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F1 드라이버들'이 선택한 차
해밀턴의 F40부터 러셀의 피아트 졸리까지, F1 드라이버 7인이 실제로 소장하고 애정하는 클래식카와 슈퍼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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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 해밀턴: 수십억 하이퍼카 컬렉션을 싹 정리하고 차고에 남겨둔 단 한 대의 아날로그, 페라리 F40.
- 카를로스 사인츠: 14년째 타는 4천만 원대 최애 골프 GTI로 가성비를 챙기다 F1 데뷔 9년 만에 '내돈내산'한 8억 원대 페라리 812.
- 샤를 르클레르: 33억 원대 1964년산 클래식 275 GTB부터 등번호 16번을 새긴 데이토나 SP3까지 품은 왕자님의 페라리 컬렉션.
- 랜도 노리스: 모나코 길거리에서 팬들이 손으로 밀어 시동을 건 미우라와 주인도 타기 전 남이 벽에 박아버린 불운의 F40.
- 조지 러셀: F1 엔진을 얹은 36억 원짜리 AMG ONE과 모나코 한복판에서 뻗어 G바겐에 견인된 22마력짜리 피아트 500 졸리.
F1 드라이버에게 자동차란 조금 특별한 물건입니다. 매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에 올라타는 이들에게 웬만한 슈퍼카의 출력과 가속 성능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이들의 개인 차고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가장 비싼 차’를 찾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억원짜리 자동차 컬렉션을 모두 정리하고 단 한 대의 F40으로 돌아온 루이스 해밀턴이 있는가 하면, 카를로스 사인츠는 18세 때 부모에게 받은 폭스바겐 골프를 여전히 타고 다닙니다. 랜도 노리스와 조지 러셀은 모나코 한복판에서 클래식카가 멈춰 서 직접 차를 밀어야 했죠. 트랙 위 화려함 대신, F1 스타 7인이 직접 밝힌 취향과 애정이 담긴 차고 속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차고 싹 비운 해밀턴이 선택한 단 한 대의 예술품
루이스 해밀턴의 Ferrari F40
1987년 페라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F40. / 이미지 출처: tomhartleyjnr
가지고 있던 하이퍼 카를 다 처분하고 유일하게 선택한 F40. / 이미지 출처: 루이스 해밀턴 인스타그램 @lewishamilton
가격: 약 3억5천만원대
」한때 루이스 해밀턴의 차고에는 파가니 존다 760 LH, 페라리 라페라리, 맥라렌 P1 같은 이름들이 줄줄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아제르바이잔 GP를 앞두고 해밀턴은 놀라운 사실을 밝혔습니다. 자신의 자동차를 모두 처분했다는 것이죠.
자동차보다는 미술에 더 관심이 생겼다는 설명과 함께, 다시 차를 한 대 산다면 그것은 페라리 F40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F40은 자동차라기보다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까웠죠.
그리고 2026년, 그 말이 현실이 됐습니다. 해밀턴이 손에 넣은 것은 쇼룸이나 경매장을 거친 F40이 아니었습니다.
1991년 신차로 누군가에게 인도된 직후 개인 차고에 들어가 약 35년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았던 한 대였죠. 역사적·희귀 자동차에 투자하는 Azimut AHE가 2025년 말 이 차를 발굴했는데, 발견 당시에도 인도 당시의 주행거리를 간직하고 있을 만큼 원형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오랜 세월 쌓인 먼지 아래 있던 F40을 본 해밀턴은 반드시 자신의 차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후 차량은 마라넬로로 옮겨졌고, 페라리의 엔지니어와 메카닉들이 수 주 동안 손을 보며 다시 달릴 수 있는 상태로 되살렸습니다. 수많은 하이퍼카를 경험한 뒤 결국 선택한 자동차가 가장 아날로그적인 페라리였다는 점이 흥미롭죠.
