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제철 곰탕집 '마다옥'의 비밀

'제철 인간' 진민섭 대표가 후암동에 문을 연 '마다옥'에서 제철 곰탕으로 지친 일상에 한 끼의 온기를 건넵니다.

프로필 by 정주은 2026.09.12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마다옥: 브런치 식당 '마다밀'에 이어 한국인의 대표 소울푸드인 곰탕에 계절감을 불어넣어 후암동 골목에 문을 연 제철 곰탕집입니다.
  • 가을의 맛: 마다옥은 향긋한 능이를 비롯한 다섯 가지 버섯과 뿌리채소를 듬뿍 넣은 '가을 능이 곰탕', 고등어 만두, 생무화과와 잼을 얹은 단짠 매력의 냉제육을 선보입니다.
  • 직장인을 위한 대접: 점심시간 메뉴 고민이 유일한 낙이었던 대기업 시절을 떠올리며 진민섭 대표 인근 회사원들에게 정성이 담긴 든든하고 따뜻한 한 끼를 전합니다.
  • 열려 있는 세계관: 거창한 목표보다 과정의 재미를 좇으며, F&B와 종합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다' 유니버스의 새로운 계절을 펼쳐갑니다.

지금 후암동 골목에 새로 문을 연 제철 곰탕집 ‘마다옥’에는 능이버섯 향이 짙게 퍼지는 가을 곰탕과 '후암동삼층집(또는 후삼)' 진민섭 대표가 삶을 통과하며 배운 단단한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대단한 낭만을 좇기보다 지친 하루 속 확실한 한 끼의 온기를 건네고 싶다는 그를 만나 제철 음식이 우리 일상에 선물하는 작고 분명한 행복에 대해 물었습니다.


마다옥 외부 전경 / 출처: eee

마다옥 외부 전경 / 출처: eee

철마다 바뀌는 포스터 / 출처: eee

철마다 바뀌는 포스터 / 출처: eee


브런치 식당 ‘마다밀’에 이어 제철 곰탕집 ‘마다옥’이 9월 정식 오픈했어요. 왜 하필 곰탕인가요?

곰탕은 한국인의 소울푸드 중 하나죠. 대중적인 음식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가오픈 때는 여름 과일과 채소를 활용한 냉곰탕을 선보였죠. 가을 신메뉴는 무엇인가요?

가을 능이 곰탕입니다. 가을 하면 산버섯과 뿌리채소죠. 능이를 비롯한 다섯 가지의 버섯이 가득 들었고, 연근, 당근 등 뿌리채소를 얹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입니다. 만두에는 고등어가 들어가요. 냉제육에는 무화과 생물과 잼, 오미자 젤리가 들어가 흔히 먹는 프로슈토와 멜론 조합의 ‘단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철마다 바뀌는 테이블 매트 / 출처: eee 가을 능이 곰탕 / 출처: eee 테이블 매트 속 인용구 / 출처: eee

곰탕에 넣을 수 있는 식재료는 무궁무진할 것 같아요. 특별히 제철 식재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마다밀의 경우 메뉴의 수가 많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데, 마다옥은 메인 메뉴가 곰탕, 사이드 메뉴가 만두와 냉제육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선은 계절의 상징성을 우선으로 생각해요. 감자와 깻잎을 예로 들어봅시다. 분명 여름이 수확기인 채소죠. 그렇지만 사계절 내내 볼 수 있으니 여름 채소라고 잘 여겨지지 않아요. 마다옥은 계절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제철 식재료를 선택해 메뉴끼리 겹치지 않게끔 운영합니다.


마다옥 다음 새로운 ‘마다 유니버스’ 시리즈가 있나요?

있죠. 원래 마다밀을 만들었을 때부터 쓰고 싶었던 이름이 ‘계절마다’에서 따온 ‘마다’였어요. 마다밀을 운영하면서 발간한 잡지 이름도 ‘마다’고요. 세계관은 열려 있습니다. F&B 전반에 대한 경험이 조금씩은 다 있고 관심이 많기 때문에 디저트, 주류, 뭐가 될지 모릅니다.


제철 인간 후삼으로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도 궁금한데요?

늦여름을 지나 가을로 향하는 딱 요맘때. 복숭아와 무화과 철이 교차하는 지금입니다. 복숭아와 무화과는 지금밖에 못 먹기 때문에 가끔은 술로 담가 1년 동안 먹을 준비를 하기도 하죠.


제철 음식을 챙겨먹으려는 초보자들에게 팁을 준다면요?

집 앞 슈퍼를 자주 가보기를 추천합니다. 동네 마트나 슈퍼에도 MD는 있어요. 바로 사장님들입니다. 사계절마다 꼭 팔아야 하는 것들을 좌판을 바꿔가며 진열해 놓죠. 그 진열 상품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직장인, 파인다이닝, 크리에이터, 자영업 등 다양한 커리어를 경험하셨어요. 이번 마다옥 오픈 때는 어느 커리어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나요?

의외로 대기업 다닐 때입니다. 그때는 삶의 낙이 없고 맨날 점심에 뭘 먹을까 고민했죠. 마다옥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대부분 검색해서 오시는 분들이 아닌 ‘새로 생겼는데 한번 가볼까?’ 해서 오는 주변 회사원들입니다. 대기업 다녔을 때의 저와 비슷한 마음일 거라 생각해요. 잠시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어요. 손님들이 식사하시고 ‘좋은 대접을 받는 것 같다’ 하시며 정성을 알아봐 주실 때 뿌듯하죠.


실제 계절과 별개로 지금 후삼의 계절은요?

여름입니다. 가장 힘들기 때문이죠.


매우 현실적인 답변입니다. 그렇다면 이 계절을 지나고 난 후 후삼의 꿈이 있나요?

원래 저는 꿈 없이 살아요. 많은 분들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차곡차곡 빌드업 중이라고 추측하죠. 그렇지만 저는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도 ‘내 가게를 만들 거야’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를 좇아 하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하는 과정 중에 즐거움을 느끼는 게 꿈이라면 꿈이죠. 제철 관련된 건 지금 즐거움을 느끼는 거니까 당분간은 계속 할 건데, 아이템이 음식이 아니라 옷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제철 티셔츠 / 출처: eee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제철 티셔츠 / 출처: eee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절임류 / 출처: eee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절임류 / 출처: eee

요식업이라는 게 가게를 오픈하고도 다양한 변수를 가져서 지속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맞아요.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가게 인테리어도 신경 써야 하고, 사람도 고용해야 하고, SNS 홍보도 해야 해요.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들지만, 이왕이면 긍정회로를 돌리려고 합니다. 요식업이라는 게 종합예술 같아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고 다양한 재능을 펼쳐 볼 수 있어서죠. 그래서 늘 힘들다고 생각하기보다 업 자체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현실은 낭만적이지만은 않죠. 제철음식이 주는 행복은 무료한 직장생활 속 잠깐의 힐링처럼 대단하지 않지만 가장 쉬운 행복일 수 있습니다. 진민섭 대표가 제철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힘든 일상을 긍정하는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지금은 사계절 중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가을의 한복판입니다. 잠시라도 가을을 선명하게 맛보는 기쁨을 마다옥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소: 서울 용산구 후암로28길 7 1층 마다옥

Credit

  • EDITOR eee 정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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