이 자리를 빛냈다. ‘새로운 르네상스’라는 분명한 콘셉트, 컬렉션과 베뉴의 적절한 공명. 코스는 2025 S/S 패션쇼를 통해 다시 한번 절제의 미학을 찬미했다.→

코스 2025 S/S 컬렉션 하이라이트. 정제된 테일러링과 드레이핑 디테일 등 우아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피날레 후 등장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린 구스타프손.

쇼에 참석한 인 아난 웡, 팁나리 윗라왓노돔, 이상헌, 정소민, 하트 에반젤리스타, 미카 하시즈메, 아야카 미요시.

쇼에 참석한 애드리언 브로디, 젬마 찬, 조디 터너 스미스, 샤론 스톤.
Credit
- PHOTO 코스
- ART DESIGNER 최지훈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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