F40은 1987년 페라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차입니다. 2.9L 트윈터보 V8에서 478마력을 뽑아내면서도 차체 중량은 1,100kg에 불과했습니다. 0→100km/h는 4.1초, 최고속도는 324km/h. 전자식 운전자 보조 장비는 거의 배제했고 케블라와 복합소재, 거대한 리어 윙 등을 적극 사용했죠.
억대 연봉 F1 드라이버들의 슈퍼카 잔치 속 4천만원의 최고 가심비
카를로스 사인츠의 Volkswagen Golf VI GTI
트렁크가 넓고 좁은 주차 공간에도 잘 들어가며, 일상에서 타기에 충분히 빠른 것이 장점인 골프. / 이미지 출처: volkswagen
부모님이 사주신 첫차이자 절대 팔지 않을 골프. / 이미지 출처: Jimmy Adeel
가격: 4천3백만원대
」카를로스 사인츠의 폭스바겐 골프 GTI는 부모님이 그의 18번째 생일에 선물한 첫 도로용 자동차입니다. F1 드라이버가 되어 여러 슈퍼카를 소유하게 된 후에도 이 차를 처분하지 않고 애용해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죠.
특히 F1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골프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기자가 드라이버들에게 "평소 어떤 차를 타느냐"고 묻자, 주변의 동료 드라이버들은 페라리, 맥라렌 등 수억 원을 호가하는 하이퍼카 이름을 줄줄이 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차례가 온 사인츠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뜻밖에도 "폭스바겐 골프"였습니다. 정점에 선 레이서들 사이에서 나온 소박하고 솔직한 답변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고, 그의 겸손한 면모가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사인츠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마드리드 집에 있을 때면 여전히 이 골프 GTI를 타고 다닌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트렁크가 넓고 좁은 주차 공간에도 잘 들어가며, 일상에서 타기에 충분히 빠르다는 것을 장점으로 뽑았죠. 심지어 “이 차는 절대 팔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님께 선물 받은 첫 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사인츠의 골프는 6세대 골프 GTI에 해당합니다. 폭스바겐 공식 아카이브 기준 2.0L TSI 터보 엔진은 210PS와 28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9초, 최고속도는 240km/h입니다. 이 세대부터 XDS 전자식 디퍼렌셜 록이 기본 적용됐으며, 세팅 작업에는 레이싱 드라이버 한스 요아힘 슈투크가 참여했습니다.
F1 데뷔 9년 만에 지른 '내돈내산' 첫 슈퍼카
카를로스 사인츠의 Ferrari 812 Competizione
812 슈퍼패스트의 V12를 한계까지 밀어붙인 813 컴페티치오네. / 이미지 출처: 페라리
골프만 몰다 9년만에 내돈내산한 첫 슈퍼카 813 컴페티치오네 / 이미지 출처: 카를로스 사인츠 인스타그램 @carlossainz55
가격: 약 8억~9억원대
(현재 리셀가: 15억~20억원 이상)
골프가 사인츠의 따듯한 면모를 보여준다면 812 컴페티치오네는 정반대입니다. 사인츠는 2023년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REVEALING MY FERRARI 812 COMPETIZIONE’이라는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차량을 직접 공개했습니다. 기다림이 끝났다며 자신의 꿈이 현실이 됐다고 표현했죠.
812 컴페티치오네의 핵심은 터보도, 하이브리드도 아닌 V12입니다. 6.5L 자연흡기 12기통 엔진은 최고 830cv를 발휘하고 무려 9,500rpm까지 회전합니다. 티타늄 커넥팅로드를 적용해 기존 스틸 부품보다 무게를 40% 줄이는 등, 812 슈퍼패스트의 V12를 한계까지 밀어붙인 모델입니다.
