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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프렌즈는 의사이자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스스로 이해하고 삶을 변화하려 노력하는 것. 좀 오래 걸려도, 그게 잔소리나 과장보다 훨씬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프로필 by 오성윤 2026.10.15
(왼쪽부터) 내과 전문의 우창윤, 작가 겸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왼쪽부터) 내과 전문의 우창윤, 작가 겸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세 분이 따로 자주 뵙나요?

이낙준(이하 ‘이’) 저희 둘은 자주 봐요. (우창윤과의 사이에 손으로 선을 그으며) 여기는 딱 비즈니스. 일할 때만 얼굴 보고.

우창윤(이하 ‘우’) 아이 무슨 소리야. 다들 자주 봐요.

이 셋이 친구였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이제 파트너가 되었죠. ‘닥터 파트너스’.

우 오해고요. 저는 지금도 오직 우정으로만 일하고 있습니다.

오진승(이하 ‘오’) (웃음) 다들 바빠져서요. 가까이 살면서도 한 달에 몇 번 정도 보는 것 같아요.

유튜브를 시작하셨던 8년 전에는 다들 떨어져 살았더라고요.

우 맞아요. 진승이가 어디 살았더라? 전주에 살면서 주말마다 놀러 왔었고요.

이 너도 서울이 아니었잖아. 경기 동부 쪽이었고. 우리 집은 또 김포였었거든요.

우 그랬네. 거의 드래곤볼이었구나. 그렇게 멀리서 살면서 간간이 모여서 콘텐츠 찍고 흩어지고.

이제는 가까이 사는 대신 세 분 다 엄청나게 바빠졌군요. 그때는 군의관이었는데 이제는 개업의에 전업 작가가 되기도 하셨고. 콘텐츠 제작 방식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이 초창기에는 뭐 3시간에 콘텐츠 10개씩 찍기도 하고 그랬죠. 옷 여러 벌 챙겨 가서 갈아입으면서. 워낙 멀리 살았기 때문에 한 번 만났을 때 효율적으로 뽑는 게 좋았기도 했고, 그때는 워낙 만들 게 많았잖아요. 각자의 의학 전문 지식만 꺼내 놓으면 되니까. 그래서 거의 자판기 버튼 누르듯이 영상을 찍었던 거죠. 반면에 이제는 8년 동안 채널을 운영하면서 할 만한 건 웬만큼 다 했잖아요. 유튜브의 메타도 많이 바뀌었고, 경쟁 채널도 많아졌고요. 일반 지식 관련 채널만 해도 잘하는 곳이 워낙 많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기획도 개발하고, 롱폼 같은 걸 좀 해보자고 해서 좀 더 공을 들여서 촬영도 하죠. 한 번 만나서 하나 아니면 두 개 찍으니까, 효율은 훨씬 낮아진 셈이에요.

우 인력 측면에서는 거의 비슷해요. 여전히 PD도 작가도 없이 그냥 저희끼리 하고 있고요. 작가님을 따로 써본 적도 있었는데, 결국 되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익숙하지가 않으니까.

오 아무래도 관점이 달라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잘라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웃음)

유튜브의 메타가 바뀐다는 부분도 있군요. 인기를 끌 수 있는 콘텐츠의 성격이 계속 바뀐다는 말씀이겠죠?

우 저희 채널을 보면, 그래도 제가 하는 것들이 대체로 조회수가 잘 나옵니다.

이 자극적인 걸 많이 해서 그래요. 마약 이야기라든가.(웃음) 작년까지만 해도 ‘의학의 역사’ 시리즈가 채널을 좀 끌고 가다가, 메타가 살짝 바뀌면서 이제 그런 것들이 조회수가 잘 나오고 있어요.

우 요새는 또 진승이가 하는 콘텐츠가 잘 나오고 있고요. AI 시대에 걸맞은 인재죠.

세 분이 분야도 다른데 (오진승은 정신건강의학과, 우창윤은 내분비내과, 이낙준은 이비인후과다) 신기하게 또 ‘하드캐리’를 하는 시기가 돌아가면서 생기네요.

우 뭔가 하나가 잘됐다고 해서 그걸 계속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요.

오 각자의 사정이 있기도 하고요. 제 경우에는 개원 준비를 할 때 너무 정신이 없었고, 지금은 막 개원을 한 우창윤 선생님이 너무 바쁘고. 한때는 이낙준 선생님이 아예 채널을 다른 곳에 넘기고 싶다고 했던 때도 있었어요. 막 전업 작가가 되기로 했을 때, 글 쓰는 게 너무 재미있다는 거예요. ‘이제는 의사가 아닌데 계속 의학 콘텐츠를 해도 되나’ 하는 고민도 했었고요.

