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캔트비블루가 우울을 노래하는 이유
새 EP 'bluende'로 돌아온 캔트비블루를 콘서트 현장에서 만나 무대 위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와 신곡의 비하인드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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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에 잠기지 않겠다는 이름으로, 누구보다 우울을 깊이 들여다보는 밴드가 있습니다. 보컬과 프로듀싱을 맡은 도훈, 기타 채현, 베이스 휘원, 키보드 다현, 드럼 대훈으로 이루어진 5인조 밴드 캔트비블루(can't be blue). 사랑과 이별, 후회와 체념처럼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감정을 자신들만의 사운드로 풀어내는 이들이 최근 세 번째 EP <bluende>를 발표했습니다. ‘Blue’와 ‘Blonde’를 합친 앨범명처럼 화려한 사운드 이면에 짙은 우울을 담아냈죠.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그리고 지난주 열린 콘서트 현장에서 캔트비블루를 만났습니다. 새 EP <bluende>의 수록곡을 라이브로 처음 선보인 자리였던 만큼, 무대 곳곳에는 다섯 멤버의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었죠. 음원에서는 들을 수 없는 특별한 편곡부터 관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즉흥적인 연주까지. 캔트비블루가 무대 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공연을 준비하며 공들인 순간들과 새 앨범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오랜 시간 무대를 함께 만들어온 팬들과의 기억까지. 다섯 멤버에게 직접 들은 콘서트와 신곡의 비하인드를 전합니다.
새 EP
아무래도<bluende>의 수록곡을 선보이는 구간이 아닐까요? (웃음) 라이브로 처음 선보이는 무대이기도 하니까요. 음원으로 먼저 접한 분들도, 현장에서 처음 듣는 분들도 다섯 가지 감정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걸 느끼셨으면 했어요. 그래서 곡과 곡 사이의 흐름을 많이 고민했죠. 멤버들끼리도 ‘화려함보다 감정 전달이 먼저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완벽한 연주도 중요하지만, 그 순간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무대 위에 온전히 드러내고 싶었거든요.
오직 <bluende>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특별한 포인트도 있었나요?
사실 매 공연마다 라이브에서만 들을 수 있는 요소를 하나씩 넣고 있어요. 음원에서는 짧게 지나가는 구간을 길게 늘리거나, 연주에 조금 더 여유를 두는 식으로요. 합주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죠. 솔로나 애드리브 구간도 공연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날 블룬디의 분위기나 저희의 컨디션에 따라 즉흥적으로 바뀌거든요. 그래서 매 공연이 그날 함께한 관객만을 위한 특별한 버전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최근 세 번째 EP <bluende>를 발매했어요. 전곡이 영어 가사로 이루어진 앨범인데, 이전 작업과 비교해 가장 새롭게 시도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번에는 기존의 밴드 음악보다 팝에 가까운 앨범을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영어로 가사를 쓰는 만큼 어떤 표현이 가장 와닿을지도 많이 고민했죠. 사운드 역시 직관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했고요. 덕분에 듣는 순간 감정이 바로 전달되는 앨범을 완성했습니다.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채현과 도훈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다현
앨범을 듣다 보면 여러가지 감정이 느껴져요. 이 감정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이번 앨범은 ‘아무리 화려해져도 결국 블루한 감정에 잠식된다’가 출발점이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한 곡에 모두 담기에는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감정을 하나씩 나눠 다섯 곡에 담았어요. 블루한 감정에서 벗어나려 후회하고 고뇌하다가, 절망하고 절박해지는 거죠. 그리고 결국 체념에 이르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곡의 순서에도 신경 썼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을 때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길 바랐습니다.
들을수록 ‘블루’에 잠식되어 가는 과정을 담은 앨범이네요. 한편으로는 ‘우울에 잠기지 않겠다’는 뜻의 밴드 이름 ‘can't be blue’와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저희는 우울한 감정을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쏟아내는 것이 오히려 그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밴드 이름에도 그런 의미가 담겨 있어요. 무대 위에서 저희의 블루한 감정을 마음껏 쏟아내고, 음악을 듣는 분들도 함께 감정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죠.