최신 F1 머신을 모는 사인츠가 개인 차로 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를 선택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F1 머신은 작은 1.6L V6 엔진에 터보와 전기 모터를 더해 강력한 성능을 내지만, 812 컴페티치오네는 이런 장치 없이 6.5L V12 엔진 자체의 힘만으로 830마력을 만들어냅니다. 서킷에서는 최첨단 하이브리드 머신을 몰면서, 자신의 차고에서는 오히려 가장 전통적인 페라리의 감성을 선택했죠.
3억짜리 공짜 페라리 얻었다가 '보험료 폭탄'을 선물한
올리버 베어만의 Ferrari Roma
1950~60년대 로마의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로마. / 이미지 출처: 페라리
가격: 약 3억 2,000만원대
」올리버 베어만은 페라리를 직접 구매한 것이 아니라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것도 18번째 생일에 말이죠.
2023년 바쿠에서 열린 F2에서 스프린트와 피처 레이스를 모두 우승한 직후였습니다. 18세가 된 베어만은 한 스폰서의 미팅에 참석했고, 그곳에서 근처에 세워진 페라리 로마를 발견했습니다. 스폰서가 차를 가리킨 뒤 베어만이 다시 돌아보자 손에는 자동차 열쇠가 들려 있었습니다. 생일 선물이었던 거죠.
베어만은 이후 한 인터뷰에서 로마가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값비싼 물건이며 자신의 첫 번째 페라리라고 직접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슈퍼카 오너가 된 18세에게 곧바로 현실적인 문제가 찾아왔습니다. 보험료입니다. 지금은 보험료를 자신이 부담한다고 웃으며 이야기했죠.
페라리 로마는 3,855cc V8 트윈터보에서 620cv와 760Nm를 발휘합니다.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합해 0→100km/h 3.4초, 0→200km/h 9.3초, 최고속도 320km/h 이상을 기록합니다. 페라리는 이 차를 1950~60년대 로마의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자동차로 정의했습니다.
모나코 왕실 전시회도 탐낸 33억 원대 1964년산 V12
샤를 르클레르의 Ferrari 275 GTB
독립식 후륜 서스펜션을 최초로 도입해 뛰어난 주행 균형감을 갖춘 페라리의 역사적 모델 275 GTB. / 이미지 출처: rmsotheby's
모나코 왕실 자동차 컬렉션을 위해 차를 내어준 샤를 르클레르. / 이미지 출처: 샤를 르클레르 인스타그램 @charles_leclerc
가격: 약 33억~45억원대
」샤를 르클레르는 신형 페라리만 모으지 않습니다. 그가 선택한 자동차 중에는 1964년 페라리 275 GTB가 있습니다. 2026년에는 모나코 왕실 자동차 컬렉션의 특별전을 위해 자신의 275 GTB와 812 컴페티치오네 A를 전시 차량으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1964년형 275 GTB는 3,285.72cc 60도 V12에서 280마력을 발휘하고 최고속도는 258km/h입니다. 수치만 보면 오늘날의 스포츠카와 비교할 수 없지만, 페라리의 고성능 GT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모델입니다. 프런트에 V12를 놓으면서 변속기를 뒤쪽으로 보내 무게 배분을 개선한 트랜스액슬 구조 역시 275 GTB의 중요한 기술적 특징이죠.
지금 F1에서 가장 최신의 페라리를 운전하는 르클레르가 개인적으로 선택한 차가 60년도 더 된 V12 페라리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흥미롭죠.
모나코 국기와 등번호 16번을 새겨 넣은 '르클레르 맞춤형' 한정판
샤를 르클레르의 Ferrari Daytona SP3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순수 V12 미드십 엔진을 얹고 최고속도 340km/h 이상을 제어하는 에어로다이내믹의 집합체. / 이미지 출처: ferrariscuderiamontecarlo
페라리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공개한 ‘Charles Leclerc’s Ferrari Daytona SP3’ 영상. / 이미지 출처: 페라리 공식 유튜브
가격: 약 28억~30억원대 (599대 한정)
」르클레르가 소유한 또 한 대의 페라리는 데이토나 SP3입니다. 해당 차량은 페라리가 ‘Charles Leclerc’s Ferrari Daytona SP3’라는 공식 유튜브 콘텐츠를 내놓을 만큼 아이코닉한 차량이죠. 영상에서는 르클레르 본인이 자신이 선택한 특별 사양을 직접 설명합니다.