이 맞아요. 그러다가 ‘의학의 역사’ 같은 콘텐츠를 하게 된 거죠. ‘의사 출신 작가가 할 수 있는 의학 관련 주제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그때 들었어요.

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살다 보면 누구나 지칠 때도 있고 고민도 있잖아요. 그럴 때 대신 좀 맡아서 힘을 써준다거나 함께 으쌰으쌰 한다거나 하는 측면이 있어요. 셋이 함께 하는 가장 큰 장점이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영상들을 보면서 느낀 막연한 인상이지만, <닥터프렌즈>는 조회수를 우선순위에 놓고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 같지 않다는 느낌이 있어요.

이 사실 <닥터프렌즈>가 사람들 생각만큼 돈을 버는 채널은 아니거든요. 수익성이 좋아서 뭔가 사업체라는 느낌이 들면 좀 더 조회수에 집착할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 그럴 일은 없습니다.

오 아무래도 다들 유튜버가 본업이 아니니까요. (이낙준은 전업 작가, 우창윤과 오진승은 개업의다.)

우 이런 부분일 것 같아요. 사실 ‘이거 하면 조회수 잘 나오겠다’ 하는 게 딱 보이는데, 그럼에도 하기 싫은 것들이 있거든요. 지난 8년 동안 우리 채널에서 비슷한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거나, 지금 다들 그 얘기를 하고 있다거나. 그러면 어떻게 그걸 우리 식대로 재미있게 얘기해 볼까 고민하게 되는 거죠. 그게 어떻게 보면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되는 거고요.

이 같은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저는 이제, 다이어트 관련 콘텐츠 같은 건 제가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만, 대사 질환은 우창윤의 주 분야다.)

우 그건 착각입니다.

이 혈당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높여주는 호르몬인 GLP-1은 단백질의 수정 끝에서 나오거든요? 그래서….

우 (웃음) 아무튼. 사실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한 지 오래됐으면 다시 한번 해도 되거든요. 저희가 그런 게 되게 많아요. 한 번 다뤘던 질환들에 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도 할 만한데, 저희로서는 동어반복을 하고 있는 느낌을 떨치기 쉽지 않은 거예요.

오 어떤 주제는 매번 잘되기도 해요. 자해, 우울증 뭐 이런 주제는 다룰 때마다 조회수가 잘 나오죠. 그런데 또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그걸 계속 한다는 게…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거나 더 깊고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해줘야 하는 거죠.

그간 의학 정보 채널이 많이 생겼다고 말씀하셨잖아요. 물론 콘텐츠 성격에서도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닥터프렌즈>의 가장 큰 차별화는 세 분의 케미 아닐까 싶어요. 농담의 톤이나 투닥거리는 느낌이 과한 느낌 없이 너무 재밌어요.

우 아무래도 저희가 대학교 때부터 원래 같이 놀던 친구였으니까요. 맨날 얘기 나누고 술 마시고 하면서 ‘저렇게 말 잘하는 친구들이랑은 뭘 해도 재밌겠다’ 싶어서 시작한 거고. 잘될 것 같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사실 저희가 초반에 뭘 좀 잘못해서 돈을 꽤 들여서 했던 촬영이 망하기도 했거든요. 그때만 해도 군의관이었는데 돈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저희 신혼집에 모여서, 다 같이 그냥 노는 느낌으로 하루 종일 촬영했던 거예요. 우리 애들이 나와서 구경하기도 하고. 그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출발해 1, 2년을 해오면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케미와 콘텐츠 분위기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 아직 이런 성격의 채널이 전무할 때 시작했으니까, 저희는 시장에서 러닝 커브(learning curve, 학습 곡선)를 밟았다고 볼 수 있죠. 구독자들도 훨씬 관대하던 시절이었고, 좀 못해도 봐주고, 저희도 성장하는 맛을 느끼면서 채널도 커지고. 그런 유기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어진 것 같아요.

오 이 친구들이 실제로 각별한 것도 맞죠. 제가 이제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 또래 친구들 만나면 으레 나오는 주제가 재테크나 육아거든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그런 얘기 일색인 거죠. 이 두 사람과 나누는 대화도 대부분 일 얘기지만, 어떻게 보면 꿈꾸는 얘기이기도 한 거예요. 이런 걸 기획해 보자,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보자, 해외 가서 이런 걸 찍어보면 어떨까? 계획에서 실현으로 이어지는 게 많지는 않지만,(웃음) 뭔가 소년이 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요소가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 때의 느낌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해요.

(위부터) 내과 전문의 우창윤, 작가 겸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위부터) 내과 전문의 우창윤, 작가 겸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세 분이 채널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의사는 어떤 ‘사회적 권위’가 필요한 직업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아요. <닥터프렌즈>는 그 권위를 내려놓으면서 어떤 효과를 얻고 싶었을까요?

