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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역대 베스트 퍼포먼스 4

BTS가 압도적인 무대로 2026 AMAs의 오프닝을 장식하며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BTS를 비롯해 역대 AMAs를 빛낸 레전드 무대 4선을 돌아본다.

프로필 by 정서현 2026.05.28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프린스: 1985년 세 개 부문 수상과 함께 오직 라이브의 힘으로 시상식을 콘서트장으로 바꾼 무대
  • 휘트니 휴스턴리: 1994년 8관왕 달성 후 특수효과 없이 목소리 하나로 무대를 압도한 10분간의 퍼포먼스
  • 레이디 가가: 2009년 불타는 피아노 퍼포먼스를 통해 팝 무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상징적인 연출
  • BTS: 군 공백기 이후 복귀해 스타디움 규모의 무대로 2026년 AMAs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 순간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이하 AMAs). 올해 AMAs는 BTS의 ‘Hooligan’으로 문을 열었다. 현장 생중계가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 촬영한 사전 녹화 무대였지만,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2012년 싸이는 MC 해머와 함께 ‘강남스타일’ 무대로 AMAs 피날레를 장식했고, 올해 캣츠아이는 ‘PINKY UP’ 무대와 함께 신인상을 받았다. 트와이스 또한 참석하지 못했지만 베스트 K팝 여성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며 K팝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장됐는지 보여줬다. BTS의 무대를 포함해 AMAs의 굵직한 퍼포먼스를 돌아본다.



1. 1985년 프린스 ‘Purple Rain’

1985년의 프린스는 이미 아티스트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전년도에 발표한 영화와 앨범 <Purple Rain>은 모두 성공했고, 프린스는 록, 펑크, R&B, 팝을 한 몸에 끌어안은 스타가 됐다. 앨범은 빌보드 200에서 24주 동안 1위를 지켰고, 전 세계적으로 2500만 장 이상 팔렸다. 그해 AMAs 무대에 오른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프린스는 AMAs에서 세 개의 상을 받고, 자신의 밴드 더 레볼루션과 함께 ‘Purple Rain’을 불렀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무대는 단출하다. 세트 전환도 없고, 댄서도 없다. 프린스는 밴드와 함께 노래를 천천히 밀고 간다. 낮게 시작하는 보컬과 조금씩 강해지는 기타 연주. 후반부 긴 기타 솔로가 이어지는 동안 시상식은 어느새 콘서트처럼 바뀌었다. 짧고 화려한 볼거리 대신, 한 곡을 끝까지 끌고 가는 라이브의 힘으로 관객을 붙들던 시대다. 훗날 여러 매체가 이 무대를 AMAs 역사상 대표 퍼포먼스로 꼽았다. 시상식 퍼포먼스가 홍보용 라이브가 아니라, 한 아티스트의 전성기를 압축하는 장면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무대였다.



2. 1994년 휘트니 휴스턴 메들리

1994년 휘트니 휴스턴은 커리어의 정점에 있었다. 영화 <보디가드> 사운드트랙의 성공은 그를 팝스타이자 배우, 당대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만들었다. 특히 ‘I Will Always Love You’는 시대를 대표하는 곡이었다. 그해 AMAs에서 그는 총 8개의 상을 받았다. 이어진 공연에서 휘트니는 한 곡만 부르지 않았다. ‘I Loves You, Porgy’와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I Have Nothing’을 하나로 엮었다. 세 곡 모두 성량과 표현력이 중요한 곡이다. 휘트니는 열기를 서서히 고조시킨 뒤, 마지막 ‘I Have Nothing’에서 고음, 성량, 호흡, 감정을 한꺼번에 터뜨리며 90년대 디바의 위엄을 보여줬다. 10분에 가까운 메들리였지만 힘이 빠지는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조용한 고백으로 시작해 뮤지컬 넘버의 폭발을 거쳐, 자신의 대표 발라드로 끝나는 무대. 댄서도, 세트도, 특수효과도 없었다. 오직 목소리 하나로 시상식 전체를 압도했다.



3. 2009년 레이디 가가 ‘Bad Romance’, ‘Speechless’

2009년의 레이디 가가는 신인과 아이콘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Just Dance’와 ‘Poker Face’로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됐지만, 그때까지는 댄스 팝의 새로운 얼굴 정도로 불렸다. 전환점은 ‘Bad Romance’였다. 그해 말 공개된 <The Fame Monster>는 명성의 어두운 면을 파고든 앨범이었고, ‘Bad Romance’는 빌보드 핫 100 2위, 여러 나라 차트 1위를 기록하며 2009년을 대표하는 노래가 됐다. AMAs 무대는 레이디 가가가 단순히 히트곡을 가진 가수가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가진 팝스타로 등장한 자리였다. ‘Bad Romance’에서 그는 댄서들과 함께 기계적인 동작을 맞추며 등장한다. 의상은 해부학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고, 후렴이 반복될수록 무대는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다 갑자기 가가는 마이크 스탠드로 유리 박스를 부수고, 그 안에 있던 피아노 앞으로 걸어간다. 불이 솟는 피아노 앞에 앉은 가가는 ‘Speechless’를 부른다. 앞부분이 댄스 팝 스타 레이디 가가였다면, 뒷부분은 피아노 앞의 싱어송라이터 레이디 가가였다. 이 무대는 레이디 가가가 이후 어떤 팝스타가 될지 미리 보여줬다. 안무, 의상, 오브제, 파괴적인 행동, 발라드가 한 무대 안에서 충돌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팝 무대는 점점 콘셉트 중심으로 바뀌었다. 라이브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 무대는 뮤직비디오의 연장이어야 했고, 패션쇼여야 했고, 하나의 짧은 극이어야 했다. 레이디 가가의 2009년 AMAs 무대는 그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4. 2026년 BTS ‘Hooligan’

2026년의 BTS는 복귀 자체가 사건이었다. 멤버들의 군 복무와 솔로 활동으로 긴 공백기를 보낸 뒤, 봄에 새 앨범 <아리랑>으로 돌아왔다. AMAs에서 BTS는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했고, ‘Hooligan’으로 쇼의 문을 열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 촬영한 사전 녹화 퍼포먼스였다. 무대는 투어 현장과 시상식 방송이 결합된 형식이었다. 카메라는 공연장의 규모와 관객 반응을 함께 담았고, 노래는 시상식용 축약 버전이라기보다 스타디움 공연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관객의 함성과 에너지는 고스란히 AMAs의 오프닝으로 이어졌다. 과거 싸이가 AMAs 피날레에서 MC 해머와 함께 ‘강남스타일’ 퍼포먼스를 펼치며 미국 대중문화에 불쑥 등장한 장면과는 달랐다. 2026년의 BTS는 게스트가 아니었다. 시상식을 열고, 주요 부문을 가져간 주인공이었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AMAs 공식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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