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진우 안효섭이 진우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
안효섭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그미묘한 영어의 뉘앙스를 제대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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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블루종, 다미에 사시코 와이드 데님 팬츠, LV 에이전트 첼시 부츠, LV 유어스 체인 브레이슬릿, 쇼퍼 토트백, LV 루이 베어 백참 모두 루이 비통.
지난번에 루이 비통 촬영 때도 만나서 책 얘기를 한참 했었죠.
맞아요. 기억나요.
이번 착장들은 어땠어요?
전체적으로 따듯해서 좋았어요. 특히 브라운 색상의 셋업 슈트가 캐주얼하면서도 고급스러워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스태프들은 핑크 카디건을 가장 좋아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 인상이 좀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아, 그럴 수 있어요. 예전에 비해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거든요.(웃음) 그냥 조금 늙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지구의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기세로 사랑받고 있어서일까요?
(웃음) 그건 아니고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현상이긴 한 것 같아요. 저 역시 팬들이 올려주신 기록들을 보고는 있거든요.
사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콘텐츠의 남자 주인공인 거죠.
아유, 부끄러워요. 사실 저는 보이스로 참여한 거고, 작화나 애니메이션, 연출은 모든 게 감독님들과 스태프분들이 잘 만들어주신 덕분이라 저는 그냥 운이 좋았다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처음에 진우의 영어를 들으면서는 안효섭의 목소리인 줄 몰랐어요. 그렇게 모르는 상태에서도 뭐랄까 동양인의 영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계획한 발음인가요?
아뇨. 그냥 제 영어예요. 하지만 그런 게 있긴 해요. 아예 해외에서 태어나 아기 때부터 영어만 쓰고 자란 사람과, 한국 생활을 하며 한국어를 익힌 뒤에 영미권으로 넘어간 경우에 발음이 정말 미묘하게 달라요. 아마 보면서 캐치하셨겠지만, 바로 그 점이 진우라는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 것일 수도 있겠죠.

모노그램 플라워 베이스볼 블루종, 클래식 셔츠, 와이드 데님 팬츠, LV 에이전트 첼시 부츠, LV 프렌드십 타이, 롱 웨스턴 체인벨트 모두 루이 비통.
전 그게 오히려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외국인이 하는 한국어처럼 더 진실되게 들린달까요? 그런데 <케데헌>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어요? 사실 노래를 듣기 전에 시나리오만 읽어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거든요.
어려서부터 두 언어를 사용해서 언젠가는 영어로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대본을 읽어봤을 땐, 실은 저 역시 처음엔 어떻게 구현될지 감을 잡지 못했어요.
‘우와! 케이팝 스타들이 데몬을 잡는다고? 완전 대박이겠다’라고 생각하긴 힘들죠.
그런데 막상 대본을 읽어보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이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확연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진우라는 인물에게 마음이 가더라고요. 진우는 작품에서 나온 대로 얘기하면 사실 악귀잖아요. ‘데몬’으로 표현되는데, 우리는 모두 그런 똑같은 실수를 하고, 숨기고 싶은 과거를 감추고 사니까요. 루미처럼 진우도 모든 사람이 가진 고통에 맞서면서 이겨내는 인물이라는 점이 제게 와닿았어요.
어떤 면에서는 진우의 서사도 정말 깊죠.
몇백 년의 세월이 겹쳐져 있기도 하고, 그 감정이 되게 진해서 그렇게 볼 수도 있지요.
팬미팅을 비롯해 얼마 전에 < 더 시즌스-박보검의 칸타빌레>에서 보여준 노래 실력을 생각하면, 진우의 캐스팅은 참 완벽했던 것 같아요.
팬미팅에서 노래를 부른 건…. 돈과 시간을 들여 저를 보러 오시는 건데,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어서였어요. 캐스팅 얘기를 하자면, 제가 직접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잠깐 부르는 신이 있긴 한데, 진우가 처음 등장하면서 “머나먼 옛날, 강한 마왕이 살았지”라며 귀마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에요. 그때 “불은 그대로 꺼지는가? 그는 여기까지인가?”(And will he let the fire go out? Is this the end of him now?)라고 시작하는 아주 짧게 노래하는 구간이 있는데, 그 부분만 제가 불렀어요.
어떤 장면인지 알겠어요. 실제 노래하는 목소리는 케이팝이 아니라 약간 발라드 쪽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맞아요. 리듬을 쪼개는 노래보다는 그게 더 편해요.
팬미팅에서 부른 노래들 중에 옛날 곡이 많은 이유도 그래서일까요? ‘내 눈물 모아’ 같은 노래는 제 세대고 심지어 라붐의 주제가였던 ‘Reality’는 저희 사촌 큰형이 좋아하던 팝송이니까요.
(웃음) 근데 저는 그 노래들이 그냥 보편적으로 유명한 노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누군가가 “이런 노래를 어떻게 알았어요?”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럴 때 더 신기해요. 사실 그런 질문을 받게 될 줄 몰랐거든요. 어쩌면 제가 그런 걸 좋아하나 봐요. 옛날 노래에서 오는 그 담백함. 지금 시대엔 그런 게 정말 찾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LV 체리 블로섬 다미에 카디건, 인사이드 아웃 티셔츠, 워크웨어 팬츠, LV 버터소프트 스니커즈, LV 세일러 미디엄 체인 네크리스, LV 프랜드십 벨트 모두 루이 비통.
