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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보고 어디 갈까? '서울 갤러리 루트' 3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이번 주, 작품 감상은 코엑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남과 청담을 거쳐 오늘 삼청까지 이어지는 ‘네이버후드 나잇’. 서울 곳곳에서 펼쳐지는 갤러리 루트를 동선별로 정리했습니다.

프로필 by 차종현 2026.09.03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이번 주, 작품 감상은 코엑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남과 청담을 거쳐 오늘 삼청까지, 서울 곳곳으로 이어지는 ‘네이버후드 나잇’의 주요 전시를 참고해보세요.


프리즈 서울 2026은 9월 2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지만, 서울의 아트 위크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프리즈가 매년 페어장 밖으로 서울의 미술 지도를 확장해온 ‘네이버후드 나잇’이 올해도 돌아왔기 때문이죠. 8월 31일 을지로를 시작으로 9월 1일 한남, 2일 청담을 거쳐 오늘 삼청까지 갤러리와 미술 공간이 평소보다 늦게 문을 열고 오프닝과 리셉션, 파티를 이어갑니다.

7천여 개의 대나무 조각이 공간을 뒤덮는 설치부터 새로운 갤러리 공간의 첫 공개, 자정까지 관람할 수 있는 삼청의 전시까지. 이번 주 한남과 청담에서 이어진 주요 전시부터 오늘 직접 따라갈 수 있는 삼청까지 세 가지 동선을 추렸습니다.


한남 | 16:00 프리즈 하우스 → 18:00 글래드스톤 → 20:00 타데우스 로팍

다나베 치쿤사이 4세, 2021. / 이미지 출처: 사진 페드로 M. 시무라, 유메코보 갤러리

다나베 치쿤사이 4세, 2021. / 이미지 출처: 사진 페드로 M. 시무라, 유메코보 갤러리

에드 앳킨스 개인전 '1 day in space' 설치전경, 글래드스톤, 서울, 2026 © Ed Atkins. / 이미지 출처: 사진 전병철

에드 앳킨스 개인전 '1 day in space' 설치전경, 글래드스톤, 서울, 2026 © Ed Atkins. / 이미지 출처: 사진 전병철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Schatten' 연작. 'Per Mano'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타데우스 로팍 서울 공식 웹사이트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Schatten' 연작. 'Per Mano'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타데우스 로팍 서울 공식 웹사이트

한남 루트의 첫 코스는 프리즈 하우스 서울입니다. 공식적으로 한남 나잇 프로그램에 포함됐지만 공간은 약수동에 있어 한남동으로 향하기 전 들르기 좋은 출발점입니다. 한남 나잇 당일에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두 전시의 드링크 리셉션이 열렸습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드는 건 다나베 치쿤사이 4세의 <INVISIBLE FOREST>. 약 7,000개의 쪼갠 대나무 조각으로 공간 전체를 숲처럼 바꾼 대형 설치입니다. 같은 건물에서는 폴라 쿠퍼 갤러리가 칼 안드레, 한스 하케, 솔 르윗, 세실리 브라운 등 14명의 작업을 모은 <WOODS LANDS MEADOWS>를 함께 선보입니다. 대형 설치부터 미국 전후 미술, 동시대 작업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어 첫 코스로 잡기에 손색없습니다. 두 전시는 9월 19일까지 이어지며 평소에는 무료이며 별도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곳은 한남동의 글래드스톤 갤러리입니다. 프리즈 위크에 맞춰 새로운 전시장을 공개했고, 영국 작가 에드 앳킨스의 <1 day in space>를 개막했습니다. 새 무빙 이미지 작업과 사진, 조각, 프로타주 등을 통해 가족과 시간, 기억을 다루는 전시로 10월 31일까지 계속됩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첫 전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한남 루트의 마지막은 타데우스 로팍입니다. 9월 1일 개막한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Per Mano>는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작가와 생전 긴밀하게 구상한 전시로 작업 후반 10년을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2019년 <Darkness Goldness>와 2020년 <Schatten> 연작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전시는 11월 14일까지 이어져 프리즈 위크에도 계속 관람할 수 있습니다.


청담 | 18:00 송은 → 19:00 화이트 큐브 → 20:30 까사 로에베

송은미술대상 25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본선 진출 작가 179명이 참여한 '송은 x 언박싱 프로젝트: 생성적 형상들'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unboxing_project

송은미술대상 25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본선 진출 작가 179명이 참여한 '송은 x 언박싱 프로젝트: 생성적 형상들'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unboxing_project

'Míope', 2026. / 이미지 출처: 화이트 큐브(테오 크리스텔리스 작가)

'Míope', 2026. / 이미지 출처: 화이트 큐브(테오 크리스텔리스 작가)

공예 작가 박종진의 'Strata of Time: 시간의 층위' 전시 포스터. / 이미지 출처: 로에베

공예 작가 박종진의 'Strata of Time: 시간의 층위' 전시 포스터. / 이미지 출처: 로에베

코엑스와 가까운 청담에서는 세 곳을 한 번에 묶어볼 수 있습니다. 첫 장소는 송은입니다. <송은 × 언박싱 프로젝트: 생성적 형상들>은 송은미술대상 25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본선 진출 작가 179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그룹전입니다. 모든 작가가 25×25cm 합판 네 장이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신작을 출발시켰다는 설정을 알고 보면 각자의 작업이 어떻게 다른 형태로 확장됐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입니다.

