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폐 냉장고부터 수만년 전 고대 목재까지, 놀라운 소재로 만든 9점의 가구

가까이서 보면 더 놀랍다.

프로필 by 오성윤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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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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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TINGPOT TABLE

쿠이지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디르크 판데르 쿠이가 2009년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 지하실에서 설립한 스튜디오다. 브랜드의 출발점은 한 가지 질문이었다. ‘플라스틱이 진정성 있고 튼튼한 소재가 될 수 있을까?’ 해당 질문은 ‘자원의 영구적이고 가치 있는 활용’에 대한 집념으로 확장되었으나 재활용 플라스틱은 여전히 쿠이지의 핵심 재료다. 멜팅팟 테이블은 폐냉장고의 플라스틱 자재로 만든 테이블이다. 스튜디오 소속 컬러리스트가 매일 이 ‘귀중하고도 덧없는’ 소재를 섞어 특유의 마블 무늬를 만드는데, 동일한 문양이 나올 수 없어 모든 제품이 고유하다. 멀리서 볼 때는 귀엽고 가까이서 보면 그로테스크한 방향으로 매혹되는,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도 이 테이블만의 매력이다. 엘립스 7p 모델 3380만원 에이치픽스.

hpi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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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OTHY OU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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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YSIUM TALL MIRROR

티모시 울튼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브랜드다. 영국의 오래된 저택을 해체하며 나온 목재를 실어 나르고, 퇴역 어선과 전투기 날개를 입수해 가구로 재단장하며, 설립자 티모시 울튼 본인이 직접 중국 남부의 소수민족 마을을 찾아 고대의 천연 인디고 염색 기법을 배운다. 제품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오라와 스토리를 갖고 있어 쇼룸을 거닐다 보면 자꾸 멈춰 서게 되는데, 엘리시움 거울은 그 안에서도 눈에 띄는 모델이다. 고대 암석 크리스털로 테두리를 만든 거울. 전통적 방식으로 채취한 크리스털을 일일이 손으로 고르고, 1만5000개의 조각을 철제 프레임에 고정해 만들었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41일의 시간이 걸리는데, 눈앞에서 보면 그 모든 화려한 수식은 잊히고 도리어 차분해진다. 8500만원 까사알렉시스.

casa-alex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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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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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KER STOOL

샴페인 코르크 마개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스툴. 실루엣뿐만 아니라 소재도 실제 코르크를 사용했다. 얼핏 키치한 발상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으나 조목조목 뜯어볼수록 합리적이다. 코르커는 2012년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의 여름 임시 파빌리언을 위해 건축사무소 헤르초크 & 드뫼롱과 미술가 아이웨이웨이가 벌였던 협업에서 처음 나온 스툴로, 어떤 환경에나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이 가장 큰 매력이다. 포르투갈의 지속가능 산림에서 조달한 코르크나무를 사용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100% 재활용할 수 있다. 다공질의 특성 때문에 가볍고, 무엇보다 손에 닿는 느낌에서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투박하면서도 벨벳처럼 부드러운 촉감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어떤 가구 소재와도 다르다고 할 만하다. 모델에 따라 248만2000원부터 스페이스로직.

spacelog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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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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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HAM TABLE

이탈리아의 ‘석재 부심’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 그 최전선을 보여준다고 할 만한 브랜드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역사가 15년도 채 안 되는 헨지가 몇 손가락 안에 꼽힐 테다. 2011년 베네토 지역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모든 제작 공정을 베네토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이탈리아 내부에서 소화하고 있으며, 엄선한 채석장에서 직접 채굴한 석재를 사용한다. 일찍이 메디치 가문이 성당의 기둥을 만들 때 사용했던 대리석 ‘브레치아 메디치 델라쿠아 산타(Breccia Medicea dell’Acqua Santa)’를 테이블 상판으로 활용할 정도다. 발굴만 하는 게 아니라 소재에 관한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내구성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활용되어 온 소재 오닉스를 테이블 상판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얼음처럼 맑고 투명한 화이트 오닉스와 반투명 유리의 만남이 소재의 무게감과 가벼운 느낌 사이의 묘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고담 테이블이 그 백미다. 가격 미정 유앤어스.

youand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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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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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HERITA CHAIR

에드라는 소재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온갖 신소재와 개선된 조합, 새로운 구조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는데, 이런 맥락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예가 야코포 포지니와의 협업으로 만든 마르게리타 체어다. 사실 마르게리타보다는 퍼넬 케이크(깔때기로 짜낸 반죽을 회오리 모양으로 겹쳐 튀겨내는 미국 간식)에 가까워 보이는 이 의자는, 실제로 녹인 폴리카보네이트를 불규칙한 형태로 뽑아내고 둥글게 겹쳐 형태를 만든다. 몰드 없이 장인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동일한 개체가 하나도 없으며, 빛을 은은하게 투과하는 폴리카보네이트의 속성이 놓인 장소와 조도에 따라 윤슬처럼 반짝이거나 바닥과 벽에 근사한 컬러의 그림자를 만들어준다. 블루 컬러 & 실버 레그 모델 3280만원 웰즈.