이 근데 그게… 내려놓으려고 의도해서 내려진 게 아닐걸요?

오 그냥 자연스럽게 찍고 보니까 우리가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우 이 친구들이 기억을 제대로 못 하네요.(웃음) 일단은 이름이 <닥터프렌즈>잖아요. 그렇게 정한 것부터가 ‘친근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의도가 있었어요. 저희가 군의관 때 채널을 시작했잖아요. 훈련소에 가보면 각 과 전문의가 다 모이는데, 그때 행색을 보면 다들 형편없었거든요.(웃음) 훈련도 진짜 못하고 다들 어디 하나 모자라 보이고.

오 (웃음) 의사 중에 자기 전문 분야에만 뛰어나고 나머지는 허술한 사람이 많죠.

우 그런데 그게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던 거예요. 어디가 불편하다고 얘기하면 그 형편없던 사람들이 갑자기 친근한 언어로 전문적인 설명을 줄줄 해주는데 그게 머리에도 쏙쏙 들어오고.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희도 그런 콘셉트로 채널을 시작했죠. 사실 저희도 다 친구지만 그때만 해도 서로의 분과는 잘 몰랐기 때문에 엄청 재미있잖아요. 제 아내가 촬영하고 편집까지 다 해주면서 좋은 질문들을 던져주기도 했어요. 친구지만 의사가 아닌 입장에서. 애초에 그런 분위기를 의도한 측면이 있었던 거예요.

이낙준 선생님이 먼저 ‘말 잘하는 친구 둘’에게 제의를 했고, 두 분은 흔쾌히 ‘그래’ 했다고 전해지더라고요. 채널의 방향성은 그 뒤에 정해진 걸까요?

이 맞아요.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승낙하기는 했는데,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나온 뒤부터 실제로 시작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렸죠.

우 오랫동안 얘기하면서 방향성을 다듬은 거죠. 군의관은 시간이 엄청 많아요.(웃음)

오 저도 하겠다고 하긴 했는데, 솔직히 저는 채널이 망할 줄 알았거든요. 이 두 사람은 막 달콤한 꿈을 꾸고 있더라고요. ‘구독자가 10만 명은 가지 않을까?’ 막 이러고.(웃음) 그러면 저는 혼자 ‘절대 안 될 것 같은데’ ‘누가 이런 걸 보겠냐’ 이런 생각을 하고. 둘이 들떠 있는데 거기다 초를 칠 수는 없으니까 아무 말 안 하고 함께 시작한 거죠. 찍어둔 거 나중에 개원했을 때 병원 블로그나 홈페이지에나 올리는 용도로 써야겠다, 이런 마인드로.(웃음) 주변에도 ‘우리 이런 걸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해봤는데 그때만 해도 다들 시큰둥했어요. 잘 안될 것 같다고.

‘잘못된 의학 정보가 횡행하는 환경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짚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도 <닥터프렌즈>의 취지였다고 들었어요. <닥터프렌즈>를 필두로 의학 유튜브 채널이 많이 생겼는데, 이제는 그 필요가 좀 줄어들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늘었을까요?

이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의학 유튜브 채널들) 대부분이 확실한 정보를 전달해 주시겠지만, 유인 욕구를 무시할 수 없거든요.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과장이 많이 들어가 있다든지, 이야기되어야 할 부분이 축소되었다든지, 그런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사실 모든 주제를 다 다루지는 않거든요. 완벽하게 알아야 그에 대해서 최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를 할 텐데, 그러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안 건드리는 게 맞다고 저희는 생각하거든요. 요즘은 학회나 대학병원에서도 유튜브를 시작하고 있고 그런 채널은 건조하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있기는 한데, 워낙 창구가 많다 보니 뭐가 크게 바뀌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오 의사가 아닌데도 이야기를 후킹하게 잘 만드는 분들이 있잖아요. 잘못된 상식인데 바이럴이 엄청나게 많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스레드가 트래픽이 많이 나오는 매체인데, 요새 그걸 보고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 발작 버튼 누르게 하는 콘텐츠가 정말 많거든요. ‘우울증은 운동을 안 해서 생긴다’ ‘마음이 나약해서 생기는 게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약 먹어도 소용이 없다’… 수많은 정신과 의사가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계속 그런 잘못된 상식이 공유되고 있으니, 전체적 비율로 보면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객관적 사실’이라고 말하기 모호한 영역도 있지 않나요? 예를 들어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에 관한 논의만 봐도, 콘텐츠마다 다른 근거를 가져와서 정말 상반된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이 그런데 논문이란 게 원래 그런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해석을 잘해야 하는 거죠. 연구 결과가 계속 바뀌기도 하고요. 과학은 원래 바뀌는 거잖아요. 한 가지 사실에 지나치게 소신을 갖고 문을 닫고 있으면 안 돼요. 우리가 10년 전에는 이렇게 배웠지만 최근에 알고 보니 저렇게 보는 게 맞아. 그럼 ‘저렇게’로 옮겨 가는 게 과학자의 태도인 거예요. 하지만 그런 과학적 사고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오해하기도 하는 거죠.

