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폭군의 셰프'로 알아보는 미식 세계사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한 원작 속 숨은 이야기 6가지.

프로필 by 김지효 2025.09.06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폭군의 셰프>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늦은 밤 배고프게 만드는 맛깔스러운 음식과 왕의 신들린 먹방, 그리고 임윤아, 이채민 두 배우의 찰떡 케미에 힘입어 회차마다 시청률을 갱신하더니 단 4회 만에 올해 tvN 전체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죠. 여기엔 탄탄한 원작이 한몫했습니다. 동, 서양의 역사와 함께 음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거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원작으로 알아보는 미식 세계사.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사슴

인스타그램 @tvn_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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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슴은 왕을 상징했다. 왕위를 다투는 싸움을 ‘축록(사슴을 쫓다)’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니 사슴을 먹는다는 것은 강력한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셈. 그것은 프랑스 궁정 요리인 ‘오트 퀴진’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는데 ‘왕의 만찬’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그랑쿠베르(Grand couvert)’는 그 자체로 왕권을 의미하는 단어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11화 ‘폭군’ 중 발췌


조선 시대에도 버터는 있었다.

‘수유’라 불리는 조선 시대의 버터. 버터 만드는 기술은 고려 시대에 몽골을 통해 들어와 기록상으로는 조선 초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종 시기가 지나면서 차츰 버터 만드는 법이 실전되었다고. 그 당시 버터는 시큼하면서도 진하고 고소한 향내가 나는 발효 버터 형태였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36화 '최고의 스테이크’ 중 발췌


수타면은 지형적 특성으로 탄생했다.

인스타그램 @tvn_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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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면’의 발상지는 중국 서부 란저우. 그 지역 일대는 석회질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하다. 거기서 녹아 나온 석회 성분이 강물에 흘러들기 때문에 그 지역의 담수는 대개 알칼리 성질을 띠고 있다. 경질밀로 만든 밀가루에 알칼리 성질의 물로 반죽을 해 왔으니 찰기 있고 탄성 있는 반죽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그러니 수타면이 중국 서부에서 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자연환경의 산물인 셈이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44화 ‘쫄깃한 면 vs 부드러운 면’ 중 발췌


한국에도 있었다, 트러플

인스타그램 @tvn_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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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가 잘되는 석회질 토양, 해발 700~1200m의 떡갈나무 숲. 이 조건을 완벽히 갖춘 곳에선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버섯인 송로버섯 트러플이 자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러플 산지는 프랑스 페리고르,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 단 두 곳. 그러나 한국에서도 발견되었는데 단양, 포항 등지에서 자생하는 트러플이 존재한다는 것.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48화 ‘압력솥’ 중 발췌


케첩의 원형은 조개 발효 액젓이다.

인스타그램 @tvn_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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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의 원형은 중국 남부의 조개 발효 액젓인 ‘규즙’. 조개 혹은 생선 액젓을 의미하는 규즙을 복건성 일대 사투리인 민남어로 발음하면 ‘꿰짭’이라는 소리에 가깝게 들린다고 한다. 이 소스가 동남아 일대로 퍼지면서 향신료를 찾아 동남아에 왔던 유럽인들이 그 맛을 접하게 된 것. 그리고 유럽으로 돌아가 그 맛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은데 1700년대 영국의 요리서에 케첩의 레시피가 등장한다. 주재료는 생선이 아닌 설탕과 식초, 그리고 버섯.

버섯 케첩은 19세기 신대륙으로 건너가면서 또 다른 형태로 변모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감칠맛을 담당하는 식재료인 토마토로 대체된다. 그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케첩의 형태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152화 ‘게 요리 대결(3)’ 중 발췌


궁중 최고의 된장, 극미된장

궁에서 사용되는 된장은 여염집 된장과 엄연히 다르다. ‘훈조계’라는 전문 집단에서 진상되는 검은콩 메주를 사용한, 소위 ‘절미 된장’이라 불리는 궁중식 된장. 그중에서도 비밀리에 전해지는 극소량의 최상급 된장을 ‘극미 된장’이라고 부른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 외전 6화 ‘500년의 유산 (1)’ 중 발췌

Credit

  • Editor 윤진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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