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돔 광장의 '녹슨 기둥'을 보석으로 바꾼 레포시
LVMH의 하이 주얼리 메종 레포시가 방돔 광장 부티크 40주년을 맞아 파리 리츠 호텔에서 공개한 ‘세르티 수르 비드’ 컬렉션의 찬란한 신작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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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돔 광장 40주년, 리츠 파리에서 마주한 레포시의 새로운 여정
파리 오뜨 꾸뛰르 위크가 한창이던 지난 7월 8일, 전 세계 패션과 예술의 시선이 집중된 리츠 파리에서 아주 특별한 프레젠테이션이 열렸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심장부이자 하이 주얼리의 본산인 방돔 광장(Place Vendôme)에 레포시가 둥지를 튼 지 어느덧 4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자리였죠. LVMH 그룹 소속의 독보적인 아방가르드 하이 주얼러, 레포시는 이번 역사적인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메종의 창조적 비전과 정교한 장인정신을 집약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크리에이션을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단순히 화려한 보석의 나열을 넘어, 공간과 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온 레포시답게 이번 신작 역시 하나의 현대 건축물을 보는 듯한 강렬한 실루엣을 자랑합니다. 브랜드의 견고한 헤리티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독창적인 조형미와 극도로 절제된 세공 기법을 통해 레포시만의 대담한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금속의 존재를 지우고 오직 스톤만 남기다,
‘세르티 수르 비드(Serti sur Vide)’의 핵심
레포시의 가장 아이코닉한 컬렉션 '세르티 수르 비드' / 이미지 출처: 레포시
레포시의 역사를 대변하는 가장 아이코닉한 컬렉션을 꼽으라면 단연 ‘세르티 수르 비드(Serti sur Vide)’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직역하면 ‘허공 위의 세팅’을 뜻하는 이 컬렉션은 보석을 고정하는 금속 구조를 최소화하여 원석이 마치 살결 위에 스스로 떠 있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킵니다.
보석 감정사가 주얼리의 투명도와 광채를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 끝에 올려놓는 순간에서 영감을 받은 '세르티 수르 비드' / 이미지 출처: 레포시
이 매혹적인 디자인은 아주 사소하고도 본질적인 제스처에서 시작되었죠. 보석 감정사가 원석을 아름다운 주얼리로 탄생시키기 전, 그 고유의 투명도와 영롱한 광채를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 끝에 스톤을 툭 올려놓는 직관적인 순간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클래식한 솔리테어 링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창조해 낸 메종의 대담함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컬렉션의 핵심 요소는 피부 위에 유영하는 듯 놓인 페어 쉐이프(Pear-shape) 다이아몬드입니다. 레포시의 전매특허 기술인 ‘에펠 타워(Eiffel Tower)’ 세팅은 스톤을 아주 미세한 지지대만으로 지탱해 다이아몬드 본연의 순수한 가치와 빛을 극대화합니다. 메종이 추구하는 ‘여백과 균형의 미학’이 가장 우아하게 구현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13가지 독창적 실루엣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13개의 하이 주얼리 피스들은 기존 세르티 수르 비드가 가진 시각적 언어를 한 단계 더 대담하게 넓혀 줍니다.
방돔 광장의 녹슨 철탑을 모티브로한 컬렉션 라인을 착용한 모습 / 이미지 출처: 레포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컬렉션 최초로 등장한 ‘더블 링(Double Ring)’입니다. 기존에 큰 사랑을 받았던 ‘트윈 링’의 성공을 이어받은 이 신작은 두 개의 손가락을 가로지르는 미니멀한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의 허공에 눈부신 페어 컷 다이아몬드가 둥실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며, 손끝에 스톤을 얹어 감상하던 주얼러의 태초의 몸짓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왼쪽부터 세르티 수르 비드 6 페어 다이아몬드 더블 링, 세르티 수르 비드 9 페어 다이아몬드 이어커프, 세르티 수르 비드 5 페어 다이아몬드 브로치 / 이미지 출처: 레포시
움직임과 유연함에 집중한 이어커프와 이어링 라인업 역시 화제입니다. 메종의 아카이브에서 고른 모티프를 바탕으로, 여러 개의 다이아몬드가 물 흐르듯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스펙터클을 완성했죠. 금속의 존재감을 극한으로 감추어 각각의 스톤이 오롯이 공간 속에서 빛나도록 유도한 정교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특히, 이번 시즌 세르티 수르 비드 라인 최초로 선보이는 ‘브로치’는 젠더리스 트렌드에 발맞추어 성별의 경계를 허문 현대적인 스테이트먼트 피스로 제안됩니다. 클래식한 의상에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대담하고 도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벌써부터 설레게 만들고 있죠.