현재의 미디어 환경과 지금껏 쌓아온 채널의 유산 속에서 <닥터프렌즈>는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까요?

오 뭐가 있을까. 저희 셋이 각자 역할도 있지만, 요즘은 또 <닥터프렌즈>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희가 모르는 영역의 콘텐츠를 가진 분들을 초대해서 얘기했을 때 거기서 서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의사들이 나와서 건강 상식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은 TV에서도 많이 했지만, 또 저희 채널에서 할 때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고요.

우 다음 섹션은 <닥터프렌즈>라는 포맷 자체의 확장이 되어야 맞는 것 같아요. 저희 장점이 닥터이자 프렌즈, 아까 기자님이 말씀 하셨던 것처럼 ‘친근하고 티키타카가 좋지만 그 안에서는 신뢰할 만한 이야기를 한다’는 부분이라면, 그걸 기반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거죠.

오 사실 스튜디오 밖의 모습도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희가 계속 마음에 품고 있는 계획인데. 저희가 여행 유튜버는 아니지만, 브이로그 같은 형식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부분들이 또 있잖아요. 다 함께 러닝을 한다든지, 일본에 가서 낫토를 먹으며 식이섬유가 주는 건강상 효용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든지.

<닥터프렌즈>라는 채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나요?

오 저는 아직도 기억나는 게, 처음 시작할 때 다 같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 채널에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우창윤 선생님은 ‘산삼보다 약이 좋다’는 얘기를 했었고요. 고지혈증약, 고혈압약, 당뇨약 같은 건 경계하면서 애먼 곳에 비싼 돈을 쓰는 풍조를 좀 고치고 싶다고. 이낙준 선생님은 ‘보청기를 안경처럼 쓸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했었죠. 보청기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 좋은데, 그걸 쓰면 치매 위험도 낮출 수 있고 되게 좋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했어요. 저는 ‘다른 병원 잘 가듯이 정신과도 잘 왔으면 좋겠다’ 했고요. 사실 그때만 해도 50~60대가 저희 채널을 많이 볼 거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이렇게 20~30대가 주요 구독자층이 될 줄은 몰랐던 거죠.

이 (웃음) 50~60대 층에는 반응이 거의 없었지.

지난 8년 동안 사명감의 형태도 자연스럽게 변했겠군요.

우 일단 지금 가진 가장 큰 목표는 ‘대중 의학을 만들어보자’ 하는 거예요. ‘대중 과학’이라는 영역은 있잖아요. 그것도 최근 들어서 공고해졌죠. 이제는 다들 블랙홀 얘기, 양자역학 얘기 좋아하니까. 그런데 저희 시선에서는 과학만큼 의학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고 쓸모가 많을 것 같은 거예요. 기본적으로 대중에 의학적인 사고가 깔려 있으면 일상의 선택을 할 때에도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저희의 목표를 그쪽으로 정한 후부터는 좀 더 그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거죠.

이 저는 사실 그냥 ‘의학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전한다는 느낌이에요. ‘이런 것 재미있지 않냐?’ 이렇게 넌지시 건네는 거. 사명감이라기보다 그냥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죠.

오 저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신과도 다른 병원처럼 무서워하지 않고, 편견 없이 편하게 다녔으면 좋겠어요.

한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조금씩 다른 꿈을 꾸고 있네요.

우 결국 일맥상통한 이야기라고 봐요. 사명감이라고 하면 거창해지지만, 채널을 운영하면서 저희 영상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는지를 계속 실감하잖아요. 콘텐츠에서 ‘식후에 10분 걸으면 좋습니다’ 하는 얘기를 하면 그게 한 사람에게 할 때와는 다른 거예요. 10만 명, 100만 명을 식후에 10분 정도 걷게 할 수도 있다는 거니까. 그건 비만 인구 감소, 만성질환 감소를 불러올 수 있는 사회적 변화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작은 행동의 변화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서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주로 만들고 있는 거예요. 메시지는 심플하게, 작은 흥미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게. 지금의 <닥터프렌즈>는 그 단계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Credit

  • PHOTOGRAPHER 이규원
  • HAIR 김환
  • MAKEUP 이동후
  • ART DESIGNER 안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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