데이토나 SP3는 페라리의 한정판 ‘아이코나’ 시리즈 두 번째 모델입니다. 1967년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가 기록한 역사적인 1-2-3 피니시를 비롯한 미드십 V12 스포츠 프로토타입 시대에 경의를 표하죠. 6.5L 자연흡기 V12는 840cv를 발휘하고 0→100km/h 2.85초, 0→200km/h 7.4초의 성능을 냅니다. 생산량은 단 599대 뿐이죠.
275 GTB와 데이토나 SP3를 나란히 보면 르클레르의 취향이 더 선명해집니다. 1960년대의 아날로그 V12부터 현대 페라리가 재해석한 V12 아이콘까지, 페라리의 역사를 수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지옥의 레이서' 베르스타펜의 휴일을 책임지는 슈퍼카
막스 베르스타펜의 Porsche 911 GT3 RS
공기역학에 미친 포르쉐가 오직 '랩타임 단축'만을 위해 깎아낸 무기 911 GT3 RS. / 이미지 출처: Race Cars Direct
가격: 약 2억9천만원대
」막스 베르스타펜은 값비싼 하이퍼카 소유설이 유독 많은 F1 드라이버입니다. 포르쉐 911 GT3 RS도 그중 하나죠.
2018년 베르스타펜은 한 인터뷰에서 그가 소유한 포르쉐 911 GT3 RS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스무 살이던 베르스타펜은 고성능 자동차의 보험료가 만만치 않다고 농담했죠. 이후 레드불 공식 인터뷰에서도 그가 GT3 RS를 특히 아끼며 포르투갈의 서킷에서 직접 즐긴 자동차라고 소개했습니다.
해당 세대의 911 GT3 RS는 4.0L 자연흡기 수평대향 6기통에서 500마력과 460Nm를 만들어냅니다. 0→100km/h 3.3초, 0→200km/h 10.9초. 마그네슘 루프와 카본 보닛·엔진 커버를 사용하고, 뒷바퀴 조향과 대형 리어 윙 등 서킷을 염두에 둔 장비를 적극 적용했습니다.
F1에서도 공격적인 브레이킹과 정밀한 차량 컨트롤로 유명한 베르스타펜에게는 꽤나 잘 어울리는 슈퍼카죠.
자선 경매까지 이어진 F1 드라이버의 가성비 차
막스 베르스타펜의 Honda Civic Type R
F1 서킷을 오갈 때 막스 베르스타펜이 애용한 씨빅 타입 R. / 이미지 출처: actualidadmotor
차를 경매하고 수익금을 모두 척수손상 치료 연구를 지원하는 자선재단 ‘Wings for Life'에 기부한 막스 베르스타펜. / 이미지 출처: verstappen.com
가격: 약 4,500만원대
」막스 베르스타펜이 소유한 또다른 차는 의외로 슈퍼카가 아닌 혼다 씨빅 타입 R입니다.
베르스타펜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흰색 씨빅 타입 R을 실제 F1 서킷을 오갈 때 자주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첫 F1 월드 챔피언에 오른 뒤 이 차를 판매하기로 결정했죠. 대시보드와 차 뒤쪽에 자신의 사인을 직접 남기고 가격을 정확히 €33,333으로책정했습니다. 그의 레이싱 넘버 33을 활용한 숫자였습니다.
더 의미 있는 건 판매금은 모두 척수손상 치료 연구를 지원하는 자선재단 ‘Wings for Life’에 기부됐습니다. ‘베르스타펜의 차’ 가운데 가장 소박하면서도 가장 이야기가 많은 자동차라고 불리는 이유죠.