다음은 화이트 큐브 서울입니다. 브라질 작가 마리나 라인간츠의 한국 첫 개인전 <Míope>가 9월 1일 문을 열었습니다. 작가는 브라질의 풍경과 기억에서 출발해 거시와 미시를 넘나드는 시점으로 추상적인 화면을 펼쳐냅니다. 송은에서 대규모 그룹전을 둘러봤다면 이곳에서는 한 작가의 회화에 집중해 보는 순서입니다. 전시는 10월 24일까지 이어집니다.

마지막은 까사 로에베 서울입니다. 공예 작가 박종진의 <Strata of Time: 시간의 층위>는 9월 2일 프리즈 VIP를 대상으로 프리뷰를 진행한 뒤 오늘부터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됩니다. 2026 로에베 재단 공예상 수상작을 비롯한 20여 점을 만날 수 있으며 전시는 9월 20일까지 이어집니다. 전통적인 전시 공간을 거친 동선이 패션 하우스가 마련한 공예 전시로 이어진다는 점도 프리즈 위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삼청 | 17:00 갤러리현대 → 19:00 아트선재 → 21:00 국제갤러리

'Moon Mind' 전시 전경, 2026. / 이미지 출처: 한국 서울 갤러리 현대

'Moon Mind' 전시 전경, 2026. / 이미지 출처: 한국 서울 갤러리 현대

'TOWARDS: There Was Light' 전시 전경, 2026. / 이미지 출처: 한국 서울 갤러리현대

'TOWARDS: There Was Light' 전시 전경, 2026. / 이미지 출처: 한국 서울 갤러리현대

ASJC 삼청 나이트 파티. 서울 아트선재센터. / 이미지 출처: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ASJC 삼청 나이트 파티. 서울 아트선재센터. / 이미지 출처: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오늘 직접 따라갈 수 있는 루트는 삼청 나잇입니다. 세 곳 중 가장 늦게까지 이어지는 일정이기도 합니다. 시작은 갤러리현대.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두 개의 개인전과 함께 드링크 리셉션이 진행됩니다. 김보희의 <TOWARDS: There Was Light>은 지난 40여 년간 작가가 탐구해온 자연을 ‘빛’이라는 관점으로 되짚고, 크리스틴 선 킴의 <Moon Mind>는 40여 점의 셰이프드 캔버스 회화와 드로잉을 통해 마음과 기억, 가족, 관계를 들여다봅니다. 서로 전혀 다른 두 작가의 작업을 연달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품 감상만으로 끝내기 아쉽다면 저녁 7시에는 아트선재센터로 방향을 틀어보세요. <ASJC Samcheong Night Party>에서는 전시 관람에 야외 스크리닝, 칵테일 리셉션과 라이브 DJ 세트까지 더해집니다. 올해는 함양아와 김무영의 작업도 함께 볼 수 있어 삼청 나잇의 여러 프로그램 중 파티의 성격이 가장 뚜렷한 곳입니다.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제로 안내되고 있어 방문 전 잔여 인원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박서보의 작고 3주기를 맞아 마련된 대규모 회고전 <Changing Unchanging>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국제갤러리 공식 인스타그램 @kukjegallery

박서보의 작고 3주기를 맞아 마련된 대규모 회고전 <Changing Unchanging>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국제갤러리 공식 인스타그램 @kukjegallery

도시의 시스템과 변화하는 감각을 회화로 풀어낸 김세은의 개인전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국제갤러리 공식 인스타그램 @kukjegallery

도시의 시스템과 변화하는 감각을 회화로 풀어낸 김세은의 개인전 전시 전경. / 이미지 출처: 국제갤러리 공식 인스타그램 @kukjegallery

밤의 끝은 국제갤러리입니다. 이번 네이버후드 나잇 루트 중 유일하게 자정까지 문을 엽니다. K1·K3·한옥에서는 박서보의 작고 3주기를 맞아 40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 <Changing Unchanging>이, K2에서는 김세은의 <Pictos and Pitwall>이 진행 중입니다.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연장 운영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도착해도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삼청동의 전시 공간에서 자정까지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날 동선의 마지막 코스로 충분합니다.


낮에는 코엑스에서 세계의 갤러리를 한꺼번에 만나고, 밤에는 서울의 골목을 걸으며 작품을 다시 보는 것. 프리즈 서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어쩌면 페어장을 나온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한남과 청담을 지나 오늘은 삼청 나잇이 이어집니다. 아직 프리즈 위크는 끝나지 않았으니 마지막 작품을 봤다고 바로 집으로 향하기엔 아쉬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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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한나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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