특히 타이틀곡 ‘bluende’는 비트감있는 사운드와 슬픈 가사의 대비가 인상적이에요. 이런 사운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bluende’는 감정에서 벗어난줄 알았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던 순간을 담은 노래예요. 결국 그대로 였던 거죠. 그리고 그럴 때 있잖아요. 슬픔을 억누르면서 애써 밝은 척 이야기할 때요. 비트감있는 사운드 위에서 ‘그래도 나는 여전히 블루에 있어’라고 말하면, 그 안에 담긴 절망이 오히려 더 쓸쓸하게 들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공연에서 <bluende>의 수록곡을 들을 때 특히 주목하면 좋을 부분이 있을까요?
음원에서는 다섯 곡이 정해진 순서대로 흘러가지만, 라이브에서는 곡과 곡 사이의 호흡과 에너지 변화가 더욱 생생하게 전해져요. 후회에서 체념까지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타이틀곡 ‘bluende’를 부를 때가 기대됩니다. 관객분들이 비트에 몸을 맡기고 즐기다가 가사에 담긴 절망을 마주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실지 궁금하거든요. 그 순간을 블론디와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대훈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도훈
캔트비블루 하면 ‘SNIPPET CONCERT’도 빼놓을 수 없죠. 앨범 발매 전 신곡을 관객에게 먼저 들려주기도 하는데, 현장에서의 반응이 실제 곡이나 편곡에 영향을 준 적도 있나요?
곡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가 바뀌는 일은 거의 없어요. 다만 편곡의 디테일에는 영향을 받은 적이 있죠. 관객분들이 어느 구간에서 집중하고, 어디에서 함께 호흡하는지가 무대 위에서는 눈에 보이거든요. 그런 반응을 참고해 인트로의 길이나 후렴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다듬은 곡도 있어요. 이제 ‘SNIPPET CONCERT’는 저희에게도 무척 소중한 전통이 됐어요. 음원으로 완성하기 전에 관객분들께 먼저 들려드리고 소통하는 과정이 음악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며 저희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요.
반대로 앨범 발매 후 공연을 하면서, 팬들의 반응 덕분에 더욱 좋아하게 된 곡도 있나요?
‘blue daisy’요. 스튜디오 버전도 좋아하지만, 라이브에서 관객분들이 후렴을 다 같이 불러주실 때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더욱 아끼게 된 곡이에요. 처음에는 멤버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블론디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곡이 한층 깊어진 것 같아요. 함께 만들어가는 노래가 있다면 바로 이런 곡이 아닐까요?
관객이 열 명도 채 되지 않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무대에 올랐어요. 멤버들끼리 여전히 이야기하는 초창기 공연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초창기에는 홍대의 아주 작은 클럽이나 카페에서 공연했어요. 공연장 섭외부터 음향, 장비까지 모든 걸 직접 챙겼죠. 지금도 멤버들끼리 모이면 “그때 진짜 웃겼다”라며 당시를 떠올리곤 해요. 지금 생각하면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어쩌면 ‘우리 노래를 듣는 사람이 단 한 명뿐이더라도 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던 그때가 진짜 출발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오르는 모든 무대가 더욱 감사하게 느껴져요.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채현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휘원
초기 ‘BLUE LIVE’에서는 커버곡부터 학창 시절 연주했던 재즈곡까지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어요. 지금 다시 꺼내보고 싶은 무대가 있을까요?
초창기 무대를 돌아보면 그때만큼 좋아하는 음악을 아무런 계산 없이 연주하던 시절이 또 있었을까 싶어요. 물론 서투른 부분도 많았지만요. (웃음) 당시 연주했던 재즈곡이나 커버곡을 지금의 캔트비블루 사운드로 새롭게 편곡해서 선보여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랫동안 공연을 지켜본 팬들이라면 알아차렸을 법한 멤버들만의 무대 위 습관도 있을까요?
채현 ‘사랑이라 했던 말 속에서’의 2절 벌스에서 연주가 잠깐 멈추는 구간이 있어요. 그때마다 항상 대훈이와 눈을 마주쳐요. 이제는 그 파트가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하게 되는 행동이 됐죠. (웃음) 블론디도 알고 계셨나요?
다현 ‘dim’을 연주할 때는 멤버들 각자의 표정이나 호흡을 유심히 살펴보곤 해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모두 알아차릴 수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럴 때마다 ‘우리가 진짜 운명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대훈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bluende'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캔트비 블루 채현
마지막으로 단독 공연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요?
늘 이야기하는 꿈인데, 오케스트라나 현악 세션과 함께 무대를 꾸며보고 싶어요. 현악 편곡을 통해 저희 음악이 가진 깊이와 감정의 폭을 더욱 넓혀보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Credit
- Editor 김지효
- Photo 캔트비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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