2017년형 시빅 타입 R은 2.0L VTEC TURBO 엔진에서 320PS와 400Nm를 냅니다. 6단 수동변속기만 제공됐으며 Comfort·Sport·+R 모드와 적극적인 공력 설계를 갖췄습니다.
길거리에서 팬들이 직접 밀어 시동 건 클래식 슈퍼카
랜도 노리스의 Lamborghini Miura P400
최초로 슈퍼카라고 불린 1966년에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미우라. / 이미지 출처: rmsotheby's
도로 위에서 랜도의 차가 멈추자, 팬들이 나서서 시동을 걸기 위해 도와줬다는 일화를 간직한 미우라. / 이미지 출처: Restricted Spotter Monaco
가격: 약 20억~35억원대
」F1 선수들 중에서도 슈퍼카 콜렉터로 유명한 랜도 노리스가 가장 아끼는 차는 람보르기니 미우라입니다.
노리스는 자신의 컬렉션 가운데 미우라가 가장 자랑스러운 차라고 밝혔죠.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고, 본격적으로 큰돈을 들여 자신에게 선물한 첫 자동차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 슈퍼카보다 클래식카를 더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차입니다.
그리고 이 차 때문에 모나코에서 뜻밖의 도움을 받는 일화가 있죠. 2024년 생애 첫 F1 우승을 거둔 직후 미우라를 타고 나갔다가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았는 문제가 발생했죠. 그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다름아닌 근처에 있던 팬들이었습니다. 팬들이 미우라를 언덕 아래로 밀어 시동을 걸 수 있었죠. 노리스는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첫 우승 이후 사람들이 자신을 더 알아보기 시작한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우라 P400은 196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운전석 뒤에 3.9L V12를 가로로 배치해 350마력을 발휘했고, 람보르기니는 이 혁신적인 구조와 디자인 때문에 당시 언론이 미우라를 두고 처음으로 ‘슈퍼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초대 P400의 생산량은 265대 뿐이었죠.
주인은 타보지도 못하고 남이 벽에 박아버린 짠내 폭발 페라리
랜도 노리스의 Ferrari F40
루이스 뿐만 아니라 랜도도 소유한 F40. / 이미지 출처: 페라리
가격: 약 3억5천만원대
」루이스 해밀턴뿐 아니라 랜도 노리스 역시 F40 오너입니다. 노리스는 2024년 마지막 분기에 F40을 인도받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나코에서 해당 차가 미끄러져 방호벽에 부딪혔고, 해당 사고 영상이 온라인에 퍼졌죠. 더 속상한 점은 사고 당시 운전자가 노리스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노리스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일어난 사고였고 전혀 기쁘지 않았다고 직접 밝혔죠.
F40은 앞서 설명했듯 478마력의 2.9L 트윈터보 V8과 1,100kg의 가벼운 차체, 최고속도 324km/h를 갖춘 페라리의 상징입니다. F40은 전자식 주행 보조 장비가 거의 없어, 차가 미끄러지거나 자세가 흐트러졌을 때 이를 자동으로 바로잡아주는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운전자의 조작이 훨씬 중요하고, 작은 실수도 바로 차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자동차죠.
호날두도 소유한 도로 위의 F1
조지 러셀의 Mercedes-AMG ONE
호날두도 소유한 현대 F1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로에 옮긴 최초의 자동차 AMG 원. / 이미지 출처: 조지 러셀 인스타그램 @georgerussell63
'MY DREAM CAR!!!'라는 문구와 함께 AMG 원 사진을 SNS에 업로드한 조지 러셀. / 이미지 출처: 조지 러셀 인스타그램 @georgerussell63
가격: 약 36억원대(275대 한정)
」조지 러셀의 차고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예상할 수 있는 차가 있다면 메르세데스-AMG ONE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메르세데스 드라이버가 가장 비싼 메르세데스를 샀다’는 이야기에서 끝나지는 않습니다.