피아노 반주에 현악 편성이 들어간 노래들을 들은 지 정말 오래됐죠.
맞아요. 지금은 그런 곡들이 정말 소수잖아요.
유튜브 영상을 보니까 성시경 씨가 발라드 후배를 찾던데, 혹시 생각 있으시면….
아유, 그분들은 정말 다른 세계의 분들이시잖아요.
어떤 음악을 들으며 자랐어요?
물론 케이팝을 들었죠. 2PM, 원더걸스처럼 제 시대를 거쳐간 케이팝 스타들 노래는 다 들었어요. 소울, R&B도 좋아해서 루서 밴드로스,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도 좋아했고, 나이가 좀 더 들어서는 브릿팝과 얼터너티브 록을 들었어요.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시카고의 그런지 음악들, 유투도 좋아했고요.
정서의 폭이 넓으시겠어요. 가끔 듣는 음악의 폭이 넓은 사람이 정서의 폭도 넓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특히 배우분들은 더 그렇지 않나 싶고요.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섭외가 딱 맞는 배우를 찾아 들어갔을까요?
제가 알기로는 감독님이 <사내 맞선>을 보셨대요.<사내 맞선>에서 제가 영어를 쓰는 장면들이 조금씩 나오거든요. 캐스팅 디렉터님도 <사내 맞선>에서 저를 보고 알고 계셨고요.
이래서 어떤 작품이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가 봐요.
하나의 역할이 어떻게 파생될지 모르니까요. 언제 어떻게 누가 볼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늘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시청률 상승 곡선까지 그렸던 <사내 맞선>이 효자 프로그램이네요.
(웃음) 효자죠. 정말 효자죠. 사실 <사내 맞선>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그렇게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못했어요. 솔직히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에 설정이 좀 과하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사랑을 받았어요.
국내에서도 종방 시청률이 11%를 넘겼고, 넷플릭스에 풀리면서는 글로벌에서 다시 한번 터졌죠.
지난번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드라마는 초기의 설정만 넘기고 나면 큰 갈등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흥행의 요인이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해요.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레더 카라테 재킷, 클래식 셔츠, 빈티지 워시드 워크웨어 데님 쇼츠, LV 데님 워시드 캡, LV 세일러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영어로 연기하는 건 한국어로 하는 것과 언어 외에 다른 점이 있던가요?
핵심은 똑같아요. 결국 연기라는 건 다른 캐릭터 안에 들어가 그 캐릭터를 표현하는 거니까요. 다만 언어적 차이가 문화와 그 문화에서 파생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같긴 해요. 한국어는 (높임말도 있고, 위계도 강해서인지) 언어가 가진 긴장감이 달라요. 아무래도 영어로 연기할 때 표현이 조금 더 자유롭다는 느낌도 받고요. 물론 그게 캐릭터의 차이일 수도 있을 거예요. 진우여서 더 편하게 느껴진 걸 수도 있죠.
애니메이션 작업도 처음 경험해봤어요. 어쩐지 몸동작 같은 걸 똑같이 하면서 해야 더 잘 나올 것 같긴 한데요.
그렇게 했어요. 실제로 대본에 쓰인 동작들을 따라 하며 연기했지요. 제가 목소리 연기를 하는 장면을 카메라가 찍기도 했고요. 실제로 제가 연기하면서 지은 표정들을 참고했다고 하더라고요. 장소만 다를 뿐이지 실은 연기라고 보면 맞을 것 같아요.
처음 진우를 봤을 때 어땠어요?
(웃음) 진우 너무 멋있잖아요. 처음 감독님이 저한테 진우 사진을 보여줬을 때 “뭐 이리 잘생겼어요”라며 놀랐던 기억이 나요. 아직도 선명하게요. 사자 보이즈 다섯 명이 일렬로 서 있는 어떤 사진이었는데, 정말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케데헌>의 모든 게 인기지만 진우 캐릭터의 인기가 정말 대단하답니다.
(웃음) 근데 그게 진우가 가진 매력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케이팝이, 선배와 동료 가수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매력과 노력의 결정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하나의 거대한 문화를 만들어놨기에 그게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었던 거죠. 어떻게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케이팝의 맛’을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요?
‘케이팝의 맛’이라는 표현을 생각해보면 정말 케이팝의 후크송들은 어마어마했던 것 같아요. '텔 미' ‘빨간 맛’ 같은 노래들이 떠오르네요. 어떤 음악 장르를 좋아하게 되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듣게 되는 것처럼 요새는 해외 팬들이 예전 케이팝을 듣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요. 이효리 선배님의 ‘저스트 텐미닛’ 챌린지도 있었잖아요.

크롭트 클래식 재킷, 클래식 셔츠, LV 레트로 트위스트 카디건 베스트, 빈티지 워시드 워크웨어 데님 팬츠, LV 프렌드십 타이, LV 에이전트 첼시 부츠 모두 루이 비통.
Credit
- FASHION EDITOR 성하영
- FEATURE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김신애
- STYLIST 허다겸
- HAIR 오은주
- MAKEUP 박지은
- ASSISTANT 송정현
- ART DESIGNER 주정화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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