다양한 컷들이 다채로운 그라데이션과 대비를 이루는 ‘팬시 세르티 수르 비드 라인 / 이미지 출처: 레포시
스톤의 실루엣 면에서도 대대적인 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기존의 상징적인 페어 쉐이프에 더해, 부드럽고 클래식한 광채의 쿠션 컷과 날렵하고 감각적인 매력의 마퀴즈 컷을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이 다양한 컷들이 다채로운 그라데이션과 대비를 이루는 ‘팬시 세르티 수르 비드(Fancy Serti sur Vide)’ 라인은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유색 다이아몬드의 절묘한 레이어링을 통해, 보석을 입체적인 조형 예술의 영역으로 인도합니다.
방돔 기둥의 세월을 옮겨온 청록의 색채, 컬렉션의 완성
청동이 오랜 세월 자연스럽게 산화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특유의 청록색 색조를 고스란히 보석으로 옮겨온 세르티 수르 비드 / 이미지 출처: 레포시
이번 컬렉션의 컬러 팔레트의 영감 원천이 된 방돔 광장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방돔 기둥’ / 이미지 출처: 레포시
이번 기념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는 방돔 광장 플래그십 스토어의 40주년을 헌정하는 네 가지 특별한 하이 주얼리 에디션입니다. 레포시는 다이아몬드가 중심이 되던 세르티 수르 비드에 매혹적인 그린과 블루의 색조를 입혔습니다.
이 놀라운 컬러 팔레트의 영감 원천은 바로 방돔 광장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방돔 기둥(Colonne Vendôme)’입니다. 기둥을 감싸고 있는 청동이 오랜 세월 바람과 비를 맞으며 자연스럽게 산화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특유의 오묘하고 깊이 있는 청록색 색조를 고스란히 보석으로 옮겨온 것이죠.
각 스톤은 세밀한 그라데이션 배치를 통해 흐르듯 자연스러운 색조의 전이를 보여주는 세르티 수르 비드 이어링 / 이미지 출처: 레포시
역사적인 색채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엄선괸 인디콜라이트 투르말린, 그린 투르말린, 투명한 아쿠아마린 스톤 / 이미지 출처: 레포시
레포시는 이 역사적인 색채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인디콜라이트 투르말린(Indicolite Tourmaline), 그린 투르말린, 그리고 투명한 아쿠아마린을 엄선했습니다. 까다로운 기준으로 골라낸 각 스톤은 세밀한 그라데이션 배치를 통해 흐르듯 자연스러운 색조의 전이를 보여줍니다. 방돔 광장의 40년 세월이 빚어낸 찬란한 유산을 주얼리 위에 그대로 영생하게 한, 그야말로 예술적인 마스터피스라고 할 수 있죠.
3대에 걸친 장인정신과 예술의 조화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는 100% 핸디크래프트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는 레포시 / 이미지 출처: 레포시
레포시의 아방가르드한 미학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195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금세공 장인의 아들인 콘스탄티노 레포시(Constantino Repossi)에 의해 시작된 이 메종은, 대를 이어 예술적 비전을 확장해 왔습니다. 2세대 디렉터인 알베르토 레포시(Alberto Repossi)는 모나코 왕실의 공식 보석상으로 활약하며 하우스를 세계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모나코 국왕이 선물한 전설적인 약혼반지를 제작해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리고 1986년, 레포시는 드디어 파리 방돔 광장 6번지에 역사적인 깃발을 꽂았죠. 이후 3세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가이아 레포시(Gaia Repossi)의 시대를 거쳐 오늘날 LVMH 그룹의 품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언제나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는 100% 핸디크래프트 방식’이라는 위대한 헤리티지를 타협 없이 지켜오고 있습니다.
여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보석을 공중에 띄우는 대담한 구조학, 그리고 역사적인 장소를 오마주하는 깊이 있는 통찰력까지. 이번 방돔 광장 40주년 기념 세르티 수르 비드 컬렉션은 하이 주얼리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우아하고 컨템포러리한 정점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레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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