러셀은 2025년 자신의 AMG 원을 공개하면서 이 차를 소유하게 돼 영광이라며, 2017년 메르세데스 F1에 합류했을 때부터 꿈꿔온 자동차라고 밝혔습니다. F1 머신에 사용되는 기술을 실제 도로 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하죠.
AMG 원에는 1.6L V6 터보 엔진과 네 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됩니다. 시스템 출력은 1,063마력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시속 200km까지 7초 만에 도달합니다. 최고속도는 352km/h로 제한됩니다. 카본 모노코크와 푸시로드 서스펜션,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스 등 F1에서 가져온 기술도 대거 적용됐죠. 이 차는 전 세계에 단 275대만 제작됐습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AMG 원을 소유하고 있죠. 벤츠가 ‘현대 F1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로에 옮긴 최초의 자동차’라고 표현하는 차인 만큼 슈퍼카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차입니다. 수십억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해도 구할 수 없는 차였죠. 생산량 자체가 275대로 제한된 데다 모든 생산 슬롯이 일찌감치 배정될 정도로 희소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F1 신사도 쪼리 신고 차 밀게 한 22마력 비치 카
조지 러셀의 Fiat 500 Jolly
20세기를 풍미한 세계적인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도, 미국의 제36대 대통령 린든 B. 존슨도 보유했던 졸리. / 이미지 출처: europeancollectibles
도로 위에서 시동이 꺼져 여자친구와 함께 차를 밀고 있는 조지 러셀. / 이미지 출처: lapfuel 인스타그램 @lapfuel
가격: 2천6백만원대
」조지 러셀의 또다른 애착 자동차는 문도 제대로 없고 22마력밖에 내지 못하는 Fiat 500 졸리입니다.
졸리는 1958년 카로체리아 기아가 피아트 500을 기반으로 만든 일종의 ‘비치 카’입니다. 문을 없애고 차체 측면에 크롬 레일을 두른 뒤 햇빛을 피하기 위한 캐노피를 씌웠습니다. 공랭식 2기통 엔진은 고작 22마력, 최고속도는 105km/h였습니다. 그래도 당시 가격은 일반 피아트 500의 두 배였습니다. 20세기를 풍미한 세계적인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가 요트 주변 이동용으로 사용했고, 미국의 제36대 대통령 린든 B. 존슨도 보유했던 차량입니다.
그리고 2026년 모나코에서 러셀의 여자친구 카르멘과 함께 졸리를 타고 이동하던 중 도로 위에서 차가 고장 났습니다. 러셀은 당시 반바지에 플립플롭을 신고, 카르멘도 휴양지 차림으로 함께 도로 위에서 차를 미는 영상이 찍혔죠. 내리막길을 이용해 시동을 걸어보려고도 했으나 실패했죠. 결국 카르멘과 함께 차를 밀고가다가 마지막엔 자신의 메르세데스 G-웨건으로 졸리를 견인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러셀은 이후 메르세데스 F1 미디어팀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설명하며 “나쁘지 않은 백업”이라고 웃으며 말했죠.
F1 드라이버의 자동차 컬렉션을 보면 결국 비싼 차의 순서보다 취향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죠. 해밀턴에게는 수많은 슈퍼카를 정리한 뒤에도 다시 찾아야 했던 F40이 있고, 사인츠에게는 페라리보다 오래 곁을 지킨 골프 GTI가 있습니다. 베르스타펜은 서킷을 위한 911 GT3 RS와 실제 출퇴근에 쓰던 씨빅 타입 R을 모두 즐겼죠.
그리고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드라이버라 해도 60년 된 클래식카가 모나코 한복판에서 고장 나면 결국 내려서 밀어야 한다는 것. 노리스의 미우라와 러셀의 졸리가 보여준 것처럼 말이죠
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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