well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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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A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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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RI EARTH TABLE

카우리나무는 뉴질랜드 고유종 침엽수다. 거대한 크기와 긴 수명으로 유명한데, 가장 큰 ‘타네마후타(Tāne Mahuta)’는 높이 51m, 둘레 14m에 수령은 최소 15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놀랍지만, 끝이 아니다. 리바1920 같은 브랜드가 사용하는 카우리는 무려 수만 년의 역사를 가진 고대 목재다. 5만 년 전 카우리 숲 전체가 물에 잠기게 되었는데, 산소가 차단되고 특수한 토양 조건이 작용하면서 부패하거나 석화되지 않고 갓 베어낸 목재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이다. 특유의 결을 잘 살린 우드 슬랩 모델도 아름답지만 백미는 어스 테이블이다. 건축가 렌초 피아노와 그의 아들 마테오 피아노가 디자인한 모델로, 카우리 목재로 대륙을, 레진으로 대양을 표현했다. 8000만원대 에이스에비뉴.

aceaven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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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MEM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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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IDIO COFFEE TABLE

프로메모리아는 이탈리아 코모호수 연안 작은 마을에서 마차 수리 공방을 운영해 온 소치 가문에서 출발했다. 이름에 담긴 뜻은 ‘유산’ 혹은 ‘기억’. 전통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힘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낸 것이다. 소재 선택과 디자인 역시 이런 역사와 기치에 걸맞도록 이탈리아 전통의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해왔는데, 최근 아주 이례적인 제품을 내놓았다. 오비디오는 표면 전체를 새틴 터치 패브릭으로 감싼 커피 테이블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서 따온 이름처럼 직물이 표면을 타고 흐르는 느낌과 1950년대 스타일의 유쾌한 패턴으로 ‘끊임없는 변신’의 감각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물론 소재와 마감 측면에서는 이탈리아 최고 수준을 고집했으며, 그 때문인지 현대적인 디자인이면서도 어딘가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5000만원대 리아컬렉션.

liacollect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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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OTTI & RAD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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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CE-T TABLE

천연석으로 만든 테이블. 흥미로운 지점은, 일반적인 천연석 테이블처럼 덩어리를 깎아 모양을 만드는 대신 돌을 아예 분쇄한 후 다시 모양을 쌓아 올렸다는 부분이다. 미세한 대리석 분말을 혼합하고 장인이 직접 스패출러로 골조 위에 펴 바르는 식으로 작업했는데, 마치 회벽을 바르듯 레이어를 쌓아 올린 이 과정 덕분에 특유의 매력이 생겨났다. 기계 제작으로는 나올 수 없는 석재 특유의 거칠고 자연적인 질감, 그리고 조개껍데기처럼 매끄러운 곡선의 느낌이 동시에 감돌기 때문이다. 조각품을 연상케 하는 비정형 기하학 구조가 이 원초적이고도 우아한 감각을 증폭시키며 무채색 색감도 마찬가지다. 사용한 천연석 색상에 따라 크레마, 브루치아토, 그라피테의 세 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2000만원대 인피니.

infi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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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CAST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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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EA CABINET

데카스텔리는 이탈리아 트레비소의 대장장이 가문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4대째 이어진 금속 가공 노하우와 장인정신에 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해,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로 거듭난 것이다. 핵심 개념은 ‘금속 친밀감(Metal Affinities)’. 금속만이 일으킬 수 있는 표현으로 공간과 물질의 시적인 융합, 시각적이고도 촉각적인 공명을 의도하는 것으로, 마레아 같은 컬렉션에서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수채화 같은 그러데이션을 전면에 품은 이 가구들은 금속을 산화시켜 지중해 바다를 표현한 것이다. 구리로 일출 무렵, 황동으로 한낮, 강철로 일몰 무렵의 바다를. 마레아는 이탈리아어로 ‘밀물’이라는 뜻으로, 파도 하나하나가 흔적을 축적하는 해변처럼 장인의 손길이 끊임없이 흔적을 남긴 표면의 아름다움을 은유한다. 2549만2500원 포모나앤코.

pomonanco.co.kr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박기훈
  • PHOTO 스페이스로직/리아컬렉션/인피니
  • ASSISTANTART 정서현
  •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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